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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물/네타]

[픽 미 업!] 상상력이 돋보이는 새로운 유형의 게임 소설

글쓴이 : stLyu 날짜 : 2018-02-14 (수) 19:06 조회 : 793
글주소 : http://www.typemoon.net/review/389116

기본적으로 추천글이라, 네타는 줄이려고 노력했습니다.

장점 1. 탁월한 상상력
일본 라이트노벨과 한국 장르소설을 통틀어, 재밌는 소설은 많지만 독창적인 소설은 적습니다.
재밌으면서 독창적인 소설은 더 적죠.
그 가운데 '픽 미 업'은 적당히 재밌으면서 상당히 독창적입니다.

'게임 판타지'란 장르가 탄생한 이후 이는 여러 방식으로 변주되었습니다.
하지만 대부분 리니지식 RPG를 틀로, 게임 내적 컨텐츠(퀘스트, 직업, 레벨 업)를 바꾸는데 그쳤고
그 정점이자 완성형이 '달빛 조각사'입니다.
그 밖에 주목할만한 시도는 게임과 현실을 연관시키는 건데, 
현실을 게임에 가둔 '소드 아트 온라인'이랑 게임을 현실로 옮긴 '올 마스터'가 생각나네요.

하지만 '픽 미 업'은 게임의 틀 자체를 뒤집었습니다.
MMORPG의 요소가 존재하지만, 기본 구조는 '소셜 게임', 그것도 방치형 소셜 게임입니다.
여기에 소셜 게임의 영웅들이 사실은 인간이라는 상상력을 더하면서 발생하는
여러 가지 아이러니가 이 소설의 핵심축을 이룹니다.

특히, 마스터인 '암케나'란 위치는 제가 볼 때 혁명적인 포지션이 아닌가 싶습니다.
제가 십여 년 간 만화, 소설, 애니, 영화 같은 매체를 수백 개 이상 봐 왔는데
암케나와 같은, 하다 못해 비슷한 포지션은 단 하나도 보지 못했습니다.


장점 2. 쉼 없이 변주되는 서사의 틀
장기 연재작은 필연적으로 지루함을 유발합니다.
처음에 참신하게 여겨졌던 요소도 반복되다 보면 피로감으로 다가올뿐.
이걸 막기 위해선 끊임없이 새로운 전개를 고안해야 됩니다.
작가가 이 사실을 인식한 건지 아닌지는 모르겠지만 
결과적으로 '픽 미 업'은 미궁물의 단점인 '반복 패턴'을 벗어나려고 한 흔적이 보입니다.
일단 이야기의 축은 크게 니플헤임/파오니어 공략/파오니어 대기실의 셋입니다.
파오니어 공략은 난이도가 불지옥이라서 긴장감을 유발하는 한편
니플헤임 에피소드는 적이라고 할 게 없는 먼치킨 에피소드입니다.
이렇게 먼치킨과 허접 사이를 오가면서 전개하는데
각각 에피소드 또한 사냥-구출-전쟁. / 방문-이벤트-전쟁... 등 다양한 형태로 나타납니다.
즉 독립된 에피소드가 재미 없을 때는 있어도, 다음 에피소드가 질리는 일은 없습니다.



단점 1. 캐릭터 매력 없음
제가 최근 가장 재밌게 읽은 소설이 캐릭터성 하나로 스토리를 멱살잡고 끌고 가는 
'업어 키운 걸그룹'이라 눈이 높아진 경향이 있지만.
그것을 감안해도 캐릭터의 매력이 너무 없습니다.
'픽 미 업'은 게임의 장르 특성상 독고다이가 불가능합니다.
다양한 캐릭터가 등장해서 캐릭터를 키우는 전개가 나와야 되죠.
그러기 위한 전제는 일단 '키워지는' 캐릭터가 매력적이어야 된다는 것.
비(非) 주인공 진영 캐릭터는 좀 나은 편입니다.
근데 현 주인공 진영 캐릭터는 도통 매력이 없어요.

제 기준으로, 소설에서 가장 매력적인 캐릭터는 마스터인 '암케나'와 니플헤임 진영의 '시리스'인데
정작 이 둘은 소설에 제대로 나온 적이 없습니다.
...네, 소설에 제대로 나오지 않아야 캐릭터가 매력적입니다.
'유르넷'도 잘 살리면 상당히 매력적인 캐릭터가 될 수 있을 것 같은데
뭔가, 한 발자국 부족하더군요.
입체적인 캐릭터도 아니고, 모에 캐릭터도 아니고, 어중간함.

이건 캐릭터 메이킹의 문제도 있지만 
가장 큰 문제는 작가가 '대화'의 주고 받음을 쓰는데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글을 읽다 보면 내용 전개 없이 등장인물들이 대화만 나누어도 즐겁고, 
인물이 생동감이 넘치는 경우가 있는 반면(업어 키운 걸그룹)
대화가 단지 큰 서사에 매몰되는 '장치'로 쓰이는 경우가 있는데
'픽 미 업'은 명백하게 후자인 것 같습니다.

소설에서의 '대화'는 어쩌면 '인물' 그 자체입니다.
때문에 '대화'에 개성을 부여하기만 해도 인물에 개성이 생깁니다.
가장 조잡하지만 효과적인 방법이 특이한 말투 부여죠.(ex. 어마금)
작가 분이 인물 간 대화를 이끌어나가는 부분을 좀 더 공부하면 
더 재밌는 글이 될 것 같습니다.


단점 2. 강요된 긴장감
소설에 있어서 '긴장감'이란 뺄 수 없는 요소입니다.
긴장은 주로 '위기'가 닥쳤을 때 나타납니다.
장르소설에서 '위기'는 크게 '정보력'과 '무력'의 부족 때문입니다.
작가도 이 사실을 아는지 주인공에게 자꾸 '위기'를 부여합니다.
근데 문제는, 이 위기가 위기 같지가 않습니다.
되려 주인공 스스로가 위기를 자처하는 모양새입니다.
이게 왜 그런가 생각해보면.
작가가 주인공에게 너무 제약 없는 힘을 부여했기 때문입니다.

대기실의 캐릭터가 된 주인공이, 
자신이 육성한 대기실인 '니플헤임'과 접촉하는 것은 분명 흥미로운 전개입니다.
하지만 작가가 그 전개에 도취된 나머지
시스템적으로 두 대기실의 접촉을 어느 정도 제약해야 된다는 점을 잊었습니다.
덕분에 주인공이 '파오니어'에서 목숨 걸고 공략하는 행동은
마치 소총을 들고 있으면서 굳이 식칼을 들고 돌격하는 모습처럼 보이게 되었습니다.

차선책으로, 주인공의 성격이 의리와 우정을 중시한다면 '파오니어'에 집착할 수도 있겠지만
아쉽게도 주인공은 중증 쿨병 환자라서 행동의 개연성 자체가 낮더군요.

만약 주인공이 열혈계,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노 게임 노 라이프'의 소라 같은 성격이었다면
낮은 레벨에서 새로운 게임에 '도전한다'는 것 자체에 희열을 느껴 파오니어에 머물렀을 거고,
'비뢰도'의 비류연이었다면 쪼렙들 사이에 노는 것에 재미를 느껴 파오니어에 남았을 테며,
'SAO'의 키리토였다면 게임 내에서 죽어가는 NPC를 살리기 위해서.
'던전 디팬스'의 단탈리안이었다면 여신이 감춘 비밀을 알기 위해선 파오니어가 필요하다고 생각했겠죠.

이렇듯, 캐릭터의 성격이 작품의 서사와 잘 맞아 떨어지면 개연성이 자연히 생깁니다.
근데 주인공의 목표는 '현실 귀환'이고 
게임 속 인물들에 대해서 안타까움은 느끼지만 크게 집착하지 않습니다.
파오니어를 구하는 데에도 큰 관심은 없죠.
이러한 '목표'를 갖고 있는 주인공은 당연히 최선의 방법, 즉 니플헤임을 이용하는 방법을 택해야 되는데
'도움을 받고 싶지 않다'는 애매한 이유로 니플헤임을 거부하고 파오니어에 남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니플헤임의 도움을 완전히 거절하는 것도 아니죠.

이 애매함.
결국 애매함을 해결하려면 시스템적으로 니플헤임의 접촉을 제약하거나
캐릭터적으로 주인공의 성격을 잘 만들었어야 되는데
이도 저도 못해 어중간함이 이 소설 최대의 단점입니다.

단점 3. 게임 시스템과 주연의 먼치킨화
게임 소설의 장점 가운데 하나는 개인의 능력이 계층화되고, 그것을 계량화할 수 있다는 겁니다.
레벨, 혹은 스테이터스라는 이름으로.
장르소설은 기본적으로 인스턴스 소설이기 때문에 이건 유용한 방법입니다.

하지만 때론 이게 제약이 되기도 하죠.
예컨대, 무협소설이라면 이류 고수인 주인공이 
갑자기 깨달음을 얻어 절정고수를 쓰러뜨리는 게 부자연스럽지 않습니다.
반면 게임소설은 다릅니다.
레벨 10짜리 유저가 갑자기 깨달음을 얻어 레벨 200짜리 몬스터를 잡는다?
명백히 부자연스럽고, 작위적입니다.
레벨 10이 레벨 200을 잡으려면 그에 대한 여러 장치가 있어야 됩니다.
레벨 200을 약화시키거나, 퀘스트를 부여하거나, 약점을 공략하거나.
(그런 점에서 '달빛 조각사'는 역시나 밸런스가 참 잘 잡혀 있었네요.)

근데 픽 미 업의 주연들의 강함을 보면 이 레벨이나 몇 성이라는 요소가 유의미한가에 대한 의문이 자꾸 듭니다.
물론 작중 배경이 특출나게 어렵고, 그렇다 보니 영웅의 성장이 더하다는 전제가 있지만.
마땅한 라이벌이나 비교 대상이 없이 '설명'만 제시되니 공허하게 느껴질 뿐.
몇 성(星) / 레벨, 이란 두 가지 계량적 요소를 부여해놓고는
'사실 몇 성, 레벨보다는 숙련도가 훨씬 중요함!'이라고 말하니까
독자 입장에선 약간의 배신감이 느껴질 정도.

게다가 작중 임무의 난이도는 독자 입장에서 보기에도 엄청 어려운데, 
그 어려운 걸 '죽지 않고' 해결하는 것만으로도 작위적인 전개가 되더군요.
다른 감상문을 보니까 모 캐릭터가 죽은 것만으로도 읽기 싫다는 평이 많던데
전 오히려 캐릭터가 과하게 안 죽는 게 작위적이었습니다.
차라리 시스템적으로 한정적인 부활 기능을 넣었으면 낫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개인적인 바람은 '간츠'처럼 주인공 빼고, 혹은 주인공 포함 싹 죽는 전개가 나와도 흥미로울 것 같은데
일일 연재 소설에서 그런 시도는 쉽지 않겠죠.


결론.
추천글을 쓰다 보면 항상 장점보다 단점이 길어져서 마치 단점이 더 큰 것 같아 보입니다.
이는 아마 좋은 글일수록 작은 단점이 눈에 띄고, 아쉬움이 크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하지만 굳이 시간을 써서 글을 쓴다는 행위 자체가 글에 대한 호의라는 점을 알아 주셨으면 하며.
캐릭터 설정 및 몇몇 시스템 측면이 아쉽지만 세계관과 배경 설정만으로도 읽을 가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위 서평에서 장, 단점 일부는 소설 내 게임 '픽 미 업'의 시스템적인 문제를 다루고 있습니다.
이는 작가가 '게임 판타지'란 장르에서 이미 십여 년 간 구조화된 방식을 (상당부분) 버리고
새로운 장르를 개척했기 때문입니다.
참고할 비교군이 없기 때문에 연재 과정에서 예상치 못한 단점이 자꾸 생기는 거죠.
사실상 단점 2, 3은 새로운 시도의 부작용입니다.

세 줄 정리.
1. 설정(세계관)이 매우 독창적이고, 서사(스토리)가 지루하지 않음.
2. 그치만 인물(캐릭터)이 애매하고, 이야기의 개연성이 부족함.
3. 하지만 독창적인 시도만으로도 한 번 읽어 볼 가치가 있음.
믹시

하인즈워드 2018-02-14 (수) 19:21
재능없는 캐릭터가 강해지고 싶다는 패턴이 뭔가 뻔해지던... 어디선가 많이 본듯한 패턴과 얻은 능력이랄까
이소설 뿐만 아니라 뭔가 재능없는 노력충 아군 캐릭터들은 거의 대부분이 원 패턴으로 강화되더군요.
막혀서 좌절한다거나 우회루트 찾는게 더 적은 수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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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moning 2018-02-14 (수) 19:27
정말로 소총 가지고있는 애가 식칼들고 돌격하는거 같아서 니플헤임 접촉 이후 전개에서 하차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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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른하르트 2018-02-14 (수) 19:33
설정도 참신하고 전개도 지루하지 않아서 재밌게 보고 있죠.

단점은 대체로 동감합니다. 특히 매력적일수 있는 캐릭터가 애매하다거나 긴장감 억제시키는 부분들은 어떻게든 변화를 줘야한다고 생각할 정도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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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레이트 2018-02-14 (수) 19:34
확실히 니플헤임에서 안 남겠다는 부분 되게 어색했죠.
그 이후로 전개할 때 니플헤임을 데우스 엑스 마키나 식으로 자주 써먹으려는 뉘앙스도 풍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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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950 2018-02-14 (수) 20:25
주인공이 갈수록 먼치킨화되가니 장점이었던 집단전이 주인공 하드캐리 전투가 되서 재미가 없어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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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튼애플 2018-02-14 (수) 20:51
정확하시네요. 저도 니플헤임 연결 부분에서 너무 작위적이고 전형적인 주인공이 힘을 숨김 메타에 좀 어안이 벙벙해져서 하차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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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바디 2018-02-15 (목) 20:02
단점 2번은 정말 공감가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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