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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물_네타] [구름의 저편, 약속의 장소] 너의 이름은. 프로토타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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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와서 13년 전의 작품에 관한 감상을 쓰게 될 줄은(...) 뭐 그래도 문넷 창립보다 1년 늦게 나온 작품이니까요

본 리뷰는 올해 초 너의 이름은. 붐때 보고 남은 기억을 소설판본으로 되살려가며 쓰는 리뷰입니다. 그래서 책 본문 내용도 인용좀 할 겁니다(?)


들어가기에 앞서, 개인적으로 신카이 마코토는 작품에서 등장하는 사람들이 주인공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등장하는 사람들은 어디까지나 그 사이에서 나타나는 감정선을 나타내기 위한 수단의 일환이고, 감독 본인이 정말로 내세우고 싶어하는 건 이 감정선 자체라는 느낌을 자주 받거든요.

어떤 분들은 초기 신카이의 작품 중 초속 5센티미터와 구름의 저편, 약속의 장소, 그리고 별을 쫓는 아이까지 세 편을 묶어서 이별에 관한 삼부작으로 보기도 하시더군요. 별을 쫓는 아이는 보지를 못했지만, 저도 일단 앞의 두 작품은 이별이라는 테마를 공유하고 있다고 봅니다.



"전에 읽었던 책에 나온 말이야. 하얀 날개라는 의미야."
'벨라실러'라고 그녀는 말했다.

그것은 약속의 이름이 되었다.
  (소설판 구름의 저편, 약속의 장소 1권 P.135)


이 작품의 상징, 이라고 할 수 있는 것부터 이야기 해볼까요.

사실, 벨라실러는 어떻게 날 수 있는 걸까, 어째서 이렇게 만드는 걸까, 하는 의문을 저절로 품게 만드는 기체입니다.

그렇지만, 그렇기에 벨라실러가 갖는 의미가 더 명확합니다. 본문에서도 언급되듯, 벨라실러는 주인공 세 사람의 약속을, 그리고 지나간 과거의 꿈을 뜻하는 거니까요. 그렇기에 현실적일 필요는 전혀 없죠.


에조, 그러니까 현실의 홋카이도에 선 탑은 작품 내적으로는 홋카이도와 그 이남의 단절, 미소... 미-유니온의 대립을 상징하는 건축물이자 세계를 멸망으로 몰고 갈 시설이죠.

실상 이 건물은 평행세계랑 본 세계를 치환해버리는 시설이고, 이걸 뭔지 모를 병에 의해 잠을 자게 된 사유리가 받아들여서 치환을 멈추고 있는 상황이 작중의 상황이었구요. 세카이계라는 특성을 유도하는 부분이기도 하고...

그리고, 작중 인간관계와 갈등의 근원이기도 합니다. 히로키와 타쿠야가 투합한 것도, 사유리가 이들 사이에 끼게 된 것도, 사유리가 사라진 뒤 각자 갈 길을 가던 두 사람이 대립 끝에 벨라실러를 완성하고, 띄우게 된 것도 모두 탑과 관련되어 있으니까요.


물론 여기까지도 어디까지나 밑밥입니다. 이런 젠장(...)

일단... 히로키와 타쿠야는 사유리가 사라진 이후, 의욕을 잃고 벨라실러를 내팽겨칩니다. 즉, 공통된 꿈을 버리고, 각자 살 길을 찾아 나간 셈이죠. 그러다 두 사람 다 사유리의 행적을 확인하고, 편지를 받고, 결론적으로는 벨라실러를... 그러니까, 자신들의 꿈이자- 셋이서 했던 약속을 지키러 돌아옵니다. 그게 어떤 수단이던지 간에 말이죠(테러집단, 연구소에서 사유리를 빼돌림, 불법 무장 장착 등등...)


한편, 사유리는 외조부 잘못 둔 죄로 고통받습니다. 간헐적으로 깨어나다, 끝내 잠에서 깨어나지 못하는 병에 걸렸거든요. 그래서 남겨진 두 사람에게 약속을 지켜달라고 보내려던 편지조차 부치지 못 했죠. 이 부치지 못한 편지가 히로키가 결심하게 된 계기기도 합니다.

만날 수 없었을 시간대와 장소(중학교 시절의 작업장)에서 만나게 된 계기기도 하죠. 너의 이름은. 에서 카타와레도키 장면의 프로토타입이라고 할 수 있는 장면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이 장면(병실에서의 기적)은 타쿠야 쪽의 등 또한 밀어주는 순간이 됩니다.

그 순간 깨어나려다 다시 잠든 사유리에 맞춰 평행세계가 더 넓어졌거든요. 깨웠다가는 세상이 멸망할 잠자는 공주님이 되어버렸습니다. 아이고 맙소사.

물론 위에 서술했듯 히로키와 타쿠야, 두 사람은 갈등 끝에 지키지 않았던 약속을 지키러 왔죠.

그래서, 벨라실러는 날았습니다. 꿈을, 약속을 상징하는 기체가 날아서 제목에 적혀있듯, 구름 저편에 서 있는 탑(약속의 장소)로. 그리고 사유리는 깨어났고, 쏘아낸 미사일로 탑을 무너뜨렸습니다.

모든게 끝났습니다. 사유리가 무언가가 사라져버렸다면서 오열하고, 이를 다독이며, 잘 돌아왔다고 해주는 히로키를 끝으로 말이죠.

사유리 본인은 깨어나기 직전에 이 세계가 무너지면, 그동안 키워온 감정이 모두 사라져버릴 걸 직감했단 건 그렇게 잊혀졌구요. 여기까지면 해피엔딩이겠지만...


이 작품은 2004년작입니다. 언어의 정원 이전, 독기 가득 찬 신카이 마코토가 순순히 해피엔딩을 낼 거라고 생각하셨다면 오산입니다. 가능하면 영상을 복습해보시거나, 아니면 그냥 소설판의 마지막 장을 보시면 됩니다. 꿈도 희망도 없는 미래가 기다리고 있으니(...)



너의 이름은. 이 간절하게 이어지고자, 다시 만나고자 하는 소망으로부터 오는 간절함과 안간힘이 만들어낸 감동이었다면

구름의 저편은 간절한 것 까지는 같지만, 만나고자 하는 소망이 이루어졌음에도 불구하고 만남의 순간에, 그 이유를 잊어버린데서 오는 허무함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그렇기에 너의 이름은. 의 프로토타입이자 안티테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사실 제작된 시점을 감안하면 역이겠지만... 주역이라 할 수 있는 기본적인 감정선의 줄기는 같다고 할 수 있고, 그 마무리만 변주했다고 봐도 좋을테니까요.

물론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능력이나 개연성의 확보같은 면에서는 여지없이 너의 이름은. 이 훨씬 낫고 보기도 편한게 맞습니다(...) 이제 와서 보시기에는 신카이 마코토의 팬이 아니라면 조금 힘드실지도 모릅니다.

여러모로 좀 난잡해진 것 같지만, 일단 여기서 마치겠습니다. 뭔가 머릿속에선 할 말이 많은데 정작 쓰자니 안 풀려나오네요. OTL


유튜브 링크는 구름의 저편, 약속의 장소의 엔딩 테마, 너의 목소리(きみのこえ)입니다. 크레딧에서는 ♥로밖에 안 나오던데(...) 보컬은 카와시마 아이라는 듯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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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7

호에~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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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히 너의 이름은 라스트5분전 육교에서 사람들이 그렇게 심장을 부여잡고 빌었던게 아닙니다(...)

언리밋님의 댓글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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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엔딩 면에서는 초속보다 더 질나쁜 엔딩이라(...)<br />

호에~님의 댓글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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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분이 그러시더군요. 평소의 신카이감독이었으면&nbsp; <br /><br />5분전 육교에서 둘이 엇갈리고 나서&nbsp;&nbsp; '하지만 고개를 돌려보면 언제나 그 그림자를 찾고 있다. 이름도 모르는, 너의 뒷모습을.' 하고 독백하면서 끝났을거라고(...)

언리밋님의 댓글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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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 독백도 없죠. 그냥 슬쩍 스쳐지나갔다가 돌아보고 가겠지...<br />

진마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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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걸 본게 얼마되지 않은것 같은데 벌써 13년전이니..<br />

카르엠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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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판의 확인 사살은 진짜 악질적이라고 평하고싶네요.....<img src="/cheditor5/icons/em/em3.gif" style="width: 50px; height: 50px; margin: 1px 4px; vertical-align: middle" alt="" border="0" /><br />

항상여름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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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코토 입덕을 별의 목소리로 시작.<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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