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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아지에게 미안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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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 아침에 부모님 두 분이 강원도로 여행을 가셔서 저 홀로 라이프를 즐겼던 휴일의 다음 날.
 
여느 때처럼 어르신들마냥 4시즘 눈을 뜬 전 '신경을 안 써도 된다.'는 의미로 닫아둔 부모님 방, 동생 방을 제외한 집안(거실, 부엌, 제 방)과 제 침대, 

심지어 현관까지 묽은 x과 그걸 '긁어댄' 자국이 가득한 걸 보고 놀랐습니다. 범인이야, 두 말 할 것 없이 집안에 하나뿐인 강아지였지요.

어제 뭘 잘 못 먹었는지 밤새 집안을 돌아다니며 묽은 x을 싼 데다, 강아지 특유의 버릇으로 그걸 또 닦겠답시고 가죽 쇼파와 마루 장판, 바닥과 부엌,

심지어 제 침대와 이불에까지... 흔적을 남겼더군요.



덕분에 '아침 일찍 일어난 김에 조금 쉬다 볼 일 보러 나갈까.' 생각했던 저는 지금 세 번의 빨래와 대청소를 감행했습니다.

(물론 지금은 빨래 돌려놓고 청소 끝내고, 아침 먹는 중이지요.)



그렇게 바쁜 새벽을 보내서인지 정말 오만 생각이 다 들더군요.

평소에 건강할 적이야 네 삶 살아라 내 삶 살겠다 식으로 대충 대충 지냈지만, 가족도 없는 상황에 병든 강아지와 저만 남으니...

이렇게 고역스럽게 만드는 강아지가 미워지기도 하고, 또 어쩌다 한번 아픈 강아지를 미워하는 제 자신은 결코 누굴 챙겨줄 만한 위인이 못 될 것 같기도 하고.

지금은 전화로 조언 주신 어머니 말씀대로 정로환...? 인가 하는 자그마한 약을 빻아 물에 타서 먹여주었기에(물도 안 먹으려 하기에 손으로 찍어 이빨에 비벼주었습니다. 결코 입을 안 벌리는 얘도 그렇게 하면 제 버릇대로 혀를 낼름낼름하더라고요.) 나름 진정된 듯 하지만,

한창 청소하랴 이불 걷어서 빨래하랴 바빠 죽겠는데 현재진행형으로 찔끔대는 강아지를 보면서 화도 내고 그런 스스로에게 어이상실도 하고 그러다 보니, 

결국엔 강아지에게 미안해지고 마네요.

자기도 결국엔 동물이고 생명이라고, 평소 밥 주고 재워주는 주인에게 아플 때 안기고 그러려는 걸텐데... 아침부터 바쁘게 만들었다고 화내고 윽박지르고 그러다니..... 



하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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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6

소사방이죠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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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증이로군요<br /><br />힘내세요 <img border="0" src="/cheditor5/icons/em/em11.gif" style="width: 50px; height: 50px; margin: 1px 4px; vertical-align: middle" alt="" /><br />

LeimHartz님의 댓글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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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ggy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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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아지가 하루하루 늙어가는걸 보고 있어서 안타깝습니다. 아직 늙어서 몸에 이상이 올 정도는 아니지만 이제 슬슬 몇년내로 신호가 오겠지요

LeimHartz님의 댓글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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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 집 강아진.... 거진 열 살이 넘었네요. 강아지는 열 살이 넘으면 참 오래 산 거라는데.... 건강하게 지내주는 건 좋지만, 이렇게 아플 때마다 걱정입니다.&nbsp;

들종다리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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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우는 푸들이 14살입니다.

먹는것도 잘먹고 잘싸는데 이빨이 다 빠져서 한개 남은게 안쓰럽습니다. 이빨도없는게 개껌 먹겠다고 핥는거 보면 관리 안해준게 미안하네요

구프중장형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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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으로 18살 볼때마다 겁나요 스러 질가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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