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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취해보면 집이 그립다'고 하는 사람들이 부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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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을 들어도 딱히 할 말 없는 글이라 업로드 하는 것을 망설였습니다만, 익명성에 기대서 털어놓아봅니다.

저는 지금 자취...라기 보다는 현재 고시원 생활 중입니다.

4달 째 혼자 생활 중으로, 집에는 아직 한 번도 들리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앞으로도 들릴 생각은 없습니다.

 

'자취를 해보니 집이 그립더라.'하는 분들은 분명 마음 깊이 가족을 아끼고 사랑하는 분들이시겠죠.

부럽습니다.

저도 다른 보통의 자식들처럼 가족들을, 특히 부모님을 보통으로 사랑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지금 고시원비도 부모님 돈 아니냐, 네가 입고 먹고 자는 건 누가 해준거냐, 배은망덕하다 등등 많은 비난을 듣겠지요.

그래요, 패륜아입니다. 욕을 먹을 각오는 충분히 되어있습니다.

 

왜 사람은 태어나서부터 자기 앞가림을 하지 못하는걸까요? 정말로 대자연이 원망스러운 일입니다.

당당히 한 명의 독립된 인간으로서 제 의식주는 제가 해결할 수 있으면 좋을텐데...

사랑하지 않는 분들께 사랑이라는 명목의 지원을 받는 것은 굉장히... 힘듭니다.

빨리 취업을 해서 얼른 빚을 갚아 끝낼 수 있기를 정말 진심으로 기원하고 있습니다.

저 같은 자식이 아니라 평범하게 가족을 소중히 하는 사랑스러운 아들딸을 가지셨다면 훨씬 좋으셨을텐데.

그럼 훨씬 화목한 가정이 되었겠지요.

 

사랑하지 않는다고 조금 완곡하게 표현했지만 솔직히 말하자면 정말로... 전력을 다 해서 싫어하고 있습니다.

그런 점에서 생활비를 받아 생활하는 저를 굉장히 혐오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한 편으로 저 같은 자식에게 미움받는 부모님을 안쓰러워 하는 것도 사실입니다.

세상에는 병으로 고생하시는 분들도 많고 여러가지로 힘든 분들도 많은데 왜 제가 살아가고 있는걸까요?

신이라는게 정말로 계시다면 저 같은 사람이 아니라 그 분들께 수명을 나누어 드려야 하지 않습니까?

 

정말 이상한 일이지요.

책에서도, TV에서도, 강연에서도 부모님은 자식을 사랑하신다는데...

그렇다면 분명 저희 부모님도 저를 굉장히 사랑하고 계실텐데 어째서인지 저는 무척이나 힘겹습니다.

분명 무척이나 아끼는 소중한 자식이 잘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실텐데.. 저는 숨이 턱턱 막히고 쪼그라들어 사라질 것만 같은 기분이 듭니다.

 

집이 세상에서 가장 불편한 장소가 된 지 얼마나 되었을까요?

공부를 마치고 집에 돌아가야할 시간만 되면 습관적으로 두통이 찾아오던 때가 있었습니다.

이제는 귀가시간에 두통이 있거나 하지는 않습니다만..

이렇게나 머리가 아픈데 어째서 쓰러져서 입원되지 않는걸까? 그럼 집으로 돌아가지 않아도 될텐데.. 하고 살짝 원망하기도 했었습니다.

 

과에서 독특한 성격으로 일명 아웃사이더로 분류되는 분들이 있습니다.

그 분들과도 꽤 잘 지냈던 것 같습니다.

'누구든지 부모님보다는 좋지.' 하고...

그런식으로 모든 사람들에게 기본적으로 호의를 갖고 있습니다.

그게 누구든 부모님보다는 낫다고...

주변사람들에게서 누구와도 친하게 지내다니 부럽다던가 심성이 착하다던가 하는 말을 들었습니다.

이건 장점인가요, 단점인가요?

제 성격이 삐뚤어져서 누구와도 잘 어울리는게 정답인가요?

죄송합니다, 칭찬은 들었지만 심성이 착하다는 말은 전혀 아니었습니다.

칭찬 받는 것도 곤란한 쓰레기라서 정말로 사과드리고 싶었습니다.

 

고등학생 때 옆자리 짝이 부모님과 싸웠다며 투덜거리는 것을 들었습니다.

싸우고, 화해하고... 화가 난 짝에게는 하지못할 말이었습니다만 조금... 부러웠습니다.

우리도 다투고 화해할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요.

부모님 앞에서의 저는 쪼그라들고 줄어들어 훅 불면 날아갈 것만 같은 먼지라서 소리 높여 다투지 못했습니다.

제 말도 마치 먼지같아서 소복소복 제 어깨에 쌓이기만 했습니다.

 

자식이라는게 서비스 업종이라면 투자자에게 서비스를 제공하는게 업무일텐데

만약 그렇다면 저는 분명히 해고당했겠지요.

사랑의 투자는 쌓이고 쌓여만 가는데, 제 텅 빈 사랑의 말은 한없이 가벼워서 하늘하늘 날아가고 말았습니다.

 

제 동생은 올곧고 바른 사람으로 자라서 자신의 한 걸음 한 걸음 발자국을 새기며 걸어나가고 있습니다.

그런 동생을 보면 정말로 다른 사람이 아닌 내가 잘못된 것 뿐이구나... 하고 서글퍼집니다.

보태는 것이 아니라 덜어내는 것으로 완벽해지는 것들이 있습니다.

혹시 우리 가족이 그런 것이 아닐까 하고 생각합니다.

이 곳에서 나만 덜어내면 완벽한 그림이 되지 않을까..

사랑스러운 동생은 좋은 아들이어서 화목한 가족 사진을 그려냅니다.

저는 또 조그마해져서 데굴데굴 굴러가 보았습니다.

 

자꾸자꾸 작아져서 언젠가 쓱싹 지워져버리면 좋을텐데.

쓱싹쓱싹 까만 지우개똥이 될 뿐이지요.

 

나는 패륜아라서 까맣게 까맣게...

 

 

 

괜히 밤 중에 무겁고 두서없는 글로 문넷러분들의 기분만 칙칙하게 만들어버렸군요.

욕을 듣더라도 평생에 한 번 쯤은 얘기해보고 싶었습니다.

모두 사랑하는 가족분들과 오늘 하루도 좋은 날이 되시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가정폭력에 대해 언급한 문단을 지웠습니다.

저도 잘못된 생각이라는 것을 알고 굉장히 반성한 점이라 그런 생각을 한 적이 있었다는 것을 언급했습니다만

저는 반성했다고 해도 당사자분들께서는 큰 마음의 상처가 되겠지요.

사려깊지 못하고 경솔하게 글을 올려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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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12-01 18:21:55 (3674일째)

나랑 계약해서 마법소녀가 되어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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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14

히에다노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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뭔가 일이 있었던 건가요?

그냥 이유없이 그렇다, 는 거면 솔직히 전문가 상담이 필요해 보입니다만...

SUNDYA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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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말을 해야할지 모르겠네요. 그래도 이렇게 털어놓는것으로 조금이라도 편해지셨으면 좋겠네요.

A.A.L.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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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어떤 일로 그렇게 느끼시는지는 모르겠습니다. 부모님이 가지신 무언의 기대라던지, 아니면 그것이 Needyu님의 상상에 의한 것인지, 아니면 다른 이유라던지. 하나 확실한 것은 사람은 가족이라도 말하지 않고는 모르는 일이 있을 수 밖에 없다는 거죠. 대화 없이 자기 멋대로 생각하고 판단하고 하다 보면 일이 많이 꼬이게 됩니다.<br />

slimeball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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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문제인지는 저희가 알수는 없지만, 부모님과 양쪽에서 마음을 터놓고 대화가 필요하신듯 하내요...

Azathoth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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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이유가 될만한 거야 여러가지 떠오르지만, 당연히 잘 알수가 없군요. 이런 경우에는.. 대화가 약입니다.

놀라운생각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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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으로 말 못할 죄책감이나 본인이 하셨던 행동을 후회하시는 것 같네요.



<div>제가 비록 심리전문가는 아니지만, 여태껏 살아오고 경험한 것을 바탕으로 말씀드리자면, 자책감은 폐해만을 남길 뿐입니다.</div>

<div>단점을 보고 장점에 전혀 눈독 들이지 않는다면 사람은 그저 희망을 놓아버린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무능력한 사람이 될 뿐이에요.</div>

<div>할 수 있는한 모든 일을 다해야 합니다.&nbsp;<span style="font-size: 9pt; line-height: 1.5">논리적인 사람으로서 이런 사고는 편견이고 감정적입니다만 사람이 힘차게 내일을 살아가려면 어느정도 망각하는 능력도 필요해요.</span></div>

<div><br /></div>

<div>누구나 평생을 이고 갈 죄책감은 있습니다. 자책하는 대신 그 책임감을 어깨에 짊어지고 미래를 위한 포석을 쌓고 발걸음을 딯는 노력이 필요합니다.</div>

<div>힘내고 열심히 젊은 몸으로서 기회는 널리 퍼져있고 언제든지 온다고 생각하면서 사세요.</div>

<div>꼭 부모님께 효도하고 사람들에게 선행하며 자신을 보양하는 기회는 옵니다.</div>

현돌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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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의 일에 압박을 느끼시나 보군요.



<div>조금은 숨돌릴 시간이 필요하신듯.</div>

<div>그리고.. 그렇게 압박을 느끼신다면 그냥 일이라도 해보시길. 손에 돈이라도 좀 들어오고 배도 두둑해지면 조금은 낫지 않을까 합니다.</div>

별의내공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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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v style="font-family: gulim; line-height: 20px; background-color: #f8f8f9">아버지가 가정폭력상습범이기를 바란 적이 있습니다.</div>

<div style="font-family: gulim; line-height: 20px; background-color: #f8f8f9">그러면 주위 사람들의 동정을 받으며 당당하게 나올 수 있을텐데... 하고..</div>

<div style="font-family: gulim; line-height: 20px; background-color: #f8f8f9"><br /></div>

<div style="font-family: gulim; line-height: 20px; background-color: #f8f8f9">............이 부분은 좀 많이 별로네요.&nbsp;</div>

<div style="font-family: gulim; line-height: 20px; background-color: #f8f8f9">그러기를 바랬다는 것은 작성자님의 부모님께서는 작성자님께 직접적으로 잘못한 것은 없다.....라고 봐도 되겠지요...?</div>

루시드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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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v>뭐가 문제인지 짐작가는건 있는데 해답이라고 던져놓을 깜냥은 없어서 대충 추측만 적자면 말이죠.</div>

<div>&nbsp;</div>

<div>잘되라고 말하는거 많고 많으신대 그것중에 보답을 바래서 하는말은 없으시더라구요.</div>

<div>그냥 병원에서 호흡기달때 느낀건 그렇습니다</div>

<div>실제로 안바란다면 거짓이겠지만</div>

<div>잘되라고 하는말이 부담을 느끼라고, 은혜를 갚으라고 하는 말은 절대 아닙니다.</div>

<div>&nbsp;</div>

<div>또 대학 성적이 나쁘거나 진로가 고민이라고 그게&nbsp;불효는 아니잖아요.</div>

<div>군대든 뭐든 자기 길을 걸어가면서 세상 팍팍한걸 정면으로 느낄수록 가족 소중한걸 느끼게 됩니다. </div>

<div>고시원이야말로 우물이나 다름없죠 세상세파를 느끼기엔 좁아요.</div>

청심환님의 댓글

ChocpA님의 댓글

마엘란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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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병원에서 상담부터 받아보세요.

<div>그게 제일 나은 방법입니다.</div>

Croite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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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v>뭐 긴말 않고 한마디만 끄적여봅니다.</div>

<div>&nbsp;</div>

<div>부모가 자식생각하는 데에 이유가 있다면 그것은 거짓이다.</div>

<div>&nbsp;</div>

<div>그리고 상담한번 받으시고. 네거티브도 적당히 네거티브면 오히려 살아가기 좋은법이지만 과하면 자기를 해치죠.</div>

gus6970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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