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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바하니까 말인데... 알바 찾았다가 잘린 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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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에 알바를 찾았다가 잘렸던 썰 하나 풀어보죠.

엄밀히 말하면 잘렸다는 말이 맞는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아무튼, 때는 1달전. 저는 수능도 쳤겠다. 친구들과 함께 여행이나 가려고 돈을 모으기 위해 산기슭을 헤메는 하이에나처럼 알바 자리를 찾아 방황하고 다녔죠. 그때 여기저기 수소문을 넣어보면서 제가 공부를 가르쳐줬었던 친구에게 알바 자리를 하나 소개시켜달라고 부탁을 한 적도 있었죠.

 

그때는 별 기대는 안 했습니다만...

 

무튼, 여행을 함께 가기로 한 다른 친구와 함께 M햄버거 회사에 이력서를 넣고 보건증을 받고 돌아오는 다음날, 그 친구에게서 연락이 온겁니다.

'내가 하는 편의점 주말 야간 알바 자리가 하나 비었는데, 꽤나 취급이 좋다.'라면서요.

조건 들어보니까 밤 10시부터 아침 8시까지. 최저시급도 지키고, 거리도 꽤나 가까운 겁니다.

그래서 당장 콜을 불렀죠.

 

일요일 10시 조금 넘어서 거기에 도착해보니까 점장님이 묻는겁니다.

 

'너 몇 달 정도 일 할거니?'

저는 붙은 대학이 외지에 있는 지라 한 달밖에 못한다고 했죠.(사실 한 달도 아니죠. 2월 말 쯤 되면 올라가야하니, 한 달도 못하는 거나 다름없는 상황.) 심지어 알바해본 경력조차도 없는 완전 초짜. 그래서 점장님은 망설이더니 일단 오늘 하루 일해보고 결정을 내리라고 하는 겁니다. 야간 알바는 생각보다 힘들 수도 있다면서요.

 

그래서 친구와 함께 당일 알바를 같이 섰습니다. 이것저것 배우면서요. (계산, 물품 정리, 청소, etc. 기본적인 것들...) 하필 그날이 기록적으로 손님이 없고, 기록적으로 물품이 안 들어오고, 기록적으로 취객이 많은 날이었습니다.(친구는 알바 보름하다가 오늘 취객 처음본다고 하더군요.)

 

무~지, 할일이 없더군요. 취객과 실랑이를 벌이고, 졸음을 참아가며 10시간을 간신히 버텼습니다.

 

아무튼, 그렇게 해서 무사히 근무를 마치고 점장님이 전화를 하시더군요.

'할만하더냐?'

내가 미쳤다고 이런 알바를 놓칩니까. 당연히 콜을 불렀죠. 그러더니 점장님은 제대로 교육 받으려면 며칠 뒤에 다시 오라는 겁니다.

 

그리고 당일(마침 그날이 졸업식이라 친구들과 찜질방가서 하루 자고 오자는 약속도 넘기고 왔습니다.)., 시간에 맞춰서 거기를 가니 점장님이 엄청 당황하시면서 하시는 말씀이.

 

점장님 : '어? 네 친구가 말 안 해줬니? 아무리 생각해도 한 달을 일하고 보내는 건 가게 입장상 힘들것 같아서 나오지 말라고 했는데?'

 

저 : ....네?!

 

아니, 이게 무슨 날벼락?!

벙쪄서 일단 설명이나 들어보자고 친구를 기다리는 있는 와중에, 정식 알바인 주제에 저보다 늦은 친구 놈이 30분이나 늦어서 등장을 하더군요. 일단 바깥으로 끌고가서 조용히 어루만져(?) 줬습니다.

 

나 : ...설명.

 

친구 :  마침 군대 때문에 그만두기로 했던 전임자가 4개월을 더 일할 수 있게 됐거든. 뭐, 아쉽지만 넌 망한 거지. 하하하하하.

 

나 : 하하하 이녀석 하하하

 

확실히 납득은 갔죠. 한 달 하고 갈 놈을 교육시키고 또 다음 놈 교육시키고 그러기는 개업한지 얼마 안 된. 가게 입장상 힘들었으니까요.

거기다가 경력자 4개월vs초짜 1개월도 못함. 어느쪽을 고를지는 명백한 거 아니겠습니까.

 

아니, 제가 양심이 없었죠. 주일도 아니고 주말 알바라서, 고작 4-5번 정도밖에 못 하는데. 무슨 주제로 저를 골라주기를 바랍니까.

 

그나마 다행인건 점장님이 그 날 하루 일 한 거 쳐준다면서 일당 6만원을 그 자리에서 주시더군요.(그건 사실상 하루 일하면서 인건비 2배로 지급하는 거라 못 받을 줄 알았습니다만.)

뭐, 별 수 있습니까. 저는 다시 추운날에 오들오들 떨면서 막차를 타고 집으로 돌아올 수 밖에는 없었습니다.

 

ntr당한 기분이 대충 이런 걸까요. 납득은 가는데 무지 기분 더럽네요.

암튼, 그럼 이제껏 미뤄놨던 운전면허시험들하고 다시 다 해야겠군요. 하... 될까 모르겠습니다만.

 

 

 

ps. 이거... 일단 경력이라고 봐도 되는 건가요?

 

ps.2 받은 일당은 다음날 가족들과 함께 치킨을 시켜먹는데 사용했습니다. 치렐루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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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11-26 22:01:04 (4409일째)

Heil Haman Kar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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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7

리테넌트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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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느님은 모든 것을 치유해주십니다.

놀라운생각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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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력이라고 보긴 뭐하지만 조금 세상을 긍정적으로 볼 수 있게 만든 경험 같군요.



<div>이대로 세상을 부정적이게 보지만은 마시고 희망과 꿈을 가지셨으면 좋겠네요.</div>

<div>알바비라도 제대로 준 게 어딘가 싶습니다. 아주 단기간이었지만...</div>

리테넌트님의 댓글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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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v>하루니까요 뭐...<img style="height: 50px; width: 50px; vertical-align: middle; margin: 1px 4px" border="0" alt="" src="/cheditor5/icons/em/em6.gif" /></div>

치르코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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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장님이 참 좋으신분이네요.

리테넌트님의 댓글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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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죠.<img style="height: 50px; width: 50px; vertical-align: middle; margin: 1px 4px" border="0" alt="" src="/cheditor5/icons/em/em6.gif" />

실피리트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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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장님이 많이 좋으신 분이시네요. 그래도 좋게 끝나서 다행입니다.<br />

리테넌트님의 댓글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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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v>그러게 말입니다. 하하.</di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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