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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몽을 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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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청년이 있습니다. 어디에나 있을 법한 흔한 청년입니다.



청년은 매일 밤 꿈을 꿉니다. 꿈은 소녀가 나오는 별 거 없는 꿈입니다.



그 꿈은 자신의 꿈이라기보단 어떤 소녀가 꾸는 꿈을 들여다 보는 것에 가깝습니다. 내용은 사실 그렇게 대단한 게 이니고요.



하지만 이내 꿈은 기묘하게 변질되고 맙니다. 아니, 더욱 정확히는 그 꿈에 청년이 더해지게 됩니다.



어느새 그 꿈은 소녀 혼자의 꿈이라기보단 둘이 함께 꾸는 꿈이 되었다고 할까요.



그렇게 4일, 5일. 6일 오늘은 어떤 꿈을 꿀까



그리고 청년은 모든 꿈에서 깨어납니다.



네.



소녀를 만난 것부터 모든 것이 꿈이고 악몽이라고 생각했던 건 매우 리얼한 꿈속의 꿈이었던 것입니다.



어쩐지 기묘한 꿈에 조금 당황했지만, 청년은 이내 다른 사람들에게 얘기할 건수가 생겼다며 긍정적으로 생각하기로 합니다.



하지만 그러기 위해 꿈에 대해 떠올리려고 한 순간 청년은 자신이 꿈에 대해 아무 것도 기억하지 못한다는 것을 깨닫습니다.



소녀와 만나 꿈속의 꿈을 꾼 것은 기억하지만 그 내용에 대해서는 기억 그 자체를 빼앗긴 것처럼 아무 것도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꿈의 내용은 기억이 나질 않지만 잊어버릴 리가 없는 충격적인 내용이었다는 것만은 기억이 납니다.



청년은 마치 누군가가 자신을 향해 꿈을 꾼 것은 기억나게 하지만 그것을 다른 사람에게 전하는 것은 허락할 수 없다는 의사를 느낍니다.



...



......



라고 뭔가 있어보이는 듯 써놓긴 했는데 뭐, 실제론 이렇게 태평하게 글이나 쓰고 있으니 초월자의 의지가 꿈을 통해 나타났다는 그런 건 물론 아니고요.



그냥 뭔가 안좋은 꿈을 꿨는데 흔히 있는 "어 꿈을 꿨는데 기억이 안나!"가 역대급으로 일어났을 뿐이다, 라는 얘기입니다.



내용도 실제로는 여자애가 꿈을 꾸다가 갑자기 청년이 추가되고 바톤을 이어받은 느낌. 기억나는 게 더 있긴 한데 그냥 개꿈같은 내용입니다.



라고 결론을 내리면 왜 이 글을 썼는지 아무도 모르시니까 조금 더 덧붙이자면.



흔히 공포물이라는 게 괴물이 나오고 피가 튀기고 사람이 죽어나고 하는 게 많죠. 딱히 호러가 아니라 괴담만 해도 은근 저런 류의 긴장감을 이어가는 이야기가 많아요.



하지만 그런 게 아니라 평소와 다른 일상이 계속되던데 갑자기 뭔가 한 컷만 바꿔치기 당한, 그런 것만으로 충분히 무섭더라고요.



감정선이라고 하던가요? 스토리를 따라가면서 점점 긴장감이 변하는? 그런 게 전혀 없이 아~그냥 일상물이구나. 하고 있었는데 다 읽고 보니까 뭔가 이상한 느낌.



더욱이 그게 뭐가 이상한 건지 기억이 안 난다면.



아무튼 이런 식으로 아침부터 형언할 수 없는 공포를 느꼈다는 그런 이야기였습니다.



ps.실제로는 기억 안나던 꿈의 내용 중 하나는 리얼 공포물에 가까운 내용이었지만 모두의 좋은 아침을 지키기 위해 내용은 싫지 않겠습니다. 근데 그건 또 다른 방면으로 무섭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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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1

Necklace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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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이 다 그렇죠. 하지만 제일 무서운 건 현실에 나타나는 꿈이랄까...<br /><br />창세기전 4가 나오는 꿈을 꾸었습니다.<img style="margin: 1px 4px; width: 50px; height: 50px; vertical-align: middle" border="0" alt="" src="/cheditor5/icons/em/em11.gif"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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