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나 소설 내용에 대해 과학적으로 고찰하는 것에 대해서
본문
이게 얼마나 무의미하면서도 복잡한 일인지 해본 사람은 다 알 겁니다.
밑에 글 보고 생각나서 올려보는데, 이전에 덕동아리에서 이런 이슈가 올라온 적이 있었습니다.
"왜 네우로이가 수분을 싫어하는가?(스트라이크 위치스)"
사실 이게 정식 설정인지 아닌지 확인도 안 한 상태에서 이런저런 가설들을 내놓더니, 공돌이 한 무리가 모이더군요.
저는 당시 스트라이크 위치스를 안 봐서 관심이 없었습니다만....이게 아마 반년정도 계속됐을 겁니다. 동방 칠판에 공대 수업 저리가라 할 정도로 화학식들과 계산식들이 잔뜩 쓰여 있고, 어떻게 찾아낸 것인지 학교에 있는 모든 덕이 넘치는() 교수님들을 모아서 난상토론을 하고. 일이 커지자 이공대 총괄하시는 교수님이 오셨습니다.
그리고 하시는 말이,
"각자 연구한거 논문으로 써서 내 봐라"
라는 겁니다.
애니메이션 소재로 이공대 논문이라니 이게 뭔 소립니까하고 웃는 우리(당시 1학년생)와는 달리 시험 끝난 선배님들이 훼까닥 돌아서 뭔가를 잔뜩 하더군요. 내용은 잘 기억나지 않지만, 동방 끄적이에 몇 개 남아있는 게 있어서 올려봅니다.
-네우로이의 에너지원은 소규모 핵분열, 혹은 그와 유사한 것으로 간주한다. 네우로이가 가지고 있는 '독기' 는 방사능에 의한 것이로 추측 가능하다
-네우로이를 생명체라고 보기에는 세포생물학적 문제점이 많으므로 일련의 프로그램에 의해서 활동하고 있는 특정한 기기로 가정한다.
-네우로이의 장갑 표면은 M+, M2+를 기반으로 한 ZPC(?)로 구성되어 있음을 예측할 수 있다.
-장갑의 구성부는 기동에 유용하도록 Si기반의 재질로 구성되어 있을 것이다. M+, M2+를 가지는 Ca, 혹은 Mg 등이 기반이 될 것이며, 표면부는 내구성을 위해 Fe2+, Fe3+가 핵을 이루고 있을 것이다. 따라서 수분, 특히 대기 중의 이산화탄소에 노출되어 약산성을 띈 용매에서 Leaching(?)되어 떨어져 나갈 것이다.
=>그러므로 네우로이는 수분을 싫어한다.
이게 무슨 멍멍이 짖는 소린지 사실 지금도 잘 모르겠습니다만, 적어도 저거 가지고 논문으로 쓴 선배들이 있고, 그 논문으로 장학금 받고 학교 다닌 화학과 선배도 있으며, 저걸 직접 감수하신 교수님이 한 무더기는 있던 걸로 압니다. 하고 나면 의외로 남는 게 많다고 하더라고요. 특히 돈....
결론은 애니 내용 가지고 고찰하는게 남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헛짓거리는 아니지만, 생각보다 겁나 복잡하고 또 어려운 일이며, 의외로 남는 게 많은 일이라는 겁니다.
P.S. 참고로 저는 저번학기에 도쿄구울 Rc세포 비슷한 거 가지고 써서 150만원 받았습니다. 시간 남는 대학생 여러분 해보세요.
(물론 논문에 애니메이션 이름 쓰면 바로 들키니까 적당히 얼버무려서 올리시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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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이브를 쌓을수록 마음이 풍족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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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26
뷰너맨님의 댓글
<div><br /></div>
<div>흔히 생각과 상상과 현실에서 그것이 이루어지느냐는 의외로 교차점 비슷한 게 있는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하는 사례가 이렇게 있는 것 같습니다.</div>
<div><span style="font-size: 9pt; line-height: 1.5">꽤 예전. 의학을 소재로 다룬 작품 중 닥터 K를 보면서 알게 된 의학적 지식 덕에 문제를 풀어낼 수 있었다는 의학도 분의 사례가 생각 나는군요.</span></div>
<div><span style="font-size: 9pt; line-height: 1.5"><br /></span></div>
<div>상상을 통해 나온 생각을 펼치는 사람과 발상을 떠올리기 힘든 기술자의 조합. 좋지 않습니까.<img src="/cheditor5/icons/em/em6.gif" alt="" border="0" style="width: 50px; height: 50px; margin: 1px 4px; vertical-align: middle" /></div>
너굴너굴너구리님의 댓글의 댓글
하지만 갈려나가는 건 언제나 공돌이죠.
뷰너맨님의 댓글의 댓글
<div>2. "정말 좋은 생각인데. 그런 데 누가 그걸 만들지?"</div>
<div>3." 그건 니가 해야지."</div>
<div><br /></div>
<div>(...)</div>
인비지블님의 댓글의 댓글
울트라빅슈님의 댓글
너굴너굴너구리님의 댓글의 댓글
얄레님의 댓글
낭독자님의 댓글
달렉수프집사님의 댓글
<div><br /></div>
<div>상상을 하고 그걸 현실로 만들기 위한것이 과학이니</div>
톨루엔님의 댓글
-요괴 과학적으로 설명하는 설정짜는 사람
작은나무님의 댓글
너굴너굴너구리님의 댓글의 댓글
해밀님의 댓글의 댓글
작은나무님의 댓글의 댓글
치질경님의 댓글
Seon님의 댓글
Mischa님의 댓글
별의내공님의 댓글
너굴너굴너구리님의 댓글의 댓글
해밀님의 댓글
너굴너굴너구리님의 댓글의 댓글
렌코가없잖아님의 댓글
그런데 문과도 철학적으로 고찰할수 있다는게 문제.
Loodiny님의 댓글
mene님의 댓글
ClownsCrownedCrow님의 댓글
DJdarkcat님의 댓글
<div><br /></div>
<div>문과는 차라리 정식설정이냐->yes or no에서 바로 정해지는게 속편하겠지요..</div>
<div><br /></div>
<div>안그럼 개싸움날듯...<img src="/cheditor5/icons/em/em14.gif" alt="" border="0" style="width: 50px; height: 50px; margin: 1px 4px; vertical-align: middle" /></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