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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수를 했습니다-와갤요리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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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에 같이 자취하는 후배가 잔치국수가 먹고 싶다더군요.



그래서 잔치국수를 하기로 했습니다.



난 그게 실수였는지 몰랐어......



육수의 목표인분은 대충 5-7인분 정도로 잡았습니다.

다시마 대충 넣고 물에 뿔린 후 파 반 개 양파 반 개, 전 멸치 비린내가 싫으니 건새우로 국물을 냅니다.



다시마 맛이 대부분이군요...



파 반 개와 양파 반 개, 건새우 한움큼을 더 넣습니다.

다시 팔팔 끓입니다.



조금 덜하지만 아직도 다시마 맛이 반을 넘습니다(...)



이제 냄비에 더 들어갈 공간도 없으므로 그냥 간장으로 간을 합니다. 제 어머니의 지론대로 간장으로 내는 모든 간은 "진간장 금 F3"으로 합니다.



간은 됐는데 밋밋합니다...



하지만 더이상 넣을 게 없네요. 간에 관련된 게 더 들어가면 바로 짜질 것 같습니다.



주위를 살핍니다. 제 국수를 기다리는 후배가 텔레비전에 시선이 팔렸습니다.

그때를 틈타 '마법의 조미료'(...)를 투척!



...다시마 맛이 농후하지만, 그래도 조금 감칠맛이 생겨났습니다. 마법의 힘은 역시 대단해!



육수만 하다간 날이 다 지나죠. 육수가 끓고 있는 사이에 고명을 만듭니다.

당근을 썹니다. 애호박도 썹니다.



그런데 어째선지 두께가 제각각입니다(ㅡ.,ㅡ)



몰라! 그냥 볶는다!



나 볶는다! 야채 볶는다! 소금 대충 넣고 야채 볶는다!



...그래도 대충 모양이 나오네요.



그리고 지단을 합니다. 달걀을 깨서 그 반쪽에 노른자를 얹고, 달걀 껍질을 휘끼휘끼하면서 흰자만 고릅니다.

흰자가 걸러진 노른자는 다른 그릇에 투척!

다른 달걀도 흰자 분리, 노른자 투척!

또다른 달걀도 흰자 분리, 노른자...가 터졌어!?!?



비상사태! 비상사태!



메딕! 메디이이이익!



...메딕이 분발한 끝에 다행히 어떻게든 그릇에 나눠 담는 데 성공했습니다. 인생 어떻게든 되는군요.



간은 굽기 전에 해야 잘 섞이니 흰자와 노른자에바로 소금을 칩니다. 그리고 약간의 감칠맛을 위해 마법의 조미료(...)도 조금 넣어줍니다.



그리고 기름을 얇게 치고 흰자부터 굽기 시작!



천천히... 세지 않게 천천히... 익히는데 익는 것 같지 않네요. 약불에서 중불로 불을 올립니다.



그리고 3초 후.



연기가! 연기가!



소방관! 소방관!



...지단이 아니라 후라이가 완성되었습니다.



뭐 국수에 얹을 수만 있으면 지단이죠. 자르기 위해 도마로,

도마로,

...안 떨어집니다.



후라이팬을 흔듭니다. 안 떨어집니다.



뒤집개로 살살 긁으며 흔듭니다. 안 떨어집니다.

뒤집개로 긁으...!?

지, 지단이 찢어졌$-#@@?--'+#널ㅊㅊㅉㄴㄴㄷ어어!?



...어딘가의 고대부족이 흩뿌려놓은 지도조각 마냥 다섯조각으로 나뉜 계란후라이(흰자)가 완성됐습니다.



...어차피 지단을 만들려면 잘라야하니 괜찮다고 마음 속으로 되뇌이며 이쁘게 별모양으로 잘라봅니다.



...그래서 다가온 소행성이 지구와 충돌 직전! 부딪치면 딥임팩트! 막기 위한 아마게돈!

그리고 세상은 구원받았습니다 여러분!

별이 산산조각이 난 덕분에!!!!



...대충 주워담죠......



그리고 나머지 절반의 양으로 리벤지!

방금 전에는 기름이 부족해서 후라이팬에 붙은 겁니다! 기름을 충분히 넣어줍시다!

기름을 기름기름!

기름을 기름기름!

그리고 흰자를 투척!

중약불로 천천히 굽습니다. 흰자가 다 익으면 도마로 투척!

한 방에 떨어짐! 오예에에에!

그리고 지단을 별로 만들 생각은 버리고, 대충 직사각형으로 자릅니다. 자르면서 짜투리는 한 번 먹어봅니다.



...기름맛이....... orz





이미 다 잘라놓은 흰색 지단은 포기하고(...) 노른자로 넘어갑니다.

노른자는 양도 적은 데다 퍽퍽하니 물을 좀 붓습니다. 그리고 여기도 소금과 마법의 조미...다시다로 간을 합니다.



그리고 후라이팬에 기름을 방금 전보다 조금 덜 두르고 노른자를 팬에 꽉 채워서 두릅니다.

그러니 잘 구워지네요;;; 팬에서; 떨어지는 것도 그냥 떨어집니다;;;;(급당황)



이유는 잘 모르겠지만 흰자보다 세 배는 잘 됐네요. 어쨌든 지단도 마무리.



이제 쇠고기 다진 것 - 호주산 우둔살 100g 1800원 - 에 양념을 하기 시작합니다. 양념에 재워뒀어야 한다는 것을 이때 깨닫지만 어차피 이미 와갤요리. 그냥 곧장 달립니다(...)



마늘 다진 것이랑 간장을 넣고, 이게 너무 짜니 물엿을 조금 넣습니다. 대충 양이 된 것 같으면 쇠고기 다진 것을 넣고 렛츠 비빔!



오른쪽으로 비비고~ 왼쪽으로 비비고~

비비던 도중에 생각나 후추도 뿌리고~



대충 비벼졌으면 후라이팬에 바로 투척!



볶아볶아! *크라이스는 아니지만! 아 볶아볶아!



대충 익은 걸 한 입 먹습니다. ....간이 약해!?



소금으로 간을 조금 더 해줍니다. 그리고 다시 볶아볶아! 옆에서 삶고 있는 소면으로 튄 것 같지만 신경쓰지 않고 볶아볶아!



그렇게 고명을 완성! 그리고 옆에 있는 소면을 다 삶는 데까지 걸린 시간 2시간!



...orz



어찌됐든 완성입니다. 육수에 방금 삶은 국수를 투척! 고명은 내 맘대로 투척투척!



후배야 너는 알아서 먹거라! 나는 뒤도 안 보고 2시간의 노고를 입으로 흡입!!!



...지단에서 기름맛이 나요... 쇠고기 양념이 물엿까지 넣었는데 단 맛은 조금도 안 나요.... 양파를, 양파를 갈아서 넣어야 했어ㅜㅠㅠㅠㅠㅜㅠㅠㅠ



그래도 다시마 향은 생각보다 신경이 별로 안 쓰일 정도였던 건 그나마 다행이었습니다.



후배가 그래도 입 발린 말로 맛있다고는 해줬습니다만...... orz



그리고 남은 것은 앞으로 5번은 먹을만큼 남은 고명과 육수.... 맛있게 먹은 후배에게 먹어치우라고 해야겠군!(썩은 웃음)







ps. 국수와 잡채는 하는 사람의 요리 실력이 그대로 드러나는 정직한 요리입니다. 당신의 요리실력에 자신이 있을 때 합시다(...)



ps2. [시스템]unclok의 요리 경험치가 10 올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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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7

해밀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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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수 의외로 쉬운데 때깔좋게 만들기는 손이 많이 가죠. (...)

청심환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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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들기도 쉽고 맛있게 하기도 쉬운데 모양 내기는 어려운 국수...

FallingStar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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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고명만들기보다는 멸치 다시마로 우린 육수에 계란 섞어서 풀어버리시고 면 담은 그릇에 육수랑 계란 적당히 덜고 고추 송송 얹고 참기름만 뿌려서 김치 곁들어서 먹어도 맛있죠

...쓰읍 내일 국수나 만들어 먹을까

달빛누리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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멸치 넣어도 비린맛 같은거 모르겠던데...

유운풍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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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치국수가 겉보기에는 쉬워보이는데 막상해보면 꽤 어렵죠....<br />

헬카이트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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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멸치를&nbsp;내장제거하고 특히X&nbsp;그후에 살짝볶거나 이때는 코팅안된냄비에 아무것도두르지말고&nbsp;&nbsp;전자렌지로 돌리고 말린뒤<br />육수로 20분이상 끓이지않으면 괜찮습니다 거품제거는필수<br /></p>

세단타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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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식 시험에 괜히 국수종류가 있는게 아니죠<img src="/cheditor5/icons/em/em6.gif" alt="" border="0" style="width: 50px; height: 50px; margin: 1px 4px; vertical-align: middle" />

<div>쓸데없이 모양 맞추기가 엄청 짜증나거든요</di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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