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 누가 봐도 분명 비효율적인 작업이라고 얘기 할 거라고! 두 번째 이야기
2015.07.29 1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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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안녕하세요, 바르렌야입니다.
혹은 '렌' 이라고 부르셔도 됩니다.
(동방프로젝트에서 사토리와 코이시를 가장 좋아하는데, 그 둘이 넨도로이드로 나온다네? ...이건 꼭 사야해!)
설마 두 번째 이야기를 쓸 줄은 생각도 못했습니다.
저번에 쓴 '페인트 칠' 이 여태 군 생활하면서 했던 작업 중에 가장 비효율적이고 허무한 작업이라고 생각했는데...
하지만, 아니었습니다. 전혀 아니었습니다.
사건의 발단은 7월 중순.
오전 일과를 끝내고 생활관에서 잠시 쉬며 숨을 고르고 있었는데,
돌연 방송이 나오더니 여단 연병장으로 집합하라는 내용이었습니다.
그런데 오후에 하는 작업이 '잔디 심기'.
(...에? )
전 제 귀가 잘못 된 줄 알았습니다.
이 무더운 여름에 잔디 심기?
그것도 평범한 고등학교 운동장의 2배 되는 연병장에 잔디를 심는다고?
이유를 들어보니 잔디가 깔린 곳에서 축구를 하고 싶어서?
그것 때문에 150명 정도의 병력을 전부 투입?
이게 도대체 뭔 소리야!!!
...그 이후, 잔디 심는 작업은 농담 안 하고 진짜 지옥이었습니다.
처음 작업 내용이 뭐였는 지 듣고 난 오후엔 5시간을 쉬지 않고 일했습니다.
삽으로 구멍을 일자로 판 후, 적당한 크기로 자른 잔디가 심어진 흙덩이를 구멍에 집어 넣은 후, 파묻으면 끝이었죠.
(이 작업은 이름만 '잔디 심기' 이지, 실제로 해 보니 넓은 평야에서 농사 짓는 거였다고! )
묵묵히 작업하면서 온갖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거 지금 심으면 자라기나 할까? 죽을 거 같은데.'
'잔디 운동장을 원하는 사람이 있나? 여기서 축구하는 사람 자체가 별로 없는데.'
'넓은 아량으로 이 작업을 이해 할 수 있다 쳐도, 작업 종료 시간은 좀 준수해 달라고!'
(...그리고 '휴가 간 사람들은 정말 운이 좋네. 나가고 싶어, 나가고 싶다고! 여기서 빠져 나가고 싶어!!' )
작업이 끝난 후 온 몸이 쑤시며 노곤해진 몸을 이끌고 샤워를 한 후 누워 바로 잠들었습니다.
그런데 저녁점호 때 정말 기절초풍할 이야기를 듣고 말았습니다.
'내일은 조기 기상하며, 잔디 심는 게 끝날 때까지 일과를 절대 끝내지 않는다.'
......
다음 날 정말로 조기 기상하여 무려 '7시간' 을 들여 잔디 심는 것을 기어코 끝내고 말았습니다.
땀은 비 오는 듯 옷을 흠뻑 적시고, 허벅지 뒤편이 너무 아프고, 풀 냄새가 옷에 배어 이젠 잔디 노이로제에 걸릴 지경에 이르렀죠.
그리고 마지막 결정타로 작업을 딱 끝낸 후 내리는 소나기...
(그 때 소나기가 마치 우리 눈물을 나타 내는 거 같아...)
그런데 끝난 줄 알았던 이 작업은 아직도 '현재진행형' 이란 게 함정...
오늘은 정말 끝났다고 말하는데, 이젠 믿지도 못하겠네요.
어째 전역할 기간이 얼마 안 남을 수록, 더 힘들기만 하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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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르렌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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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르렌야 1,432 0 2015.08.25 |
댓글목록 32
뷰너맨님의 댓글
바르렌야님의 댓글의 댓글
KaiEL님의 댓글
바르렌야님의 댓글의 댓글
psyche님의 댓글
바르렌야님의 댓글의 댓글
spall님의 댓글
<div><br /></div>
<div>끝나면 잡초뽑기.</div>
<div><br /></div>
<div>사열끝나면 다시 고르기.</div>
<div><br /></div>
<div>군대에 합리는 별들이 하는 말씀 뿐!</div>
바르렌야님의 댓글의 댓글
독화선연님의 댓글
<div><span style="font-size: 9pt; line-height: 1.5">문제는 기본적으로 돌산이라 비가오면 쭉 오르막이 이어진다는 특징상 유수의 기세가 세져서 아래쪽 길이 많이 상했죠.</span></div>
<div><span style="font-size: 9pt; line-height: 1.5">그래서 희대의 작업이 시작됐습니다. 돌산길에 횡배수로 파기... 약 30미터?정도 간격으로 도로(!)에 깊이 20cm이상 폭 20cm이상의 홈을 파는 작업이었습니다.</span></div>
<div><span style="font-size: 9pt; line-height: 1.5">작업이 끝나니 승차감이 멋지더군요. 지휘관들도 불편했는지 큰돌을 채우게 하더군요.</span></div>
<div>그러고나니 배수로의 용량이 작아져서 의미가 퇴색되었습니다. 그래서 이번엔 물이 쉽게 넘치니 아랫쪽에 둑을 쌓게 하더군요.</div>
<div>승차감은 다시 나락으로 떨어졌지만 더이상 어쩌겠습니까.... 다만 기왕 만들어놓은거 활용해야한다고 비온다음이면 정비를 나가게 되었죠....</div>
<div><br /></div>
바르렌야님의 댓글의 댓글
<div><br /></div>
<div>이 잔디 연병장은 처음부터 저희에게 아무 도움도... <img src="/cheditor5/icons/em/em11.gif" style="width: 50px; height: 50px; vertical-align: middle; margin: 1px 4px" alt="" border="0" /></div>
의욕제로님의 댓글
바르렌야님의 댓글의 댓글
<div><br /></div>
<div>아니, 안 하는 건가!?</div>
닥터회색님의 댓글
바르렌야님의 댓글의 댓글
폐륜아님의 댓글
바르렌야님의 댓글의 댓글
골빈아이님의 댓글
바르렌야님의 댓글의 댓글
summers님의 댓글
바르렌야님의 댓글의 댓글
Dietrich님의 댓글
<div><br /></div>
<div>3일 내도록 내려서 두께 20cm 빙판까지 생겼는데 그런데도 축구하더라고요</div>
바르렌야님의 댓글의 댓글
페니시르님의 댓글
잔디라도 심어서 꾸미잖아요
이제 잡초뽑기와 연병장 돌고르기가 남아 있습니다
바르렌야님의 댓글의 댓글
<div><br /></div>
<div><strike>...이딴 부록은 필요 없는데.</strike></div>
anatoria님의 댓글
바르렌야님의 댓글의 댓글
MiHael님의 댓글
......네. 어디 수송부나 도로도 아니고 하다못해 연병장도 아닌 "막사" 주변 콘크리트 바닥이요. 후방 중의 후방에 처박힌 통신부대에서!!!!!!
바르렌야님의 댓글의 댓글
<div><br /></div>
<div>진심으로 이해 됩니다, 이해 되고 말고요.</div>
WhiteGlint님의 댓글
바르렌야님의 댓글의 댓글
FallingStar님의 댓글
바르렌야님의 댓글의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