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친구랑 헤어진 이야기

2015.08.07 0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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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말하자면 헤어진지는 좀 됐습니다.
한 2달 됐던가요. 그래도 지내는동안은 즐거웠습니다만 헤어지게된 이유가 좀 그래서요.
지금(08/07, am 2:54) 자다가 깻는데 꿈에서 여자친구 얼굴 보이길래 새벽에 한번 끄적여 봅니다.
고백하고 뭐 평범한 애들마냥 영화보고 걷고 이러고 놀러다니고 했습니다.
그러다가 제가 조선소에 자취방비+등록금 벌러 갈거라고 얘기를 했엇죠.
잘 다녀오라면서 자기 집이 울산에서 한시간 걸리는데 조선소 구경갈겸 같이 집에 가보지 않겠냐고 하더군요(본인 집 : 분당)
저랑 여자친구랑 둘다 결혼을 전제로 하지 않으면 만나지 않겠다는 주의여서 언제고 한번은 부모님을 봐야된다는 생각은 있었지만 이토록 빨리 보게될줄은 몰랐죠.
그래도 나중에 할일 당겨서 한다 생각하고 양주(발렌타인 17년)을 들고 여자친구와 함께 처가집(그당시에 실제로 그렇게 불렀습니다.)로 놀러 갔습니다.
부모님들께서도 처음에는 얼떨떨 하다가 한시간정도 얘기를 나누다보니 금세 친하게 얘기를 나누게 되었습니다.
그때 일이 벌어졌습니다
아버님 : 그래, 자네 나이가 몇이지?
나삶 : 네, 올해로 24살입니다.
아버님 : 그래? 군대는 다녀왔고 장래에는 뭘 할 생각이야?
나삶 : 요리공부중입니다. 학교 졸업하면 혜정(가명)이랑 약혼식을 올린뒤에 호주로 유학을 다녀온뒤 결혼할 생각입니다.
아버님 : 그러면 가정기반이 제대로 잡히지 않을텐데 괜찮겠나?
나삶 : 나이가 많은편이 아니고 집문제도 해결되어 있으니 서로 도우며 살면 크게 문제될거 같진 않습니다.
실제로 저희 할머니께서 당신사시던집을 제게 주신지라 신혼집에 대해선 걱정이 없는 상태였습니다.
아버님 : 그래도 어린나이에 그렇게 생각하기 어려울텐데 대단하네.
나삶 : 감사합니다.
아버님 : 그러고보니 이번에 교회에 같이 나가지 않겠나? 딸아이 남편이라고 소개시키고 싶은데.
얘기가 급진전 되는거 같았지만 뭐 그럴수도 있겠구나 싶어서 알겠다고 대답은 했지만 뭔가 께름칙 했습니다.
아버님 : 이번 여름에 성경연구회도 같이 갔다오고 하게나. 하나님의 은총으로 둘이 만났으니 한번 갔다오는것도 큰 도움이 될거야.
나삶 : 아, 죄송합니다. 집안에서 종교를 믿지 않아서 가는건 어려울거 같습니다.
일전에 제 할아버지께서 교회를 다니셨는데 말년에 교회 친구분께 크게 사기를 당하셔서(80년대 기준 40억) 집안에서 교회를 다니면 죽인다! 라는 분위기가 만연했고 지금이야 좀 나아졌지만 저도 어릴때부터 그런 모습을 봐와서 인지 교회관련해서 무언가를 하기는 좀 꺼려졌습니다.
아버님 : (의아하다듯이)하나님을 믿지 않으면 지옥가는데도 괜찮은가?
여기서 눈치를 챗어야 했습니다.
나삶 : 아직 그렇게까지 생각해보진 않았습니다. 그래도 지옥갈정도로 나쁘게 살진 않았으니 괜찮지 않을까요?
아버님 : 하느님을 믿지 않는다는거 자체가 지옥에 가는길일세.
갑자기 분위기가 험악해 지더군요. 여자친구도 어쩔줄 몰라하고 있었습니다.
아버님과 같이 마시던 양주를 들이키고
나삶 : 혜정이가 교회를 나가는건 저도 신경쓰지 않고 오히려 추천합니다만, 저는 교회에 나갈 생각이 없습니다.
그러더니 아버님 얼굴이 갑자기 찡그려 지시더군요.
아버님 : (여자친구를 보면서)너는 그래서 지금 하느님도 믿지않는 저런 개종자(실제로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를 남자친구라고 데려온거냐?
듣자하니 교회를 다니지 않는사람은 교회를 다니는 사람보다 한단계 아래계급이며 하느님의 은총을 못받은 마귀라고 하시더군요.
아버님 : 자네 부모가 뭘 가르쳤는지 모르겠지만 그런식으로 살거면 내 딸아이와 만날 생각말게!
저도 여기서 꼭지가 돌았습니다. 술기운도 있겠다 부모님 욕에 준하는 폭언도 들었겠다.
나삶 : 헌법에서도 종교의 자유를 피력하는데 개인이 종교의 자유를 침해하는게 말이 되는겁니까? 하느님이 자기를 안믿는사람은 사람취급도 하지 말라고 가르치는겁니까? 저도 구약 신약 다 읽어봤고 기억도 하지만 제기억에는 이웃을 모두 사랑하라 했지 불신자를 잡아 개종시키라는 말은 없었습니다!
그러자 찡그리시던 얼굴이 울그락불그락 해지더니 쥐고계시던 양주잔을 저한데 뿌리시더군요.
그때도 화가난다기 보다는 '제기랄 저 술이 얼마짜린데.'가 먼저였습니다.
더이상 있다가는 좋은꼴 못보겠다 싶어서 큰절한번 하고 여자친구 집을 나와서 집으로 올라왔습니다.
집가는데 5시간 걸리더군요.
그러다가 3일뒤에 여자친구 만나서 진지하게 이야기를 했습니다.
만약 우리 둘이 결혼 한다면 나는 아버님께 계속 저런취급 당하는거냐고.
여자친구가 아무말도 않다가 그냥 니가 교회 다니면 안돼? 라고 하더군요.
제가 웃으면서 그럼 니가 교회 안다니면 안돼? 라고 묻자 아무말 못하는 여자친구.
이런식이였습니다.
그렇게 며칠간 연락도 안하다가 어느순간 커플 어플에 접속하니 상대방이 어플을 해지하였습니다 라는 메세지가 뜨고 카톡도 차단되고 라인도 차단되고 페이스북도 그렇더군요.
내가 괜한 고집을 부린건가 싶기도 하면서 2주는 앓은것 같습니다.
이렇게 헤어지고 나니 보고싶긴 하네요.
저희 둘은 문제가 없었지만 외부요인으로 헤어지게 되서요.
나중에 여자친구 어머님께서 연락 오셔서 미안하다며 그뒤로 여자친구와 아버님이 같이 사네 마네 하는 정도로 까지 크게 싸웠다고 하더군요.
이러다가 가족하나 붕괴되겠다 싶어서 어머님께 수습을 부탁드리고 저도 조용히 지내면서 방학을 맞이했습니다.
잊겠다 잊겠다 하면서 아직도 못잊은거 같습니다. 오늘도 꿈에 얼굴이 보이는거 보니.
누가 그랬던가요 현실이 소설보다 기구하다고.
참 맞는얘긴거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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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22
triggerhappy님의 댓글
이상과현실님의 댓글
<div><br /></div>
<div>진짜 왜 유독 개신교신자들에 그런 사람들이 많은지 원... </div>
하늘나래님의 댓글의 댓글
<div><br /></div>
<div>보통이라면 그냥 "그래 저분은 진짜 걱정이 되어서 저러시는구나"하고 넘어갈 수 있는데, 이게 글의 경우와 같은 상황으로 치닫게 되면... 종교로 인한 갈등의 끝을 볼 수 있는 거죠<img src="/cheditor5/icons/em/em29.gif" alt="" border="0" style="font-size: 9pt; line-height: 1.5; width: 50px; height: 50px; margin: 1px 4px; vertical-align: middle" /></div>
하늬리님의 댓글
레제르만님의 댓글
에헤님의 댓글
<div>지나치게 거창한 이야기고 가능이나 하겠나 생각할 지 모르겠지만, 그럼에도 사회악임을 믿습니다.</div>
<div><br /></div>
<div><br /></div>
삼족오님의 댓글의 댓글
하늘나래님의 댓글
<div>힘내시라는 말씀 밖에는 드릴 말씀이 없네요......</div>
나같은삶님의 댓글의 댓글
여자친구랑 그뒤에 한번더 만나긴 했지만 변변찮은 이야기도 못하고 우는 여자친구 토닥여주다가 왔습니다.
착잡하더군요.
몰리브덴님의 댓글
Dr.㉿님의 댓글
에닐님의 댓글
VINO님의 댓글
데이워치님의 댓글
근르님의 댓글
<div>여자친구 집안이랑 엮어서 좋을것 없어보이고 더 좋은분 만나실겁니다. 힘내세요<img src="/cheditor5/icons/em/em66.gif" alt="" border="0" style="width: 50px; height: 50px; margin: 1px 4px; vertical-align: middle" /></div>
반면교사님의 댓글
MiHael님의 댓글
옹봇스님의 댓글
종교로서 나무랄 곳이 없는 기독교지만 현대에서 다른 종교를 깎아내리는 기독교인들이 그 좋은 종교 인식을 다 망쳐놓습니다.
노히트런님의 댓글
Lucien님의 댓글
<div>좋은 인연을 다시 만나실 수 있을 겁니다.</div>
행인69님의 댓글
천천히 잊혀지겠죠. 힘내시길.
시지푸스님의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