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캇주의] 한글날에 모르는 꼬마의 엉덩이를 닦아주었습니다
2015.10.09 1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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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집에 가고싶다' '평생 니트로 살고싶다' '사표 내고싶다' 고 의욕에 넘쳐서 허니버터맛 기분으로 출근했습니다. 아침부터 아이를 데리고 온 고객님들이 굉장히 많더라고요. 쉬는 날도 아닌데 이게 도대체 뭔 일이야 싶었습니다. 해답은 점심 먹으면서 알 수 있었습니다.
자부심을...
이모님 : 오늘 한글날이잖아.
저 : 어? 한글날 빨간날이에요?
이모님 : 달력좀 보고 다녀라.
어차피 빨간날에 쉬지도 않으면서 뭐! 덤으로 아 그래서 이번달은 휴무가 하루 더 많구나 하는걸 깨달으면서 식사를 마치고 다시 업무에 복귀합니다. 아이들이 많으면 사고가 생깁니다. 정신없이 이리저리 호출이 와서 뛰어다니는데 영화관 콜라 사건을 해결하고 나서 좀 쉬려니까 다시 호출이 옵니다. 이야. 회사에. 도움이. 되서. 너무. 기쁘다.
달려갔습니다. 7층 화장실 앞에 사람들이 몰려있더군요. 처음에는 몰려있다고 생각했었는데 화장실 근처에 엘리베이터가 있기도 하고, 오늘은 어디나 사람이 많은 편이라서 지금 생각해보면 그냥 일반적인 수준이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어쨌거나 사람이 가득 있고 남자화장실에 이미 반쯤 들어가있는 어머님이 안쪽을 쳐다보다가 이쪽을 바라봅니다. 순간적으로 느꼈습니다.
'치녀인가?'
아니라더군요. 그러면서 자기가 호출했다면서 직원이면 자기좀 도와달라고 합니다. 무슨 일이시냐고 물었습니다.
모르는 어머님 : 저희 애가 지금 화장실 안에 들어가있거든요?
저 : 네.
모르는 어머님 : 그런데 큰일을 보고 나서 뒤를 닦지를 못하겠다고 하더라고요.
저 : ...네.
모르는 어머님 : 닦아주세요.
저 : ......네?
어머님이 직접 하시는게 어떻냐고 권해봤지만 남자화장실에 어떻게 들어가겠냐고 거절하시는 어머님. 이미 반쯤 들어가계신데 뭘 새삼스럽게. 제가 아이의 소중한 부분을 터치하면 나중에 성추행 등으로 문제가 될 수 있어서 안될 것 같은데요, 아니 제발 한번만 살려주세요 부탁드립니다 하고 정성스럽게 설득을 시도하는데 단칼에 자르시는 어머님.
모르는 어머님 : 컴플레인 걸어도 되나요?
저 : 박자는 강약약중간약약으로 하면 되겠습니까?
참 기분좋은 하루다! 허니비어맛 기분! 어쩔 수 없이 남자화장실 안으로 진입. 아무래도 사람이 많은 날이라서 그런지 화장실은 만원. 다들 욕본다는 표정으로 저를 동정하는... 동정하지 마! 그런 눈으로 날 쳐다보지 말란 말이다아아아! 하여튼 3칸 있는 칸 중에 가운데 칸이 활짝 열려있고 그 안에서 침착하게 저를 기다리고 있는 꼬마의 모습이.
바깥에서 어머님이 조언해주십니다.
모르는 어머님 : 걔는 물휴지로 닦아줘야 해요.
그러니까 직접 좀 하시지. 허니머스타드맛 기분! 가르쳐주는대로 일단 휴지+물의 조합법을 사용해 물휴지를 제작했습니다.
이후는 너무 끔찍한 장면이라 포x몬스터 풍으로 보여드립니다.
[야생의 꼬마, 가명 질뻐기가 나타났다!]
[질뻐기는 꼬리흔들기를 사용했다!]
[저 : 야다!]
[저 의 방어력과 정신력이 감소했다!]
[질뻐기는 입을 크게 벌렸다!]
[저 : 아. 이때쯤이면 어른이랑 같은거 먹어서 냄새나 질감이 어른들과 다를바가 없다더니 정말이었구나. 어머님 어젯밤에 애한테 옥수수 먹이셨네. ^^]
[저 의 정신력이 크게 감소했다!]
[질뻐기는 진흙 분수를 사용하려 한다!]
[질뻐기 : 아. 또 쌀거같다.]
[저 : 야다! 야다요!]
[저 의 정신력은 이 이상 감소되지 않는다!]
[저 의 방어력이 크게 감소됐다!]
[질뻐기의 진흙 분수!]
[저 : 야닷!]
[저 의 생명력이 모두 소모되었다!]
[저 는 패배했다.]
[저 의 눈앞이 캄캄해졌다.]
질뻐기 : 아나. 더럽게 느리네 진짜.
꼬마의 친절한 말을 마지막으로 도망치듯이 자리를 떠나는 어머님. 저는 오늘도 회사를 위해 일했다는 자부심으로...
자부...
저는 사무실로 복귀하여 과장님과 부장님께 보고를 드렸고, 부장님이 말씀하시길.
부장님 : 그래. 고생했어요. 샤워실 가서 깨끗히 씻고 오고, 옷은 여름용 양복 아직 안치우고 놔뒀지? 그리고 지금 입은 옷은 샤워실 앞에다가 놔둬. 내가 3층 수선실에 말해서 새옷처럼 말끔하게 만들어달라고 할테니까.
저 : 네... 네에... 훌쩍...
부장님 : 그리고 오늘은 칼퇴근하고. 집에 가서 푹 쉬고 출근해요.
저 : 네엥... 감사합니다... 흐흑...
이야 칼퇴근이다! 신난다... 신... 신난... 신난단 말이야...
(비명)
(통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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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질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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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드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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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스트랄로피테큿스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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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설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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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v>자기 가족이라도 보통 함부로 안 시키는 걸 남에게 시키다니, 정말 심하게 순화시켜서 쓰레기 같은 엄마군요.</di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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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v>...아, 참고로 함부로 안 시킨다는 것은 정말 '깨끗하게' 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애들은 똥독 잘 올라요.</di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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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도워드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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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히트런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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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교사님의 댓글
아니 생판 모르는 사람에게 이게 무슨 지거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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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라비우스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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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프라스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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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안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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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안님의 댓글의 댓글
황금빛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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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레이트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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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너맨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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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계절의왕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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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풍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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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YDUCK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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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v>마스터가 꾸물거리는 검정색의 기분나쁜 무언가를 둘러싸고 진행을...</div>
치질경님의 댓글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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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creto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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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otania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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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R캄군님의 댓글
욕보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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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SA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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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isterhau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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