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거 가르쳐주지 맙시다
2015.10.20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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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근해서 잠시 쉴 겸 tv앞에 누워 채널을 돌리다가 올리브 채널 옆 푸드 채널을 틀었습니다. 주로 외국계열 음식방송을 방영하는 채널이죠. 어떤 남자 외국인이 탐사겸 해서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면서 음식을 먹고 있더군요. 다들 화려하고 좋은 음식들이었습니다. 한바퀴 돌고 나서 주방에 서더라고요. 하는 말을 들어보니까 아마 소문난 음식점을 찾아다니면서 시식을 한 뒤에 이 남성 요리사가 요리를 하나 만들고 끝내는 그런 종류의 방송인 것 같았습니다.
디저트를 만들겠다고 하더군요. 아무래도 몸이 피곤하면 단게 땡기기 마련이죠. 갑자기 관심이 생겨서 집중하기 시작했습니다. 재료는 간단하다네요. 뭐 이런식으로 말하다가 또 바닐라 빈즈 정도는 어느집에나 있잖아요 같은 소리를 하겠죠. 별 기대는 안하고 보고 있었습니다. 설탕. 계란. 생크림. 베이크드빈즈. 밀가루. 옥수수가루. 그리고 오븐레인지.
끝.
끝? 정말로? 이걸로 괜찮은 디저트를 만들 수 있단 말야? 옥수수가루는 없었지만 그 외 재료와 오븐정도는 갖추고 있었습니다. 어쩌면 나도 만들 수 있는 정말로 쉬운 레시피일지도 몰라! 기대감에 부풀었습니다. 조리법은 간단하더라고요.
일단 계란과 밀가루를 섞어서 반죽을 해서 파이 틀을 만들고 오븐에 초벌구이를 합니다.
그런다음에 생크림에 옥수수가루를 넣은 다음에 휘저어서 머랭을 만들어요.
베이크드 빈즈를 으깨고 거기에다가 설탕을 넣습니다.
파이 틀에 설탕을 넣은 베이크드 빈즈를 넣고 머랭을 얹은 뒤에 다시 한번 오븐에다가 돌려요.
먹으면 됩니다.
요리사가 시식을 하면서 말하더군요.
[으음! 이 진한 과일맛! 정말 끝내주는군요. 이게 바로 정통 파이입니다. 아주 쉽게 신선한 과일의 단맛을 느낄 수 있죠. 여러분들도 한번 시도해보세요.]
과연. 확실히 씹고 나서 단면을 보여주는데 묘하게 딸기를 넣은 케이크의 단면처럼 생겼습니다. 저정도라면 과일의 맛이 날게 틀림없었죠! 나도 한번 시도해봐야...
...베이크드 빈즈를 으깨서 거기다가 설탕을 넣으면 과일의 맛이 난다고?
갑자기 급수상해집니다. 다시 한번 조리법을 천천히 보여주는군요. 파이 틀을 만든뒤에 정리를 하려고 하는데 칼이 튕겨나가려고 해요. 엄청 딱딱하더군요. 요리사는 전혀 문제없다는 듯이 말합니다. 이게 바로 전통적인 파이의 틀이라고요. 바삭바삭하고 씹는 맛이 끝내줄거라고 하더군요.
...아무리 봐도 이빨이 부러질 것 같은데.
거기다가 그냥 베이크드 빈즈를 형체가 없어질때까지 마구마구 부셔서 설탕이랑 섞은 것과 크림을 올리고 구운 것 뿐이었습니다. 확실히 전통적인 조리법같긴 했어요. 그런데 과일 맛? 아니, 베이크드 빈즈를 으깨서 설탕이랑 섞으면 아무리 잘 생각해도 설탕이랑 섞은 콩맛밖에 안날 것 같은데요. 뭐 단팥맛이 날 수도 있겠죠. 같은 콩 종류니까. 하지만 베이크드 빈즈라고요? 부대찌개에 잘 들어가는 케찹 비스무리한 소스와 섞은 물렁한 콩이라고요? 어떻게 하면 거기에 설탕만 섞어도 과일맛이 날 수가 있죠?
우사미눈이 되서 방송을 끝까지 시청했습니다. 마지막에 남자가 말하는군요.
[이상, UK의 BBC 방송국이었습니다.]
UK... 유나이티드 킹덤...
영국?
아...
모든 수수께끼는 풀렸다. 나는 사실을 알았어! 어서 사람들에게 알리지 않으면!(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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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질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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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란트님의 댓글
치질경님의 댓글의 댓글
청색양초님의 댓글
치질경님의 댓글의 댓글
적광영월님의 댓글
치질경님의 댓글의 댓글
<div> </div>
고기매니아님의 댓글의 댓글
Sloth님의 댓글의 댓글
i양산형i님의 댓글의 댓글
Sloth님의 댓글의 댓글
꿀밤왕나섯스님의 댓글의 댓글
みちる님의 댓글의 댓글
<div><br /></div>
<div>일단 채소가 숨이 완전 죽었고 전체적으로 기름져서 식용유를 전체적으로 살짝 코팅한 줄 알았습니다<img src="/cheditor5/icons/em/em29.gif" alt="" border="0" style="width: 50px; height: 50px; margin: 1px 4px; vertical-align: middle" /></div>
에우로스님의 댓글
치질경님의 댓글의 댓글
schwart님의 댓글
거기에 쿠키나 파이 같은 디져트는 티타임 문화로 차와 같이(차에 뿔려서)먹게 되있으니 주의합시다
RainBow님의 댓글의 댓글
<div>물핑계대긴 애매하죠. 다른 나라들 요리는 좋잖아요..?</div>
schwart님의 댓글의 댓글
치질경님의 댓글의 댓글
Sloth님의 댓글의 댓글
schwart님의 댓글의 댓글
문제는 본인들도 먹지 않는듯한 돌쿠키라는점....
결론 물에 불려먹지 않으면 먹기가 불가능하고 먹어도 맛은 없다!!
Serika님의 댓글의 댓글
schwart님의 댓글의 댓글
유럽 어느나라 보다도 아침이 고 칼로리죠 고로 맛있어야 정상이죠
Serika님의 댓글의 댓글
schwart님의 댓글의 댓글
Serika님의 댓글의 댓글
센카와상님의 댓글
영국서는 그게 상식이에요
처칠경이 플레이어를 크툴루로 괴롭힌다 스러운
치질경님의 댓글의 댓글
<div style="text-align: left"><img src="/data/cheditor5/1510/151020_95e9c6976d3d0baee6497aab98ed36ea_SOozBGD3eYWn.jpg" width="310" height="414" alt="2007120679_5512120910.jpg" /></div>
<div> </div><br /></div>
<div> </div>
Sloth님의 댓글
<div><br /></div>
<div>현실은 픽션보다 더하다고 픽션은 못먹을거라도 넣는다지만 현실은...</div>
치질경님의 댓글의 댓글
소와카님의 댓글
치질경님의 댓글의 댓글
소와카님의 댓글의 댓글
꿀밤왕나섯스님의 댓글의 댓글
데드맨님의 댓글의 댓글
영국의 마술인가..
꿀밤왕나섯스님의 댓글의 댓글
みちる님의 댓글의 댓글
데드맨님의 댓글의 댓글
쟌리님의 댓글
Sloth님의 댓글의 댓글
<div>왕이라 좀 나은 형편인거 아니냐고 생각할수도 있지만 일단 전쟁터에 자주 나가있어야 하는 입장이라 그게 그거죠</div>
쟌리님의 댓글의 댓글
Sloth님의 댓글의 댓글
치질경님의 댓글의 댓글
별의내공님의 댓글
Sloth님의 댓글의 댓글
<div>저만해도 영국요리라고 듣게되면 맛은 그냥 포기합니다</div>
치질경님의 댓글의 댓글
볼코프레보스키님의 댓글의 댓글
달빛누리님의 댓글의 댓글
그분이 하는 요리는 이탈리아 요리입니다
레브닐님의 댓글
Sloth님의 댓글의 댓글
레브닐님의 댓글의 댓글
Sloth님의 댓글의 댓글
치질경님의 댓글의 댓글
<div> </div>
달이떨어진다님의 댓글의 댓글
<div><strike>또 다른 태초의 원흉: 장 칼뱅</strike></div>
<div><strike>원흉의 쌍벅: 크롬웰(왕실요리절멸)과 산업혁명(가정요리절멸)</strike></div>
<div><br /></div>
<div>청교도가 이렇게 못된겁니다 여러분(웃음)</div>
TZ님의 댓글의 댓글
노히트런님의 댓글
Sloth님의 댓글의 댓글
치질경님의 댓글의 댓글
노히트런님의 댓글의 댓글
실제로 정통 파이의 틀은 딱딱하다고 합니다.
pasta님의 댓글
Sloth님의 댓글의 댓글
<div>영국계가 아닌 다른 유전자는 영국음식을 못견딘게 틀림 없습니다</div>
치질경님의 댓글의 댓글
우류스콰님의 댓글
치질경님의 댓글의 댓글
렌코가없잖아님의 댓글
치질경님의 댓글의 댓글
<div> </div>
muramasa님의 댓글
<div>나:도데체 영국요리는 얼마만큼 맛없는거야?</div>
<div>친구:우리 엄마 요리만큼.</div>
<div>나:Aㅏ....(얘네엄마는 전설적으로 요리 못함...)</div>
치질경님의 댓글의 댓글
로건do님의 댓글
<div>과연 오죽하면 카레가루를 자기네들의 개발 식품이라고 얘기하는 그 브리튼이군요.</div>
<div>그럼 그렇지.</div>
치질경님의 댓글의 댓글
언제나님의 댓글
<div>물론 그런 사람들은 영국에서는 돌연변이입니다.</div>
치질경님의 댓글의 댓글
범고래님의 댓글
치질경님의 댓글의 댓글
NBacon님의 댓글
<div>동네 학교도 기본 단위가 100년으로 시작하는 마당에... 영국의 '전통적인'은 최소한 독보적으로 음식이 구렸던 빅토리안 시대 즈음의 레시피는 되어야 '전통'이라는 딱지가 붙습니다. 그리고 그 시기의 영국 서민과 하층민의 음식은 굳이 말할 필요도 없이 최악이었죠. 전통적으로 하면 당연히 맛이 갈 수 밖에요.</div></div>
<div><br /></div>
<div>그리고 영국하면 맛보지도 않고 그냥 무조건적으로 핵폐기물, 쓰레기 같은 발언들이 계속 보이는데... 20대의 짧은 인생이지만 그 인생의 절반 정도를 그것들을 먹고 자라온 저는 대체 뭐가 되는 걸까요.<img style="margin: 1px 4px; width: 50px; height: 50px; vertical-align: middle" alt="" src="/cheditor5/icons/em/em29.gif" border="0" /></div>
<div><br /></div>
<div>참고로 일상적으로 먹는 파이는 (당연히 구운지 얼마 안되었다느 전제하에)적당히 바삭바삭하니 맛있습니다.</div>
Sloth님의 댓글의 댓글
<div><span style="font-size: 9pt; line-height: 1.5">거기다 우리들은 각종 매체에서 영국인 or 영국요리라는 타이틀을 달고 무슨일이 일어나는가를 과장되게 보고 들었기에 인식이 개편되지 않습니다</span></div>
<div>NBacon님처럼 이미 경험해봐서 아는 사람 아니면 대부분 비슷한 반응을 보일겁니다...</div>
치질경님의 댓글의 댓글
<div> </div>
인생No답님의 댓글
치질경님의 댓글의 댓글
<div><br /></div>
<div><div style="text-align: left"><img src="/data/cheditor5/1510/151021_95e9c6976d3d0baee6497aab98ed36ea_hAs9UnqP1jqHDET.jpg" width="195" height="325" alt="Scan00154.jpg" /></div>
<div> </div><br /></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