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도 느꼈던 거지만, 한국 모바일 게임은 손을 대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2016.02.23 1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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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 시대가 열리고 '앵그리 버드' 등의 초기 모바일게임이 불티나게 팔려나간 이후로, 한국 모바일 게임의 과금유도 방식은 변했습니다.
이전의 피쳐폰 시대 게임이 약 2~3천원 선에서 팔려나가는 것이었다면, 이제는 '게임은 공짜로 하게 해 주지. 하지만 지르지 않을 수 없을걸..?' 로요. 이러한 변화는 어디서나 쉽게 인터넷 접속이 가능하다는 스마트폰의 장점을 기반으로 한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피쳐폰 시대에는 네이버에 접속하는 것도 좀 많이 힘들었고, 다른 사람과 동시에 커뮤니케이션을 하며 게임을 한다는 것은 상상하지도 못 했지요. 그런데 지금 스마트폰 시대의 게임들은 기본이 멀티요, 더 많은 사람들을 알고 있을 수록 이득이 되는 시스템까지 갖춰져 있습니다. 이러한 특성들이 제대로 드러난 것이 카카오톡 플랫폼의 게임들이라고 할 수 있지요.
이러한 변화는, '영웅서기' 와 같은 몇몇 소수의 브랜드 게임만이 잘 팔리던 한국 모바일 게임 시장을 크게 바꿨습니다. 일종의 '모바일 게임 춘추전국시대' 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잠깐 둘러다보면 이전과는 비교하기 어려울 정도의 퀄리티를 지닌 게임들이 뛰쳐나오고, 쥐도새도 모르게 사라지고 있지요. 이건 좋아요. 다양성을 지닌 게임들 중에는 성공하는 게임이 하나쯤은 있을 수도 있을테니까요.
문제는, 이 게임들을 잘 살펴보면 그 근본적인, 악랄한 형식이 변하지 않았다는 겁니다.
앞서 언급했다시피, 현재 한국 모바일 게임의 과금유도 방식은 '게임은 공짜로 하게 해 주겠으나 과연 지르지 않을 수 있을까...?' 로 요약이 가능합니다. 더욱 쉽게 풀어서 말하자면 '게임하는데 드는 노력을 돈으로 살 수 있게 해 주지!' 라고 할 수 있지요. 형식이 조금 다를 수 있겠으나, 거의 모든 게임의 과금형식을 살펴보자면 사실상 그렇습니다.
최근에 제가 했던 모바일 게임은 쿠키런과 크루세이더 퀘스트입니다. 왜 이 2개밖에 없냐면, 2개 다 나름 상위 랭킹까지 찍고 접었거든요. 쿠키런은 흔히 말하는 억대 라인까지, 크루세이더 퀘스트는 상위 1퍼센트 이내 라인까지 하고 접었습니다. 두 게임 과금 없이 모을 수 있는 캐릭터들을 거의 모두 모았고, 과금은 2만원 이내에서 끊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위의 게임들을 제가 하면서 느꼈고, 접었던 이유는 간단합니다. '엥 이거완전 하긴 하는데 뭔가 새로 추가되는건 더럽게 없으면서 수-퍼 노가다를 강요하는 컨텐츠 아니냐..?!' 였죠. 쿠키런 같은 경우는 1~2시간 동안 노오력해서 모았던 골드(게임상 화폐)가 10초만에 무의미하게 증발하는 걸 보고 현자타임이 왔었습니다. 크루세이더 퀘스트 같은 경우는 상위 랭킹에 들기 위해서 4시간마다 꾸준히 게임을 확인하는 것에 질려서 접었지요. 새벽 2시에 자서 6시에 일어나자마자 게임을 켠 다음 다시 잠들었던 적이 수두룩합니다. 이대로 가면 내 삶이 없어지는 느낌이 들어서 접었지요.
여기서 여러분들은 '아니 니가 노력한거랑 한국 모바일 게임에 손대지 않는 거랑 무슨 상관인데?' 라는 의문을 가지실 수도 있습니다. 그에 대한 대답을 하자면, 제가 방금 언급한 노오오력들은 현금을 쓴다면 아주 간단하게 대체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쿠키런의 경우, 제가 1~2시간 동안 핸드폰을 붙잡아서 벌어들인 게임머니는 간단한 지름 몇 번으로 대체가 가능합니다. 크루세이더 퀘스트의 경우, 저 결투장 상위 랭킹에 들 경우 보석(온라인 게임으로 치면 캐시)을 지급합니다. 즉 과금할 의사가 있다면 굳이 결투장을 돌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죠.
이와 같은 '노오력으로 과금을 대체할 수 있게 해 주는' 컨텐츠들은 바꿔 말하면 '과금만 하면 그런 노오오력은 할 필요가 없는' 컨텐츠라고 할 수 있습니다. 차라리 이 정도면 약과죠. 아예 대체가 불가능한, '과금을 해서 얻는 캐릭터들의 성능이 무과금으로 얻을 수 있는 캐릭터보다 월등히 뛰어난' 경우도 있으니까요. 게다가 여기에 가챠성 요소까지 도입한다면...? 상상만 해도 뒷골이 댕기는군요.
문제는 한국 모바일 게이머들, 특히 헤비 과금러들은 이러한 가챠성 요소를 욕하면서도 반긴다는 점입니다(그렇지 않을 수도 있겠지만). 왜냐면, 일단 뽑으면 그만큼 뽑은 값을 해 주거든요. 뽑지 못한 자와 뽑은 자 간의 격차가 눈에 확연히 드러납니다. 거기에서 느끼는 상대적인 우월감은 이와 같은 가챠성 요소가 끊임없이 이어지도록 합니다. 간단히 말해, 가챠성 요소를 도입했는데 돈이 안 됬으면 진작 없어졌을 겁니다. 하지만 보세요. 가챠는 어디에나 존재하잖아요?
요약하자면, 현재 한국 모바일 게임들은 다음과 같은 형태를 띕니다. 일단 가볍게 즐기도록 하여 게이머(라이트 유저)를 끌어들입니다. 그리고 더 재미있거나, 상위의 컨텐츠를 즐기기 위해서는 유저의 노오력이나 과금을 요구하지요. 이때 들어가는 노오오력 요소는 대부분 과금을 통해 대체가 가능합니다. 과금이 필수적인 요소에는 가챠성 요소가 도입되어서, 과금을 한다고 해도 반드시 원하는 결과를 얻을 수는 없지요. 플레이어는 정말 하이엔드급 세팅을 하지 않는 이상 항상 과금의 유혹과 게임에 대한 집착에 시달리게 되고, 이러한 구조는 개선되지 않고 더욱 악랄하게 변해 가고 있습니다. 물론 라이트 유저는 돈을 붓기 전에 떨어져 나갈 수 있겠지요. 상관 없습니다. 게임 서비스 회사 입장에서는 50명의 라이트 유저보다 1~2명의 헤비 유저가 더 많은 돈을 가져다주거든요.
적절한 과금 유도는 게임 회사의 자생을 위해서라도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게임 회사의 제작자들이 땅 파서 벌어먹고 사는 건 아닐 테니까요. 문제는, 그게 어느 정도 적절한 수준에서 이뤄져야 한다는 겁니다. 현재 대부분의 한국 모바일 게임은 그 정도가 너무 심하고, 잘 살펴보지 않으면 과금의 유혹에 매우 쉽게 넘어가도록 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컨텐츠는 뭔가 내는 돈에 비해 부족한 느낌입니다. '컨텐츠 개발에 필요한 자금이 부족하다 - 과금을 유도하자 - 과금을 유도했더니 하는 사람만 하지만 돈은 들어오네? 컨텐츠를 일단 추가는 해 볼까... - 컨텐츠를 추가하긴 했는데 또 돈이 부족하네? - 무한반복' 의 상황이 이어지죠. 컨텐츠가 추가되면 다행입니다. 컨텐츠의 추가 없이 과금유도의 반복 끝에 사라지는 모바일 게임들이 수두룩합니다.
그러므로, 문넷 여러분들은 모바일 게임을 멀리하고 차라리 패키지 게임이나 독서와 같은 건전한 컨텐츠에 손을 뻗으시는 것이 좋습니다. 스마트폰 게임보다는 독서를 습관화하세요. 온라인 게임을 하면 되지 않냐고요? 글쌔요...거기도 문제가 많아서...
1줄요약 : 한국 모바일게임은 컨텐츠 추가는 더럽게 없는 주제에 과금유도가 더럽게 심하므로 하지 않는 것이 여러분의 삶과 지갑에 도움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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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르그이느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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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33
궁상해탈교님의 댓글
<div><strike>게이브 : 그대의 지갑은 이미 내것이라네</strike></div>
카르그이느트님의 댓글의 댓글
사이클론님의 댓글
악질적인 과금유도는 둘째치고 그 수명이 극단적으로 짧은경우가 많아요
카르그이느트님의 댓글의 댓글
리그리츠님의 댓글
카르그이느트님의 댓글의 댓글
아를님의 댓글의 댓글
류카이엘님의 댓글의 댓글
페니시르님의 댓글의 댓글
<div>지르면 지를수록 게임이 편리</div>
산골농장주인님의 댓글
카르그이느트님의 댓글의 댓글
psyche님의 댓글
<div><span style="font-size: 9pt; line-height: 1.5">아니면 </span><span style="font-size: 9pt; line-height: 1.5">저렇게 가는 게 당연하겠죠. 거대공룡이면 몰라도 신작 나부랭이들이 이제와서 고리적 월정액을 할 리도 없고요.</span>
<div><div>
<div>
<div><br /></div>
<div>...</div>
<div>그러니 전 호므므3를 합니다<img src="/cheditor5/icons/em/em4.gif" alt="" border="0" style="width: 50px; height: 50px; margin: 1px 4px; vertical-align: middle" />호므므3 하세요~<img src="/cheditor5/icons/em/em4.gif" alt="" border="0" style="width: 50px; height: 50px; margin: 1px 4px; vertical-align: middle" /></div></div></div></div></div>
카르그이느트님의 댓글의 댓글
잿빛산맥님의 댓글
<div>아직도 확밀아에 돈 쏟아부은거 생각하면 지금도 자다가 지붕을 넘어 공허 우주까지 하이킥 날릴 기세.<img src="/cheditor5/icons/em/em29.gif" alt="" border="0" style="width: 50px; height: 50px; margin: 1px 4px; vertical-align: middle" /></div>
카르그이느트님의 댓글의 댓글
<div><br /></div>
<div>여기까지만 하겠습니다.</div>
리프니안님의 댓글
페니시르님의 댓글
<div>그리고 한국 게임 할거 없고, 외국 게임 할거 없고, 결론 모바일 게임 하지 말자 수준입니다;;;;</div>
<div><br /></div>
<div>일본, 미국, 중국 할거 없이. 돈으로 시간 사는건 특별한것도, 특정 나라만 있는 소스가 아니라</div>
<div>'아무도 그런거 특별하다고 생각 안할 정도로 바닥에 깔린 기본'이라서</div>
<div><br /></div>
<div>글에 요지는 알겠는데 느껴지는게 없습니다;;; 외국게임 해보세요. 진심 똑같은 소리 하십니다</div>
달빛청년님의 댓글
<div><br /></div>
<div>심지어는 해외에선 아직도 현역이거나, 아주 잘 나가는 모바일게임이라도 운영개떡으로 파탄내놓고 장사접는... (예시 - 다음 모바게, 액토즈)
<div><br /></div>
<div><br /></div></div>
소울오브로드님의 댓글
Blueray님의 댓글
<div>블랙 서바이벌은 어차피 과금으로 지를거라고 해봐야 게임 내 스펙과는 전혀 상관없는 스킨 정도고 별이되어라!는 동일 장르 게임들 중에서는 가챠성 요소도 적고 무과금으로도 전 컨텐츠 5% 내 진입이 가능하니까요. 물론 최상위권은 과금전사들의 영역이지만 그거야 어쩔 수 없는거고...</div>
리프니안님의 댓글의 댓글
<div>[단톡방 초대를 노리는 매의 눈]</div>
스테이님의 댓글
카사와키님의 댓글
schwart님의 댓글
초콜릿강정님의 댓글
화이트데이 4400원에 샀는데 아직 왕리얼 난이도는 도전도 못했습니다.
배드애플님의 댓글
지로리님의 댓글
NorNs님의 댓글
AisesiA님의 댓글
타라니스님의 댓글
A.A.L.님의 댓글
데운노트님의 댓글
한걸음님의 댓글
게임 플레이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면 뭘로 사던 상관은 없겠지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