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생수/네타] 해매고 고뇌하는 고구마 주인공을 사랑합니다.
2016.03.25 2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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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기생수 소재는 아닙니다만, 언급중에 피치못하게 기생수의 주요 네타가 등장해서 제목에 달았습니다.
저는 에반게리온의 신지를 정말 싫어했습니다. 지금에서야 여러방면에서 재해석되며
"저 상황 저 성장과정 저 나이치고는 정말 굉장한 놈"이라는 이야기가 많고,
방영 당시에도 이미 그러한 부분을 짚어내시는 분들이 많았겠지만
저는 마냥, 해야할 힘을 가지고 생존과 운명을 정하기에 일반인보다 상대적으로 나은 위치에서 있는,
그리고 영웅이여야 할 주인공이 해매고 고민하는 것이 너무나 꼴보기 싫었습니다.
그리고 뭔가 달라졌다는 것을 깨달은 것은 그때보다 훨씬 시간이 지나 기생수 애니메이션을 보았을때입니다.
객관적으로, 어떻게 봐도 이미 어머니는 살해당하고 눈앞에 있는게 복수해야할, 자신을 죽이려는 괴물임을 아는 주인공은,
자신의 심장에 칼이 박히는 순간까지 현실을 부정하며 고뇌합니다.
"그거 니 엄마 아니야!" "병신아! 죽여 죽이라고!" "도망쳐 병신아!" "뇌가 있냐 없냐?!"
분명 옛날이라면 그랬겠지요. 그런데, 분명 어리석은 행동이긴 하지만 그 행동이... 이해가 가고, 안타깝고,
그리고 그걸 극복해 낸 모습이 너무 멋졌습니다. 그리고 정당한 복수를 이루었을때 그때야말로 '사이다'라고 말할 수 있었습니다.
위의 예시의 경우 옳고 그름에 대한 고뇌라기보다는 받아들이기 힘든 현실에 대한 도피, 그리고 나약함의 표출 그리고 극복이지만
지금의 제가 진정으로 사랑하는 것은 무엇이 옳은지 고통스러운 고민 끝에 행하고 결말을 맞이하는 주인공입니다.
저는 옳고 그름에 고민하는 주인공을 사랑합니다.
옳다고 판단한 것을 위해 잃어가며 선을 행하는 주인공은 멋집니다.
옳았다고 판단하고 저지른 틀린 일을 인정하고 후회하는 주인공을 존경합니다.
그른 것을 고민끝에 진심으로 옳다고 판단하고 나아가는 광인을 미워할 수 없습니다.
그르다고 판단하고도 어쩔수 없다고 포기하고 나아가는 속물은 나 자신의 모습입니다.
고민하면서도 한결같이 옳은 결론을 낼거면서 괜히 또 고민하는 겁쟁이는 사랑스럽습니다.
설령 결말이 최악이더라도 이것이 가상의 이야기이며 현실의 저를 상처입히지 않는 이상, 전능한 관찰자의 시점에 있는 저는,
그가 최선을 다해 최선을 위해, 자신의 신념과 가치관 하에서 그 상황을 보며 고민하고 고통스러워하며 낸 결과를 사랑합니다.
사이다 주인공이 '나쁘다'는게 아닙니다. 그다지 입에 맞지 않을 뿐.
작품 내에서 힘을 얻자마자 돌변해 아무런 고민도 없이 갑질을 하는 주인공도 그럴만한 인물이었으며 그럴만한 상황이라면
그리고 그것이 충분히 묘사되었다면 얼마든지 즐길 수 있고 실제로도 즐기고 있습니다.
심지어 작가가 그것이 옳다는 듯 묘사하고 전개하여도 글을 통하여 자신의 목소리를 전달하는 것이 고대로부터 작가의 권능임을
생각하면 작가 본인의 사상을 (조심스럽게)비판할 지언정 그 행위 자체를 비난할 수는 없습니다.
{정말 안타까운 경우는 작가 본인이 중립적으로 절묘하게 묘사하는데 제 가치관으로는 이해할 수 없는 등장인물의 행동을 정당화,
신성시하는 독자의 리플이지만, 이 또한 (너무 당연하게도) 오히려 제가 틀린걸 수 있으니 이 역시 사실 별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하지만, 작가가 혼신을 다해 묘사한 고민할 만한 이유가 있으며 처절하게 고민하고 고뇌하는 소위 고구마형 답답이들이 미움받는것은...
취향의 문제임을 알지만, 개인적으로는 너무나 서글픕니다.
그냥, 이런 주인공을 사랑하는 독자도 있음을 알아주셨으면 해서 적어봤답니다.
ps. 사실, 상황을 보면 피카레스크인데 작가도 다수독자도 주인공이 옳다고 주장해도 재미만 있다면... 역시 답은 필ㄹㅕ... 웁...읍..
저는 에반게리온의 신지를 정말 싫어했습니다. 지금에서야 여러방면에서 재해석되며
"저 상황 저 성장과정 저 나이치고는 정말 굉장한 놈"이라는 이야기가 많고,
방영 당시에도 이미 그러한 부분을 짚어내시는 분들이 많았겠지만
저는 마냥, 해야할 힘을 가지고 생존과 운명을 정하기에 일반인보다 상대적으로 나은 위치에서 있는,
그리고 영웅이여야 할 주인공이 해매고 고민하는 것이 너무나 꼴보기 싫었습니다.
그리고 뭔가 달라졌다는 것을 깨달은 것은 그때보다 훨씬 시간이 지나 기생수 애니메이션을 보았을때입니다.
객관적으로, 어떻게 봐도 이미 어머니는 살해당하고 눈앞에 있는게 복수해야할, 자신을 죽이려는 괴물임을 아는 주인공은,
자신의 심장에 칼이 박히는 순간까지 현실을 부정하며 고뇌합니다.
"그거 니 엄마 아니야!" "병신아! 죽여 죽이라고!" "도망쳐 병신아!" "뇌가 있냐 없냐?!"
분명 옛날이라면 그랬겠지요. 그런데, 분명 어리석은 행동이긴 하지만 그 행동이... 이해가 가고, 안타깝고,
그리고 그걸 극복해 낸 모습이 너무 멋졌습니다. 그리고 정당한 복수를 이루었을때 그때야말로 '사이다'라고 말할 수 있었습니다.
위의 예시의 경우 옳고 그름에 대한 고뇌라기보다는 받아들이기 힘든 현실에 대한 도피, 그리고 나약함의 표출 그리고 극복이지만
지금의 제가 진정으로 사랑하는 것은 무엇이 옳은지 고통스러운 고민 끝에 행하고 결말을 맞이하는 주인공입니다.
저는 옳고 그름에 고민하는 주인공을 사랑합니다.
옳다고 판단한 것을 위해 잃어가며 선을 행하는 주인공은 멋집니다.
옳았다고 판단하고 저지른 틀린 일을 인정하고 후회하는 주인공을 존경합니다.
그른 것을 고민끝에 진심으로 옳다고 판단하고 나아가는 광인을 미워할 수 없습니다.
그르다고 판단하고도 어쩔수 없다고 포기하고 나아가는 속물은 나 자신의 모습입니다.
고민하면서도 한결같이 옳은 결론을 낼거면서 괜히 또 고민하는 겁쟁이는 사랑스럽습니다.
설령 결말이 최악이더라도 이것이 가상의 이야기이며 현실의 저를 상처입히지 않는 이상, 전능한 관찰자의 시점에 있는 저는,
그가 최선을 다해 최선을 위해, 자신의 신념과 가치관 하에서 그 상황을 보며 고민하고 고통스러워하며 낸 결과를 사랑합니다.
사이다 주인공이 '나쁘다'는게 아닙니다. 그다지 입에 맞지 않을 뿐.
작품 내에서 힘을 얻자마자 돌변해 아무런 고민도 없이 갑질을 하는 주인공도 그럴만한 인물이었으며 그럴만한 상황이라면
그리고 그것이 충분히 묘사되었다면 얼마든지 즐길 수 있고 실제로도 즐기고 있습니다.
심지어 작가가 그것이 옳다는 듯 묘사하고 전개하여도 글을 통하여 자신의 목소리를 전달하는 것이 고대로부터 작가의 권능임을
생각하면 작가 본인의 사상을 (조심스럽게)비판할 지언정 그 행위 자체를 비난할 수는 없습니다.
{정말 안타까운 경우는 작가 본인이 중립적으로 절묘하게 묘사하는데 제 가치관으로는 이해할 수 없는 등장인물의 행동을 정당화,
신성시하는 독자의 리플이지만, 이 또한 (너무 당연하게도) 오히려 제가 틀린걸 수 있으니 이 역시 사실 별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하지만, 작가가 혼신을 다해 묘사한 고민할 만한 이유가 있으며 처절하게 고민하고 고뇌하는 소위 고구마형 답답이들이 미움받는것은...
취향의 문제임을 알지만, 개인적으로는 너무나 서글픕니다.
그냥, 이런 주인공을 사랑하는 독자도 있음을 알아주셨으면 해서 적어봤답니다.
ps. 사실, 상황을 보면 피카레스크인데 작가도 다수독자도 주인공이 옳다고 주장해도 재미만 있다면... 역시 답은 필ㄹㅕ... 웁...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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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24
psyche님의 댓글
<div>에바 신지는 걍 처음부터 끝까지 답이 없잖아요<img src="/cheditor5/icons/em/em29.gif" alt="" border="0" style="width: 50px; height: 50px; margin: 1px 4px; vertical-align: middle" /><strike>정확히는 답이 있을 줄 알았는데 낚였지요</strike>
<div>신지가 아니라 에바 어른(웃음)들과 세계관, 스토리 전개/결말 자체가 핵노답; </div>
<div>괜히 안티 팬픽이 그렇게 쏟아진게 아니다 싶죠; 이해해줘서 될 일이 아닌 애들;;;</div>
<div><span style="font-size: 9pt; line-height: 1.5">그리고 지금 나오고 있는 극장판은 해결을 해 주............ 노 코멘트죠</span><img src="/cheditor5/icons/em/em9.gif" alt="" border="0" style="font-size: 9pt; line-height: 1.5; width: 50px; height: 50px; margin: 1px 4px; vertical-align: middle" /></div></div>
Exusia님의 댓글의 댓글
psyche님의 댓글의 댓글
<div>작품이 에반게리온이죠...<img src="/cheditor5/icons/em/em4.gif" alt="" border="0" style="width: 50px; height: 50px; margin: 1px 4px; vertical-align: middle" /></div>
River님의 댓글의 댓글
...문제는 시청자들은 화면에 나오는 소년소녀가 자신들처럼 괴롭히면 아파서 주저앉는 애들이길 바란게 아니라 싸대기를 날려주는 근성가이 히어로이기를 기대한다는거;;
Exusia님의 댓글의 댓글
psyche님의 댓글의 댓글
<div>자식을 지키는 최전선이 부모인데, 부모가 주적;ㅡㅡ;</div>
Exusia님의 댓글의 댓글
바루스님의 댓글의 댓글
Exusia님의 댓글의 댓글
psyche님의 댓글의 댓글
서부님의 댓글
칼맛별이란 작가가 항상 그런주인공만 쓰다보니 완전 팬이됫죠..너무 암율하단 평이 많긴하지만..
Exusia님의 댓글의 댓글
항상여름님의 댓글의 댓글
서부님의 댓글의 댓글
마음착하던사람이 아우터갓으로서의 자기 본성을 께닫고 지구를 멸망시킨다던가..
로리흡혈귀히로인이 허무하게 죽는데 주인공이 복수도 안한다던가... 참 암울하죠
형광등님의 댓글의 댓글
서부님의 댓글의 댓글
아우터갓=드래곤포비아 현대코스믹호러게임판타지물 출판작입니다.
둘다 네이버북스나 북큐브등에서 대여,구입해서 볼수있습니다.
로리흡혈귀히로인=워록사가 문피아 연재작입니다. 광팬이고 위의 2개는 나름대로 납득하지만 로리흡혈귀히로인을 죽인건 지금도 납득할수가없....
황룡신극님의 댓글
<div>솔직히 그런 어처구니 없는 상황에서 제대로 대처하는게 일반인으로 생활한 주인공들에게 이상한 거겠죠.(자기 엄마가 괴물이 됬다면 웬만한 자식은 무조건 부정할테니까요.)<span style="font-size: 9pt; line-height: 1.5"></span></div>
<div><span style="font-size: 9pt; line-height: 1.5">뭐, 그런 작품들의 이 맛을 모르면 제대로 작품을 못 읽은 거라는 것을 요즘 깨달았습니다.</span></div>
Exusia님의 댓글의 댓글
blaky님의 댓글
Exusia님의 댓글의 댓글
coNNECTed님의 댓글
그리고, 안티물을 극혐하는 제가 유일하게 안티물을 인정하는 작품이 에바입니다.
Exusia님의 댓글의 댓글
NBacon님의 댓글
Exusia님의 댓글의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