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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점에 절망해서 극단적인 방법까지 생각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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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바르렌야입니다.
혹은 '렌' 이라고 부르셔도 됩니다.



중간고사도 거의 끝나가고 있는 상황에서 전 절망했었습니다.

1, 2학년 학점관리가 안됐을 뿐더러 지금 시험도 거의 망쳤기 때문이죠.



시험기간이 거의 다가올 때까진 공부 안 하고 자신만만해 하다 막상 코 앞까지 닥쳐오자

허둥지둥 거리며 결국은 외울 것도 못 외우고 시험 볼땐 시험지에 쓸 게 없었습니다.



과거의 '나'를 탓해봤자 이미 엎질러진 물이자 자기방어에 불과했고, 

낮은 학점으로 나중에 졸업하고 난 후 어떻게 살아갈 지에 대해 생각하니 눈 앞이 깜깜했습니다.



결국엔 극단적인 방법이 떠올랐고 전 아버지께 얘기했습니다.

'재수' 하고 싶다고 말이죠.



예상대로 반대하셨습니다.

그래서 전 '이미 마음을 굳혔고 내일부터라도 필요없는 걸 모두 버리고 공부에만 매진하겠습니다. 이미 구석까지 몰린 제겐 이 방법 밖에 떠오르지 않아요.' 라고 말했죠.

하지만 아버지께선 단호하게 말씀하셨습니다.





"중학생 때 부터 쭉 그렇게 살아온 네가, 내일 갑자기 습관을 바꿀 수 있을 것 같니? 설사 그렇게 된다 쳐도, 재수 준비하는데도 시간이 엄청 걸리며 좋은 대학을 갈 수 있다는 보장도 없는데?"



"지금 재수를 해서 대학에 들어가 졸업해도 취업 준비를 할 땐 네가 30대가 될 텐데, 오히려 기업은 그런 사람을 더 받아주지 않을 거란다."



"'학점'을 바꿀려고 '대학'을 바꾸겠다는 생각은 단단히 잘못 되었어."





다 맞는 말씀이었습니다.

하지만 전 쓰레기 같은 학점을 '재수' 말곤 어떻게 할 방법이 도저히 떠오르지 않아 고개를 푹 숙였습니다.

거기에 아버지는 덧붙이시길,





"학점에 크게 연연하지 마라. 네가 학점을 어떻게 받는지는 신경 안 쓰겠다. 나중에 몇 학기를 더 다녀서 학점을 고치든 장학금을 못 받든 일단 대학은 졸업해라. 그 이후에 네가 원하는 일을 찾으려는 노력을 하는 게 더 좋은 거야. 재수를 하면서 실패해 모든 걸 잃는 것 보다..." 





...돌이킬 수 없는 실수를 저지를 수도 있었습니다.

아버지께서 그 때 절 막은 게 나중에 가면 갈수록 감사하다고 느껴질 것 같아요.

과거를 없던 일로 치고 잊으려는 건 어리석은 행위이고, 지금을 살면서 고쳐가야 하는 게 맞으니까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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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19

MISTE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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훌륭한 아버님이시군요. 존경스럽습니다. 

<div>젊은이들에게 학벌학점이 우선시되는 세상인데 아버님의 지혜와 말씀이 참 와닿습니다.</div>

바르렌야님의 댓글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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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대학생들 가르치는 학원 강사시기도 하니 그들의 입장을 더 잘 이해하시는 걸 수도요.

리스타토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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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학년 재수는 무리가 있습니다. 석사 따도 학사 점수 보고....&nbsp;

<div>학점 낮아도 충분히 복구 가능하며, 사람 하기 나름입니다. 저도 학점 낮은데 국내 TOP 대기업 서류 통과하고 면접 보고 했습니다. 전 문과지만 공대시라면 더욱 이점이 있겠죠?&nbsp;</div>

바르렌야님의 댓글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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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 말씀도 비슷하셨고 납득됐습니다.



리스타토님 글 보니 위안이 되네요, 감사합니다.

유령p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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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대, 간호대 등 특정대학을 위해 재수를 하는 거면 몰라도, 단순히 학점 때문에 이 시점에 재수를 한다는 건 무립니다.<br />재수강, 계절학기를 수강하거나, 학점 말고 다른 거로 커버하면 됩니다. 쉽진 않습니다만 (...)<br />

바르렌야님의 댓글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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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상황이 이렇게 된 게 자업자득이니, 어려운 길이어도 걸어가야겠죠.

료호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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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점이 낮아도 영어실력이 좀 되면 대학원정도는 들어갈 수 있습니다.

바르렌야님의 댓글의 댓글

아스트랄로피테큿스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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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아버님이시네요. 확실히 목표가 의대거나 아예 4년제를 포기할게 아니면 이상 중도 재수는 정말 아닙니다. <br />신입사원 채용에 있어서 상당히 관대한 일본도 대졸 신입 30 이상은 많이 꺼려해요...<br />저도 2학년 폭망하고 군대 포함 4년 쉬면서 복학했는데, 3학년 1학기부터 그럭저럭 성적이 나와서 어떻게든 커버가 됩니다.<br />

바르렌야님의 댓글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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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아버지도 비슷하게 말씀하셨고 지금을 더 열심히 해야 겠네요.

폭탄테러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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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br />어떻게해도 최종학점이 3.5이하고, 이공계라면 대학원 추천합니다.<br />......단, 교수님과 연구실은 신중하게 골라야죠.<br /><br />그리고 기업들 중에서 [학점이 올라가는 것]을 중요시하는 기업도 있습니다.<br /><strike>자소서에 학기마다 성적쓰라고 귀찮게하죠.</strike></p>

바르렌야님의 댓글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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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언 감사합니다.



제 상태에 맞는 진로를 찾는 게 확실히 더 현명한 방법일 것 같네요.

하늘기사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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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 이야기가 아니라서 뭐라 해드리고 싶은 말이 많은데...아무 말도 못하겠습니다.



저도 1,2학년 학점 진짜 완벽하게 말아먹고, 3학년 때부터 잘해보자 생각했는데 정작 이번주 시험이 끝나고 돌아보니 또다시 제자리표네요......



계절학기로 메꿔도 최종학점이 3점 이상 나올순 있을지 진지하게 걱정됩니다. 1학년때 학사경고까지 받을 정도로 놀아버렸고, 작년에는 나름 열심히 한다고 했는데 복학한 탓에 학교 분위기 적응 못하고 어느 순간 탱자탱자거리다가 또 2학년을 망치고......



이제 2년도 채 안 남았는데 암담하네요. 가뜩이나 문과는 취직하기 어려운 세상인데.

바르렌야님의 댓글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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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와 비슷한 처지시네요.



저도 고치려는 노력을 하겠듯이 하늘기사님도 힘내시길 바라겠습니다.

카니아드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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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안되면 공무원 준비하시면 됩니다 &nbsp;<span style="font-size: 9pt; line-height: 1.5">학점 전혀 안보거든요</span>

<div>아예 학점 신경안쓰고 졸업만 할수있게끔 하면서 지금부터 공무원 준비하는것도 방법이죠<span style="font-size: 9pt; line-height: 1.5"></span></div>

<div><strike>제가 그랫거든요</strike></div>

바르렌야님의 댓글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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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도 있겠네요.



감사합니다.

제르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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윗분이 말씀해 주신것에 약간 첨언하면,<br />공무원도 학점을 안보고 요즘 공기업들도 학점은 안보는걸로 압니다(작년에 공기업 준비할때 정부 정책으로 학점 안보는 곳도 있더군요)<br />공기업이나 공무원을 준비하신다면 자격증과 영어를 준비 하셔서 <br />취업준비를 하시는 것은 어떨까 싶습니다.<br /><br /><br />

바르렌야님의 댓글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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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언 감사합니다.



자격증이 학점을 대신해 도움이 될 수 있으니 노려야겠죠.

필라멘트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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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아버님께서 참 현명하신 분이시네요.. 어려운 일 있을때마다 조언을 구하시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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