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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타?/wod] 테크노크라시에 대해 잘 아는 분들께 궁금한 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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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는 사람은 다 아는 거지만 19세기 제국주의 시대는 인류사에 있어서 '가장 발전이 빠르게 이루어진 시기'와 '수 많은 사람들이 극소수의 사람들을 위해 희생된 시기'라는 두 가지 특징이 있죠.



만국박람회로 대표되는 과학기술과 철학 등등의 발달로 벨 에포크라 부르며 인류가 '계몽' 될 가능성을 보여준 시기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유럽과 북미의 중산층 이상'이라는 전체 인류에 비하면 극소수에게나 해당되죠.



나머지 인류, 서구권의 하층민들과 그외 대다수 식민지의 극소수 최상류층을 제외하면 기존 문화 및 주권의 파괴, 경제적인 수탈과 착취, 차별과 멸시에 의한 자존심의 상처로 뒤범벅이 되었고요.(물론 이 시기에 발달한 과학기술의 혜택을 이들 역시 받기는 했지요. 하지만 그것이 이들이 받은 고통의 대가라고 믿기는 힘듭니다.)



그런데 나무위키의 테크노크라시 항목을 보면 바로 이 시기 빅토리아 시대를 테크노크라시가 승리를 확정하고 Reginald Proctor라는 천재 마법사가 세계를 통합하려는 계획을 세우려고 하는 등 테크노크라시의 전성기로 묘사하더군요.(물론 진지빨면 진정한 전성기는 현대겠지만 전성기의 시작이라는 의미에서요.) 영국 제국주의 만행이 극에 달했던 시기를 이끌었던 빅토리아 여왕을 위대한 테크노크라시 마법사라고 추켜세우고요.(물론 진짜로 그 시기를 이끈건 영국의 총리들이지만 일단 나무위키 서술이 그러니까요.)



제가 나무위키를 별로 신뢰하지 않아서(특히 이런 번역해서 올린 듯한 서술은) 직접 룰 북을 읽으신 분들에게 묻고 싶습니다. wod의 세계관에서 하층민들이 열살 때부터 최저임금도 받지 못하고 죽도록 일하다가 탄광의 석탄가루가 몸에 쌓여 젊은 나이에 골골대다 죽고, 아프리카의 수 많은 사람들이 제국주의 열강( 즉 테크노크라시가 지배하는 국가들 )에 의해 조종당해 그들의 이익을 위해 죽어가고, 아시아의 수많은 경제적, 문화적 자원들이 유럽으로 강탈당한 것에 대한 테크노크라시의 책임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그리고 진짜로 이 시기에 대한 wod의 테크노크라시 룰북에서 보는 관점(다른 초자연체나 메이지, 이질적 동맹이 아니라)이 어떤지 묻고 싶습니다.



좀더 자세히 말하면 아바타 스톰 전과 후 어느쪽이건 혹은 양쪽 다의 시점에서 19세기 제국주의 열강( 테크노크라시가 지배하는 국가 )이 비 제국주의 열강 국가들에 입힌 피해를 어떻게 받아들이는지 입니다. 인류 계몽을 위한 어쩔 수 없는 희생? 네판디가 될 예정이었던 자들 때문에 생긴 망동? 애초에 그런 건 중요하지 않고 자신들(제국주의 열강)의 국민들의 이익이 더 중요하다? 혹은 미개하고 미신적인 초자연체나 섬기는 자들에게 자비는 없다? 이 때 희생이 컷지만 테크노크라시의 과학기술을 선사해 주었으니 쌤쌤?



나무위키 서술만으로는 도저히 알 수 없어서 질문합니다. 애초에 이런 문제에서 나무위키는 별로 신뢰가 안 가니까요.



어떻게 생각해도 이 시기는 인류의 5%에서 많아야 15%나 될 자들이 기차 타고 사진 찍게 해주려고 나머지 인류가 착취당하던 시대라서 말이죠. 물론 이 때의 과학기술 발전을 통해 지금 우리가 잘 먹고 잘살고 있으니 무조건 부정하자는 건 아닙니다. 하지만 심지어 이 때 유니언의 대마법사 세계를 통합하자는 계획까지 진행했다는 서술을 보고 의문이 들더군요. 화이트울프는 이 빅토리아 시기가 자기들(서구권) 이외의 국가들에게도 그렇게 멋진 시기였다고 생각하는 건가? 하고요.



WOD가 편견의 게임이고 완전히 같은 사건에 대한 의견이 서로 반대인(노이만의 죽음 같은 거), 심지어는 세계 그 자체에 대한 관점마저 룰북마다 다른 세계관인건 압니다. 즉, 저는 이 문제(정확히는 희생)에 대한 테크노크라시의 관점이 궁금한거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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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6

Psellos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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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v>재미있는 주제로군요. 흥미로운 논의가 될 것 같네요.&nbsp;</div>

<div><br /></div>본래는 이것보다 훨씬 긴 분량의 논설이 필요하겠지만 지금 회사에 있으니까 최대한 빨리 간략하게 답해드리자면,&nbsp;



<div><br /></div>

<div>1. '물론 진짜로 그 시기를 이끈건 영국의 총리들이지만'이라는 단서는 하등의 의미가 없습니다. WoD와 현실은 동치가 아니니까요. 테크노크라시 룰북에서는 빅토리아 여왕이 '다에달리안이었는가, 아니면 평범한 수면자였는가?'로 의견이 갈리지만, M20에 들어 아예 오더 오브 리즌의 대과학자로 확정해 버렸으니까요. 현실 역사에서야 빅토리아 여왕이 좀 심하게 말해 영제국의 얼굴마담일 뿐이고 실질적인 리더는 글래드스톤이나 디즈데일리와 같은 불세출의 총리들이었만, WoD에서는 빅토리아 여왕과 그가 Grand Housecleaning을 통해 재조직한 테크노크라시가 영제국의 성립과 발전, 그리고 번영에 결정적인 공헌을 했습니다.&nbsp;</div>

<div><br /></div>

<div>2. 제국주의의 폐해에 대한 테크노크라시의 책임이요? 적어도 간접적으로 물을 수는 있을 겁니다. 극소수의 예외를 제외하고는 테크노크라시가 제국주의의 첨병으로 활동하지는 않았지만, 당대 서구의 제국주의는 상당 부분 오더 오브 리즌/테크노크라시 덕분에 성립될 수 있었던 것이니까요. 산업혁명의 경우도 마찬가지인데, 우리가 알고 있는 산업혁명의 폐해는 결과론적으로는 순전히 수면자들의 무지와 탐욕에 의해 일어난 사태에요. 하지만 산업혁명을 가능하게 만든 기계를 보급하고 글로벌한 투자를 행한 것은 테크노크라시였으니 결국 원인 제공자로서의 책임에서 완전히 벗어날 수는 없겠지요. 산업혁명의 폐해가 얼마나 극심할지 심지어 신디케이트조차 예상하지 못했으니 이는 오만이나 판단 착오였다고도 할 수 있겠군요.&nbsp;</div>

<div><br /></div>

<div>3. 디멘셔널 아노말리 이전과 이후 모두 제국주의에 대한 테크노크라시의 공식 파티 라인은 "책임을 통감하고 뼈저리게 반성하며 과거의 과오를 바로잡기 위해 노력한다"입니다. 룰북을 읽어보면 16세기 이후 제국주의 시대 오더 오브 리즌/테크노크라시에 대한 현대 테크노크라시의 태도를 잘 알 수 있습니다. 결코 긍정적으로 바라보지 않아요.&nbsp;</div>

<div><br /></div>

<div>4. 인류 계몽을 위해 어쩔 수 없는 희생이었다고 생각하는 테크노크라트도 있고, 어쩔 수 없는 희생 따위는 없고 그냥 우리가 잘못한 거라고 생각하는 테크노크라트도 있습니다. 십인 십색이라는 말에서 알 수 있듯이 애초에 개인별로 다양한 스펙트럼과 뷰포인트가 있는데 그걸 하나로 몽땅 싸잡아 이렇다고 규정할 수는 없는 노릇이지요. 그리고 18~19세기 테크노크라트들이 유럽 열강의 제국주의 팽창정책에 대해 어떻게 생각했는지는 또 모를 일이죠. 다만&nbsp;<span style="font-size: 9pt; line-height: 1.5">M20룰북에서 언급되는 간접적인 암시를 통해 추측해 보자면,</span><span style="font-size: 9pt; line-height: 1.5">&nbsp;인류 계몽을 위해 오랜 기간에 걸쳐 치밀하게 준비한 계획이었고, 제국주의가 입힌 피해는 부수적 피해였다고 생각했다고 봅니다. 물론 제국주의의 만행에는 네판디가 거의 확정적으로 개입했을 거고요.&nbsp;</span></div>

<div><br /></div>

<div>5. 죽음의 원인에 대해 트레디션과 테크노크라시 양측의 의견이 엇갈리는 인물은 폰 노이만이 아니라 앨런 튜링입니다. 폰 노이만은 SoE측 대과학자에요.&nbsp;</div>

<div><br /></div>

<div>6. 종합적으로,&nbsp;<span style="font-size: 9pt; line-height: 1.5">서구권 WoD 플레이어들이 테크노크라시에 대해 하는 유명한 말이 있습니다. 테크노크라시는 "Glory of our fathers"의 표상이지만 동시에 "Sins of our fathers"의 상징이기도 하다고요. 마치 야누스의 얼굴처럼 영광과 죄책감의 양면성을 모두 지니고 있다는 뜻이죠.</span></div>

<div><span style="font-size: 9pt; line-height: 1.5"><br /></span></div>

<div><span style="font-size: 9pt; line-height: 1.5">7. 마지막으로, 극좌 성향 TRPG 회사인 화이트 울프/오닉스 패스가 빅토리아 제국주의 시대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할 턱이 있겠습니까? 그럴 리가요. 당장 WoD 작가진부터가 속된 말로 "히피 반문화 좌빨"들로 이루어져 있는 판국인데.&nbsp;</span></div>

검은불길님의 댓글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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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그 내용은 알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서술에 따른면 빅토리아 여왕이 이끌었다고 쓴거고요. 결국 이 때 발생한 희생에 대한 책임은 전부 빅토리아 여왕이 책임져야 한다는( 무슨 여왕이 직접 식민지인들을 마법으로 학살했다는 의미가 아니고 총책임자로서의 의무 말입니다. ) 것으로 볼 수 있겠군요.



<div><br /></div>

<div>사실 위 글에서 제가 지적한 문제는 그렇게 빅토리아 여왕과 테크노크라시가 일으킨 번영이 어디까지나 수많은 희생에 의한 것이라는 점이고요.</div>

<div><br /></div>

<div>2. 결국 소수의 테크노크라시를 제외하고 대부분의 테크노크라시는 좋은 의도로 이것저것 만들어주니까 수면자들이 탐욕으로 범죄를 저질렀다는 것인데......</div>

<div>또다른 의문으로 1.에서처럼 각국의 정부 특히 왕실이 테크노크라시라면 애초에 내정과 외교 정책을 그들의 의도대로 진행했을 텐데 이것의 책임은요? 수천 년동안 자기 주권을 유지하던 나라들을 교묘한 계획과 정부 주도의 정책(동인도 회사 같은)으로 빼앗은 것이 전부 수면자들의 탐욕을 예상 못한 실수입니까? 그럼 진짜 지도층들은 왜 그걸 막지 않았죠? 아니 애초에 그런 계획을 세우고 주도했던 것들이 수면자인가요, 테크노크라시인가요?</div>

<div><br /></div>

<div>그리고 기계를 보급하고 글로벌한 투자를 행한 것이 테크노크라시지만 폐해는 수면자들 탐욕 때문이니 책임은 간접적이란 부분이 좀 헷갈리네요. 그럼 회사를 세우거나 뒤에서 움직이면서 하는 진짜 지배자들은 어떤 걸 지시하는 건가요? 노동자들이 지옥같은 생활을 하면서 고대의 노예보다 조금 나은 수준의 삶을 구가한 것은 중간 관리자들이나 얼굴 마담들이 멋대로 한 건가요? 만약 그렇다면 그 놈들을 갈아 치우지 않은 책임은요? 애초에 모든 경제적 계획과 기술적 발전을 주도한 것이 테크노크라시나 그 영향령 하인 세계관에서 범 세계적으로 발생한 문제의 책임이 간접적이라는 것이.....</div>

<div><br /></div>

<div>좀 말이 뒤섞였는데 간단히 말해 애초에 그런 방향성을 가진 정책과 계획을 세우고 이끌었고 진행되는 과정을 보면서 미신을 몰아낸 이성의 승리라고 자축하며 이득을 마음 껏 누렸는데 책임이 간접적이라는 것이 헷갈립니다. 계획을 세우고 진행시켜서 성과를 올렸으면 책임도 져야 하지 않나요?</div>

<div><br /></div>

<div>3. 공식 룰북의 입장은 그렇군요. 하지만 여전히 서구권 국가 주도로 간접적, 직접적으로 이루어지는 각국의 고유 문화 말살은 어떻게 받아들이나요? 그리고 노력하는 방향성이나 예시가 혹시 있나요?</div>

<div><br /></div>

<div>4. 물론 방향성은 다 다르겠죠. 그러고 보니 현재 세계 각국(특히 비서구권)의 테크노크라시들은 그 '부수적 피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요?</div>

<div><br /></div>

<div>그리고 현재도 서구권 국가들에 의해 간접, 직접적으로 이루어지는 문화적 침탈과 경제적 수탈에 대한 비 서구권 테크노크라시들의 공식적, 비공식 입장은요?</div>

<div><span style="font-size: 9pt; line-height: 1.5">어쨌건 같은 테크노크라시니까 당연한 것? 원래 자신들 영역에 쳐들어 와서는 상관 노릇하는 것에 대한 불만?</span></div>

<div><br /></div>

<div>또하나 정말 18세기나 19세기 얘들이 어떻게 생각했는지 정말 나온 룰북이 없나요? 과거를 다룬 룰북도 여럿 있다고 들었는데요.</div>

<div><br /></div>

<div>그리고 부수적 피해가 사실상 인류의 절대다수였는데 그게 부수적 피해면 본격적인건 뭔지.....(솔직히 이건 화이트 울프가 어쩔 수 없이 서양 시점에서보다보니 아무리 넒은 관점에서 보려 해도 생기는 한계 아닌가 하는 의심까지 드네요. 서구권 국가에서는 부수적이라고 할 수 도 있으니.) 물론 그쪽에서 보면 미신에 시달리던 절대 다수의 인류를 계몽하려다 보니 생긴 피해라고 하겠지요.(진짜로 패러다임을 믿으면 효과가 발생하는 이 세계관에서 미신이라는 관점이 정확한가는 작품 외적인 논쟁은 냅두죠.)</div>

<div><br /></div>

<div>그리고 가끔 보면 화이트 울프가 인류에게 좋은 일은 전부 테크노크라시(서구 중심 현대적 패러다임) 덕! 나쁜 건 전부 네판디에 의한 우리(서구 중심)가 예상치 못한 실수! 라는 식으로 떠넘긴다는 생각까지 드네요. 저 둘이 실제하는 조직이 아니라 어디까지 화이트 울프가 창작한 집단이니까요. 설령 그런 의도가 아니더라도 꼭 서구권으 어디까지나 좋은 의도였는데 몇몇 애들(네판디)이 자기 욕심 때문에 '조금' 나쁜 짓을 한 것이라는 서구 쪽의 관점 같아서요.</div>

<div><br /></div>

<div>5. 그건 제가 착각한 거 맞습니다.</div>

<div><br /></div>

<div>사실 이쯤 되는 트레디션이나 이질적 동맹들의 입장도 궁금하기 하군요. 뭐, 왠지 감은 잡힙니다만.</div>

검은불길님의 댓글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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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번하고 7번 추가하신 것 보고 대충 감은 잡았습니다. 사실 위의 5개보다 더 빨리 감은 잡히네요.



<div><br /></div>

<div>그런데 이렇게 보면 결국 단일화되는 세계 문화와 현대사회의 중심(기계 기술, 생명 공학, 정부 기관, 기업 경제, 첨단 군대)을 모티브로 삼은 얘들을 적으로 삼고 그에 의해 말살되는 소수 문화(동양 철학, 일신교, 쾌락 컬트, 샤머니즘, 윤회 사상, 중세 마법, 유사 과학, 자연 숭배, 자유 네트워크)를 주인공으로 삼았음에도 결국 그런 현대문화의 우월성과 효율성을 어쩔 수 없이 인정해나가는(화이트 울프가 테크노크라시의 장점이나 좋은 점을 서술하는) 모습이 뭐랄까.....진짜 메이지 디 어센션 그 자체네요.</div>

Psellos님의 댓글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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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퇴근해서 집에 도착했습니다. 이제서야 좀 토론을 계속해볼 시간이 나겠군요.&nbsp;



<div><br /></div>

<div><div>1. 님이 지적하고자 하는 문제가 무엇인지는 당연히 잘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제가 이 장문의 논의를 하고 있는 것이고요. 참고로 빅토리아 여왕이 제국주의의 원흉이었다는 음모론은 서구에서는 실재하는 음모론입니다. 애당초 테크노크라시 설정 자체가 다양한 그림자 정부 관련 음모론을 토대로 만들어졌기도 하고요 - 구체적으로 어떤 음모론conspiracy 기반인지 여기서 일일히 설명하지는 않겠습니다만 -.&nbsp;</div>

<div><br /></div>

<div>2. 식민지 착취 계획을 수립한 것은 테크노크라시가 아닙니다. 물론 식민지 정책을 계획하고 결정한 인물들 중에 테크노크라트가 상당수 있었겠지만, 그것이 테크노크라시 전체의 정책적 방침이었다고 일반화하는 것은 넌센스입니다. 정확히 말해 감수할 만한 피해라고 생각하고 묵인했다가 옳겠지요. 테크노크라시가 뭐가 아쉬워서 제국주의를 적극적으로 반대했겠습니까? 그게 인류 계몽을 위한 자신들의 구상에 부합하는데. 가령 님이 위에서 예시로 든 동인도 회사가 아니었다면 아시아의 근대화가 과연 그렇게 신속하게 진척되었을까요? 19세기 테크노크라트의 눈에는 비록 여러 부작용을 수반할지언정 인류 계몽을 위한 합리적인 수단이라고 보였을 겁니다. 물론 이들의 정당화가 현대인의 관점에서 보기에 타당한가, 그리고 묵인과 방조도 결국 공범이 아니냐는 성토에서 자유로울 수 있느냐는 별문제이지만요. 그리고 테크노크라시라고 해서 자신들의 직할이 아닌 모든 회사와 기업과 공장을 하나하나 일일히 통제하고 좌우지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과거에도 현대에도 세계 대부분 기업의 회장은 테크노크라트가 아닌 평범한 수면자입니다. 사실 테크노크라시는 어지간히 중요한 대기업이 아닌 이상 기업을 직접 운영하기보다는 내/외부적 영향력을 행사하거나 정책을 결정하여 자신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이끌어나가는 것을 선호합니다. 수면자 대리인을 회장 자리에 앉히고 본인은 이사회에 들어가서 기업을 원격 조종하는 경우도 많지요. 기업이 경제와 산업과 문화의 형성과 활성화에 아무리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고 해도 테크노크라트는 겨우 일개 기업의 경영에 일일히 신경쓰기에는 너무나 바쁜 사람들이니까요. 한 마디로 요약하자면, 테크노크라시는 경제를 거시적으로 통제하는 데 주안점을 두지 모든 사업체를 일일히 미시적으로 제어하는 데에는 큰 관심이 없습니다. 워낙 문제를 거시적으로 바라보고 해결하려는 사람들이니 산업혁명의 폐해는 그것이 유럽 전체로 확산되기 전까지는 런던을 중심으로 한 영제국의 일부 산업도시에 국한된 지엽적인 폐단일 뿐이라고 판단했을지도 모를 일입니다. &nbsp;</div>

<div><br /></div>

<div>3. 서구권 국가들이 각국의 고유 문화를 현재진행형으로 말살한다고요? 뭐 그런 식의 해석도 가능하기는 하겠군요. 실제로 서구의 진보적 좌익 세력의 성찰과 식민지 민족주의자들의 비판 덕분에 대중적으로도 어느 정도 보편화된 견해이기도 하고. 그와는 별개로 전 딱히 일원적 단일화와 문화의 획일화가 나쁘다고 생각하지 않지만요. 테크노크라시가 옛 과오를 바로잡고 피해를 보상하기 위해 하는 노력이야 뭐 뻔하죠. 경제 발전, 문화 진흥, 선진 문물과 과학기술의 보급, 대중 교육, 제도적 혁신, 사회적 의식 개혁과 자유민주주의와 만민평등주의의 전파 등입니다. 테크노크라시의 목표와 이상 중 하나는 세계의 일원적 통합이며, 예나 지금이나 토착 문화의 보존 또는 다양성의 촉진은 테크노크라시에게 있어 그다지 큰 관심사가 아닙니다.&nbsp;</div>

<div><br /></div>

<div><span style="font-size: 9pt; line-height: 1.5">4. 테크노크라트마다 가치관 내지 방향성이 다 다르니까 그런 질문은 의미가 없다는 뜻입니다. 그리고 이미 위에서도 해명했듯이 화이트 울프는 님이 생각하는 그런 회사와는 거리가 멉니다. 룰북에서 현대 서구 문명을 얼마나 가열차게 까는데요. 그리고 위에서부터 계속 느끼는 거지만 님은 서구와 제국주의 시대 및 벨 에포크에 대한 견해가 저와는 조금 다른 것 같은데, 이는 주제 외적인 문제이니 일단 제쳐두죠.&nbsp;</span></div>

<div><span style="font-size: 9pt; line-height: 1.5"><br /></span></div>

<div><span style="font-size: 9pt; line-height: 1.5">5. 본론으로 돌아가서 님의 의문에 답해드리자면, 비 서구권 테크노크라트의 공통되는 견해는 '우리의 사적인 앙심이나 악감정이 테크노크라시의 대의를 저해해서는 안 된다'입니다. 가령 중화권 신디케이트 멤버들은 아편전쟁과 영토 할양 및 중국 반식민지화의 악몽을 잊지 않고 있으나, 그것이 이들이 서구권 테크노크라트를 증오하거나 유럽 테크노크라시의 정책에 반기를 들게 만드는 계제가 되지는 못합니다. 전 인류의 승천Empowerment이라는 테크노크라시의 코스모폴리탄적 대의는 개인, 민족, 국가보다 우선합니다. 애당초 과거의 원한이나 민족 감정이나 애국심 때문에 불평 불만을 품고 갈등을 빚거나 물의를 일으킬 사람이라면 테크노크라트가 되지도 않았겠지요. 차라리 트레디션이나 DA에 투신했을 겁니다.&nbsp;</span><span style="font-size: 9pt; line-height: 1.5">그리고 상술했듯이 비서구권 테크노크라트의 비공식적 입장을 묻는 것은 무의미합니다. 개개인마다 전부 입장이 다를 것이고, 그것을 하나로 뭉뚱그려 이럴 것이다라고 재단하는 것은 넌센스이니까요.&nbsp;</span></div>

<div><br /></div>

<div>6. 네, 정말로 없습니다. 중세와 르네상스 시대를 다룬 MtA 시리즈는 있지만 빅토리아 시대를 다룬 MtA 룰북은 아직 기획 단계일 뿐 출간되지는 않았어요. 하지만 언젠가 출시되긴 할 겁니다. 어쨌든 크라우드펀딩을 통해 성공적으로 모금된 출간 예정작이니까요.&nbsp;</div>

<div><br /></div>

<div>7. 어떤 감을 잡으셨는지는 모르겠는데, 트레디션도 트레디션 나름이지요. 일본과 서구권 트레디션은 제국주의에 편승하거나 영합해서 온갖 이권을 챙겨먹으며 세력을 확장시킨 반면 비서구권 트레디션은 제국주의로 인한 피해를 볼 대로 다 봤으니까요. 당장 노예 무역을 주도하거나 적어도 적극적으로 관여하고 협조한 게 서구권 트레디션인걸요. 그와 반대로 테크노크라시는 노예 무역을 법령으로 폐지하고 불법화했고요. 사실 DA도 제국주의 문제에서 완전히 자유롭지는 못합니다. 창립 멤버이자 실질적 리더인 알 이 바틴과 타파타니만 해도 페르시아와 오스만 제국 치하에서 기득권층으로써 온갖 꿀을 빨았거든요.&nbsp;</div></div>

<div><br /></div>

<div>8. 6번과 7번은 제가 5번까지 쓰고 실수로 엔터키를 눌러버려서 그 즉시 추가했던 내용인데, 제가 글을 작성한 시각과 거의 동시에 확인하신 모양이군요. 본문에는 대체로 동의합니다. 보이드 엔지니어는 첨단 군대보다는 우주공학자 내지 프론티어 개척자에 가깝다고 생각하지만요.&nbsp;</div>

검은불길님의 댓글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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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v>회식하고 늦게 돌아왔습니다. 이제 확인했네요.</div>

<div><br /></div>1. 이 놈의 wod가 음모론을 신나게 써먹었다는 것은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게 아니더라도 심지어 일본 서브컬쳐에서조차(이 wod의 영향이 있을지도 모르지만) 빅토리아 여왕이나 현 엘리자베스 여왕 같은 영국 왕실이 어둠속에서 세상을 움직이는 중추라는 식의 구조는 많더군요.(헬싱, ROD) 왕실에는 무슨 로망이 있기는 한 것 같습니다.

<div><br /></div>

<div>2. 산업혁명은 그 정도면 알겠지만 역시 정치적 선택에 있어서 결국 테크노크라시는 인류 전체의 계몽과 발전을 위해서라면 각국의 주권은 부차적인 문제라고 생각한 건가요?</div>

<div><br /></div>

<div>3. 4. 5. 모두 합쳐서 결국 제가 테크노크라시에게 가지는 거부반응을 조금 알 것 같습니다. 사실 제가 테크노크라시 같은 설정을 무척 좋아하고 관심을 가지면서도 왠지 테크노크라시에게 심한 거부반응이 들었는데 그 이유를 몰랐거든요. 결국 테크노크라시는 인류의 일원적인 통합이 각각의 고유의 문화와 정체성의 유지보다 중요하다고 여기는 조직으로 보이는데, 설령 그것이 최종적으로 인류의 구원이 될지라도 저는 그걸 싫어하거든요. 작중에서의 그것(인류 통합)의 효율성, 현실성, 필요성을 무시하는 것은 아니지만 저는 작외의 관점에서 보는 입장니까요.</div>

<div><br /></div>

<div>사실 화이트 울프도 비슷한 이유로 주류문화를 주인공 세력으로 하지 않고 악역 겸 제 2주역으로 하고 제 1주역은 어디까지나 소수문화들로 한게 아닌가 하고 추측하면 너무 과한 걸까요?</div>

<div><br /></div>

<div>물론 더 나가자면 어떤 메이지던 내 생각이 짱이고 따라서 내 생각을 전 인류가 따라야 돼! 라는 마인드니 결국 이 메이지 디 어센션 자체가 진짜 제 마음에 드는 설정에도 근본적인 목적과 방향성은 다른 작품인 것 같습니다. 만에 하나 한국에 정식 발매되도 제 마인드로 플레이가 가능할지는.....</div>

<div><br /></div>

<div>6. 빅토리아 룰북이 아직 안 나왔었군요. 애초에 한국에서는 메이지나 웨어울프 양 쪽 다 안 나왔지만요. 그러고보니 그거 &nbsp;OWOD인가요? 아니면 M20 연동 쪽인가요?</div>

<div><br /></div>

<div>7. 그런 의미에서 감을 잡았다는 겁니다. 그래도 (최근은 아시아 쪽이 꽤 강세라지만) 서구권 중심 문화를 기준으로 한 테크노크라시에 비해 동양의 도사와 유럽의 마법사, 네트워크 자유주의자들이 뒤섞인 저 트레디션과 그 이상으로 제멋대로가 뭉친 이질적 동맹이 한 목소리 내면 웃기니까요.</div>

<div><br /></div>

<div>8. 물론 보이드 엔지니어야 우주공학자나 프론티어 개척자가 본질이겠지만 왠지 외부의 시선으로 보면 군대의 이미지가 가장 강하지 않을까 싶어서요. 물론 이터레이션 X의 로봇, 프로제니터의 클론, NWO의 요원, 신디케이트의 &nbsp;용병 등등 다른 세력이라도 군대는 넘쳐나겠지만 대놓고 수백만의 드레드노트를 가진 저 보이드 엔지니어들이 가장 군대를 이미지 한게 아닌가 싶어서요. 물론 보이드 엔지니어 입장에서 보면 결과적으로 그렇게 된 거 겠지만.....</div>

<div><br /></div>

<div>9. 제가 좀 과격하게 쓰기는 했지만 벨 에포크 제국주의 시대, 서구에 엄청 불만많거나 한 건 아닙니다. 쓰다보니 제 개인 생각보다 과격하게 써버렸는데 본문에서 몇 번 서술했듯 그것이 결국 보편적인 인류 생활에 이득을 가져다 준 건 인정합니다. 애초에 버거킹을 먹고 와서 컴퓨터로 글을 쓰고 있으니 당연하죠. 전 이것이 서구 문명의 공이라는 것은 당연히 인정합니다. 제가 이제와서 산속에 들어가 도를 닦을 것도 아니고 말이죠.</div>

<div><br /></div>

<div>다만 '현실에서'(작중이 아니라) 이것이 전 인류에게 퍼져 나간것은 당연히 무슨 고상한 사람들의 위대한 의지가 있어서가 아니고 그냥 그 편의성과 개개인의 이득이 겹쳐져서 뻗어 나간 것인데 그것이 (작중에서는) 서구문명의 중심을 이끈 여러 사람들의 위대한 예지가 밑바탕에 깔려있었다는 내용은......글쎄요. 그렇게 되면 결국 그로 인해 발생한 수 많은 악행과 문제들도 바로 그들이 최종적인 책임을 져야 하지 않나 하는 겁니다.</di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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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v>현실에서 이렇게 서구 문명이 뻗어 나간 것은 그저 그것이 더 효율적이고 이득이 되기 때문이지만(그래서 많은 문화권이 그것을 받아들인 거고요) 결국 이 작품에서는 그것이 설령 완전히 파악할 수 는 없었더라도 최종적인 책임은 저 위에 주어져야 하니까요.</div>

아르니엘님의 댓글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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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화이트 울프는 psellos님이 말해주신것처럼 극좌파에 한물간 사상에 로망을 느끼며 빨아대는 변태들이라 현대의 주류 문화와 그것을 선도하는 이들을 주적으로 만들어놓은건 당연한 겁니다. 문제는 플레이어들이 그 한물간 사상에 같이 로망을 느끼며 공감하기보다는 현대를 살아가는 한 일반인으로써 적인 테크노크라시에 공감하기 쉽다는 치명적이고 근본적인 문제가 생겼고 그때문에 이후 테크노크라시 플레이용 설정이라던가 룰이 점차 생기긴 했습니다만. 딱히 반사회적이라기보다는 변태에요 변태(...)</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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