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안 '일'이란 것을 처음 들은 대학생의 짜증.
2016.08.22 2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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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예. 제목에서도 나와 있다시피, 이제 만 19세가 된 갓난 애의 투정글입니다.
오늘 너무 더워서 저희 부모님과 시원한 거 먹으러 근처 빵집에 가서 빙수를 하나 먹었습니다. 빙수 비쥬얼이 광고하던 거랑 다르니 어쩌니 하면서 즐겁게 수다도 떨었죠. 빙수를 먹어버린 아버지는 살을 빼시겠다며 운동을 가셨고요. 여기까지라면 좋았을 텐데, 집안 벌초에 제가 꼭 가야 하느냐는 이야기가 나오면서 제 마음이 슬슬 불편해지기 시작하더군요.
왜 이 염천에, 저의 아버지와 큰아버지와 저만이, 어림만으로 7곳 이상이나 되는 무덤들에, 일일이 그 무거운 제초기를 들고 가야 하는가, 벌초 대행업체를 쓰면 안 되는가를 어머니께 물어봤습니다. 그랬더니 어머니의 대답은, 과장 없이 요약해서 다음과 같았습니다:
"두 자릿수의 윗어른들이 직접 벌초를 하라고 큰아버지께 압력을 넣어서 그렇단다. 네 아빠도, 큰엄마와 나도 큰아버지를 설득해 보려 했지만 별 소용이 없었어."
그리고 이야기는 더 나가서, 어머니께서는 지금까지 제가 몰랐던 온갖 '집안 일들'에 대해 이야기해 주셨습니다. 장손을 낳았다고 텃세부리며 손윗사람을 손아랫사람 취급하는 분, 제사나 집안 행사 때마다 얼굴은 비추지 않으면서 배 놔라 감 놔라 하는 분들, 그리고 수십년 전에 있던 사소한 갈등을 지금까지도 물고뜯는 분들, 그리고 당사자의 의견 따윈 듣지 않고 당신들의 뜻대로 무조건 따르기를 원하는 분들.
...들어서 아는 것과 실제로 아는 것 사이에는 큰 차이가 있음을, 오늘 또 새삼스럽게 알게 되었습니다. 그러면서, 참 여러 감정들이 스쳐 지나가더군요. 여러분들은 이럴 때 어떻게 대처하셨는지, 어떤 마음가짐을 가지셨는지 듣고 싶습니다.
오늘 너무 더워서 저희 부모님과 시원한 거 먹으러 근처 빵집에 가서 빙수를 하나 먹었습니다. 빙수 비쥬얼이 광고하던 거랑 다르니 어쩌니 하면서 즐겁게 수다도 떨었죠. 빙수를 먹어버린 아버지는 살을 빼시겠다며 운동을 가셨고요. 여기까지라면 좋았을 텐데, 집안 벌초에 제가 꼭 가야 하느냐는 이야기가 나오면서 제 마음이 슬슬 불편해지기 시작하더군요.
왜 이 염천에, 저의 아버지와 큰아버지와 저만이, 어림만으로 7곳 이상이나 되는 무덤들에, 일일이 그 무거운 제초기를 들고 가야 하는가, 벌초 대행업체를 쓰면 안 되는가를 어머니께 물어봤습니다. 그랬더니 어머니의 대답은, 과장 없이 요약해서 다음과 같았습니다:
"두 자릿수의 윗어른들이 직접 벌초를 하라고 큰아버지께 압력을 넣어서 그렇단다. 네 아빠도, 큰엄마와 나도 큰아버지를 설득해 보려 했지만 별 소용이 없었어."
그리고 이야기는 더 나가서, 어머니께서는 지금까지 제가 몰랐던 온갖 '집안 일들'에 대해 이야기해 주셨습니다. 장손을 낳았다고 텃세부리며 손윗사람을 손아랫사람 취급하는 분, 제사나 집안 행사 때마다 얼굴은 비추지 않으면서 배 놔라 감 놔라 하는 분들, 그리고 수십년 전에 있던 사소한 갈등을 지금까지도 물고뜯는 분들, 그리고 당사자의 의견 따윈 듣지 않고 당신들의 뜻대로 무조건 따르기를 원하는 분들.
...들어서 아는 것과 실제로 아는 것 사이에는 큰 차이가 있음을, 오늘 또 새삼스럽게 알게 되었습니다. 그러면서, 참 여러 감정들이 스쳐 지나가더군요. 여러분들은 이럴 때 어떻게 대처하셨는지, 어떤 마음가짐을 가지셨는지 듣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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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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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1-16 19:28:22 (3277일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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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34
라그나님의 댓글
diwn님의 댓글
카라카라님의 댓글
<div><br /></div>
<div><br /></div>
Brute723님의 댓글
<div>게고생해서 자수성가해서 돈 많아진거랑 너희가 <b>부자</b>니까 <b>당연히</b> 선산은 사야겠지의 연관고리가 뭡니까 대체?<img src="/cheditor5/icons/em/em23.gif" alt="" border="0" style="width: 50px; height: 50px; margin: 1px 4px; vertical-align: middle" /></div>
프넹님의 댓글
차돌님의 댓글의 댓글
도저히 득도할 수가 없더군요(...)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게 한심합니다.
센카와상님의 댓글
하얀백구님의 댓글
프리니님의 댓글
클라비우스님의 댓글
<div>단 지금은 그런게 저 "으르신들" 귀에 안박힐테니 어쩔 수 없이 좀 몇년정도는 참아야죠.</div>
psyche님의 댓글
차돌님의 댓글의 댓글
hodupopo님의 댓글
이쉬카펠님의 댓글
바운드독님의 댓글
<div>괜히 저희집 영감님이 골로간다음 선산엔 절대로 안간다고 중얼거리는게 아니거든요</div>
<div>덤,,,, 이번주 일요일 끌려갑니다(봉분 10개수준이라 다행)</div>
마엘란님의 댓글
<div>아버지쪽 친척은...천적이죠.그냥</div>
르노님의 댓글
yab님의 댓글
남보다 못한 사람들이라 안본지 20년 정도 됩니다
마이트레야님의 댓글
지루함님의 댓글
청색양초님의 댓글
레트라님의 댓글
셍튜므님의 댓글
<div><br /></div>
<div>그냥 제사 지낸다 하더라도 형제들끼리 잘 지내봅시다 이런 분위기라서...</div>
천미르님의 댓글
아슈라스님의 댓글
Spermata님의 댓글
저희는 총 16개를 하는데, 솔직히 힘들기도 하지만 저희한테 상속된 유산도 없는데 왜 하는건지 의문이 들 때도 많습니다.
달렉수프집사님의 댓글
<div><br /></div>
<div>오히려 맡아서 해와서 조상님들을 복을 준다-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div>
키바Emperor님의 댓글
<div>저희쪽이 직접 연관된건 아니지만 집안 어른과 큰아버지가 싸우고 갈라섰죠.</div>
쥬나님의 댓글
화장 새로해서 전부 납골묘로 모셨지요.
무진장 좋더군요.
왜 진즉에 이렇게 안하고 수십년간 길도 제대로 안난 험지를 오갔는가...ㅠㅠ
송작자님의 댓글
우리 먹고 살기도 힘든데 친척들에게 이래라 저래라 할 세도 없....
Lucien님의 댓글
<div>그리고 두분 다 천주교 묘지에 계시고요. 그래서 묘지 관리인 쪽에 돈만 주면 다 알아서 관리해 주더군요.</div>
<div>아버지가 본인 사촌들(그러니까 저한테는 5촌이죠)하고 가~끔 연락하시는 정도?</div>
인삼님의 댓글
검은현자님의 댓글
<div>저희 친척들도 돈 문제로 이리저리 싸우는 걸 보면 한숨이 나오더군요.</div>
<div>그렇게 시간이 지나다보니 감정들도 묻히고 사라지는 걸 보면 시간이 약이라는 말이 사실이긴 한가봅니다.</div>
Raionel님의 댓글
집안행사란 행사는 전부 챙겨야하는게 조금 귀찮기는 하지만, 최소 그걸 이렇게 해야한다고 태클거는 경우는 없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