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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들, 추석에 만나는 가족들을 소중히 대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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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마 문넷 여러분들 중에서는 친척이 오는게 달갑지 않은 분들도 계실겁니다. 취업이나 진학, 혹은 결혼 문제를 가지고 마음이 불편하기 떄문일수도 있고, 어린 친척들이 집 안을 전부 헤집어놔서 그런 거일수도 있고, 그냥 서로 어색해서 그런 거일수도 있고... 다양한 이유로요. 저도 그렇습니다. 매년 추석이 반갑기도 하면서도 싫기도 했죠.


 하지만 오늘은 더 이상 그러지 않을 것 같습니다. 한 시간 전, 태어난 이후 평생을 함께 한 외할머니께서 가족들이 모두 보는 앞에서 하늘나라로 떠나셨습니다. 작년부터 예고 되었던 일이긴 하지만, 일주일 사이에 급격히 상태가 나빠지시더니, 그래도 가족들과 함께하는 자리에서 눈을 감으셨습니다. 어제 새벽에 할머니가 숨을 가쁘게 쉬는 걸 보시고 마음의 준비를 한 저였지만, 때가 다가오니 눈물이 멈추지 않더군요. 하지만 이런 저보다도 가장 크게 슬퍼하신 분이 계셨습니다. 가장 엄격하면서도 다부진 인상이였던 분께서, 새하얗게 질린 시신을 붙잡고 몇 십 분이나 연이어 통곡을 하시더군요. 평소에 할머니와 툭하면 말싸움이 붙던 분이셨는데.



 이를 보면서 여러 생각이 들었지만, 가장 크게 드는 생각은 '평소에도 저렇게 애정을 표하셨다면 좋았을텐데.'였습니다. 이번 해 어버이날 꽃을 못 달아드린게 이렇게 마음을 찌르는데, 평소에 흔히 다투시던 저 분은 얼마나 심하실까요.



 아, 머릿속이 복잡해서 글이 정리되질 않네요. 제가 말하고 싶은건, 모두 근처에 있는 사람들, 특히 가족들이라면 더욱 소중히 대하자는 겁니다. 죽음 앞에선 온갖 종류의 미움이 씻겨나간다는 사실을 오늘 꺠달았습니다.



 즐거워야 할 명절에 이런 우울한 글을 올려 죄송합니다. 하지만 이걸 읽으시고, 적어도 누군가의 마지막 순간에 후회하는 사람이 줄어들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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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6-14 01:23:58 (4210일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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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6

Astace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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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고...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div><br /></div>

<div>가족에 관해선 항상 생각해보면 뒤늦게 후회할때가 많죠..</div>

달팽이마요리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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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div>감사합니다. 이렇게 말해주셔서...</div>

Hamonel Haborim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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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그래도 일가가 모여서 가시는 길이 외롭지 않으셨을듯 하네요.

날강도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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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다른날도 아니고 하필이면 추석 명절날에 돌아가시다니... 앞으로 매년 추석때마다 돌아가신분 생각나실듯하니 안타깝네요.

골뱅C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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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부디 아프지 않게 주무셨기를 바랍니다.......&nbsp;

도르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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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할아버지를 떠나보낸 사람으로서 글쓴이님의 마음이 너무나 잘 전해져오네요. 깊은 조의를 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