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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마다 서로 추구하는 '굴림'이 다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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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굴림'은 육체적인 면보다 정신적으로 암울한 상황에 등장인물을 밀어넣는 것에 가깝습니다.



등장인물을 굴리기 위해 굴리는 작품들을 전 그리 선호하지 않습니다. 작가의 새디즘을 표출할 뿐인 작품은 색기어필을 위해 히로인을 벗기는 작품과 방향성만 다를 뿐 본질적으로는 비슷하다고 생각하거든요. 



 보통 굴림의 목적으로 많이 쓰이는 건 일종의 보상입니다. 고생한만큼 돈을 받든가, 히로인을 얻든가, 파워업을 하든가. 요즘 많은 작품들이 욕을 먿는 이유는 그 어떠한 굴림도 없이 주인공에게 너무 많은 게 주어져서죠. 이세계 치트 하렘물 말입니다. 좀 그만나오라구우... 



다른 굴림의 목적은 정신적 성장입니다. 옛부터 수많은 고전문학이 이걸 추구했죠. 

흔히 등장인물의 정신적 성장을 위한 굴림은 '망치로 철을 두드린다'말에 비유되곤 합니다. 



제게 있어 굴림은 등장인물에게 숱한 걸 포기시키는 가운데 그래도 포기시킬 수 없는 정신적 근원을 드러내는 작업입니다. 정신적 성장과는 비슷하지만 좀 다르네요. 철을 두드린다기보단 깎아내린다에 가깝습니다. 꺾이지 않는 신념을 다른 사람들에게 보여주려면 당연히 꺾는 시도를 보여줘야하잖습니까.



단간론파에서 절망은 희망을 위한 발판이라는 말이 나옵니다. 

희망이 없으면 절망도 가치를 잃는다는 말이지만, 사실 저는 절망적인 상황에 꼭 희망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다크소울 1이 떠오르네요. 꿈도 희망도 없이 처절하고 암울하고, 결말까지 희망적이라고는 말할 수 없는 게임입니다. 근데도 그 시작부터 끝까지 이르는 여정은 비장미라는 말로도 표현하기 힘든 감동을 전해줍니다. 언제부턴가 '다크소울식' '~계의 다크소울'이라는 표현이 유행하게 된 것도 이 탓이라고 생각합니다. 주인공이 개고생하면서 죽으면 쓰이는 표현을 제가 너무 과대해석한 게 아닌가싶기도 하지만.



 한없이 암울하고 외롭지만 동시에 아름다운 이야기를 보면 절망은 굳이 희망의 전제로 쓰이지 않고도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게 됩니다. 하지만 불행히도 이런 미의식을 잘못 다루어서 실패한 작품들은 딱히 작가가 새디즘을 충족시키기 위해 쓴 게 아닌데도 굴리기 위해 굴리는 작품들로 불리기도 합니다. 그만큼 다루기 어렵죠. 희망없는 절망이란 말은 듣는 것만으로는 당최 좋아할 곳이 없잖아요. 그걸 전하는 과정이 빡센 건 당연한겁니다.  



언젠가 그걸 제대로 전할 수 있는 역량을 갖췄으면 좋겠네요.







ps. 사족이지만, 유열이 뭔지는 아직도 잘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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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1-10 12:20:02 (3647일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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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23

렌코가없잖아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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캉디드마냥 아무리 노력해도 벗어날 수 없는 시궁창 현실을 풍자한 작품이라면 주인공이 아무리 굴러도 보상이 없는 것도 납득이 가겠죠.

TheArch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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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애가 벌레를 날개때고 다리 하나씩 자르면서 느끼는 거기에 가까운게 유열이지요.

narohwo님의 댓글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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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제식 유열을 말하는거라면 그건 유열이 아니고 그냥 잔혹성....

방랑폐인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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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rike>이미 희망 없는 절망이란걸 한 번 전해 받은 적이 있습니다.... 츠없환이라고....</strike>

<div><strike><br /></strike></div>

<div>굴림은 이전까지의 작품들에서 '시련'이라 말하는 것과 비슷하다고 봅니다. 그 시련 뒤에 찾아오는 무언가가 사람들에게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한다고 생각해요.<br /></div>

<div>때문에 시련 뒤에 찾아오는 것이 아무것도 없거나 혹은 시련 없이 무언가를 얻는다면 사람들에게 공감을 얻기란 힘든 일이겠죠.</div>

망나니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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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제 인생만 해도 충분히 힘든데 남의 인생까지 힘든걸 소설에서 보고싶진 않네요....&nbsp;

사가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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굴러라 너만 구르게 될것이다... 라는 말이 떠오르네요.

<div><br /></div>

<div>내 코가 석자이니.......</div>

칼군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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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열? 전 알아요 유열

1986년 대학 가요제로 데뷔한 가수 이름이잖아요.

다람쥥어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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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뇌하고 후회하고 꺾일 것 같으면서도 계속해서 자기 뜻을 관철하는 게 좋습니다. 제가 그렇게 못 할 걸 아니까요.

 문제는 그러면 다들 유열부로 본다는 점이라는 게...

나사공구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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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그러나 죄인은 용과 춤춘다</p>

소문을내는자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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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츠없환의 결말을 그렇게 내신 겁니까!<img src="/cheditor5/icons/em/em13.gif" style="width: 50px; height: 50px; margin: 1px 4px; vertical-align: middle" alt="" border="0" /><br />

누렁이백작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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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v><font style="background-color: #ffffff">불가능이란걸 알면서도 도전하는 사람들은 아름답습니다.</font></div>

<div><font style="background-color: #ffffff">이상이 잡히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행한 선인들의 발자국들은 인류발전의 원동력이었죠.</font></div>

<div><font style="background-color: #ffffff">그 앞이 미지 혹은 절망뿐이라도 포기하지않고 나아가는 모습은 사랑스럽습니다.</font></div>

후타바안즈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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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유열유열 하는걸 무진장 싫어합니다

원뜻이 유쾌하고 기쁨인데

가학적으로 상대가 괴롭고절망적인걸보고 유열유열하니까요

물론 페제식유열인건알겟지만 왜곡되서 자꾸듣는데 사람이괴로운것에만기쁜듯이 들려서

아스칼론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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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세종결자 발틴사가..

골뱅C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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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굴림'에 대한 생각을 정리해볼 수 있는 글이로군요, 감사히 잘 보고 갑니다~

hilender20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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굴림에는 여러 종류가 있죠. 맞는 말입니다. 그래서 저도 주인공인 아저씨를 이용해서 주변 캐릭터들을 굴리는 역굴림을 해 봤죠... 성장이고 뭐고 따지기 보다는 재앙이 닥쳤을 때 무슨일이 일어나는가를 보는 천연재해물에 가깝지만요(...)

<div><br /></div>

<div>유열이라... 본래의 의미는 기쁨, 오락에 가까울 테지만 그놈의 페이트 제로 때문에 누군가를 괴롭히고 절망하는 걸 보며 느끼는 쾌락이라는 의미로 쓰이죠, 적어도 서브컬쳐 계열에서는.... 그렇다기 보다는 사람들이 그냥 아무 의미랑 생각 없이 남발하는 듯 합니다만.</div>

슬프다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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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굴림을 캐릭터성을 드러내는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정말 특이한 개성이 아닌 이상 굴곡이 적은 상황에서는 캐릭터성이 잘 드러나지 않는데 고난속에서 캐릭터의 본질을 보여준다고 생각해요

인생No답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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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대표적인 작품으로 표류공주가 있죠. 정말 구름을 위한 구름...

basics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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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죠. 그게 카타르시스의 원 뜻이기도 하고요. 사실 저도 구르고 구른 끝에 절망해버리는 유열보다는 온갖 고난 앞에서도 꺾이지 않는 이야기가 좋아요. 실패하더라도, 꺾이지만 않는다면 나름 가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인간은 패배하도록 만들어지지 않았다. 부서질지언정 패배하지는 않는다." 해밍웨이의 이 한마디가 제가 제일 좋아하는 구절입니다.

KaMue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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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음~절벽에 가까스로 메달린 사람의 손가락을 하나씩 밀어내며 그 사람의 표정을 보는게 유열 아닐까요?

키바Emperor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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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망에 희망이 없고 굴림에 보상이 없으면 그걸 왜 보나요.

아크한즈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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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nt face="굴림">식상하지만 않는다면야 어떻게 굴리더라도 좋지요..</font>

사나에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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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바보같은 이야기이지만, 저는 제목을 딱 보고 "아 다들 굴림체를 쓰는 곳이 다른거구나" 하고 게시글에 들어갔었습니다.

assassin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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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경 속에서 자신의 본질을 드러내고 잘못되거나 나약하고 부족한 점을 채워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것..일텐데 아무런 정신적인 고찰 없이 고통만 주는.. <img src="/cheditor5/icons/em/em24.gif" style="width: 50px; height: 50px; margin: 1px 4px; vertical-align: middle" alt="" border="0" /><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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