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울수록 그야말로 최고라고 생각되는 용어정의.
2017.03.02 1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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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정치(政治, politics)란 "가치의 권위적 배분(authoritative allocation of values)"이다.
사회학과 새내기나 정치학 관련 교양수업에서 교수님의 정치가 뭘까요? 라는 질문에 이렇게 대답하면 최고의 인상을 첫 시간부터 남길 수 있습니다. 진짜로. 애초에 이 명제는 치트키급이라...
- 데이비드 이스턴(David Easton)
적들을 척척 죽여버리는 척 노리스도 이 정의에 엄지를 척!
그야말로 이렇게 더 빼고 줄일 것도 없이 그 차제로 완벽한 정의도 드물겁니다.
가치란 우리가 생각하는 재화부터 권력을 모두 함축적으로 정리한 단어. 정치로써 굴러다니며 사람을 웃고 울게 만드는 그 모든 것들이 이 가치라는 단어 하나로 꽉 뭉쳐버립니다. 어마어마하죠.
권위적이란 정치의 구조적 기본배경이 되는 권력관계의 존재를 더욱 명확하게 암시하고 있습니다. 특히 이 권위적이라는 표현이 남기는 뉘앙스는 예술에 가깝습니다. 듣는 즉시 관료제와 같은 조직제도 등의 구조론적 성찰도 가능하게 하고... 각종 계급과 질서에 대한 윤곽도 보이게 하죠.
마지막, 배분은 정치의 핵심을 찌르고 있습니다. 위와 같은 가치를 누구에게, 얼마나, 어떻게 배분하느냐가 결국 정치가 아수라장이 되거나 초식동물의 무리가 되는 핵심이니까요.
사실 이런 정의를 안쓰고도 쉽게 풀어서 설명하는 것이 학문을 배우는 목적이라고들 합니다. 쉽게 설명하면 어디가 덧나냐! 이런 식으로요.
하지만 이렇게 아름다운 정의가 있기에 오늘도 숱한 학문의 101 클래스는 학자들의 정의로 문을 엽니다. 역으로 묻자면 과연 어떤 설명이 이런 정의를 쉽게 풀어서 설명할 수 있을까요. 불가능에 가까울겁니다.
아무튼 오랫만에 학교에 가니 기분이 좀 새로워집니다. 함께 개강한 학식동지 문네시안 여러분, 이번 학기도 달려보자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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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29
양과잠님의 댓글
Vircanus4님의 댓글의 댓글
<div><br /></div>
<div>그것을 미리 성찰하신 데이비드 이스턴 SENSEI 께서는 그래서 <b>'정당한' </b>이라는 단어를 쓰지 않으셨습니다. 저 정의에는 옳고 그름이 없습니다. </div>
<div><br /></div>
<div>그러므로 정의상으로는 문제는 없죠. 거의 모든 이론과 실제에서 보편타당하게 적용됩니다. <span style="font-size: 9pt">당연히 동음이의어인 정의(正義)에는 문제가 있겠지만...</span></div>
지구생물님의 댓글
<div><br /></div>
<div>뭐 실제로 일어나는 일이 지식의 이상을 못 따라가는 건 백년 전 소시지 공장도 그랬다고 하니.</div>
Vircanus4님의 댓글의 댓글
<div><br /></div>
<div>전쟁의 시대.... 특히 전쟁의 가장 유명한 정의 중 하나가 카를 폰 클라우제비츠가 말한 "전쟁이란 또 다른 정치의 연장이다." 라는 것을 생각해보면 정말로 크게 다가오는 말입니다.</div>
<div><br />
<div>아무튼 그래서 저런 갓갓정의가 나온 것이겠죠. (확신)</div></div>
dude님의 댓글
Vircanus4님의 댓글의 댓글
<div><br /></div>
<div>프레임이라는 단어는 비교적 협소한 인상을 주기 때문에 정확한 해석이라는 생각은 들지 않습니다. 완전히 틀린 해석도 아니지만요. 제가 위에서 틀이라는 단어를 쓰기는 썼는데 굉장히 제한적으로 사용한 용어였습니다. 그렇게 전체적인 의미에서 사용하시면 곤란하지말입니다.<img src="/cheditor5/icons/em/em14.gif" alt="" border="0" style="width: 50px; height: 50px; margin: 1px 4px; vertical-align: middle" /></div>
<div><br /></div>
<div>사실 정의라는게 최대한 걸리는 부분 없이 원만하게 잘 쓰이도록 만들어진 것이다보니 저 정도로 잘 만들어진 정의라면 대충 끼워맞추는대로 다 들어갑니다. 그래서 대단한거죠.</div>
에닐님의 댓글
Vircanus4님의 댓글의 댓글
<div><br /></div>
<div>그게 걸려서 그렇지.... 걸렸으면 전부 죽어야죠.<img src="/cheditor5/icons/em/em38.gif" alt="" border="0" style="width: 50px; height: 50px; margin: 1px 4px; vertical-align: middle" /></div>
으아아망함님의 댓글
Vircanus4님의 댓글의 댓글
<div><br /></div>
<div><strike>이러면 뭐합니까. 결국 공무원 장수생 아니면 취업도 거의 불가능한 세상인데.... 한국에서 사회학이고 인문학이고 결국 똥입니다, 똥. 결국 모두 공무원 시험을 보다가 치킨을 튀기게 됩니다.</strike></div>
라브엘님의 댓글
Vircanus4님의 댓글의 댓글
</strike>
<div><br /></div>
<div>그나마 신행정학설과 신공공관리론을 적당히 스까놓은 정의가 그나마 다수설로 인정받고 있다고 최근까지 배웠습니다. <span style="font-size: 9pt">거버넌스, 협치, 다원주의... 뭐 이런 시점에서요. 어쨌든 결국 입법, 사법을 제외한 국가의 통치행위에 속하는 것 같지만 아무튼 그렇다고들 합니다. (책장의 전공서를 뒤적뒤적)</span></div>
<div><br /></div>
<div>사실 전부 필요 없고 Forsthoff가 말했듯이 “행정은 묘사될 수 있을 뿐 정의할 수 없는 불확정적 개념.” 이라는 정의가 맞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변하지 않는 정치와는 달리 행정은 시대와 공급자, 수요자와 같은 수많은 변수에 따라서 변하니까 말이죠. </div>
<div><br /></div>
<div>아마 이것이 행정과 행정학이라는 그 개념, 학문의 한계이기에 이렇게 정의하기 힘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배웠고요.</div>
nick인가님의 댓글의 댓글
Vircanus4님의 댓글의 댓글
nick인가님의 댓글의 댓글
베이우스님의 댓글
Vircanus4님의 댓글의 댓글
troika님의 댓글
<div>대단해!</div>
Vircanus4님의 댓글의 댓글
<div style="text-align: left"><img src="/data/cheditor5/1703/170302_46a3b11eada92eb6eac99541c59132ca_XtqCxV8qVEguWmETFinJxVaNIiktl.jpg" width="325" height="495" alt="15a8b39b3d6142a63.jpg" /></div>
<div> </div><br /></div>
<div style="text-align: left"><br /></div>
<div style="text-align: left">정의를 잘하는 프랜드구나! 대단해!</div>
<div> </div>
muramasa님의 댓글
Vircanus4님의 댓글의 댓글
deadreaper님의 댓글
Vircanus4님의 댓글의 댓글
TZ님의 댓글
<div><a href="http://pds10.egloos.com/pds/200811/19/99/b0039799_4923d6d15b818.jpg" target="_blank">http://pds10.egloos.com/pds/200811/19/99/b0039799_4923d6d15b818.jpg</a></div>
<div><br /></div>
<div>한국에는 딱 맞는 정의네요. <img src="/cheditor5/icons/em/em14.gif" alt="" border="0" style="width: 50px; height: 50px; margin: 1px 4px; vertical-align: middle" /></div>
Vircanus4님의 댓글의 댓글
<div><br /></div>
<div>......노리셨군요.</div>
TZ님의 댓글의 댓글
죄송합니다. 미리 말씀드렸어야 했는데...
인서울님의 댓글
버카누스님도 이제 화석이 되는군요.
Vircanus4님의 댓글의 댓글
사나에님의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