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혐 주의] 한 남자의 처절한 이야기
2017.08.21 0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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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의 이 글은 약간 더럽고 혐오스러울 수 있습니다.]
모든 것의 시작은 일요일 오후였다. 기상한 것은 오전이었으나 침대에 붙어서 출근을 해야한다고 현실도피하던 남자는 결국 출근 준비를 했다.
침대 근처에 있던 지난 밤의 흔적이 담긴 휴지뭉치를 변기에 넣고 볼일을 본 후 씻고 나섰다.
일요일 출근이라는 비효율의 끝에서 남자는 일을 하고 퇴근을 했다. 그 시간은 이미 날짜가 바뀌고 난 월요일 새벽 2시였다.
집에 돌아온 남자는 씻기 위해 화장실로 갔다.
하루 종안 쌓인 피로와 땀을 샤워로 씻어내고 한시라도 빨리 침대로 기어들어가고 싶었다.
그런 남자가 제일 먼저 발견한 것은 변기였다. 남자가 물을 안 내렸던 모양인지 변기에는 출근 전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있었다.
남자는 고개를 갸웃했다. 분명히 물을 내렸던 것 같은 기억과 함께 남자는 물을 내렸다.
하지만. 남자의 흔적은 내려가지 않고 오히려 변기를 점령하기 시작했다.
그제야 남자는 두가지를 인지했다.
하나는 남자가 분명 출근 전 물을 내렸다는 사실이고, 다른 하나는 물을 내렸지만 내려가지 않는 상황이 연출된다는 것은 바로 변기가 막혔다는 것이다.
남자는 바로 변기를 뚫는 물건을 찾았다. 하지만 남자는 이번에 이 집으로 새로 이사왔다. 지난번 좁은 원룸에선 청소용 솔이 있었으나 이 집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남자는 좌절했다. 휴지 뭉치가 이런 사태를 초래할 줄이야!
물이 차오르며 냄새가 화장실을 가득 메웠다. 남자는 이 냄새가 방으로 넘어가지 않기 위해 화장실 문을 닫았다.
봉인한 것이다. 행여나 이 부정한 것들이 침대와 옷과 가전제품을 범하지 못하도록.
남자는 생각을 했다. 이 상황을 어떻게 벗어나야할지.
먼저 재빨리 씻고 주변의 편의점을 돌기로 했다. 편의점에는 분명 변기를 뚫는 도구가 있을 것이다.
그렇게 생각한 남자는 마치 샤워시간이 한정되어 있는 군대 훈련소 때처럼 빠르게 씻고 집을 나섰다.
집 근처에는 편의점이 두곳이나 있다. 그 편의점에서 그 물건이 있을 거란 희망을 가지고 남자는 편의점으로 향했다.
첫번째 편의점. 욕실 도구가 있을 만한 곳을 둘러보지만 물건은 없었다.
실망한 남자는 두번째 편의점으로 향하면서도 만약의 상황을 대비하기로 했다.
재빨리 인터넷을 서칭하여 정보를 찾는다. [뚫어뻥 없이 변기 뚫기]. 남자와 같은 상황을 겪은 이들이 많은지 제법 많은 방법들이 있었다.
남자는 안심하면서도 두번째 편의점으로 가는 걸 멈추지 않았다. 스산한 새벽. 아무도 없는 거리에 홀로 서있는 편의점은 남자의 구원이 될지, 아니면 절망이 될지 남자는 알 수 없었다. 전자이길 희망하며 남자는 문을 열었다.
익숙한듯 하면서 익숙하지 않은 k팝을 틀어놓은 알바는 남자를 신경쓰지 않고 스마트폰에 열중하고 있었다.
남자는 오히려 그 모습이 좋았다. 괜히 남자를 본다면 그 시선이 더 부담스러웠을 거란 생각 때문이었다.
남자는 재빨리 물건들을 훑어보았다.
하지만 그곳에도 남자가 원하는 물건은 없었다. 하는 수 없이 남자는 인터넷에서 본 방법을 따라하기 위해 비닐장갑과 테이프를 샀다.
집으로 돌아온 남자는 긴 비닐랩을 변기에 씌우고 테이프를 준비하기 시작했다.
그 사이에 냄새를 죽이고 변기 안 내용물을 기름지게해 부드럽게 만들기 위해 샴푸를 뿌려 거품을 만들어뒀다. 냄새가 많이 사라져서 작업이 한결 수월할 것 같다.
남자는.비닐과 테이프를 이용해 작업을 시작했다. 변기의 커버가 달려있는 부분이 제대로 흡착이 되지 않을 것 같지만 그래도 남자는 비닐과 테이프를 이용해 공사를 계속했다.
짧았지만 긴 시간이 지나고 공사를 끝낸 남자는 위생장갑을 착용했다.
부디 이 방법이 성공하길.
남자는 믿지도 않은 신에게 기도하는 마음으로 물을 내렸다.
물이 내려오고 압력으로 인해 비닐으 부풀어오르기 시작했다.
지금이다!
남자는 그때를 이용해 비닐을 압박하기 시작했다. 예비군 훈련때 지겨울 정도로 알려주는 cpr 작업을 연상케 했다.
다른 점이 있다면 cpr은 사람의 생명을 살리는 거고 이것은 사람의 분비물을 처리하는 것이다.
변기에서 뚫리는 듯 물이 통하는 소리가 나는 것 같았다.
하지만.
변기 커버가 달린 부분의 테이프가 뜯어지며 변기의 봉인이 풀렸다. 부풀어 올랐던 비닐은 꺼지기 시작하고, 열린 틈으로 거품과 분비물이 나오기 시작했다. 구멍이 뚫린 댐처럼 한곳이었던 구멍이 점점 늘어났고, 마침내 바닥에 흐르기 시작하자 남자는 거리를 벌렸다.
남자는 욕지거리를 했다. 그렇다고 포기할 수는 없었다. 남자는 다음 방법을 쓰기로 했다.
패트병을 꺼내 뚜껑을 따고 변기의 구멍으로 넣었다.
하지만 변기의 물은 가득 차 바닥으로 흘러내리는 상황이었고, 그 상황에서 남자는 패트병을 넣어 패트병을 눌렀다가 뗏다 하는 압박을 한 결과, 변기의 물은 더욱 넘쳤다.
샴푸을 풀어 거품을 냈기 때문에 그 거품은 점점 세를 불려 남자의 패트병과 위생장갑으로 다가오기 시작했다.
본래라면 다시 거리를 벌리고 작전을 구상했겠지만, 남자는 그러지 않았다. 더 이상 지체할 수 없었다. 이미 위생장갑을 통해 손은 분비물과 물이 섞인 변기물에 범해졌다. 빨리 결과를 내야한다.
남자는 이를 악물고 펌프질을 계속했다. 그 과정에서 거품과 물의 수위는 올라갔고 장갑의 한계선을 돌파하려고 했다.
그리고 마침내 거품과 물은 그 한계선을 돌파했다. 베를린 장벽이 무너지듯 조금씩 물과 거품이 피부를 통해 느껴지자
남자는 포기하고 빠져나왔다.
재빠르게 장갑을 벗고 비누를 통해 박박 씻었다. 그렇지만 남자는 어딘가 소중한 걸 잃어버린 기분이 드는 것을 지울 수 없다.
시간은 3시 30분.
남자는 선택을 해야했다. 이대로 더 승산없는 싸움을 할지, 아니면 작전상 후퇴를 하고 내일 날이 밝는데로 철물점으로 가서 뚫어뻥을 살 것인지.
결국 남자는 후자를 택했다. 넘쳤던 부정들을 정화의 물로 씻으며 남자는 자괴감에 휩싸였다.
마침내 뒷처리가 끝난 후 남자는 힘 없는 걸음으로 전장을 빠져나왔다. 그리고 그때 회사 동료가 연락을 했다. 퇴근 전까지 같이 일했던 동료가 이제 자기도 곧 퇴근을 한다는 것.
남자는 동료에게 뚫어뻥을 빌려달라고 말을 할지 고민했다.
평소에 격이 없이 지내는 사이였지만, 뭔가 부끄러웠다. 그렇다고 사용하지 않을 순 없었다.
남자는 긴 고민 끝에 동료에게 조심히 들어가라는 말을 했다.
뚫어뻥을 빌릴 수 있을지도 모르는 기회를 걷어찬 것이다. 고작 자신의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서.
거기까지 생각이 닿자 남자는 오기가 생겼다.
그리고 2차 랩 봉인 작업을 시작했다.
이번에는 변기 주변의 물기를 착실하게 닦고, 비닐을 붙였다. 하지만 이번에도 변기 커버쪽이 말썽이었다.
제대로 봉인하기도 전에 커버쪽이 들려서 테이프로 봉합하려해도 손을 쓸 수 없었다.
남자는 비닐을 거둬들여서 버린 후 욕설을 내뱉었다. 어떻게 해야하지. 이대로 포기하고 내일을 기약해야하나?
그런 남자의 눈에 빈 옷걸이가 보였다. 그리고 남자는 인터넷에서 본 해결 방법 중에 하나를 떠올렸다.
남자는 옷걸이를 잡고 꼬인 부분을 펴서 일자로 만들었다.
그리고 구멍이 있을 거라 짐작되는(분비물과 물로 인해 변기 속은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곳을 향해 옷걸이를 넣었다.
한동안은 지루한 일의 반복이었다.
넣었다가 빼고. 뺐다가 넣고.
시간과 인내와의 싸움 30분이 계속되얶다. 시간은 어느새 4시를 넘어가고 있었다.
남자는 슬슬 체념하고 있었다.
젠장 이걸거면 그냥 빌려달라고 부탁하거나, 아니면 철물점을 가서 사오지. 괜히 오기를 부렸어!
남자는 신경질 적으로 옷걸이를 쑤셨다. 원래의 목적을 잊은 듯 거칠게.
그러던 순간이었다.
손 끝에 무언가 걸린 것 같은 손맛이 느껴졌다. 남자는 그 상황을 인지하며 옷걸이를 좀 더 밀어넣었다. 그리고 마침내.
쏴아아아.
물이 내려가는 소리가 들렸다. 남자에는 마치 그 소리가 발할라에서 전사들을 반겨주는 발키리들의 노래소리처럼 들렸다.
남자는 자기도 모르게 오른손을 위로 지켜들었다. 발키리에게 화답하는 전사처럼.
그렇다. 남자는 승리한 것이다. 2시간이 넘는 인내와 자존심의 전투에서.
누구에게도 도움을 요청하지 않고, 오로지 남자만의 힘으로 거머쥔 승리였다.
그 과정에서 많은 것을 잃은 기분이 들지만 상관 없었다.
남자는 이겼으니까.
모든 뒷처리를 끝낸 후. 남자는 만족스러운 웃음을 지으며 해결의 일등공신인 옷걸이를 정성스럽게 비닐봉지에 넣어서
쓰레기 통으로 버렸다.
그리고 침대로 돌아가 잠을 청했다. 남자의 입엔 만족스런 미소가 가득했다.
이 이야기는 실화를 바탕으로 써간 이야기입니다.
정말... 여러가지로 주옥 같았습니다.
나름 순화하고 돌려서 표현한다 했는데 비위가 상하셨다면 대단히 죄송합니다.
그러니까 결론은....
변기가 막혔을땐 옷걸이 짱짱맨!!!
근데 뚫어뻥 있으시면 뚫어뻥 쓰세요.
저처럼 개고생 하지 마시고....
아오.... 이젠 진짜 자야지.....
자고 일어나면... 출근.....해야.....
(털썩)
모든 것의 시작은 일요일 오후였다. 기상한 것은 오전이었으나 침대에 붙어서 출근을 해야한다고 현실도피하던 남자는 결국 출근 준비를 했다.
침대 근처에 있던 지난 밤의 흔적이 담긴 휴지뭉치를 변기에 넣고 볼일을 본 후 씻고 나섰다.
일요일 출근이라는 비효율의 끝에서 남자는 일을 하고 퇴근을 했다. 그 시간은 이미 날짜가 바뀌고 난 월요일 새벽 2시였다.
집에 돌아온 남자는 씻기 위해 화장실로 갔다.
하루 종안 쌓인 피로와 땀을 샤워로 씻어내고 한시라도 빨리 침대로 기어들어가고 싶었다.
그런 남자가 제일 먼저 발견한 것은 변기였다. 남자가 물을 안 내렸던 모양인지 변기에는 출근 전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있었다.
남자는 고개를 갸웃했다. 분명히 물을 내렸던 것 같은 기억과 함께 남자는 물을 내렸다.
하지만. 남자의 흔적은 내려가지 않고 오히려 변기를 점령하기 시작했다.
그제야 남자는 두가지를 인지했다.
하나는 남자가 분명 출근 전 물을 내렸다는 사실이고, 다른 하나는 물을 내렸지만 내려가지 않는 상황이 연출된다는 것은 바로 변기가 막혔다는 것이다.
남자는 바로 변기를 뚫는 물건을 찾았다. 하지만 남자는 이번에 이 집으로 새로 이사왔다. 지난번 좁은 원룸에선 청소용 솔이 있었으나 이 집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남자는 좌절했다. 휴지 뭉치가 이런 사태를 초래할 줄이야!
물이 차오르며 냄새가 화장실을 가득 메웠다. 남자는 이 냄새가 방으로 넘어가지 않기 위해 화장실 문을 닫았다.
봉인한 것이다. 행여나 이 부정한 것들이 침대와 옷과 가전제품을 범하지 못하도록.
남자는 생각을 했다. 이 상황을 어떻게 벗어나야할지.
먼저 재빨리 씻고 주변의 편의점을 돌기로 했다. 편의점에는 분명 변기를 뚫는 도구가 있을 것이다.
그렇게 생각한 남자는 마치 샤워시간이 한정되어 있는 군대 훈련소 때처럼 빠르게 씻고 집을 나섰다.
집 근처에는 편의점이 두곳이나 있다. 그 편의점에서 그 물건이 있을 거란 희망을 가지고 남자는 편의점으로 향했다.
첫번째 편의점. 욕실 도구가 있을 만한 곳을 둘러보지만 물건은 없었다.
실망한 남자는 두번째 편의점으로 향하면서도 만약의 상황을 대비하기로 했다.
재빨리 인터넷을 서칭하여 정보를 찾는다. [뚫어뻥 없이 변기 뚫기]. 남자와 같은 상황을 겪은 이들이 많은지 제법 많은 방법들이 있었다.
남자는 안심하면서도 두번째 편의점으로 가는 걸 멈추지 않았다. 스산한 새벽. 아무도 없는 거리에 홀로 서있는 편의점은 남자의 구원이 될지, 아니면 절망이 될지 남자는 알 수 없었다. 전자이길 희망하며 남자는 문을 열었다.
익숙한듯 하면서 익숙하지 않은 k팝을 틀어놓은 알바는 남자를 신경쓰지 않고 스마트폰에 열중하고 있었다.
남자는 오히려 그 모습이 좋았다. 괜히 남자를 본다면 그 시선이 더 부담스러웠을 거란 생각 때문이었다.
남자는 재빨리 물건들을 훑어보았다.
하지만 그곳에도 남자가 원하는 물건은 없었다. 하는 수 없이 남자는 인터넷에서 본 방법을 따라하기 위해 비닐장갑과 테이프를 샀다.
집으로 돌아온 남자는 긴 비닐랩을 변기에 씌우고 테이프를 준비하기 시작했다.
그 사이에 냄새를 죽이고 변기 안 내용물을 기름지게해 부드럽게 만들기 위해 샴푸를 뿌려 거품을 만들어뒀다. 냄새가 많이 사라져서 작업이 한결 수월할 것 같다.
남자는.비닐과 테이프를 이용해 작업을 시작했다. 변기의 커버가 달려있는 부분이 제대로 흡착이 되지 않을 것 같지만 그래도 남자는 비닐과 테이프를 이용해 공사를 계속했다.
짧았지만 긴 시간이 지나고 공사를 끝낸 남자는 위생장갑을 착용했다.
부디 이 방법이 성공하길.
남자는 믿지도 않은 신에게 기도하는 마음으로 물을 내렸다.
물이 내려오고 압력으로 인해 비닐으 부풀어오르기 시작했다.
지금이다!
남자는 그때를 이용해 비닐을 압박하기 시작했다. 예비군 훈련때 지겨울 정도로 알려주는 cpr 작업을 연상케 했다.
다른 점이 있다면 cpr은 사람의 생명을 살리는 거고 이것은 사람의 분비물을 처리하는 것이다.
변기에서 뚫리는 듯 물이 통하는 소리가 나는 것 같았다.
하지만.
변기 커버가 달린 부분의 테이프가 뜯어지며 변기의 봉인이 풀렸다. 부풀어 올랐던 비닐은 꺼지기 시작하고, 열린 틈으로 거품과 분비물이 나오기 시작했다. 구멍이 뚫린 댐처럼 한곳이었던 구멍이 점점 늘어났고, 마침내 바닥에 흐르기 시작하자 남자는 거리를 벌렸다.
남자는 욕지거리를 했다. 그렇다고 포기할 수는 없었다. 남자는 다음 방법을 쓰기로 했다.
패트병을 꺼내 뚜껑을 따고 변기의 구멍으로 넣었다.
하지만 변기의 물은 가득 차 바닥으로 흘러내리는 상황이었고, 그 상황에서 남자는 패트병을 넣어 패트병을 눌렀다가 뗏다 하는 압박을 한 결과, 변기의 물은 더욱 넘쳤다.
샴푸을 풀어 거품을 냈기 때문에 그 거품은 점점 세를 불려 남자의 패트병과 위생장갑으로 다가오기 시작했다.
본래라면 다시 거리를 벌리고 작전을 구상했겠지만, 남자는 그러지 않았다. 더 이상 지체할 수 없었다. 이미 위생장갑을 통해 손은 분비물과 물이 섞인 변기물에 범해졌다. 빨리 결과를 내야한다.
남자는 이를 악물고 펌프질을 계속했다. 그 과정에서 거품과 물의 수위는 올라갔고 장갑의 한계선을 돌파하려고 했다.
그리고 마침내 거품과 물은 그 한계선을 돌파했다. 베를린 장벽이 무너지듯 조금씩 물과 거품이 피부를 통해 느껴지자
남자는 포기하고 빠져나왔다.
재빠르게 장갑을 벗고 비누를 통해 박박 씻었다. 그렇지만 남자는 어딘가 소중한 걸 잃어버린 기분이 드는 것을 지울 수 없다.
시간은 3시 30분.
남자는 선택을 해야했다. 이대로 더 승산없는 싸움을 할지, 아니면 작전상 후퇴를 하고 내일 날이 밝는데로 철물점으로 가서 뚫어뻥을 살 것인지.
결국 남자는 후자를 택했다. 넘쳤던 부정들을 정화의 물로 씻으며 남자는 자괴감에 휩싸였다.
마침내 뒷처리가 끝난 후 남자는 힘 없는 걸음으로 전장을 빠져나왔다. 그리고 그때 회사 동료가 연락을 했다. 퇴근 전까지 같이 일했던 동료가 이제 자기도 곧 퇴근을 한다는 것.
남자는 동료에게 뚫어뻥을 빌려달라고 말을 할지 고민했다.
평소에 격이 없이 지내는 사이였지만, 뭔가 부끄러웠다. 그렇다고 사용하지 않을 순 없었다.
남자는 긴 고민 끝에 동료에게 조심히 들어가라는 말을 했다.
뚫어뻥을 빌릴 수 있을지도 모르는 기회를 걷어찬 것이다. 고작 자신의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서.
거기까지 생각이 닿자 남자는 오기가 생겼다.
그리고 2차 랩 봉인 작업을 시작했다.
이번에는 변기 주변의 물기를 착실하게 닦고, 비닐을 붙였다. 하지만 이번에도 변기 커버쪽이 말썽이었다.
제대로 봉인하기도 전에 커버쪽이 들려서 테이프로 봉합하려해도 손을 쓸 수 없었다.
남자는 비닐을 거둬들여서 버린 후 욕설을 내뱉었다. 어떻게 해야하지. 이대로 포기하고 내일을 기약해야하나?
그런 남자의 눈에 빈 옷걸이가 보였다. 그리고 남자는 인터넷에서 본 해결 방법 중에 하나를 떠올렸다.
남자는 옷걸이를 잡고 꼬인 부분을 펴서 일자로 만들었다.
그리고 구멍이 있을 거라 짐작되는(분비물과 물로 인해 변기 속은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곳을 향해 옷걸이를 넣었다.
한동안은 지루한 일의 반복이었다.
넣었다가 빼고. 뺐다가 넣고.
시간과 인내와의 싸움 30분이 계속되얶다. 시간은 어느새 4시를 넘어가고 있었다.
남자는 슬슬 체념하고 있었다.
젠장 이걸거면 그냥 빌려달라고 부탁하거나, 아니면 철물점을 가서 사오지. 괜히 오기를 부렸어!
남자는 신경질 적으로 옷걸이를 쑤셨다. 원래의 목적을 잊은 듯 거칠게.
그러던 순간이었다.
손 끝에 무언가 걸린 것 같은 손맛이 느껴졌다. 남자는 그 상황을 인지하며 옷걸이를 좀 더 밀어넣었다. 그리고 마침내.
쏴아아아.
물이 내려가는 소리가 들렸다. 남자에는 마치 그 소리가 발할라에서 전사들을 반겨주는 발키리들의 노래소리처럼 들렸다.
남자는 자기도 모르게 오른손을 위로 지켜들었다. 발키리에게 화답하는 전사처럼.
그렇다. 남자는 승리한 것이다. 2시간이 넘는 인내와 자존심의 전투에서.
누구에게도 도움을 요청하지 않고, 오로지 남자만의 힘으로 거머쥔 승리였다.
그 과정에서 많은 것을 잃은 기분이 들지만 상관 없었다.
남자는 이겼으니까.
모든 뒷처리를 끝낸 후. 남자는 만족스러운 웃음을 지으며 해결의 일등공신인 옷걸이를 정성스럽게 비닐봉지에 넣어서
쓰레기 통으로 버렸다.
그리고 침대로 돌아가 잠을 청했다. 남자의 입엔 만족스런 미소가 가득했다.
이 이야기는 실화를 바탕으로 써간 이야기입니다.
정말... 여러가지로 주옥 같았습니다.
나름 순화하고 돌려서 표현한다 했는데 비위가 상하셨다면 대단히 죄송합니다.
그러니까 결론은....
변기가 막혔을땐 옷걸이 짱짱맨!!!
근데 뚫어뻥 있으시면 뚫어뻥 쓰세요.
저처럼 개고생 하지 마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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