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야 5만 분의 1의 사나이
2017.10.19 15:45
2,091
10
0
본문
예전에 신경치료를 받았다고 징징거렸던 사람입니다. 대충 반년 가까이 되었는데 이후 반성하고 열심히 이를 닦고 있습니다. 효과가 있냐면 그닥이지만-_-
신경치료를 받았다고 하지만 그 이후에도 여전히 문제가 생겼습니다. 신경도 다 긁어내고 크라운도 씌웠는데 여전히 뜨겁거나 차가운 것에는 느낌이 온다는 것입니다.(저는 특이체질이라 의사선생님이 발견할때까지 느낌도 없었고 오히려 신경치료를 한 지금이 더 예민합니다.)
의사선생님 말로는 신경치료는 이미 완료(3번을 받았는데 그때마다 내가 했어도 정말 잘했다는 표정이었습니다.)되었고 다른 것이 문제라고 하더군요.
나: 그래서 그게 뭔데요?
의사: 니 뿌리가 이상해서 뿌리까지 가지 못했나봐
그렇습니다. 본래 치아의 뿌리는 세가닥으로 갈라며 매끈하게 뻣어있는데 가끔 뿌리 끝이 식물마냥 2~3 갈래로 갈라져 신경치료기가 닿지 않는 사람이 있다더군요. 그게 바로 저였습니다.
나: 그럼 어떻게 하나요?
의사: 잇몸을 들어내야 해.
방법은 단 한가지. 잇몸을 절제해 뿌리 끝 신경을 소독하는 것. 500명 중 하나꼴로 일어나는 일이라서 별로 놀라운 일도 아니라고 하더군요. 이것만 하면 깨끗이 낫는다는 소리도 했습니다.
나: 안하면 어떻게 되나요?
의사: 어떻게 되긴. 계속 아픈거지.
..의사의 협박에 못이겨 뿌리 절제술을 받게 된 저. 마취를 하고 초록천을 얼굴에 덮고 있으니 무엇인가 입앞에 들어와 절제하기 시작했습니다. 피가 나기 시작하고 격자같은 것으로 벌리는 느낌이 들더니 의사 선생님 왈-와, 이런 모양은 정말 특이한데. 정말 희귀하네. 그쵸?(혼잣말하는게 버릇임) .
저는 속으로 생각했습니다. 그걸 알았으면 왜 지금에와서 하나요....
그렇게 지루한 시간이 끝나고 두달 동안 긴 금욕(술X, 담배X)가 지나 검진의 시간이 다가왔습니다. 불행히도 잇몸은 나았지만 시리고 예민한 것은 여전하더군요. 검진날 의사선생님은 자랑스럽게 괜찮아지지 않았냐고 물었고 저는 단호하게 대답했습니다. 예전보다는 낫는데 여전히 시리다고.
의사선생님은 정말 괴상한 것을 본다는 표정으로 '정말 그렇냐?' '그냥 느낌만 그런게 아니냐'고 물었고 저는 그냥 '평소에는 괜찮은데 찬거, 뜨거운거 먹으면 시리다'고 대답했습니다. 그래서 다시 사진을 찍어왔습니다.
그리고 의사왈 너는 정말 특이한 체질이다. 이런 경우는 드문데 이거 완전 5만 분에 1의 확률이다.
그렇습니다. 저는 뿌리가 하도 특이해 소독도 잘 안되고 뿌리가 민감한 체질이었던 것입니다. 의사 선생님은 방법은 한번 더 하는거 밖에 없다고 했고 저는 정중히 거절했습니다. 반년 이상 이에 시간을 소비하는 것 만큼 한심한 일은 없을테니까요.
그렇게 저는 5만 분의 1의 사나이가 되었습니다.
- 3.82Kbytes
0
로그인 후 추천 또는 비추천하실 수 있습니다.
최신글이 없습니다.
최신글이 없습니다.
전체 198 건 - 8 페이지
제목 | 글쓴이 | 날짜 | 뷰 | 추천 | |
---|---|---|---|---|---|
해도너무해 1,884 0 2018.04.13 | |||||
해도너무해 1,190 0 2018.04.12 | |||||
해도너무해 974 0 2018.03.30 | |||||
해도너무해 1,805 0 2018.03.29 | |||||
해도너무해 2,281 0 2018.02.20 | |||||
해도너무해 2,743 0 2018.01.17 | |||||
해도너무해 2,112 0 2017.11.13 | |||||
해도너무해 2,238 0 2017.11.07 | |||||
해도너무해 829 0 2017.10.22 | |||||
해도너무해 2,371 0 2017.10.20 | |||||
해도너무해 2,092 0 2017.10.19 | |||||
해도너무해 3,135 0 2017.10.17 | |||||
해도너무해 2,205 0 2017.10.10 | |||||
해도너무해 1,337 0 2017.09.24 | |||||
해도너무해 2,427 0 2017.09.21 |
댓글목록 10
달빛누리님의 댓글
재계님의 댓글의 댓글
에닐님의 댓글
아키토님의 댓글
치아를 빼고 뺀자리와 뺀 치아를 이것저것해서 다시 박아넣는 방법으로... 전 이게 더 맘에 들더군요
해도너무해님의 댓글의 댓글
아키토님의 댓글의 댓글
<div>치과등은 의사의 기량에 기구에따라 시술이 달라지고 그에 따른 고통이 현격히 달라지기에 환자가 여러 병원을 시술받기전에 알아보는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div>
뷰너맨님의 댓글
맨드란님의 댓글
<div>동지는 아니네요. 치아재식술로 끝나서;;</div>
키리시마님의 댓글
<div><br /></div>
<div>리도카인 알레르기 덕분에 마취도 안됩니다.... 1만명중에 1명...</div>
<div><br /></div>
<div>치아 조심히쓰세요 ㅠ</div>
원투비님의 댓글의 댓글
저도 듣기만 하고 한번도 본적 없는데 아이고... 대학병원 아니면 치과치료가 힘드시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