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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하게 가면 갈수록 매운걸 못먹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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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애초부터 매운걸 즐기는 타입은 아니었습니다.



엽기떡볶이라던지 불닭발이라던지 정말로 먹고 나서 입안을 요구르트 음료수로 닦아내지 않으면 안되는 종류는 질색하는 편이었고요. 하지만 또 이왕 먹는 자리가 생기면 불닭이나 매운쭈꾸미볶음 같은 메뉴들도 땀 뻘뻘 흘리면서 어휴 잘먹었다 하고 먹는 정도였죠. 매운 걸 좋아하진 않지만 그렇다고 못먹는 편도 아니었다고 해야 할까요.



그런데 요즘들어 입맛이 확 변하네요. 저희집은 자기가 고른 라면은 가족들이 입에 안맞으면 고른 사람이 다 비운다는 철칙이 있습니다. 신라면이랑 진라면 매운맛을 샀는데 스탠더드한 타입들이라 순식간에 빌 거라고 생각했었지만 왠걸. 진짬뽕이 입에 붙은 가족들이 건드릴 생각을 안하더라고요. 애초에 살때부터 5개월정도의 유통기한이었고 남은 유통기한은 한달정도. 사개월 전에는 저도 맛있게 먹었던 라면들이고 해서 별 문제 없이 비울 수 있을거라고 생각하고 계란 하나 빠트려서 맛있게 반숙으로 익혀서 끓여놨습니다.



매워서 먹질 못하겠어요.



정말 당황스러운 경험이었습니다. 입에 머금긴 했는데 도저히 삼키질 못하겠더라고요. 억지로 먹어봤지만 기침도 심하게 나고 이게 이렇게 매웠나? 싶을 정도로 자극적인게 그 이상 먹으면 뭔가 큰 문제가 생길 것 같은 맛이었습니다.



중간에 미얀마로 출장을 가서 두달 정도 있긴 했는데 그 짧은 시간동안 입맛이 변했다는 것도 웃기고요. 그렇다고 미얀마에 매운 소스가 없냐 하면 거기도 종류가 좀 다르긴 해도 매운 음식 많거든요. 실제로도 마늘 범벅인 소스에 구운 닭 찍어서 자주 먹었었습니다.



입맛이 사개월정도만에 변했단 소린데 어느정도야 그럴 수 있다고 쳐도 이건 좀 심한 것 같습니다. 이젠 신라면이나 진라면 매운맛은 건드리지도 못하겠고 비빔냉면도 달달한 계열이 아니면 건드리는게 불가능한 수준이네요. 아는 집중에 비빔냉면에 파인애플을 넣어주는 집이 있는데 어떻게 파인애플을 넣을 수가 있서...! 라는 느낌으로 약자멸시 패시브가 발동되어있었지만 이제는 이집 비빔냉면이 아니면 비빔 계열 국수들을 먹을 수가 없습니다. 즐겨먹는 라면은 멸치칼국수 혹은 사리곰탕면 외 하얀국물 계열로 변질된 지 오래입니다.



나이먹으면서 입맛이 변하는 것도 자연스러운 일이라지만 워낙에 순식간에 취향이 변하니까 적응이 안되네요. 방금도 네네 오리엔탈파닭을 시켜놓고서 소스가 매워서 먹질 못하고 그냥 후라이드처럼 먹었습니다. 이럴거면 차라리 후라이드를 시키지! 소스에 적셔진 촉촉하게 숨이 죽은 파들이 너무 아까워서 억지로 삼키려고 하다가 사래가 들려서 한참을 기침을 했습니다. 이러다가 나중엔 서양인 입맛이 될것같아 걱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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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22

풋츄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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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일 땐 불닭볶음면처럼 매운 음식 먹고 설사하는 걸 이해하지 못 했는데...

<div>....요샌 먹으면 꾸룩꾸룩 난리가 아니더군요 ㅠㅠ</div>

산탄젤로님의 댓글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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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때부터 즐겨먹던 식당의 쭈꾸미볶음밥이 있는데, 땀 뻘뻘 흘리면서도 잘 먹었던 것이 요새 먹으면 장에서 내려가는게 다이렉트로 느껴지더라고요. 다음날의 고통은 덤이었습니다...

rlarkd67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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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요 근래 들어서 매운 음식이 힘들어지더라고요.

<div>굽네 볼케이노 한마리정도는 한번 앉으면 뚝딱이였는데 지금은 한번에 반도 못 먹어서 계속 두고두고 먹습니다..</div>

산탄젤로님의 댓글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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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샌 치킨 자체를 한마리를 못먹겠더라고요. 매번 한마리 시키면 반마리만 먹고 나머지는 껍데기만 까먹은 뒤에 살덩이를 버리거나 한번 삶아서 고양이에게 나눠주곤 합니다. 반마리만 파는 치킨집이 생기면 정말 좋을 것 같습니다 ㅠ

VINO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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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학생 때 눈물닭꼬치, 폭탄닭꼬치 유행했었는데 그땐 잘도 먹고 다녔죠. 지금은… 불닭도리면 '한 젓가락'도 못합니다.

산탄젤로님의 댓글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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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거 즐겨먹다가 한번 소스가 기도로 들어가서 죽을 고생을 한 이후로 그런 종류 음식에 트라우마가 생기더라고요

망가진모니터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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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평생동안 즐겨먹는 라면이라고는 진라면 순한맛뿐이였습니다...

<div>그외에는 매워서 못먹겠더라구요...</div>

산탄젤로님의 댓글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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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엔 하얀 라면만 골라먹고 있습니다. 사리곰탕이 젤 맛있고 다른 종류도 괜찮은데 하얀 라면 유행이 지나는 것 같아서 아쉬워요

Brute723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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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닭과 간짬뽕을 같이 비벼먹는걸 군대서 자주먹었는데 최근 다시 먹어보니 반까지는 오기로 먹고 나머지는 도저히 못먹을지경이라 당혹스러움을 느끼고있습니다(...)

산탄젤로님의 댓글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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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 동생은 아직도 그렇게 먹으면서 거뜬한데 저는 시도조차 못하겠더라고요. 여 역시 나이인가요

dude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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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매운건 선호하지 않습니다만 신라면이나 진라면 매운맛도 드시기 힘드시다면 매운맛 싫어하시는게 좀 강성이시군요..



<div>여튼 취향은 존중해야 한다지만, 그러니까 더욱 매운걸 남에게 먹이려는 사람을 용납하기 힘드네요.</div>

<div><br /></div>

<div>뭐 저는 라면이라면 진라면 순한맛이나 너구리 순한맛이 제일 좋더군요. 그 이상은 좀..</div>

<div>먹을 수... 아니 목구멍으로 어떻게 밀어넣을수야 있겠지만 음식 먹는게 즐겁지가 않으면 무슨 의미가 있을까요.</div>

산탄젤로님의 댓글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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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달전에는 이정도는 아니었는데 갑자기 입맛이 무슨 일이 생겼는지 확 바뀌어버리니까 너무 당황스럽더라고요

진마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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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매운걸 좋아합니다.<br />근데 매운걸 못먹어요. <img src="/cheditor5/icons/em/em14.gif" style="width: 50px; height: 50px; margin: 1px 4px; vertical-align: middle" alt="" border="0" /><br />나이가 들어서는 팔도비빔면을 먹을때도 설사할 각오을 하고 먹어야 합니다.<br />(저녁에 먹으면 새벽밤중에 폭풍설사를..<img src="/cheditor5/icons/em/em11.gif" style="width: 50px; height: 50px; margin: 1px 4px; vertical-align: middle" alt="" border="0" />)<br />불닭볶음면과 틈새라면도 몇년전에는 겨우겨우 먹긴 했는데.<br />지금은 시도조차 못하고 있습니다.<br />

산탄젤로님의 댓글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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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네네치킨에서 오리엔탈파닭 시켰는데 소스에 들어간 겨자가 매워서 소스는 결국 하나도 못건드리고 치킨만 골라먹었습니다... 너무 슬퍼요

Eida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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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맛은 건강 상태에 좌우됩니다



늙으셨어요(도주

산탄젤로님의 댓글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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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v style="text-align: left"><img src="/data/cheditor5/1803/180319_e60596e7204a092108e6a0c8610ab0aa_NsW5tCeJ87XoFHIZ.png" width="600" height="376" alt="15d2d4da769301ce5.png" /></div>

<div>&nbsp;</div>

Leticia님의 댓글

산탄젤로님의 댓글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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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v style="text-align: left"><img src="/data/cheditor5/1803/180319_e60596e7204a092108e6a0c8610ab0aa_hrYKvZcPYODIyxjgG.png" width="358" height="312" alt="15cc30da4ec9139c.png" /></div>

<div>&nbsp;</div>

마엘란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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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부터 매운걸 못먹은지라....<img src="/cheditor5/icons/em/em5.gif" alt="" border="0" style="width: 50px; height: 50px; margin: 1px 4px; vertical-align: middle" />

<div>그래도 신라면도 못먹을정도면 뭔가 문제가 생긴거같으니 병원에 가보시는게 어떨까요</div>

산탄젤로님의 댓글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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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초부터 하얀국물계열도 즐기긴 했었지만요. 매운 맛을 못먹는게 병의 일종이라면 좀 무섭네요

프레이즈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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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운걸 못먹어가는 대신 다른쪽 맛이 더 선명하게 느껴지더라구요 저는...

회도 초장보단 간장쪽에 찍어 먹고

커피도 예전엔 쓴맛만 났는데 요즘은 신맛이나 단맛도 느껴지는.......

산탄젤로님의 댓글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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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실히 입맛이 변해가긴 하는 것 같아요. 자극적인 맛보다는 순하면서도 섬세한 맛을 즐기게 된다고 해야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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