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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님, 새로운 걸 가르쳐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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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기 첫번째 시간에는, 유치하지만 나름 의미 있는 말을 하신다고 생각했습니다.



두 번째 시간에는, '이거 지난주에 하신 말씀 같은데?' 하며 그럭저럭 들었습니다.



세 번째 시간에는, '삼세판이라고, 이번 주 까지만 우려먹으시겠지. 설마 다음주까지 쓰시겠어?' 하고 버텼습니다.



그리고 오늘, 어디 구멍에다 대고 '교수님 제발 뭔가 새로운 걸 가르쳐주세요, 하다못해 레퍼토리를 조금이라도 바꿔보실 순 없나요' 라고 고래고래 소리라도 지르고 싶었습니다.



"현대사회는 기계나 자본보다 사람이다."

"현대 경제시장을 움직이는 손은 세 가지다. 보이지 않는 손, 보이는 손, 겸손."

"계속 웃고, 박수치고, 긍정적으로 살아라."



예, 다 좋은 말이요, 맞는 말입니다. 누군가에게는 삶의 금언일 수도 있고, 좌우명일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토시 하나 변하지 않고, 하셨던 말씀을 마치 오늘 처음 말씀하시는 양 분위기 잡고 또 하시는 걸 대학수업이라 부르기엔 좀 어색하지 않은가 하는 생각마저 듭니다.



그래서 그 교수님의 수업을 들었던 아는 선배분께 물어봤더니,



"그 교수님 레퍼토리야. 나도 똑같은 걸 내 선배한테 물어봐서 아는데, 예시로 드는 아이돌 그룹이름 외에는 바뀐 거 없어."



제가 그러려니 하고 받아들이는 게 제일 좋다는 결론이 났습니다. 지금 이 글을 쓰면서 생각하니, 다른 사람들은 어쨌든 웃으면서 넘기는데 저만 불타오르는 것 같다는 생각도 듭니다.



보고 배워야 할 것과 견뎌야 할 게 산더미같이 많을 텐데, '이런 사소한 일에 불타면 어떻게 사나' 라는 생각이 들어서 벌써부터 앞길이 막막하게 느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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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9

아스펠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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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쎄요?

<div>어떤 교수님들은 학생들 등록금을 수강과목 수로 1/n해서 '너희는 내게 이만큼 돈을 쓰는 거다, 그러니 그 돈 낭비하지 말고 열심히 배워라'라며 설교하십니다.</div>

<div>그걸 그대로 적용하면 그 교수님은 그야말로 차돌 님의 등록금 1/n만큼을 도둑질하는 셈이에요. 그만한 돈을 눈 뜨고 뜯기는 건 사소한 일이 아니지요.</div>

<div>충분히 불타오를 만합니다.</div>

NBacon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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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v>제가 다니던 대학 교수님도</div>

<div><br /></div>

<div>'너희는 내게 돈을 주는 고용주다. 그러니까 내가 귀찮아서 돌아버릴 때까지 질문하면서 돈 좀 제대로 쓰라고' 라는 말씀하셨었죠.</div>

<div><br /></div>

<div>비싼돈 내고 대학다니는데 학생이 공부를 안해서가 아니라 대학 교수가 새로운걸 가르치지 않아서 배우는게 없다면 충분히 불만을 가질 상황이라고 보입니다만...?</div>

Leticia님의 댓글

궁상해탈교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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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험상 그런 교수분들 수강평가가 개판이나도 안내려갑니다.

<div>왜그럴까요? 진실은............ 학장은 알겠죠</div>

블루시즌님의 댓글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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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교수들은 강사가 아니거든요. 교수가 수업만 하는게 아니기도 하고 전공 과목인 경우라면 강사로 대체하기도 뭐하니까요.

LycanWolf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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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 학교서 그렇게 강의하시다가 훅가신 분 한분 계시죠.

거북거북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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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교수가 날로 먹을라고 하네..</p>

동방하지마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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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거야 강의 중간에 잠깐 하는 이야기라면

그리 욕먹을 일은 아닌데요

저의 교수님도 아프니까 청춘이다

천번을 아파봐야 열매가 익는다.류의 이야기를 틈만 나면 하지만 대충 흘리고 수업듣습니다.

anahen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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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래도 연세가 많은 교수님 같네요.<br /><br />옛날에야 노교수님들이 학식과 연륜으로 존경받았지만 요즘은 한얘기 또하고 또하고 새로운 것을 잘 못가르치는 그런 교수님인 경우가 많더군요.<img src="/cheditor5/icons/em/em29.gif" style="width: 50px; height: 50px; margin: 1px 4px; vertical-align: middle" alt="" border="0" /><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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