짬밥에서 제일 혐오스러웠던 메뉴
2018.05.27 1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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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말해두자면 저희 부대는 꽤 잘 나왔습니다. 대대급이었는데, 전 아 요즘 군납비리는 다 없어졌구나. 하고 생각했죠.
대량조리와 비전문가의 조리로 인해서 발생하는 문제야 뭐 할 수 없지만, 조리 전의 식재료를 보면 꽤나 훌륭했거든요.
저희는 연대본부 간부식당 조리도 대대급에 묶여 있어서 특히 간부들이 신경을 많이 써서(연대장이 같이 먹으니까) 그게 유지될 수 있는 구조였을지도 모르겠네요.
제가 전문가는 아니지만 이게 한끼 2000원이라고? 하는 생각은 늘 들었습니다.
여담을 하자면 전 대대급 작전과 행정병이었는데, 어떻게 많은 분들이 불만을 토로하시는데로 식재료에서 떼먹을 수가 있는지 아직도 잘 모르겠습니다.
대대급에서는 그냥 식수인원만 청구할 뿐이고, 연대급에서 그걸 모아서 상급부대에 올리면 계약한 업체에서 그걸 식수인원 맞춰서 공급하는 방식이었는데, 군지사나 사단 레벨에서 청구금액을 뻥튀기 하지 않는 이상 일선 부대에서는 떼먹을 구석이 잘 안 보이던데 말이죠.
하지만 저희 부대에서도 용납할 수 없었던 건 그놈의 X순튀 시리즈.
정식으로는 고등어 순살 튀김, 삼치 순살 튀김, 조기 순살 튀김이 있죠.
공통적으로는 순살이라고 하면서 절대 순살이 아니라는 점(...)이 있습니다. 튀김이고 조그맣다 보니 일일히 발라먹기도 힘들고, 그렇다고 순살이라는 말만 믿고 씹어먹었다간 가시를 몽땅 씹고 트라우마에 걸리게 되죠.
아참, 젓가락이 허용되지 않는 일부 신교대 같은 경우는 뭐.......
숟가락으로 생선 튀김을 발라먹는 게 가능할 리가 없으니 당연히 몽땅 음식쓰레기로 환원됩니다.
보통은 저게 나오는 날은 대충 한숟가락 깨짝깨짝 한 다음에 PX로 달려갑니다. 다만, 누구나 그 생각을 하기 때문에...... 저게 중식으로 나오는 날은 PX가 대폭발하죠.
조금만 늦게 가도 계산 줄은 삼천리요, 냉동은 텅텅 털리는게 일상다반사였습니다.
짬이 좀 붙은 병사들은 미리 식단표를 확인한 후에 아예 눈치를 잘 보고 일과를 좀 일찍 마치고 PX 타이밍을 잡곤 했습니다.
근데 웃긴 점은 전역하고 나서 주변 사람들한테 말해보니, 카투사를 제외하고 다들 저 메뉴에는 치를 떤다는 점입니다.
전방이건 후방이건, 상근, 특전병, 해안경계, GOP..... 육군이건 공군이건 해군이건 말이죠....
저걸 안 먹었다는 놈은 카투사 나온 놈과, 관제탑 근무로 병영식 거르기가 쉬워서 훈련소에서만 먹었다는 공군 나온 놈 밖에 없더군요.
식재료 납품이야 각각 지역 업체에서 받지만, 식단 자체는 사단급 이상에서 짜는걸로 알고 있는데, 대체 왜 저 끔찍한 메뉴가 안 사라지는지 모르겠습니다
아니 장군들도 조리야 따로 해도 식재료는 같이 보급받을텐데, 대체 저걸 뭔 수로 조리하길래 문제의식을 못 느끼는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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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청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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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57
쥬신님의 댓글
SaveMyself님의 댓글
키바Emperor님의 댓글의 댓글
근데 육고기는 잘 안나오고 해물만 주구장창 나오더군요.
린다인님의 댓글의 댓글
키바Emperor님의 댓글의 댓글
말보르기니님의 댓글의 댓글
EEDF님의 댓글
<div>아예 트라우마가 되어버려서 무는 차갑게 먹지 않으면 X망 음식이다! 라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div>
Kasel님의 댓글
망가진모니터님의 댓글
muramasa님의 댓글
<div>고순튀 방순튀등등보다는 개인적으론 해물비빔소스가 더 극혐이었...</div>
타락한고시생님의 댓글
플라잉란코님의 댓글
서로의 짬 바꿔먹기했는데 미군들 표정 썩은 사진이 생각나네요
책사냥꾼님의 댓글
노히트런님의 댓글
카이슈미츠님의 댓글
<div><br /></div>
<div>짬밥현역때단한번도거른적이없는데...</div>
anatoria님의 댓글
Meisterhau님의 댓글
체르스님의 댓글
잿빛산맥님의 댓글
LiberaMeFromHell님의 댓글
스테이님의 댓글
adam88님의 댓글
간장도 조금씩줘서 좋았던 기억이...
하지만 조기는 통채로 튀겨서 매번 남겼...읍읍
여우신랑님의 댓글
<div><br /></div>
<div>닭죽이 그렇게 맛없게 만들수 있다는거에 정말 존경을 표하지 않을수 없더군요.</div>
<div>오죽하면 닭죽이 나오는 날이면 선후임 위아더 월드로 컵라면을 먹거나 PX로 토꼈습니다.<br /></div>
Spermata님의 댓글
2. 닭죽이라고 쓰고 소금죽이라고 읽는 어느 죽
전 이 두 개네요.
아 그리고
다시 먹고는 싶은데 후회할 걸 아는 메뉴도 있죠.
1. Px슈넬치킨
2. 군데리아 잼만 바르고 우유에 담가먹기
키바Emperor님의 댓글의 댓글
<div>슈넬,커널,아마 치킨 삼대장과 라보떼 파르페 아이스크림이었죠.</div>
<div>라보떼는 바깥에서 파는곳이 얼마 없고 치킨 시리즈는 인터넷으로 잘 주문해 먹었었는데 PX음식파는 사이트가 없어져서...</div>
잔앵님의 댓글
그래서 설탕이니 기름이니 같은 조미료를 많이 받아서 다른 식당에 비해 맛도 좋았죠. 대대장도 와서 밥 먹을 정도로
그래도 생선메뉴는 최악이었죠
맛없고 비리고 불편하고
생선조림이나 튀김이나 다 최악
조기튀김은 원래 1인당 1개인데 아무도 안가져가서 인당 3개 넘개 주기도 하고
위그드밀레니아님의 댓글
치르코님의 댓글
<div><br /></div>
<div>저는 코다리강정....</div>
<div><br /></div>
<div>군대 생선류는 일단 정상이거의없어서 처음부터 논외긴했네요</div>
리예의약장수님의 댓글
거기에 병은 무조건 스포큰 하나로 먹어야 했기에 요령 좋게 스포큰을 발라먹던지 아니면 손으로 잘 먹어야 했습니다...
거기에 음식물 쓰레기 수거업자가 하루에 열두 통, 드럼통 비슷하게 생긴 파란 플라스틱 통, 이하로 수거하기 때문에 한 중대에서 한 통 이상 짬을 만들 수도 없었기 때문에 짬이 낮으면 남기는 것도 불가능했죠...
잔역한 뒤에 들리는 소문으론 본부중대 간부가 음식물 쓰레기 수거비를 빼돌리는 바람에 그 사단이 났다고 하는데...
starlight님의 댓글
단연컨데, 이자식들의 콩나물국 레시피는 [콩나물 + 다시다 + 파] 인게 틀림없습니다.
LS5124님의 댓글
저희 부대는 고순튀 삼순튀 명(태)순튀였는데 가장 악명높은 메뉴는 명순튀였습니다
바로 그 뒤를 잇는 메뉴가 해빔소였고요
군대 생선메뉴는 부대 안가리고 다 최악이었나 보네요
키바Emperor님의 댓글
순살이 순살이 아닌게 제일큰 문제였지만.
그리고 닭튀김.아니 치느님은 좋아하지만 군대서 나오는것은...
다들 좋다고 많이들 받아갑니다만 순살강정이 아닌한 전 싫어했습니다.
젓가락으로 안되니 손으로 잡고 먹어야 하는데 손과 입에 소스가 덕지덕지 묻는게 싫어서.
내가살아간다님의 댓글
Serus님의 댓글
모던워페어님의 댓글
Brute723님의 댓글
<div>저는 의외로 먹을만했는데 말이죠 고등어 순살 조림이나 튀김도 그럭저럭 먹을만했고 </div>
<div>근데 왜인지는 모르겠는데 삼치만....비린내가...으아아악...!<img src="/cheditor5/icons/em/em3.gif" alt="" border="0" style="width: 50px; height: 50px; margin: 1px 4px; vertical-align: middle" /></div>
황제의불곰님의 댓글
NaCN님의 댓글
Warship님의 댓글
고급미끼님의 댓글
Apokalipes님의 댓글
시간의방랑자님의 댓글
다만 공관에 거주하는 병사에게 들어보니 거기는 식제료가 보급이라 영 상황이 개떡같다더군요
올디네님의 댓글
xrayid님의 댓글
<div>것도 계란 하나 풀어져 있는.</div>
<div><br /></div>
<div>요즘은 아닐겁니다만 - 지금도 그러면 악몽일테지만 - 당시의 1군지사 식당의 주특기가 세개 있었어요.</div>
<div>1. 다단식 취사기구로 밥을 지을 때 이상하게 물을 많이 넣기 - 결과 : 떡밥</div>
<div><br /></div>
<div>2. 날달걀을 다단식 취사기구 트레이에 넣고 간장을 뿌리고 삶은걸 달걀 장조림이라고 우기기 - 아이 미친 새끼들.<br /></div>
<div><br /></div>
<div>3. 생각도 못한 신메뉴를 받아와서 생각도 안한 방식으로 취사하기 - 바로 저 닭고기 들어간 미역 (달걀추가) 탕이었죠.</div>
<div><br /></div>
<div>미역이 비린 냄새가 나는데다 닭고기도 잘못 하면 닭냄새가 쩔어주죠.</div>
<div>그리고 이 둘이 만난데다 나름의 비린내를 가진 달걀이 들어가는 순간 냄새에서 이미 한방 먹고</div>
<div>아무리 잘봐줘도 간식으로 먹을게 없다고 건미역 뜯어먹다 토한 것같은 비쥬얼에 다시 한번 더 절망하는 괴식이되는데.</div>
<div><br /></div>
<div>하필이면 저게 1993년인가 그 더운 여름 날씨에 닭 폐사할 때가 될 때쯤 사흘에 한번 꼴로 나오더란 겁니다.</div>
<div>차라리 저 때 가을인가 겨울에 그 동안 오징어 가격이 폭등한다고 오징어를 냉동 창고에 쌓아뒀다 갑자기 그 해</div>
<div>오징어 풍년이 들어 방출된 업자들의 눈물이 베어든 똥꼬쑈 오징어로 하루 두끼 죄다 오징어로 칠갑하던건</div>
<div>그나마 양반이었죠.</div>
<div>오징어로 한다고 해봐야 오징어 숙회 - 오징어 국 - 오징어 튀김 - 오징어 볶음 밖에 없었고 이것들은 그냥 참고 먹을만은</div>
<div>했으니.<br /> </div>
<div>(두끼인 이유는 저 때 아침은 개선식이라고 군대리아 초기 버젼이 나올 때라서)<br /></div>
<div><br /></div>
<div>만약 저 때 보급 고추장과 찬물과 중대 부사관들과 군무원들이 텃밭에 심은 땡초, 그리고 라면이 없었다면 아마 전 살아서</div>
<div>못나왔을 수도 있을 겁니다.</div>
<div>아니 어떻게 다들 싫다고 하는 무생채가 그렇게 맛난 반찬이고 똥국은 먹을만한 국인데다 5월내내 먹었던 양배추 김치가</div>
<div>그리워지던지 원.</div>
<div><br /></div>
<div>조기 튀김요?<br /></div>
<div>그날 반찬으로 저런게 나와주면 그게 조기건 갈치건 이면수건 고등어건 뭐건 튀기면 다 맛있어 진다는걸 알게 됩니다.<br /></div>
<div>진짭니다.</div>
<div>조기 튀김의 대가리는 날려버리고 간장을 부어서 밥과 같이 먹어보세요.</div>
<div>닭 때문에 사라졌던 입맛이 돕니다. <br /></div>
<div><br /></div>
<div>덧 :</div>
<div>저것 말고 맛은 평이했지만 냄새 때문에 진짜 먹기 힘들었던 것 하나.</div>
<div>돼지고기 잡채.</div>
<div><br /></div>
<div>논산 훈련소에서 뻑하면 나오던 반찬이었는데 돼지고기 간 것을 잡채와 넣어 간장과 매운 양념으로 적당히 볶은 겁니다.</div>
<div>먹을만 합니다.<br /></div>
<div>그러나 더운 여름에 각개 훈련장과 같은 야외 교장으로 이동해서 추진된걸 배식받게 되면 그 때부터 냄새가 신경쓰이게 되죠.</div>
<div>논산에는 닭도 닭이지만 돼지 키우는 농가가 많았고 교장 부근에는 돼지 축사가 어김없이 있었거든요.<br /></div>
<div>그럼 바람결에 실려오는 돼지 냄새와 잡채에서 나는 돼지 냄새가 어우러져 밥맛이 뚝 떨어지는 겁니다.</div>
<div>안그래도 8월 땡볕 아래에서 오전중에 구르고 먹는 판인데 말입니다.</div><br />
아란의눈님의 댓글
아키하모에님의 댓글
창틀위의볼펜님의 댓글
2. 해물비빔소스
3. 조기튀김
취사병 실력이 뛰어났음에도 불구하고 이 3가지는 도저히 먹을 수 가 없더군요.
늙은복학생님의 댓글
<div>2. 코다리 시리즈</div>
<div>3. X 먹는데 카레 이야기 하지마라 급 카레</div>
<div>4. 조기</div>
<div><br /></div>
<div>PS. 군데리아 나온 날은 그냥 빵 뜯어서 우유에 적셔먹고 패티잘라서 야채에 섞어서 먹고 나왔습니다.</div>
<div><br /></div>
<div>애초에 그것도 당직 선 날 아니면 먹지도 않았지만</div>
카사키님의 댓글
<div>2. 코다리 시리즈</div>
<div>3. 카레/짜장, 카레의 경우 전역후 5년 가까이 안먹다 최근에 다시 먹기 시작했고, 아버지의 경우 카레를 아직까지 싫어 하십니다.</div>
<div>4. 미역국, 개인적으로 향을 굉장히 싫어하는 지라...</div>
엘나하트님의 댓글
칠원님의 댓글
2. 조기. 코다리. 이건 원래부터 싫어했는데, 특히 조기는 잔뼈만 더럽게 많고 먹기도 오래걸리고 중량당 음식의 폐기율도 더럽게 높은데 이유도 없이 내장도 잘 안빼는 생선이라 뭘해도 싫었죠. 맛은 그럭저럭이라도 애초에 이런걸 군식단에 넣을 이유가 하나라도 있냐 의문스러웠어요.
은소야님의 댓글
<div><br /></div>
불벼락맞은날님의 댓글
<div><br /></div>
<div>전 오히려 제일 싫어했던게 매운탕, 오징어국 이런거랄까요. <img src="/cheditor5/icons/em/em41.gif" alt="" border="0" style="width: 50px; height: 50px; margin: 1px 4px; vertical-align: middle" />생선 뺀 해산물은 거의 다 싫어하는 편인데(+매운탕) 이런거 나오면 급식 메뉴 하나를 못먹는 꼴이 되니깐요<img src="/cheditor5/icons/em/em3.gif" alt="" border="0" style="width: 50px; height: 50px; margin: 1px 4px; vertical-align: middle" /></div>
클라비우스님의 댓글
<div>좀 꺼릴만한거라면 빨간고기정도? 쳐먹고 나서 식판 닦을때 기름이 잘 지워지질 않으니 짜증 이빠이 올라왔던 기억은 있습니다.</div>
dhaed님의 댓글
사실 순튀 시리즈는 튀길 때, 최소 두번 튀기면, 장어뼈 튀김 먹듯이 바삭한 뼈와 살을 먹을 수 있지요.
제 부대는 인원 수가 적어서 그게 가능했는데, 다른 부대는 잘 모르겠지만요.
이머징16님의 댓글
pice1000님의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