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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거란, 고려: 아..나! 저 자식. 진짜 애매한 곳에 위치하고 있네.

본문

11~12세기 동북아시아의 만주 지역에는 여진족들이 거주하고 있었습니다. 간간히 크고 작은 나라가 세워졌지만 금세 멸망하거나 큰 영향력을 살리지 못했죠.

이때 압록강 서북(고려의 서북면)에 위치한 여진족들을 숙여진(熟女眞) 또는 서여진(西女眞)이라 불렀고 만주 동쪽,함경도 동북쪽. 고려의 동북면 일대에 위치한 여진족을 흑수 여진(黑水女眞),생여진(生女眞),동여진(東女眞)이라고도 불렀습니다.

이들은 각자 기본적으로 서여진족은 요나라에 신종하고, 동여진은 고려에 신종하고 있었습니다.

참고로 이때 고려가 관리하고 있다는 수준은 조선시대의 명과 조선의 여진 관리 레벨을 훨씬 뛰어넘은 거라.

요나라가 한번은 국경을 너머 자기를 괴롭히고 도망가는 동여진을 쓰러트린다고 동여진으로 군대를 보내려고 하니까.
고려에서 곧바로 전쟁도 불사하겠다며 막는 포스를 보여줍니다.

고려:어이. 천조국 나리.(요나라) 군대가 많은데 훈련? 뭐하시려는 겁니까? 

거란:아. 고려야. 저기 있는 여진족들만 치고 돌아갈께.  이해하지? 내가 상국인데 이렇게 확인까지 한다. 캬하.. 이했으면 가만히...
:좋아! 단 한걸음이라도 들어오는 순간 우리 다시 전쟁이다! 4차 여요 전쟁 찍자고!! 아앙?!!

:돌아가면 되잖아!!

실제 고려의 맹렬한 저항에 요나라는 동여진 토벌을 포기했다는 기록이 있습니다.

그만큼 동여진=고려 땅이라는 인식이 박혀 있었고, 실제 금나라가 건국한 이후 고려 장수는 본국의 국토가 줄어들었다고 한탄하는 말도 나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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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때문에 인터넷이나 국사, 사회과 부도에 나오는 요나라 이런 지도는 사실 틀린 말입니다. (발해 쓰러트린 직후를 기준으로하면 요나라 만주쪽 표시도 꼭 틀린말은 아니지만...)

참고로 동여진쪽은 고려 직할지가 아니라 영향권과 간접영토인 기미주 레벨이니 절대 직할지로 오해하시면 안됩니다.
실제 윤관의 동북 9성 건설후 동쪽으로는 고구려를 넘었다 운운하는 것도 실제 고구려를 넘었는지는 별개로 치더라도 직할지가 늘었다는 맥락이니까요.


즉, 국사 책에 나오는 고려 지도는 직할지 범위로는 맞는 말입니다. 단지 중국이나 다른 땅은 간접이나 영향권도 지도로 표시하는데 고려는 않넣는다는게 문제지...


아무튼 이렇게 서여진은 요나라가 동여진은 고려가 사이좋게 관리를 하며 가끔씩 예방전쟁을 하는 등 잘지내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문제가 벌어졌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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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금나라를 건국한  완안부 여진족입니다.


이 완안부 여진족의 위치는 지도에서 봤듯이 참으로 애매합니다.

위치가 딱 만주 북쪽. 한반도로 치면 바로 위에 위치한 곳으로 동여진과 서여진 영향권의 끝자락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여기가 동여진이야? 서여진이야?
요나라는 여길 자신의 관리로 볼수도 있고, 실제 요의 천조제가 근방을 순시하다가 여진족 추장들을 규합할때 완안부 추장도 불렀습니다만... 위치가 동북여진이 있던 곳이라 서여진이라고 하기만 하기도 뭐하죠.


다시 말하지만 이 완안부 부족의 위치가 정말 기가 막힌게 완안부는 서여진으로도 가고 동여진쪽으로도 남하할수 있습니다. 그야말로 골라먹는 재미인거죠.  그리고 실제 완안부 여진족은 동여진쪽으로 남하해서 고려랑 부딪히게 되죠.


물론 이후 우리가 아는 척준경 무쌍과 17만 대군 북진으로 완안부도 주춤하고 일시적으로 갈라전을 빼앗깁니다.

이때 완안부 부족들의 신하들이 오아속에게 말하길

고려가 강하고 고려와 계속 대립하면 요나라가 우리를 문책하고 칠 위험이 있으니 갈라전은 포기하자고 말을 할정도 입니다.

그리고 고려와 1년간 기나긴 사투를 벌이게 됩니다.

문제는 고려또한 동북 9성을 잡은건 좋지만 맹렬한 저항에 골치가 아파집니다.  특히 이 완안부의 위치가 동여진이라고 하기도 애매한지라 요나라에서


(요나라):야. 완안부 여진족은 우리 관할인데 왜 계속 시비거냐? 물론 토벌한다고 이야기는 들었지만 너무 오래 끄는거 아냐?
너희 같은 강국이 이렇게 끄는 이유는 분명 다른 속셈이 있으렸다?

이렇게 따질수도 있게 되는 거죠...고려의 가오가 있지. 차마 여진족 따위에게 애먹고 있다고 말할수도 없고...



쉽게 말해
완안부의 본거지는 동여진으로도 보이고 서여진으로도 보이는 애매한 위치인데 이녀석이 벌이고 있는 문제는 동여진 관련입니다.

요나라로서도 이 동북 9성 관련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나선다면 요나라가 고려의 (간접)영토를 들어오려고 하는거 아니냐고? 대립을 할수 있게 되고

고려로서도 완안부 문제를 오래 끌면 요나라에서도 자기 관리하에 있는 여진족도 어떻게 하려는건가 이상한 시선을 줄까봐 꺼리는 문제죠.

사실 완안부 또한 이건 마찬가지라 3진영 전부 치킨 런을 하고 있었습니다.(주 대립은 여진,고려 지만요.)

(고려,여진): 쪼, 쫄리면 그만두시던가!!!
(거란):.....어쩌지. 일단 고려야. 힘내라.(작은 목소리)

여기서 갈라수 전투 터지고 고려쪽에서 먼저 손을 던졌지만요.

(고려):그래.....가져라. 가져.

혹은 여진족이 먼저 고개를 숙였으니 아니라는데, 사실 갈라수 전투 없었으면 그냥 돌려줬을지... 그리고 승리후 먼저 굽히던건 여진족이 아니라 고려도 귀주대첩 찍고 거란에게 먼저 고개를 숙였죠.

이때문에 윤관의 동북 9성. 여진 정벌은 세계사 시점에선 여진족의 승리라고 봅니다.

영어 위키 백과에서도 이 고려 여진족 정벌 전쟁의 결과에

고려: 수가 막힘.
여진족:승리

라고 작성되어 있고요.

참고로 이 모든 걸 통틀어 보면 고려가 여진족에게 먼저 손을 든것은 거란이 고려에게 쎄게 못나가게 된 귀주대첩이후의 상황과 매우 흡사합니다.

귀주대첩 이후 거란과 고려: 송나라를 경계하여 더이상 가볍게 볼수 없는 고려를 쉽게 토벌하기 힘듬.
갈라수 전투 이후 고려와 완안부:요나라의 개입을 경계하여 더이상 가볍게 볼수 없는 완안부를 쉽게 토벌하기 힘듬.



결론

위치 선정과 담력의 중요함은 옛날부터 중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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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17

잿빛산맥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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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구려든, 발해든, 요나라든, 금나라든 만주계 국가들 영토를 지도로 정확히 잰다는건 모래사장에서 다이아몬드 캐는 것보다 어려우니까요.

떠돌이개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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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방의 손패를 말린 시점에서 뭐... 여진의 전략적 승리 맞네요.

souloflord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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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나 그 금나라도 하도 건국전에 뚜까쳐맞아서 고려는 마지막의 마지막까지 그냥 칭신 정도로만 만족하고 터치를 못했죠. 의외로 고려가 무신정권 없이 평균적인 나라꼴을 유지했으면  몽골과도 재미있는 싸움이 나왔을듯

잿빛산맥님의 댓글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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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수없으면 화북 마냥 인구가 5분의 1로 팍 줄 수 있지만요.

현실에서도 추정인구의 반 가까이가 갈려나갔다던데

불타는감자밭님의 댓글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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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기록들을 찾아보면 여진족이 뚜까쳐맞았다고 보기가 힘듭니다.<br />대부분이 <strong>척준경 무쌍인데 이 무쌍 기록들마저도 자세히 보면 척준경이 '아. 나 죽는다'고 특공하는 걸로 보이는 부분이 많습니다.<br /></strong>실제 전황을<strong> 보면 척준경 덕분에 겨우 엎치락 뒤치락 하다가 성이 2개 빼앗기고 갈라수 전투에서 제대로 크리티컬 맞으면서, 이 이상 소모있으면 요나라 때문에 안된다고 포기한거죠.&nbsp; </strong>그리고 이후 이자겸과 척준경의 사대를 하자고 주장한거 보면... 오히려 <strong>척준경 쪽에서 트라우마가 생긴게 아닐까 생각들 정도입니다.<br /></strong><br />뭐, 일방적으로&nbsp;압도한건 아니지만 고려의 저력은 확실히 보여줬으니 그것만으로도 전선을 늘리고 싶지 않은건 맞겠지만요.

DAEITW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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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저 말대로라면 고려는 여진족 나라가 거란 쪽에서 생겨나는 걸 방관한 게 아니라, 멀쩡한 자기 땅에서 왠 오랑캐들이 나라 세우는 걸 못 막았다는 소리가 되는데...&nbsp;<img src="/cheditor5/icons/em/em32.gif" alt="" border="0" style="width: 50px; height: 50px; margin: 1px 4px; vertical-align: middle" />

불타는감자밭님의 댓글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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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치가 미묘해서 어떻게 보면 그렇군요.

확실한건 본거지를 어디로 두더라도 완안부는 고려 땅에서 힘기른후 나라 세운건 맞습니다.



윤관 정벌이후 완안부쪽에서도 갈라전 빼앗긴채로 있으면 자기 밑에 있는 부족들도 다 빼앗긴다고 죽을 각오로 뺏으려 들어서 절묘한 위치+담력+집념+외교(이긴후 알아서 고개 숙이면서 체면 세워주기) 콜라보로 탈환한거죠.

망나니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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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초에 저런 지도 자체가 보기 애매한게.



<div><span style="font-size: 9pt">과거로 갈수록 저건 활동 반경이지 오늘날처럼 행정조직이 잡힌 영토라고 보기 힘들어서 느슨한 감이 있는거같습니다.</span></div>

<div><span style="font-size: 9pt">특히 유목민 왕조가 되버리면....</span></div>

<div><br /></div>

<div>초딩때는 위촉오 지도만 봐도 아니 땅크기 비슷한데 왜 위나라가 7임??? 이랬던 기억이 나네요 ㅠㅠ</div>

abc3511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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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만주나 초원 방면은 선 개념으로 표시할 근거 자체가 적고, 전근대 시대의 지배 양태는 근현대 국가와 상이한 방면이 매우 크죠. 또 문화권마다 달랐구요.<br /><br />그리고 동북 9성을 비롯한 고려의 대여진 강경책은 공험진 전투에서 대차게 말아먹으면서 사실상 끝났죠.</p>

데이워치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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흠,&nbsp; 지금으로선 좀 감이 안오지만 고려시대 때까지만 해도 여진족 사는 땅은 과거 고구려 땅 = 우리(고려)가 고구려의 계승자 -&gt; 그러니까 우리땅 , 뭐 이런 논리가 가능했던 모양이네요. 간접지배라고 해도요<img src="/cheditor5/icons/em/em27.gif" alt="" border="0" style="width: 50px; height: 50px; margin: 1px 4px; vertical-align: middle" />

nick인가님의 댓글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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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쥬레같은거야 현실에서도....

대한민국 헌법만 봐도...응?

잿빛산맥님의 댓글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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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근대 스키타이와 근현대 그리스에게 콘스탄티노플이 갈망의 도시라면, 발해의 멸망 이후 삼한계 국가에게 만주와 연해주가 갈망의 땅입니다.(아무말)

흑하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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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보면 무신정권 이전까지의 고려는 마냥 동네북처럼 얻어터지지 않고 북방의 저 전투민족들과도 엎치락 뒷치락하는 상당한 강대국이었네요. 과연 고구려의 후예를 자칭한 놈들은 뭔가 다르긴 다릅니다....그놈의 무신정권과 몽골전쟁 수 십년이 국력이고 뭐고 다 말아먹었지만...

잿빛산맥님의 댓글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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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즈시절 고려는 요-북송과 3강 체제를 구축했던 슈퍼을입니다. 북쪽에서 외교를 개풀 뜯어먹는소리로 아는 환경전사들이 다 때려부숴서 그렇지.

nick인가님의 댓글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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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 요 고려의 삼각균형의 한축이였으니까요...

extraBeing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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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지도가 엑박이네요.<br />

포락푸락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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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초에 유목민이 말뚝박고 지내는 게 아니라 이리저리 옮겨다니니 영토라고 보기 무리가 있죠

더군다나 부족간 문제는  주종관계가 명확하지 않을 경우가 많고요

대충 이 땅 넘어오기 없기 수준에서 끝내는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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