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이 억수로 좋은 동시에 지지리도 운이 없는 암살자
2019.04.22 0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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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암살 실행 인원이 7명이 있었으나 첫번째는 결정적인 순간에 겁을 먹어 실패했고, 두번째는 폭탄을 던졌으나 빗나가서 암살대상은 멀쩡했는데 수행원들과 근처 구경꾼들만 크게 다쳐 경계만 높였다. 여담이지만 이 두번째 인원은 독약을 먹고 강에 뛰어들어 자결을 시도했으나 독약은 유통기한이 지났고 강은 십 센티미터도 안 되는 깊이라 구경꾼들과 경찰들의 어이를 상실시키며 체포되었다(...)
- 암살 기도 후 예정된 행사까지 무사히 끝낸 암살대상은 당연히 그대로 떠났어야 했을 테지만, 그는 다소 정이 깊은 사람이었고 일종의 정치적 퍼포먼스를 위해 다친 수행원들과 구경꾼들의 병문안을 하러 병원으로 갈 것을 수행원들에게 권유하였다. 당연히 경호원들은 그를 말렸지만 안 그래도 그는 고집쟁이로 유명한데다가 강하게 밀어붙치는 바람에 어쩔 수 없이 병원으로 가게 되었다.
- 한편 수행원들은 암살을 피하기 위해 샛길로 갈려고 했지만 운전자는 눈치없이 정규길로 가기 시작했다. 결국 가다가 수행원이 길을 잘못 가고 있다고 운전자에게 소리를 쳐서 차를 돌리려 했는데...
- 그런데 차를 돌리려던 곳은, 하필이면 마지막 암살자가 있었다. 그것도 계획된 장소가 아니라 땡땡이 치기 위해 있던 곳(...) 7명 중 마지막 인원이지만, 두번째 단원이 실패해서 경계만 높아지자 자기에게 차례가 없을 거라 생각하고 한가롭게 식당에서 식사 중이었는데, 암살 대상이 눈 앞에 나타나자 품 속에서 권총을 꺼내들었다.
- 암살자는 암살대상 앞에 나타나 저격을 하였고, 암살대상은 방탄조끼를 입고 있었지만 총탄은 기적적으로 목을 명중하여 경동맥을 끊어 버렸다. 암살대상은 얼마 지나지 않아 사망.
- 이렇게 보면 우연에 우연이 겹쳐 기어코 암살대상을 죽인 운빨이 끝장나게 좋은 암살자였지만, 그의 운은 그 순간 끝났다.
- 암살자의 이름은 가브릴로 프린치프, 암살대상은 오스트리아 황태자 프란츠 페르디난트 대공, 그리고 이 암살은 사라예보 사건이라 불린다. 즉, 제 1차 세계대전을 시작한 방아쇠였다.
- 당시 가브릴로는 미성년자, 그것도 만 20세 되기에 딱 한 달 모자라 사형을 피할 수 있었지만, 그것은 오히려 불운이었다. 경호원과 경찰들에게 구타당해 피떡이 된 채로 감옥에 방치 되었고, 그가 당긴 방아쇠로 인해 무슨 일이 연달아 일어났는지 혐오가 섞인 조롱을 들었다. 그가 속한 검은 손은 세르비아 정부에 의해 뿌리가 뽑혔고, 고향 세르비아는 전쟁터가 되었으며, 세르비아의 젊은이들이 징집되어 죽어나갔고 이후 유럽 전체가 전쟁에 휘말려 유럽 젊은이들의 시체가 산을 쌓아오르는 소식을 양쪽 귀로 들어야만 했다. 가브릴로는 육체적, 정신적 고통을 호소하며 24세의 젊은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밑에 TZ님의 세상에서 가장 억울한 암살자 글을 보고 돌연 떠올린, 운이 억수로 좋았지만 암살이 끝나자마자 운이 다 날라간 암살자... 아니, 운 좋게 암살을 성공시킨게 오히려 불운인 암살자. 하필 그 당시 미성년자라 사형을 당하지 않았고, 감옥에 피떡이 된 채로 방치 되었는데 만 20세가 되자마자 전쟁이 시작됬고, 세르비아 젊은이들이 징집되서 죽어나가는 것을 들어야만 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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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생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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