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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지, 단톡방을 불태우는 동남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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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삼국지를 어린시절에만 잠깐 본 정도고, 사실 좋아하긴해도 그 분야의 오타쿠라고 하기엔 애매한 입장입니다. 하지만 제 지인중 한 사람은 삼국지를 아주 좋아합니다, 그냥 좋아하는 게 아니라 환장하는 수준이라서 연의만 아는 저랑 다르게 정사까지 읽고 내용을 달달 외울 수준입니다
평소에도 그 친구는 저처럼 삼국지를 잘 모르는 일명 삼알못들에게 삼국지 관련  썰을 꽤 유쾌하게 말해주는 걸 좋아하는 편인데, 바로 어제 저녁 7시경 아는 사람끼리 모여있는 단톡방에서 사고가 나고야 말았습니다, (총 8명이 있는 단톡방에서 6명은 저와 마찬가지인 삼알못입니다. 그 친구를 포함한 두 명이 삼국지를 좋아합니다.)



편의상 삼잘알 지인을 a, 삼국지를 좋아하는 다른 한 명을 b라고 쓰겠습니다.



다들 취준생이거나 고시생이기 때문에 쓸데없는 뻘글들이 주로 올라오는 단톡방에 b가 a의 성질을 건드리는 발언을 빠르게 드랍했습니다



b: 야 제갈량 그거 다 거품임, 연의에서나 빨아주지 정사보면 ㄹㅇ 한 것도 없이 후까시나 잡는다.



a: 개소리 ㄴㄴ 제갈량 거품 아니다 



b: 관우도 실제 기록 보면 별달리 눈에 뛰는 전공도 없고 촉은 까보면 다 거품임



b: 차라리 위나라가 백배 나음



a: 대충 왜 제갈량과 관우가 거품이 아닌지  설명하는 장문의 글



b: 저같은 삼알못인 저는 들어본 적없는 어려운 책 제목들  거론하며 촉나라가 연의 덕분에 과하게 고평가된다는 글



처음 이 말싸움을 봤을 때 저는 저렇게 싸우다가 몇 시간 뒤에는 멈출 거라고 생각하며 알림음을 끄고 편하게 예능 본 뒤 발 뻣고 시원하게 잤습니다

그런데 오늘, 정말 어이없게도 어제 저녁부터 오늘 아침 7시까지 쉬지도 않고 카톡을 주고받았다는 걸 두 눈으로 보게되었습니다. 카톡 우측의 새빨간 숫자를 봤을 때부터 불안하긴했지만 설마 날밤을 까면서까지 1500인지 1800 년인지 전 기록으로 박 터지게 싸울 줄이야

도중에 말리던 다른 지인들도 이미 포기하고 팝콘각을 보거나 신경을 끈 것 같습니다



분명 나오는 단어들을 주문처럼 요상한 책 제목들의 열전이 어쨌네 저쨌네하는데, 왠지 그 모습을 어디선가 본 듯 익숙했습니다.

설정갖고 싸우는 옛날 달빠들의 모습을 지인들에게서 다시 보게될 줄은 몰랐습니다

문넷 여러분들도 주변에 삼국지 팬이 있다면 되도록 인물 평가나 그런 건 말조심하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이 친구들 지금도 계속 싸우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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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5-14 20:28:08 (3153일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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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23

렌코가없잖아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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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잘못하다 여기에도 삼국지 100분토론이 개최될지도 모르죠.

sino0103님의 댓글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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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g src="/cheditor5/icons/em/em92.gif" alt="" border="0" style="width: 50px; height: 50px; margin: 1px 4px; vertical-align: middle" />덕후 앞에서는 설정이나 캐릭 관련은 말조심해야 합니다

TDK132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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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명이 없으면 대업을 이룰 수 없습니다! (페그오에 절여진 뇌)

sino0103님의 댓글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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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스카디의 시대 아니었나요?

nick인가님의 댓글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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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그래도 멀공은 있어야...응?

새누님의 댓글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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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멀린 타마모 현왕 스카디 공명 다 있는 사람이 승자아닌가요</p>

위그드밀레니아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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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초에 정사를 보게 되면 더더욱 놀라게 되는 게 제갈량이라서 그냥 b가 삼알못이라는 걸로...

sino0103님의 댓글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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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정사를 안 읽어봐서 그런 건 잘 모르지만 아무튼 대단한 사람인 건 확실합니다 죽은지 천년이 넘었는데도 좋아하는 사람들이 이렇게나 많으니 말이죠

데빌시키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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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시절 설정 싸움.... 정말 진짜 박터지게 싸웠죠. 사람들이....

sino0103님의 댓글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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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로팬들이 등장하고 일어난 키배는 그시절 달빠들의 업보임이 분명합니다<img src="/cheditor5/icons/em/em92.gif" alt="" border="0" style="width: 50px; height: 50px; margin: 1px 4px; vertical-align: middle" />

nick인가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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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의에선 기책을 잘쓰는 책사라면

정사에선 행정가로서 거의 끝판왕급...체급차가 그리 큰데 끊임없이 공격하면서 내부 안정까지 끌어내는...

하르마첨스아세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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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럴땐 [어딜 옥새가 선택한 트루-엠페러 원술님을 제쳐두고 찬탈자 왕조들이 입을 놀리느냐!]라고 호통을 치시면 만사 오케이입니다!

때리고보니액토즈니까더때리자님의 댓글의 댓글

사나에님의 댓글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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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지는 실은 위대한 중나라 왕조의 전후의 이야기이므로 중(仲)국지라고 하는게 맞습니다...

ladincrush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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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말로 일잘했던 행정관들은 많으나 제갈량 본인이 청렴했던거보면 대단하긴합니다

아이르테르님의 댓글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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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일 잘하는 사람 중 청렴한 사람은 찾기 힘드니 더 부각되죠

sino0103님의 댓글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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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렴한 사람이 능력까지 있으면 인기가 없는 게 더 이상하긴하죠

에레니아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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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어느 분야든 덕들이 설정가지고 싸우기 시작하면...(먼산)

망나니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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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에게 삼국지는 촉빠로 시작해서 위빠로 갈아탔다가 다시 촉빠로 환원하게 되는 이야기입니다.

<div><br /></div>

<div>왠지 B님이 하신 말씀을 보니 저의 테크가 떠오르는군요.</div>

나루나루님의 댓글

사나에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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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촉빠로 시작해서 위빠로 갈아탔다가 다시 촉빠로 돌아왔지요.



<div><br /></div>

<div>실은 조조뽕에 깊숙히 빠져들었다가 조조를 파면 팔수록 괴담만 나오고 상대적으로 유비가 갓갓으로 보여서 촉빠로 돌아온 케이스입니다만..</div>

<div><br /></div>

<div>뭐, 정사를 보면 뭐? 이게 리얼 가능해? 라는 느낌의 이야기들이 많아서 연의는 오히려 신선풍을 위해 많은걸 희생했구나, 라는걸 알 수 있지요.</div>

<div><br /></div>

<div><br /></div>

<div>오나라요? 아. 아, 아... 언급을 자제하겠습니다.</div>

새누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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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지금까지 쭉 촉빠였습니다

바닷비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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촉빠와 위빠는 시빌워를 벌이지만 그 와중에 손가의 그양반은...<img src="/cheditor5/icons/em/em4.gif" style="width: 50px; height: 50px; margin: 1px 4px; vertical-align: middle" alt="" border="0" /><b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