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국지, 단톡방을 불태우는 동남풍
2019.08.28 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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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삼국지를 어린시절에만 잠깐 본 정도고, 사실 좋아하긴해도 그 분야의 오타쿠라고 하기엔 애매한 입장입니다. 하지만 제 지인중 한 사람은 삼국지를 아주 좋아합니다, 그냥 좋아하는 게 아니라 환장하는 수준이라서 연의만 아는 저랑 다르게 정사까지 읽고 내용을 달달 외울 수준입니다
평소에도 그 친구는 저처럼 삼국지를 잘 모르는 일명 삼알못들에게 삼국지 관련 썰을 꽤 유쾌하게 말해주는 걸 좋아하는 편인데, 바로 어제 저녁 7시경 아는 사람끼리 모여있는 단톡방에서 사고가 나고야 말았습니다, (총 8명이 있는 단톡방에서 6명은 저와 마찬가지인 삼알못입니다. 그 친구를 포함한 두 명이 삼국지를 좋아합니다.)
편의상 삼잘알 지인을 a, 삼국지를 좋아하는 다른 한 명을 b라고 쓰겠습니다.
다들 취준생이거나 고시생이기 때문에 쓸데없는 뻘글들이 주로 올라오는 단톡방에 b가 a의 성질을 건드리는 발언을 빠르게 드랍했습니다
b: 야 제갈량 그거 다 거품임, 연의에서나 빨아주지 정사보면 ㄹㅇ 한 것도 없이 후까시나 잡는다.
a: 개소리 ㄴㄴ 제갈량 거품 아니다
b: 관우도 실제 기록 보면 별달리 눈에 뛰는 전공도 없고 촉은 까보면 다 거품임
b: 차라리 위나라가 백배 나음
a: 대충 왜 제갈량과 관우가 거품이 아닌지 설명하는 장문의 글
b: 저같은 삼알못인 저는 들어본 적없는 어려운 책 제목들 거론하며 촉나라가 연의 덕분에 과하게 고평가된다는 글
처음 이 말싸움을 봤을 때 저는 저렇게 싸우다가 몇 시간 뒤에는 멈출 거라고 생각하며 알림음을 끄고 편하게 예능 본 뒤 발 뻣고 시원하게 잤습니다
그런데 오늘, 정말 어이없게도 어제 저녁부터 오늘 아침 7시까지 쉬지도 않고 카톡을 주고받았다는 걸 두 눈으로 보게되었습니다. 카톡 우측의 새빨간 숫자를 봤을 때부터 불안하긴했지만 설마 날밤을 까면서까지 1500인지 1800 년인지 전 기록으로 박 터지게 싸울 줄이야
도중에 말리던 다른 지인들도 이미 포기하고 팝콘각을 보거나 신경을 끈 것 같습니다
분명 나오는 단어들을 주문처럼 요상한 책 제목들의 열전이 어쨌네 저쨌네하는데, 왠지 그 모습을 어디선가 본 듯 익숙했습니다.
설정갖고 싸우는 옛날 달빠들의 모습을 지인들에게서 다시 보게될 줄은 몰랐습니다
문넷 여러분들도 주변에 삼국지 팬이 있다면 되도록 인물 평가나 그런 건 말조심하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이 친구들 지금도 계속 싸우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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렌코가없잖아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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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DK132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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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사에선 행정가로서 거의 끝판왕급...체급차가 그리 큰데 끊임없이 공격하면서 내부 안정까지 끌어내는...
하르마첨스아세님의 댓글
때리고보니액토즈니까더때리자님의 댓글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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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dincrush님의 댓글
아이르테르님의 댓글의 댓글
sino0103님의 댓글의 댓글
에레니아님의 댓글
망나니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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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v>왠지 B님이 하신 말씀을 보니 저의 테크가 떠오르는군요.</div>
나루나루님의 댓글
사나에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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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v>실은 조조뽕에 깊숙히 빠져들었다가 조조를 파면 팔수록 괴담만 나오고 상대적으로 유비가 갓갓으로 보여서 촉빠로 돌아온 케이스입니다만..</di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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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v>뭐, 정사를 보면 뭐? 이게 리얼 가능해? 라는 느낌의 이야기들이 많아서 연의는 오히려 신선풍을 위해 많은걸 희생했구나, 라는걸 알 수 있지요.</di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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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v>오나라요? 아. 아, 아... 언급을 자제하겠습니다.</div>
새누님의 댓글
바닷비님의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