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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축구 국가대표팀에 대한 생각들(장문, 두서없음)

본문

1. 벤투의 특징



그것은 고집입니다. 전술과 선수 기용, 교체에 대한 고집이죠.



몇몇 사람들이 벤투 감독이 전술이 없다고 욕하는데 그건 아니에요.
벤투의 전술은 확고합니다. 4231 기반의 후방 빌드업에 바탕을 둔 축구.
EPL에 비교해 설명하자면 포체티노(경질됬지만..)의 토트넘이 그런 전술을 보여줬습니다.



다만 전문가와 여론이 공통적으로 비판하는 부분은 플랜B가 없다는 것.
상황과 관계 없이 어떤 식의 교체를 하는지 예상될만큼 전술에 대한 융퉁성이 없다는 것입니다.




2. 대표팀과 클럽팀의 차이.



대표팀의 경우엔 소집할 수 있는 선수가 제한됩니다.
클럽팀이야 돈과 스카우팅을 통해 선수를 사면 되지만, 대표팀은 그럴 수 없죠.
또한 팀에 감독이 바라는 전술적 색깔을 입히기도 힘들어요.
훈련을 대표팀 소집기간에만 할 수 있으니까요.
축구 전술의 시작점이자 완성은 결국 조직력입니다.



잘 나갈때의 스페인과 독일 대표팀들은 각각 자국 리그 최강팀들에 대표팀 선수들이 몰려있어서
조직력을 맞추기 쉬운 편이었고, 벤투 감독 소집전에도 전북을 중심으로 대표팀을 꾸려야하지 않나라는 얘기가 나왔었습니다.



옆 나라인 일본의 경우엔 국가대표팀의 전술을 유소년 팀들에서부터의 훈련과
감독이 누구든 이어지는 전술적 색깔을 통해 그 대표팀에 색깔을 입혔습니다.



이란도 마찬가지입니다. 최근엔 분위기가 안 좋지만, 이란도 축구 색이 지난 십수년간 변하지 않고 꾸준한 팀이죠.



반면 우리나라는 어떤지 생각해보면, 조광래 감독 때는 만화축구로 욕을 먹었죠. 아마 티키타카를 목표로 했던 것 같지만, 우리나라 환경에선 실현이 힘든 전술입니다.
홍명보 - 슈틸리케 감독의 경우엔 무슨 전술이었는지, 아니 전술이란게 있긴 했는지 의문이구요.
신태용 감독의 경우엔 원하는 색깔을 입히기엔 시간이 매우 부족했죠.




선수풀에 대해 얘기하자면, 우리나라의 경우 2선과 골키퍼의 경우엔 기용할 수 있는 선수들이 여유가 있는 편이지만,
수비와 3선의 경우엔 그렇지 않습니다.



기성용 선수가 은퇴 이전까지 속도에 있어 꾸준히 비판을 받았음에도 계속 꾸준히 기용되어 좋은 활약을 보여줬었죠.



장현수 선수가 불미스러운 일로 대표팀을 마무리지었지만, 그 전까지 어느 감독이든 여론의 비판에도 상관않고
꾸준히 기용했던 이유도 다른 이유가 아닙니다. 장현수 선수 만큼 빌드업을 하는 선수가 없었거든요.







3. 벤투의 전술 - 4231과 후방빌드업.



토탈 사커이후 "압박"이란 키워드는 축구 전술을 관통하는 키워드가 되었습니다.
어느 라인에서 시작할지, 어느 정도의 강도로 가할지 팀마다 차이가 있을 지언정 하지 않는 팀은 없죠.
그리고 압박을 어떻게 풀어나갈지 여러 감독들이 자기만의 해답을 내놓았습니다.



압박이 덜한 측면(윙)을 통해 공격을 풀어나가거나,



펩 같은 경우엔 포지션의 파괴, 끊임없는 스위칭, 공을 중심으로 선수들이 삼각형을 이뤄
계속해서 수적 우위를 유지하며 압박을 풀어나가고



그리고 상대팀의 압박이 덜 할 수 밖에 없는 수비수, 그리고 골키퍼에서부터 빌드업을 하는걸 해답으로 내놓았죠.




다만 이 전술에 있어 중요한 수비수, 풀백들의 빌드업 능력이 중요한데 우리나라의 경우 아무래도 이 부분에 있어선 많이 부족한 모습을 보입니다.
이번 시즌 토트넘의 경기력이 폭망한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후방 빌드업의 한 축을 담당하던 알데르베이럴트의 부진도 영향이 큽니다.
공격전개가 원활하게 되질 않으니, 주도권을 잡아도 답답한 양상이 지속되고, 주도권을 내준 경우엔 그저 계속 수비만 할뿐인 경기가 나오는 이유죠.



또한 3선은 중요하면서 욕을 가장 많이 먹는 자리입니다. 여기에서 뛰는 선수가 어떤 활약을 보여주느냐에 따라 팀의 경기력이 달라져요.
그래서 못하면 저~엉말 눈에 쉽게 보여서, 욕도 많이 먹는 자리죠.. 현재는 황인범 선수가 그렇구요.
벤투 감독의 고집과 맞물려서, 황인범 선수가 여론을 많이 의식하는지 본래 잘할 때보다 못한 경기력을 보여주면서 욕이란 욕은 다 먹고 있어서 안타까울 뿐입니다.




4. 그럼에도 긍정적인 면을 찾자면?



사실 축구팬들은 대체로 알고 있는 사실이었지만, 벤투는 포르투칼 대표팀 시절에도 똑같은 비판을 받았습니다.
일관된 전술과 선수기용이죠. 아마 협회에선 이 사실을 알고서도 선임했고, 현재 우리나라의 여러 상황들을 고려하면
저는 벤투 감독은 절대 나쁜 선택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전술적으로도 여러 방법으로 3백을 실험해보거나, 팬들이 예상치 못한 선발기용을 보여주거나 하는 면에 있어서
융퉁성이 조금은 늘지 않았나 하는 생각입니다.



한국 축구 역대급 유망주라 평가 받는 이강인 선수가 현재 성장하는 중이고,
백승호 선수도 대표팀 첫 선발 데뷔 경기에서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며 기대감을 가지게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골키퍼의 경우엔 일본이 부러워할 만큼 좋은 선수들이 많은 편이고,
최전방 공격수와 2선의 경우엔 유럽에서 여러 선수들이 좋은 활약을 보여주고 있어요.



그래도 현재까지 수비 안정화를 이루지 못한건 비판을 받아 마땅한 점이라 생각합니다.




5. 애매한 한국 국가대표팀의 위치.



한국 국가대표팀이 세계 축구에서 가지는 위치는 정말 애매해요. 아시아에선 최정상급이지만, 세계와 비교하게 되면 하위권이거든요.



2010년 대에 디에고 시메오네가 ATM을 이끌며 두줄 수비란 전술을 세계에 선보였고, 해당 전술을 그야말로 약팀에게 성서와 같은 전술이 되었습니다.
레스터 시티는 이 전술을 기반으로 우승까지 이뤄냈고, 현재에도 세계 각 리그에서 많은 팀들이 이 전술을 쓰고 있습니다.
러시아 월드컵 때 많은 이변들이 있었고, 이란의 경우 객관적으로 몸값이 몇배씩 차이나는 상대팀을 상대로 긴장감 있는 경기를 가지고 갔어요.



잘 조직된 두줄 수비의 경우엔, 강팀들도 뚫기 힘들다는 것을 보여준게 지난 몇년간의 세계 축구였습니다.
이번 시즌 맨유가 보여주는 경기들이 대체로 그런데요. 라인을 내리는 약팀들을 상대론 경기를 어렵게 풀고,
그렇지 않은 팀들을 상대론 역습에 능한 자원들과 전술을 통해 좋은 경기력과 성적을 보여주고 있어요.



두줄 수비를 뚫으려면, 패스플레이, 빠른 공수전환, 그리고 좌우전환을 통해 수비에 구멍을 내야하는데,
현재 국가 대표팀에선 이 부분에서 많이 부족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어서
다른 아시아 팀들이 내려앉은 채 있으면, 경기를 풀어나가는데 많은 어려움을 보이고 있어요.



반대로 다른 대륙 정상권 팀들과 경기를 하기엔, 수비도 안정되지 않았고, 중원에선 압박을 풀지 못해 힘을 못쓰고, 공격은 답답해지고의 반복이에요.







6. 대표팀의 조직력.



2002년 때는 당시 리그를 중지해가면서, 대표팀에 협회의 모든 역량을 동원해, 조직력을 끌어올릴 수 있었습니다.
열광적인 응원과 홈 어드밴티지, 히딩크 감독의 능력도 무시할 순 없지만,
당시 대표팀-그리고 당시 세대들이 은퇴하기 전까지 보여준 팀 플레이는 그야 말로 지금은 찾아볼 수 없는 그런 플레입니다.
직전 레바논, 브라질 전에서도 경기를 보면 선수들 간에 호흡이 맞지 않는 모습을 저~~엉말 많이 보여줬는데,
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앞으로도 좋은 결과를 기대하기 힘들 것 같네요.




7. 대표팀 감독이란 자리와 인터넷 여론.



우리나라가 월드컵에 나가기 시작한 이후, 히딩크 감독 말고 여론에게 좋은 평가를 받은 감독이 있는지 의문이네요.
몇몇 사이트들이나, 포털 사이트의 댓글은 환상에 빠져 있는 것 같습니다.
최강희 감독이 예선만 통과하고 사퇴하겠다는 조건으로 대표팀 감독을 맡았던건 이런 이유도 한 몫할 것 같네요.
그야말로 독이 든 성배죠.
몇몇 선수들이 댓글을 보지 않으려 하지만, 신경이 쓰인다고 했던 인터뷰나 며칠전 손흥민 선수의 인터뷰나.
이 문제는 꾸준하게 언급이 되는데도 고쳐지지 않네요.



얼마전 모 여성 연예인의 안타까운 죽음이후로, 악플에 대해 자성하는 목소리가 있는가 싶더니,
바로 며칠 뒤 축구 선수의 기사를 보면 한숨 밖에 안나오더군요.




한국 축구가 세계 무대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려면



협회 차원에서의 효율적이고 충분한 지원, 감독과 선수단의 노력도 필요하지만,
팬들이 건전한 응원문화를 보여줘야 하는데, 안타까울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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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8

공백없이한글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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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축구에 관심없는 사람들이 월드컵, 아시안컵 같은 특정 기간에만 축구를 챙겨보니 한국 축구의 현실적인 위치를 너무들 과대평가하는 감이 있죠.

<div>한국이 세계대회에서는 부정할 수 없는 약팀이란 걸 인정해야 할 텐데...</div>

<div><br /></div>

<div>그리고 티키타카는....클럽팀에서도 힘든 걸 국대에서 할 수 있는 건 세 얼간이 현역이던 스페인이나 가능한 진짜 유니크 전술인데 참....</div>

gus6970님의 댓글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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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시즌, K리그가 흥행하곤 있습니다만,

저번 시즌까지만 해도 K리그엔 무관심하고 해외축구만 보면서 눈만 높아진 축구팬들도 꽤 있을겁니다..

디아니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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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는 그래도 정규방송에서 한번씩 해주기라도 하지

이놈의 축구는 방송도 케이블(스포츠 티비 등) 에서나 해주니 사람들 관심이 없죠.

맨날 우리나라 K리그 욕하는데, 맨시티나 그런 선수들 몸값 생각하면 K리그 선수들은 값어치 그 몇배를 하는건데 ㅠㅠ



근데 그렇게 악플달고 하는사람들을 팬이라고 보지않는 편이라서요. 그냥 깔거 없는가 돌아다니는 하이에나 같습니다...



진짜 해외축구에 신경쓰는거 반절만 K리그 신경썻어도 우리나라 축구 상당히 발전됐을텐데 그없...

gus6970님의 댓글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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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v>그나마 이번 시즌 K리그가 흥행하는 건 좋은 소식이라고 생각해요.</div>

<div>이번 시즌 정도의 인기만 몇년 유지하더라도 한국 축구의 발전에 많은 도움이 될 것 같아요.</div>

<div><br /></div>

<div>현재로선 곧 있을&nbsp;동아시안컵이 대표팀의 분수령이 될 것 같은데,</div>

<div>그 때 좋은 결과를 얻어야 할텐데.. 걱정되네요.</div>

카니아드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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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딩크조차 월드컵 전까지 욕을 엄청나게 먹엇으니 국대 감독하면서 욕 안먹는건 불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gus6970님의 댓글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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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판이야 당연히 대표팀 같이 중요한 자리엔 당연하지만, 인신공격 같은 댓글은 바껴야죠..

륜니어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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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의 플랜 B의 부재는 고집도 있겠지만 선수층의 두께가 두텁지 못한게 크지요. 특히 중원 쪽의 벤투가 원하는 수준의 박투박이 별로 없는게 크지 않나 싶습니다.

gus6970님의 댓글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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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인범 선수가 계속 중용되는 이유도 비슷한것 같아요.

경기력이 안 좋을 때도 활동량 하나는 좋은 편이니..

경기력은 실드칠 수가 없지만..



캉테나 라키티치 같이 클래스 있고 부지런한 미드필더는 그야말로 있고 없고의 차이가 너무 크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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