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시대] 글을 찾아보니 진짜 잘못된 정보가 꽤 많군요.
2020.04.10 21:46
1,771
20
0
본문
요즘 이것저것 준비하는 게 있어서 조선시대 관련 자료를 찾아보고 있는데.
'조선시대에는 서점이 없었다!'
'조선 왕조가 지식을 통제하고 권력화 시켰다!'
'일본은 민간 출판이 더 발달되어 조선보다 더 발달된 나라이다'
기타등등의 이상한 소리가 적힌 글을 많이 봤습니다.
뭐 여러가지 할 말은 있지만
죄다 개소리입니다.
문자 덕후질에 미친 우리 조상님들이
책을 거래 안할리가 없잖아요.
뭐, 조선 초기에는 어느정도 맞습니다.
국가가 주도해서 책을 찍거나 수입하거나 했거든요.
문젠 민간에서 책을 안만든건 국가 통제보단
'책이 졸라 비싸서' 였습니다.
그런데 중종쯤을 지나 선조쯤에 사람들이 슬슬 먹고 살만 하니깐 책을 읽고 싶다는 욕망들이 넘쳐나죠. 그러니 당연히 국가에서 찍은 책만으로는 모잘랐고
책을 매매하는 사람들이 등장하게 되는데
바로 방각본의 등장입니다.
본래 책을 인쇄해서 파는 곳을 방사 서방 서사 서포라 부르는데 이곳에서 인쇄한 것을 방사본, 서방본 등등으로 부르고
대부분 이게 나무목판 인쇄이다보니 총합해서 방각본이라 부르게 되었습니다 본래 중국 당나라 시절부터 있었던 이 문물은
당연히 조선에도 들어와서 책거래의 시초가 되었는데
최초의 방각본은 선조시대의 고사촬요라는 책으로 이 책을 누가 인쇄했고 언제 인쇄했고 팔고 있으니 사러 오라는 광고까지 들어있다고 합니다.
하지만 임란-호란을 거치며 사회 혼란기에서 잠시 책 거래가 끊겼다가
평민들의 경제력 향상 등등의 이유로 책의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면서
방각본의 수요도 급증하게 됩니다. 그래서 대다수의 방각본이 17~18세기에서 발견되는데
방각본도 모잘라 몰락한 사대부나 규방의 아녀자들이 알바처럼 필사해서 팔기도 하였더군요.
하지만 이래도 책은 여전히 비쌌고 이 비싼 책 값의 접근성을 높이면서 이익을 챙기는
대여점인 세책점과, 이 책을 들고 다니며 사방 곳곳 돌아다니며 책을 읽어주는 전기수들이 등장하게 됩니다.
거기다 돈 좀 있는 평민들까지 너도 나도 소설을 읽다보니 이 시기에 어려운 한자소설 대신 쉬운 한글소설도 급증하고
각종 유교 교육서적 말고도 재미를 추구한 지금의 양판소, 라노베, 무협에 해당하는 각종 소설까지 마구 찍혀 나옵니다.
거기다 이나라는 패러디에 매우 관대해서 소설 필사하던 사람들이 내용을 바꾸거나 혹은 비슷한 전개의 이야기를 찍어내도
사람들은 여얼심히 소설을 읽고 팔아줬다고 하네요. (덕분에 판본마다 다른 소설 내용에 그걸 연구하는 학자들은 죽을 맛입니다.)
뭐 결론을 말하자면
다시는 문자덕후의 나라를 무시하지 마라. 양판소의 시조는 먼곳에 있지 않다.
- 4.33Kbytes
0
로그인 후 추천 또는 비추천하실 수 있습니다.
-
souloflord
- 회원등급 : 정회원 / Level 33
포인트 100
경험치 56,213
[레벨 34] - 진행률
4%
가입일 :
2016-07-09 18:26:53 (3096일째)
미입력
-
감상게시판 - [노피아] 천마신교의 이중첩자2024-09-06
-
감상게시판 - [노벨피아] 진정한 천재캐릭터 -천재 마법학자가 출신을 숨김2024-04-24
-
감상게시판 - [노벨피아_리뷰] 노벨피아에서 보기 드문 정통파(?) 전생물(절대 엘드미아 에가를 건드리지 마라)2024-03-31
-
감상게시판 - [노벨피아_리뷰] 아카데미에 야생인이 들어왔다2024-03-30
-
감상게시판 - [노벨피아_리뷰] 천하제일인의 소꿉친구2024-03-28
-
창작 AA - 마력 낮은 마법사는 용사가 흘린 여자를 줍습니다. - 422023-12-27
-
창작 AA - 마력 낮은 마법사는 용사가 흘린 여자를 줍습니다. - 412023-12-18
-
창작 AA - 마력 낮은 마법사는 용사가 흘린 여자를 줍습니다. - 402023-12-15
-
AA 호시린 / 타이거죠 - 메탈리카면 센다이에서는 진퉁 사기인데 말이죠...2024-12-28
-
감상게시판 - 너 같은 외톨이가 어디있냐!!? 라고 하는 소설이었죠.2024-10-07
-
창작잡담 - 노벨피아는 지금 마침 공모전 중이라 자신의 글을 진지하게 고민해보신다면 도전해보셔도 좋을듯.2024-10-06
-
AA 호시린 / 타이거죠 - 전술 야루오2024-08-17
-
창작 AA - 반갈을 못하니 레즈커플이 된다음 남자를 납치한건가!?2024-07-14
-
AA 당히아, 종합학과, 푸른피, 혼자 히어로, 흰머리와 마녀 - 음행여교사들이 너무 강한데요?!2024-06-30
-
자유게시판 - 그런데 리뷰이벤트 당첨자 발표는 좀 늦네요 언제인가....2024-04-27
-
자유게시판 - 근데 신체능력이 오르면 일대 다수의 상황에서도 그만큼 할수 있는게 늘어나니깐요. 무시할수 있는 요소는 아니라고 봅니다. 포위되는 상황을 막고 1대 다를 1대 1로 바꿀수 있도록 하는 것도 신체능력이 필수니깐요.2024-04-27
전체 108 건 - 1 페이지
제목 | 글쓴이 | 날짜 | 뷰 | 추천 | |
---|---|---|---|---|---|
souloflord 1,164 0 2021.04.13 | |||||
souloflord 932 0 2021.01.21 | |||||
souloflord 2,061 0 2021.01.19 | |||||
souloflord 2,006 0 2020.12.26 | |||||
souloflord 2,224 0 2020.11.29 | |||||
souloflord 1,694 0 2020.10.04 | |||||
souloflord 1,438 0 2020.10.01 | |||||
souloflord 666 0 2020.09.07 | |||||
souloflord 2,462 0 2020.07.16 | |||||
souloflord 1,429 0 2020.06.30 | |||||
souloflord 2,450 0 2020.05.05 | |||||
souloflord 1,772 0 2020.04.10 | |||||
souloflord 1,504 0 2020.03.29 | |||||
souloflord 1,740 0 2020.03.03 | |||||
souloflord 1,341 0 2020.01.29 |
댓글목록 20
로튼애플님의 댓글
souloflord님의 댓글의 댓글
섭고편질님의 댓글의 댓글
루시안님의 댓글
일본 대단하게 볼 수 있지만 반비례로 조선을 무작정 까시는 분들에게 오공오민, 관민칠삼 같은 살인적인 세율과 이로 이한 미비키를 보시길 권하고 싶어요
신의알님의 댓글의 댓글
souloflord님의 댓글의 댓글
그리고 잡비는 조선 초에 유명한 공납문제.
하지만 조선은 적어도 일본처럼 그냥 쥐어짜가 아니라 합리적으로 제도 개선을 하는 나라라는거지
migaloo님의 댓글
<div>글이라면 국적불문하고 탐독한 게 우리 조상님네입니다.<br /></div>
기계교도님의 댓글
<div>그러고보니 서학을 수입해서 적극 이용했다는 일본도 알고보면 좀 있는 영주들의 취미생활 취급이었다는데..</div>
Morgan님의 댓글
새누님의 댓글
항상여름님의 댓글
<div>중국에서 천주실의라는 책이 들어왔는데 말이지...(대충 후미카AA)</div>
Restar님의 댓글
의외로 그시대나 지금이나 사람들 사는건 다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죠;
슈이네스님의 댓글
그러고보면 성균관스캔들에서도 필사에 대한 내용이 나왔죠.
데이워치님의 댓글
<div>전국시대 트립물 - 일본인이 쓴 - 에서 본거지만...</div>
<div>뭐 에도 시대쯤 부터 어느정도 부가 쌓이면서.. 통신사들이 부러워 하기도 했지만 , 그들의 부귀는 지배층이 하층민들을 그야말로 죽지만 않게 할 정도로 </div>
<div>착취해서 쥐어짠 결과 물이고 , 그래서 잇키 라는 민란도 굉장히 자주 일어났죠. <img src="/cheditor5/icons/em/em29.gif" alt="" border="0" style="width: 50px; height: 50px; margin: 1px 4px; vertical-align: middle" /> 사실 이것도 일본 대역물 , 트립물 보다가 알게된 것...</div>
NaCN님의 댓글
학교 수업시간에 구운몽이라도 읽었으면 저런 말 못하지...
ak47님의 댓글
Serus님의 댓글
느루Null님의 댓글
어울파카님의 댓글
팔각님의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