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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시대] 죽은 자를 애도하는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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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시대에서 보통 죽은 자를 애도하는 방법은 상을 치르고 곡을 하고 등등이 있지만


조상대대로 글덕후인 사대부쯤 가면 글로써 죽은 자를 애도합니다.



바로 묘갈명, 묘비등에 세기거나 같이 묻어주거나 하는 글이죠.



본래라면 묘비에서나 전해져서 전해지는 것이 별로 없을거라 생각하지만



왠걸요 이것도 엄연히 사람이 쓴글이라 그 후손들이 묘지명도 꼬박꼬박 모아서



문집에다 남깁니다. 조선시대 글들이 엄청나게 전해지는 이유중하나(...)



지금도 고전번역원이라고 국가가 지원하는 기관에서 문집들을 번역하고 있는데



아직도 상당수의 문집(나름 유명인만 골랐늗데도!) 번역 안된거 보면 그 양의 방대함은 알만 ㅏㄹ겁니다.



여하간 본래 이야기로 돌아와 본래 이 묘비명은 상당히 감정을 절제해서 쓰는 글입니다.



그래서 친한 친구가 죽었을때도 그 친구가 얼마나 덕이 높고 지헤로웠으며



선하게 살았는지 좋은 말로 써주고 가족 관계가 어떤지 등등등을 써줍니다.



덕분에 이 묘지명으로 실록 같은 공식적 기록에 기록되지 않은 사람들도 친족관계를 추적하는 경우가 있죠.

(얼마전에 일 때문에 박세당의 손주랑 증손주까지 이걸로 추적했습니다)



그런데 정말 친한 친지가 죽었을때는 그렇게 감정을 절제하지 못하고 그야말로 붓가는 대로 

슬픔을 그대로 표현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대표적인 예가 실학 사상의 거두중 하나인 연암 박지원의 큰 누나가 죽었을때 박지원이 쓴 묘지명입니다.



연암집에 실려 있는데 그야말로 글 마디마디에 눈물을 뚝뚝 흘리면서 썼다는게 느껴질 정도로 



슬픔을 표현했습니다. 자신이 8살때 시집가는 누나에게 때를 쓴 추억을 이야기 하면서



어렸을적 추억은 일은 잘 기억나고 즐거움도 많았고 세월도 더디 갔는데 헤어지고 나선 우환에 시달리다 훌쩍 세월이가



남매로 지낸 시간이 어찌 이리 짧은가를 한탄하면서 시까지 지었습니다.



시의 완성도도 괜찮은 편이라 연암 박지원이 쓴 묘지명중 홍대용이 죽었을때 쓴 묘지명과 함께



박지원의 쓴 묘지명중 가장 잘 알려진 묘지명이라 하더군요.



떠나는 자 정녕히 다시 온다 다짐해도


보내는 자 눈물로 여전히 옷을 적실 텐데


조각배 이제 가면 어느제 돌아오나


보내는 자 헛되이 언덕 위로 돌아가네





정말 고전 뒤지다 보면 꽤 여러가지로 좋은 이야기를 많이 보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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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7-09 18:26:53 (3087일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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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7

플로베른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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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중요한 의미를 가지고 있는 친구의 묘갈명을 고의로 성의없게 지은 탓에 친구의 후손과 싸우다 정치적 싸움으로까지 비화된 케이스도 있죠.

<div><br /></div>

<div>송시열 선생님, 당신은 도대체….<img src="/cheditor5/icons/em/em24.gif" alt="" border="0" style="width: 50px; height: 50px; margin: 1px 4px; vertical-align: middle" /></div>

이데하스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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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그 많은 양의 글로 인하여 고전을 배워서 시험을 치뤄야하는 사람들(고시생, 수험생, 인문학과생 등등...)에게는 고통을 줘서 눈물을 흘린다고 하지요.

<div><img src="/cheditor5/icons/em/em6.gif" alt="" border="0" style="width: 50px; height: 50px; margin: 1px 4px; vertical-align: middle" /><img src="/cheditor5/icons/em/em38.gif" alt="" border="0" style="width: 50px; height: 50px; margin: 1px 4px; vertical-align: middle" /><br /></div>

데이워치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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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g src="/cheditor5/icons/em/em39.gif" alt="" border="0" style="width: 50px; height: 50px; margin: 1px 4px; vertical-align: middle" />&nbsp; 당시에는 모두 한문... 을 썼기에 번역 할 생각따윈 안했는데... 이젠 다른 나라말... 이 되어버려 문제네요.&nbsp;&nbsp;<img src="/cheditor5/icons/em/em76.gif" alt="" border="0" style="width: 50px; height: 50px; margin: 1px 4px; vertical-align: middle" />

오메가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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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시열이었나요?



죽은 옛 친구한데 요즘식으로 번안하면 '뒤져서 꼬숩다'수준의 망발을 했다던 사람이.

Porthos님의 댓글

B사감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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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술이부작. </b>그 재주 가지고도 고인드립에 써먹는 인성도 발견 할 수 있지요.

SEO2009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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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집안이나 인척 띄워주려고 묘갈명을 엄청 띄워주는 경우도 많다는 것...

송시열과 윤선거 일은 두 사람 사이에 얽힌 일들을 생각하면 놀랍잖은 일이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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