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알고 있는 것을 그때도 알았더라면
2020.11.25 1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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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조금씩 퍼즐이 맞춰지면서 심적 고통이 심해지네요.
저의 아버지께서 폐암에 수술 불가판정을 받았습니다. 암 조직이 심장 부근으로 번져 손을 댈 수 없답니다.
치료방법을 물었죠.
유전자검사에서 암유발 유전자가 보이지 않아 유전자 치료는 불가.
심근경색 이력으로 복용하는 약 때문에 면역항암제 사용 불가.
남은 것은 방사선치료와 항암치료가 남았네요.
50대였다면 완치도 노려볼 수 있는 수준이라는데 저희 아버지처럼 70대 중반이라면... 힘든 겨울이 될거라 합니다. 봄은 힘들거라 합니다. 그 연세라면 보통 반 년이라는 말이더군요. 둔기로 뒤통수를 맞은 듯 하단 말의 의미를 알 것 같네요.
전화를 해보니 어머니를 닮아 잔소리 많은 큰누나는 감정을 추스르지 못해 울고 있네요. 아버지 성격을 많이 물려받아 냉철한 편인 작은누나는 잠긴 목소리로 서울에 있는 3차병원을 알아보고 있다네요. 회사 그만두고 간병하겠다는 저를 형은 말리네요.
안일함의 대가인가 봅니다.
작년 가을부터 유난히 힘이 부쳐 과수원일이 힘들다 하셨는데 연세가 있으셔서 그런가 했죠.
봄이 되어도 감기가 낫지 않는다며 자꾸 기침을 하시는데 곧 낫겠거니 했죠.
자꾸 숨이 찬다 했을때 폐렴이 아닌가만 했죠.
병원가자고 재촉했을 때 너 때문에 스트레스 받아 죽겠다!라며 버럭 화를 내는 모습에 저렇게 싫어하시는데 다음에 잘 달래서 가자고 자기합리화 하면서 가을까지 미루고도 별 일 없으리라 믿었죠.
몸무게가 10키로 가까이 빠진 것을 알고 화들짝 놀랐을땐 이미 늦었네요. 그렇게 퍼즐이 많이 맞춰진 모습을 보고서야 아, 그게 암 때문이었구나 하고 깨달았네요. 지금 알고 있는 것을 그때도 알았더라면... 그게 전부 암 때문에 그런 거란 걸 알았더라면...
그저 마음이 아프네요.
저의 아버지께서 폐암에 수술 불가판정을 받았습니다. 암 조직이 심장 부근으로 번져 손을 댈 수 없답니다.
치료방법을 물었죠.
유전자검사에서 암유발 유전자가 보이지 않아 유전자 치료는 불가.
심근경색 이력으로 복용하는 약 때문에 면역항암제 사용 불가.
남은 것은 방사선치료와 항암치료가 남았네요.
50대였다면 완치도 노려볼 수 있는 수준이라는데 저희 아버지처럼 70대 중반이라면... 힘든 겨울이 될거라 합니다. 봄은 힘들거라 합니다. 그 연세라면 보통 반 년이라는 말이더군요. 둔기로 뒤통수를 맞은 듯 하단 말의 의미를 알 것 같네요.
전화를 해보니 어머니를 닮아 잔소리 많은 큰누나는 감정을 추스르지 못해 울고 있네요. 아버지 성격을 많이 물려받아 냉철한 편인 작은누나는 잠긴 목소리로 서울에 있는 3차병원을 알아보고 있다네요. 회사 그만두고 간병하겠다는 저를 형은 말리네요.
안일함의 대가인가 봅니다.
작년 가을부터 유난히 힘이 부쳐 과수원일이 힘들다 하셨는데 연세가 있으셔서 그런가 했죠.
봄이 되어도 감기가 낫지 않는다며 자꾸 기침을 하시는데 곧 낫겠거니 했죠.
자꾸 숨이 찬다 했을때 폐렴이 아닌가만 했죠.
병원가자고 재촉했을 때 너 때문에 스트레스 받아 죽겠다!라며 버럭 화를 내는 모습에 저렇게 싫어하시는데 다음에 잘 달래서 가자고 자기합리화 하면서 가을까지 미루고도 별 일 없으리라 믿었죠.
몸무게가 10키로 가까이 빠진 것을 알고 화들짝 놀랐을땐 이미 늦었네요. 그렇게 퍼즐이 많이 맞춰진 모습을 보고서야 아, 그게 암 때문이었구나 하고 깨달았네요. 지금 알고 있는 것을 그때도 알았더라면... 그게 전부 암 때문에 그런 거란 걸 알았더라면...
그저 마음이 아프네요.
오늘 부모님께 사랑한다는 말 꼭 하세요. 사랑은 과하게 전해도 독이 되지 않습니다.- 닥터 회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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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xtraBe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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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xtraBeing 780 0 2020.11.25 | |||||
extraBeing 2,381 0 2017.10.11 |
댓글목록 14
키리시마님의 댓글
1회에 2억인데 사람이 너무많아서 난리라더군요.. 치료율이 70퍼인가 그렇다던데도... 암 치료 받으실거면 세브란스 추천드립니다
extraBeing님의 댓글의 댓글
<div> 2억이라... 그럴 돈이 있었으면 좋았을텐데요.</div>
불행신님의 댓글
<div><br /></div>
<div>암을 안 시기가 이모가 애기 돌잔치를 연 얼마 뒤라 슬픈게 배더군요.</div>
<div><br /></div>
<div>그 때 바빠서 병문안도 제대로 못갔었는데.... 어느날 밤에 방금 사망하셨다는 전화오자마자 눈물이 나더군요.</div>
<div><br /></div>
<div>장기를 참 잘두셨는데 배워둘걸 하고 그 뒤 몇 번이고 생각했습니다.</div>
<div><br /></div>
<div>저는 아직도 장기를 잘 못둡니다.</div>
<div><br /></div>
<div><br /></div>
extraBeing님의 댓글의 댓글
<div><br /></div>
<div> 작년에 사촌동생들 암으로 잃고 큰외삼촌이 매우 힘들어 하셨는데 아버지 폐암은 어떻게 전해야 하나 망설여지네요. 얼마나 슬퍼하실까.<br /></div>
제로이아님의 댓글
<div><br /></div>
<div>꼭 일이 커지고 못버틸 정도 되야 가시니...<br /></div>
extraBeing님의 댓글의 댓글
페이퍼타월님의 댓글
나이 때문에 그렇겠지+자영업 때문에 시간 못냄
이 조합으로 검사받기도 힘들더군요
extraBeing님의 댓글의 댓글
<div><br /></div>
<div>... 거기 해당될 줄은 몰랐지만요.<br /></div>
새터나이님의 댓글
extraBeing님의 댓글의 댓글
뷰너맨님의 댓글
<div><br /></div>
<div>매우 어렸을 때. 종기가 생겼고 그게 나아지지를 않아서 병원에 갔는데. 하. 마취도 안하고 잘라서 수술을 했던 경험 이후론 병원에 대해 칼을 대는 종류의 일은 매우 겁이 나는 게 여전히 있습니다만, 약 관련이나 병원에서 다른 질환에 대해 치료를 받으면서 몸 상태랑 컨디션이 나아지게 되었지만,...</div>
<div><br /></div>
<div>이런 걸 제외하면 예전에 병원의 의료 기술이 영 믿을만한게 아니었던 시절을 보내셨던 부모님의 두가지 케이스를 떠올리게 되더군요.</div>
<div><br /></div>
<div>아버지는 물증이 어느정도 있다기 보단. 좀 더 정확한 검사를 위해 큰 대학 병원 쪽에 가셔서 검사를 하다 위암 2기-3기 사이로 판정이 나서 빠르게 수술에 들어가 위를 절제 하셔서 이후로 약을 먹고 관리를 하면서 문제가 나아지게 되었지만, 어머니는 당뇨가 심해져서 몸에 큰 이상이 생겼는데 이걸 간과 하다가 하마터면 다리 하나를 절단 하셔야 할 정도가 되셨죠... 며칠만. 조금만 일찍 갔었으면. 아니. 예정대로 병원에 가셨다면 일이 그 지경에 이르지 않고 큰 수술을 하면서 경과를 보면서 다리. 발가락의 위쪽 힘줄 하나를 절단 하는 걸로 끝을 내게 되었습니다.</div>
<div><br /></div>
<div>결과적으로 발가락 하나를 들어올리지 못하게 되시는 걸로 끝이 나게 되었지만, 병원에 조금만 더 일찍 모셔갔었더라면 병원비로 스트레스를 받고 대출이 끝나서 이제 좀 괜찮아지나 했던 게 다시 대출의 늪에 빠지게 되었고(...) 돈이 있든 없든. 정말 병원에 늦지 않게 갔었으면 당뇨든 암이든 일이 더 커지지 않았을텐데 합니다...<img src="/cheditor5/icons/em/em64.gif" alt="" border="0" style="width: 50px; height: 50px; margin: 1px 4px; vertical-align: middle" /> 그렇다고 생업을 소홀히 하기도 힘드신 상태긴 했지만, 몸에 크게 이상이 생겼을 때 이걸 간과 하는 건 절대 좋은 게 아니지요...</div>
<div><br /></div>
<div>지금으로선 아버님과 전화를 통해서라도 연락을 하시는 게 좋을 것 같군요...</div>
extraBeing님의 댓글의 댓글
<div><br /></div>
<div>... 이젠 서울 소재 3차병원 예약한 거 안간다 고집부리셔서 고민입니다(먼산)<br /></div>
moonlight00님의 댓글
<div>힘들더라도 포기하지 마세요. 부디, 조금이라도 좋은 일이 있기를, 진심으로 빕니다.</div>
extraBeing님의 댓글의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