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워즈판 콜 오브 듀티...?
2021.02.08 2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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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회 연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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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게임개발사로서의 루카스 아츠는 문을 닫았습니다.
ㅈ...디즈니의 스타워즈 인수 후 첫 악행이었고, 이후 벌어질 사단의 시초였습니다. 거의 직후 들려온 소식이 EA의 스타워즈 게임 독점개발 소식이었죠...
이때 피해를 입은 게임이 한둘이 아니지만 가장 유명한 게 스타워즈 1313이었을 겁니다. 코러산트 지하 1313층을 배경으로 한 언차티드식 게임이 될 예정이었지만, 루카스아츠와 함께 사라졌죠.
동시에 사라진 또다른 게임이 클전 3D를 기반으로 한 다스 몰 게임이었습니다만, 그때도 지금도 클전 3D는 애증의 존재인지라(그리고 몰은 엪1에서 죽었어야 했다고 여전히 강력하게 주장하기 때문에) 개인적으로는 흥미가 안 가서 별 상관 없었습니다.
그런데 저 두 게임보다도 더 직접적으로 피해를 받았고, 디즈니만 아니었으면 우리가 바로 플레이할 수 있었던 게임이 하나 있었습니다.
스타워즈: 퍼스트 어썰트입니다.
퍼블릭 베타를 단 1주 앞두고 있었고, 디즈니가 10000달러 영수증만 끊어줬으면 출시가 가능했죠.
개발 과정에서 큰 난항을 겪었던 1313이나 이제 시작이던 몰 게임과는 달리요.
더군다나 이 게임은 6년 전 취소된 배틀프론트 3를 부활시키기 위한 3단계 프로젝트의 시발점이었습니다.
이 게임이 출시되고 바로 다음해에 출시될 예정이었던 게임이 스타워즈:윙맨이었는데요, 퍼스트 어썰트는 8v8의 보병 전투를 중심으로 한 1인칭 슈터였던 반면 윙맨은 구 배틀프론트처럼 모든 종류의 지상차량과 전투기가 등장할 예정이었습니다.
그리고 이 두 작품의 장점을 합쳐서 나올 게, 우리가 2008년에 얻어야 했던 그 배틀프론트 3였습니다.
원 배틀프론트 3 개발사 프리 래디컬의 비전대로, 지상에서 싸우다 전투기 타고 우주로 날아가고, 그 반대도 가능했다는 겁니다.
여기에 배틀프론트 3에서 나올 예정이었던 장대한 싱글플레이 캠페인도 (스토리와 캐릭터는 달라졌겠지만) 포함될 예정이었고요.
이런 중요도에도 불구하고 이 게임에 대해 아시는 분이 참 적었는데요, 배틀프론트 3 부활을 위한 시발점이라는 것도 발매 후에 알려질 예정이었고 당시 스포트라이트를 더 받던 게 1313이라 양덕들도 별로 주목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스타워즈 게임 판권이 '자유로워진' 지금, 수많은 스타워즈 게임에 대한 기대가 넘쳐나는 상황에서 한번 짚고 넘어가 볼만한 게임이 됐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퍼스트 어썰트는 정확히 무슨 게임이냐?
말했다시피 퍼스트 어썰트는 8v8의 소규모 1인칭 슈터가 될 예정이었습니다.
오리지널 트릴로지 배경만 있었고요. 클론전쟁 시점이 추가됐을지는 저도 모르겠습니다.
간단히 말하자면 제목대로 스타워즈판 콜 오브 듀티...인데, 이것저것 섞였습니다.
개인 쉴드라는, 스타워즈에서도 흔하지 않은 요소가 있고, 디코이 홀로그램도 있었고, 이 작품에서 첫 등장할 총기들도 있었고, 무기 부착물도 다양했을 예정이었고, 크로스헤어도 타 FPS 식이었고, 수류탄들도 있었고, '분대 시스템도 있을 예정이었고', 설치 가능한 터렛도 있었고, 아무튼 지금까지의 스타워즈 슈터와는 좀 달랐습니다.
게임 모드도 8v8 데스매치에, 폭탄 설치에, 포인트 점령에...
헤일로, 카스, 팀포 2, 심지어는 미래에 나올 오버워치와 에이펙스의 요소들도 있었습니다.
리스폰 방식은 또 남달랐는데요, 대부분의 FPS처럼 뿅하고 나타나는 게 아니라 '게임 진행중에' 수송선 타고 나타나는 걸로 시작하고, '내리기 전부터 교전이 가능했습니다'.
음악 또한 런던 심포니 오케스트라가 녹음한 '쩔어주는' 곡들이 사용될 예정이었죠.
그리고 다시 말씀드리지만, 퍼블릭 베타가 단 1주 전이었습니다.
-왜 취소됐나?
개발도 끝물이었고 비 스타워즈 팬들에게도 잘 먹힐만한 게임이었던 퍼스트 어썰트가 왜 취소됐느냐?
한두가지가 아닙니다만 결론만 따지자면 '디즈니했습니다'
1.잔인성
트레일러 본 분들은 아시겠지만, 이거 분위기가 좀 남다릅니다.
스타워즈라기엔 뭔가... 느낌이 달랐죠.
거 어디서 봤는데-
아! 리퍼블릭 코만도!
1인칭에 피도 나고! 적도 좀 잔인하게 죽고!
디즈니가 싫어할 만한 거네요. 넵.
지금은 좀 '완화'(웃음)됐습니다만, 그때 디즈니는 게임의 폭력성에 터부를 좀 더 많이 뒀던 걸로 압니다.
그런 그들에게 외계인이나 드로이드도 아니고 사람끼리 싸우는데 피가 나고 화염방사기로 지져서 죽이는 스타워즈 겜을, 자기들이 인수하고 나서 내는 첫 게임으로 내기 싫었던 것 같습니다.(킹덤하츠:???)
이거 애초에 애들 하라고 만든 겜도 아닌데 말입죠.(짜게 식은 눈)
전 개발자도 쓴소리를 했습니다.
'이유 중에 하나는 우리가 좀 더 폭력적인 게임을 만들고 있었기 때문이다. 물론 그렇게 폭력적이지는 않았다. 피가 범벅이지도 않았고 사지절단도 없었다(아시겠지만 제다이 나이트 시리즈는 사지절단이 흔했습니다). 하지만 이 게임들은 어른들을 위한 거였다. 못해도 10대 후반이었고.'
또한 개발자는 밥 아이거가 12년 말에 일어난 샌디 후크 사건때문에 게임의 폭력성에 민감히 대응했다고도 말합니다.
요즘 디즈니요?
만달로리안 도중에 터스켄들이 산성에 녹아내리는 장면이 있던가...
2.책임
루카스아츠가 날아간 이유중에 하나는, 디즈니가 직하 직원들이 직접 게임을 만드는 걸 싫어했기 때문입니다.
퍼스트 어썰트는 저 성향에 직격타를 맞았습니다.
말했다시피 이건 온라인 FPS 게임이었습니다. 서버 유지하고, 컨텐츠 추가하고, 핵잡고, 아무튼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했습니다.
디즈니는 직접 하는 게 아닌데도 자기들 소유 스튜디오가 그러는 게 싫었나 봅니다.
EA 배틀프론트, 배틀프론트 2:??????
네들은 EA랑 다이스가 관리하니까 꺼져...
-결론
디즈니했습니다.
디즈니가 디즈니해서 우린 배틀프론트 3도 못 얻었던 겁니다.
그리고 받은 게 뭐죠?
2015 배틀프론트는 말할 것도 없고 2017 배틀프론트 2도 그 모든 업데이트에도 불구하고 게임의 기반 자체가 옆그레이드죠.
디즈니 산하로 나온 영화는 없고요.
문제가 좀 있었다지만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EU를 날려버리고는 프랜차이즈를 이 꼬라지로 만들다니, 정말 대단하다 디즈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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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il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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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상게시판 - 더블오랑 코기는 꽤 재밌는게선라가 돈 안주고 홀대했다는 정황이 여기저기서 나와서 말이죠나이트메어는 완구화가 힘든 구조고, 더블오는... 아직도 제품화 안 된 녀석들이 꽤 되던가개인적으로 시드로 입문했고 여전히 시드에 대한 애증이 공존하는 중입니다만, 시드뽕에 빠져서 더블오랑 코기 홀대했다는 얘기 들을때마다 헛웃음이 나옵니다.자기들 손으로 더 잘 팔리고 롱런할 수 있는 미래먹거리 내다버린 느낌?2024-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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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ycanWolf님의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