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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가 눈을 다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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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할머니댁에서 나무 나르는 것을 돕던 중, 아빠가 눈을 다치셨습니다. 가지에 눈이 찔리섰다고 합니다. 다행히도 피가 날 정도로 심각한 건 아닌지 이후에는 멀쩡히 트럭을 몰고 가고 나무를 옮길 정도로 멀쩡했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보였을 뿐, 실제로는 계속 아팠던 걸로 보입니다. 그래서 약국과 안경점에 가서 약이랑 렌즈를 사가지고 왔습니다. 병원이 아닌 약국에 간 이유는 간단합니다. 하필 오늘이 일요일이라서 문을 연 병원은 없기 때문입니다. 제가 틀릴 수도 있지만 일요일에 문 여는 병원은 고작해야 응급실말곤 없는 걸로 압니다. 아니, 대형 병원은 문 열지 않을까?


솔직히 저는 응급실에 가는 게 낫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약을 먹는다고 해결될 문제는 아니라고 봤거든요. 결국 약이랑 렌즈를 사는 것으로 끝냈지만, 문제는 이걸로 완전히 끝난 게 아니라는 겁니다.


왜냐면 약국을 갔다온 직후에 눈이 아프다고 아빠가 언성을 높혔기 때문입니다. 눈이 아픈 상태임에도 렌즈를 바꾸고 싶다고 해서 동생이 하는 수 없이 바꿔졌는데, 오히려 그것때문에 통증이 더 심해졌습니다. 이는 곧 아빠가 온갖 욕이란 욕은 다 퍼부으며 꼬라질을 내는 지경까지 이르렀고, 거실을 난장판으로 만들었습니다. 그러고는 어디론가 가버렸습니다. 어디로 갔는지는 모릅니다. 다만, 어디 문 연 병원 없냐고 물어보시는 걸 보면 병원을 찾으러 간게 아닌가 싶습니다.


이렇게 난동을 피운 거실을 동생과 함께 정리했습니다. 일 도와달라는 말에 아침 일찍 일어나서 아빠 트럭 타고 왔는데, 설마 이런 일이 벌어질 줄은 몰랐습니다. 저렇게 언성을 높히며 성질을 부리니 조금이나마 공부하겠다는 마음도 불안해서 도저히 할 수가 없었습니다. 괜히 저한테 불똥이 튀기는 거 아닌가 걱정될 정도였습니다.


앞으로 어찌될지 모르겠습니다. 본래 일정은 오늘 거름 나르고 내일 땔감 모으러 산에 올라간다는 건데, 아빠가 눈을 다치셨으니 일정이 취소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다만, 바로 돌아갈 수 있을지는 알 수 없습니다. 아빠 기분이 여하에 따라 돌아갈 수 있고, 아닐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어쩌면 장기간 할머니댁에 머물러야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금방 돌아갈 줄 알고 공부할 거리는 최소한으로 챙겨왔는데, 이래서는....


제발 아빠가 다치신 눈이 빨리 나으셨으면 좋겠습니다. 빨리 나으셔야 냉랭해진 집안 분위기가 다시 풀릴 가능성이 그나마 보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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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3-17 22:34:04 (3646일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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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11

마법사는힘법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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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행운을 빕니다. 그건 정말 운에 맡겨야 하는 경우로 알거든요.

에리그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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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아버님 본인도 두려워서 그러시는 걸 수도 있습니다.

어르신들은 다치거나 몸이 안 좋을 때 "내 예상보다 훨씬 심한 거면 어떡하지?" 라는 생각에 덜컥 겁을 먹고서 병원에 가서 치료를 받자고 해도 가기 싫다고 고집을 부리시는 경우가 제법 많거든요.

이럴 때일 수록 무작정 밀어붙여 봐야 오히려 거부반응은 더 심해질 겁니다. 어찌됐든 잘 달래드려 정석적인 치료를 유도할 수밖에 없어요.

백수하마님의 댓글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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죄송하지만, 고집은 부리시지 않았습니다. 오늘 일요일이라서 모든 병원이 문을 닫았기에 어쩔 수 없이 약국에 가신 겁니다. 만약 병원 문 열었다면 진작에 안과에 갔을 겁니다.

에리그님의 댓글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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앗차차 응급실이라고 쓴다는 게 저도 모르게 병원이러 썼군요

아스트랄로피테큿스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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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상에 눈인 만큼 차라리 응급실에 가는게 낫지 않았을까 싶네요…

mumun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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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급실이 있는데 왜 약국을...;;;

눈은  조기 치료가중요해요. 얼른 응급실에라도 간단한게 진료받게 해보세요.

달팽이마요리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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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발 큰일이 아니시길, 혹시 큰일이라면 잘 무마되시길 바래봅니다

두렵지만...괜찮으시길!

뷰너맨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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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을 다친 상황에서 가만 내버려두거나 먹는 약 만으로 나아지는 걸 기대하는 건 매우 위험합니다. 응급실에 가서라도 빠르게 확인을 하고 조취를 취해야 할텐데... 부디 문제가 더 커지지 않기를.

PBreaker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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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속한 처치가 무엇보다 중요. 특히 눈처럼 다치기 쉽고 노화나 기타 증세가 겹치기도 쉬운 부위는 더더욱요

푸우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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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이시면 선택지가 없을 수 있습니다만, 응급실도 방문하시기 전에 안과 진료가 가능한지 확인하고 가시는 게 좋습니다.

병원에 따라서 해당 진료과가 있더라도 주말이나 야간에는 응급실 진료가 안 되는 곳도 있습니다. (특히 치과 같은 경우에 이런 경우가 많습니다.)

nomoral101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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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에 찔리신거면 곰팡이나 균 때문에 실명하실 수 있어요. 반드시 병원 가셔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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