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찍 돌아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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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래대로라면 오늘이 아니라 내일쯤 돌아갔을 겁니다. 아니, 어쩌면 오늘 땔감 나르는 거 도와준 이후 바로 돌아갔을지도 모릅니다. 저도 처음에는 그렇게 예상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아빠가 눈을 다치는 사고가 발생하면서 본래 계획은 물론 제 예상도 전부 엇나가버렸습니다. 아빠가 눈을 다치셨기에 땔감 모으러 산에 간다는 계획은 취소되었습니다. 그리고 어젯밤부터 오늘 아침이 될 때까지 아빠의 언성은 끊이질 않으셨습니다. 저녁에도 아프다고 엄마랑 동생 다 깨우시고, 밤을 새면서 TV를 본 건지 계속 TV가 켜진 상태였다고 합니다. 그만큼 잠들기 힘들 정도로 아프다는 거지만 그래도 이건 좀 아니라고 봅니다.
이렇게 아빠가 살짝 건드려도 신경질 부릴 정도로 엄청 아프니 아무 소리 안 하는게 좋은데, 눈치없으신 할머니께서는 자꾸만 헛소리만 해서 아빠의 속을 긁어놓았습니다. 방에 있어서 잘 듣질 못했는데, 아빠가 할머니가 해놓은 나무 가지러 갔다가 이꼴이 났다고 화를 내는데, 할머니는 오히려 '내가 그거 가져오라고 했냐?'라는 식으로 말해 아빠를 더 화나게 했습니다. 맞는지 모르겠지만 대충 그런 식으로 들렸습니다.
하아, 할머니가 나무를 다 자르셨으니 그걸 가져온 건 당연한 거고, 그걸 방치할 수 없는 것도 당연한 일인데, 왜 그런 식으로 이야기를 한 건지....
결국 아빠는 아침 일찍 안과로 가셨는지 트럭 타고 어디론가 가버렸으며, 저는 짐을 다 챙기고 집으로 일찍 돌아왔습니다. 이 상태에선 더는 일 하는 건 불가능하고, 아빠한테 집으로 태워달라는 것 역시 불가능하고, 계속 할머니댁에 있어봤자 도움 되는 건 하나도 없으니 택시타고 돌아가기로 했습니다. 끝까지 집으로 가진 않고 광양에 있는 버스 정류장에 내린 뒤, 버스를 타고 순천으로 돌아갔습니다.
예전처럼 공부할거리가 할머니댁에 있다면 계속 있었을테지만, 저번 주부터 혼자서 집에 공부하기로 한 이후로는 모든 공부거리를 전부 집으로 옮긴 상태입니다. 일만 도와주고 돌아간다고 여겼기에 할머니댁에 챙겨온 문제집은 고작 두 권밖에 되질 않았습니다. 두 권 가지고도 공부는 가능하나, 다른 과목들도 신경써야하기에 두 권만으로는 공부를 하기에는 곤란한 처지였습니다.
그렇게 곤란하게 여겼지만, 집에 일찍 돌아온 관계로 평소대로 정해진 분량에 따라 오늘 하루 공부량을 다 마쳤습니다. 행여 할머니댁에 무슨 일이 생기지 않을까, 갑자기 아빠가 집에 들이닥치는 것 아닌가라는 걱정도 들었지만 저녁에 온 동생의 전화를 받아보니 아직까진 문제는 없나 봅니다.
단, 지금 아빠가 조금만 건드려도 성질 내는 상황이니 당분간은 아빠 명의로 되어있는 카드는 쓰지 말고 제 명의로 되어 있는 체크 카드만 쓸 생각입니다. 화가 나면 무슨 짓을 저지를지 알 수 없는 분이시니까요. 당장 돈 쓸 일은 없지만 쓸 일이 생기면 그렇게 할 방침입니다.
도대체 어쩌다가 일이 이렇게 된 건지. 불행이 쌓이고 또 쌓이다가 최악의 결과를 낳은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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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1
달팽이마요리님의 댓글
그리고 백수하마님도 다른 화가 없으시길 바래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