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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카군님이 보시면 StS의 시공관리국은 그래도 나은 조직이었다고 생각할 만한 자위대의 일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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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해상자위대, 헬기를 대량으로 실을 수 있는 구축함을 기획했습니다. 5천톤급.

2. 헬기 3대를 싣고, 이 3대가 여유롭게 작전할 수 있는 격납고를 싣기로 했습니다. 그랬더니 함포는 1문밖에 못 싣고 대잠미사일 발사기 하나는 그래도 달 수 있었습니다.

3. 이걸 본 포뢰과(함포, 어뢰, 미사일을 총괄하는 병고) 애들이 열받았습니다. "구축함에 함포가 부족하면 뭘 어쩌자는 거냐!"

4. 결국 격납고를 반으로 줄이고 대잠미사일 자리에 함포를 1문 더 얹었습니다.

5. 헬기를 굴리고 싶으면 한 대 내보낼 때마다 20분씩 빡세게 고생해야 하는 격납고가 돼 버렸습니다. 이럴 거면 그냥 다른 구축함들 세 척에서 헬기 한 대씩 굴리는 게 훨씬 빠릅니다. (...)

 

이게 1970년대. 항공과 이 일로 이를 바득바득 갈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그로부터 30년 뒤

 

1. 이번에야말로 제대로 된 헬기탑재 구축함을 만들기로 했습니다. 이번엔 생긴 것부터 항공모함처럼 생긴 1만 3천톤급.

2. 헬기 10대가 안심하고 돌아갈 배가 됐고, 항모 형태라서 함포고 뭐고 아예 실을 여지가 없게 만들었습니다.

3. 그랬더니 포뢰과가 화났습니다. "그래도 구축함인데 자기 방어능력은 있어야지!"

4. 그래서 결국 대공미사일 수직발사관을 얹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항공병과 입김 세지는 거 막으려고 헬기 운용에 가장 중요한 부분 하나에 떡하니 미사일을 얹어서, 헬기 운용능력을 좀 깎아먹었습니다. 실제로 안심하고 굴릴 수 있는 기체가 2대 정도 줄었습니다.

5. 그러자 얼씨구나 하고 작전병과도 달라붙었습니다. "이거 함대기함으로 쓰자!" 얼씨구, 이놈들이 오히려 불난 데 부채질을 하네요. 원래는 들어갈 예정 없던 함대지휘시설이 들어가면서 헬기 운용 공간이 더 빡세게 줄어듭니다. 이제 안심할 수 있는 건 7댑니다. (...)

8. 이쯤 되자 해자대 제3의 덩치를 자랑하는 소해병과도 가만히 있을 수 없습니다. "이 배 우리 주면 안 돼? 이 배 덩치면 기뢰 몇 발 몸빵해도 되잖아! 게다가 7대면 소해전 하기 딱 좋은 숫자라고! 대잠전? 그거 먹는 거야?"

9. 항공과, 이쯤 되니 미치고 환장하겠습니다. 요즘 해전은 항공이 중요한데 그 항공 융통성은 다 뺏어간 주제에 이해심 있는 상관 없을까 하고 사령부에 애걸복걸해 봤습니다.

10. 그러자 사령부의 결단. "우리 총기함으로 쓰자."

11. 참고로 함대 총기함이 되면, 바다에 잘 나가지 않습니다. (...)

 

 

... 이것이 해상자위대의 현실. (...)

 

 - 혁이가 -

 

P.S : 그런데 한국군도 사실 비슷한 삽질을 비슷한 시기에 했습니다. (먼산) 군대라고 다 똑바로 돌아가는 거 아니에요. (...)

P.S 2 : 해상자위대의 비슷한 삽질로는 항공병과 별 자리를 두 개 만들기 위해 별로 쓸모도 없는 초계기를 97대나 질러버린 사례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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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왜이럴까. 나는 왜이럴까. 예전엔 안그랬는데." (... or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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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20

판데모니엄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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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우..... 어쩌란거냐..... 읽는사람에게 생각포기하란 소리로 밖에 안보이는 해.자.대의 현실인가....

TZ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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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에 F-16레플리카 만든다고 난리치다가 삽질한 것이나 탱크 삽질한 것들 모아둔것도 참 대단했죠.;;

한대값이 비슷한 성능의 기체보다 4배 가까이 비쌌다 하니....;;

페니시르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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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하하하하.... 미친듯이 웃기다......

멋지구나 군대란건....[정신이 갈려고 한다]

아 자위대는 공무원이지...[정신차릴려고 노력한다]

윤민혁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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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함대지휘시설이라는 게 지휘시설 그 자체보다 수십 명 더 타고 들어올 함대 지휘부 요원들을 위한 거주공간이 더 크다는 걸 알면 더 요절복통 크리티컬. (...)

arbaf님의 댓글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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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에 나갈 일도 없는 배에 왜??

윤민혁님의 댓글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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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순서는 이것.



1. 작전과에서 함대기함설비를 실었다. (그 과정에서 거주설비 늘었다.)

2. 함대기함설비가 늘었다니 사령부에서 눈독들였다. 안 그래도 호위함대총기함은 원래 퇴역하는 배들이 잠깐 거쳐가는 장식용 자리다. 내친김에 설비도 잘 돼 있다는 새 배를 갖고 싶었다. (...)

3. 그래서, 지휘실 외에는 필요도 없는 거주설비까지 잘 된 배를 손에 넣겠다고 선언했다. (...)

arbaf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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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리터리 실패열전'에서 보면 별별 삽질이 다 나오죠.



현재의 성공은 과거 삽질의 결과.....



P.S. 존 매케인 상원의원이 군대있을 당시..... 타고 있던 전투기 2대가 모두 대파 된 일이 있다는 군요.



한 번은 항모 '포레스탈(!)' 에서 (포레스탈 폭발 사건때 바로 옆에서 출격 대기 하고 있었다는 군요)

한 번은 항모 '오리스키니' 에서 (이건 격추 당한 거지만..... 오리스키니에서도 폭발 사건이 있었음)

리카군님의 댓글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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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캐인 상원의원이야말로 럭키가이죠. 포레스탈 참사에서도 살아남고 격추당해서 팔이 박살나고서도 살아남아 대선까지 노리고 있으니-_-;

林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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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야말로 이뭐병...

林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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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근데 한국군은 요즘은 꽤나 삽질하지 않는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대신 국회의원들이 거하게 삽질 중이지만요.(녹차)

윤민혁님의 댓글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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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이 더해요... (특히 해군 -_-)

coran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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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선 어떤 삽질을 벌였습니까?

윤민혁님의 댓글의 댓글

MN군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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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위대는 참 아름다운 공무원들의 모임이군요. 하하하하하하하하하.(저쪽 동네에서 효율을 바라는 게 이상하지.(응?))

Ya펭귄님의 댓글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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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이나 사무원이나 삽질의 기본은 큰 차이가 없어요...



다만 공무원은 삽질을 해도 정부가 부도나지는 않는 반면에 사무원이 삽질을 하면 회사가 부도나니까 삽질하는 사무원의 밀도가 많이 줄어들어 보일 뿐이지요...

유우나기님의 댓글

리카군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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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못살아 orz 저러고도 굴러간다는게 신기합니다 OTL

윤민혁님의 댓글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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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것도 그나마 양호한 거라면 믿어지십니까? (...)

Ya펭귄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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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공관리국은 누님들이 많다는 이유 하나만으로도 충분히 자위대보다는 월등한 조직....

마이트레야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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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동네야 돈이 많아서 삽질이 화려할 뿐이지 이동네는 돈도 없어서 병사들이 직접 삽질하잖아요

본질적으로는  별 차이 없다고 생각해요... (먼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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