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션을 진행했는데 4회차인 오늘 상당히 재미있는 장면이 나와서 자랑하고 싶은 마음에 정리.

그런데 좀 기네요? 오늘까지 따라잡으려면 글 하나로는 힘들 것 같다...세션이 4회차이니 글이 2~3개정도는 나올 것 같은.

캠페인은 겁스 무한세계 기반으로 진행됩니다. 무한한 평행세계를 마음껏 탐험하는 무한그룹의 무력집단 무한경비대, 이 무한경비대 중에서도 아주 특수하고 강력한 존재들인 무한경비대 특무부에 관련된 캠페인입니다.

플레이어들은 이름 없는 지옥 평행계 출신의 정령 헤단, 건스백 출신의 초양자과학자 닥터 조, 시라노 출신의 태양계 밖에서 온 비유기생명체 에트왈, 그리고 사이버펑크 판타지 세계에서 온 공산주의자 오크 렌킨그-모루입니다.

팀의 리더, 헤단은 이세계의 접촉으로 멸망한 세계의 마지막 생존자입니다. 정령과도 비슷한 신적인 존재인 그녀는 눈 덮인 숲에서 동물들과 인간들에게 공물을 받으며 불사자 노인 특유의 지혜를 나눠주었습니다. 인간들에게 가장 '지혜로운 자'라는 이름을 받고, 걸어다니는 짐승같은 모습에서 사슴뿔이 달린 인간 여성의 모습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이후 무한경비대와 접촉해서 그들과 계약해 특무부원이 되었습니다. 무한경비대 경력은 약 3년.

닥터 조는 기형적으로 발전한 기술을 가진 건스백에서도 초양자기술의 대가로, 이를 이용해 거의 무한한 에너지를 공급할 수 있는 발전소를 발명했고, 발칸 반도에 설치된 그 발전소는 첫 기동에 폭발하여 지형을 갈아없고 수백만의 인명 피해를 냈습니다. 더 최악인 것은 건스백을 지배하는 UN 산하 세계과학위원회에서는 그에게 책임을 묻지 않았다는 점이죠. 죄책감과 트라우마에 짓눌린 그는 테러리스트가 되었고, 세계과학위원회의 지배를 거부하는 테러활도 중 무한경비대에 포섭됩니다. 개인적으로는 뻔뻔하고 사교적이지만 윤리적 문제에 트라우마가 있는 편.약 5년 이상의 경험을 가진 베테랑입니다.

에트왈은 우주 탐사 기술이 극도로 발전한 시라노 평행세계의 엔셀라두스에 떨어진 운석에서 탄생한 메탈 슬라임입니다. 그녀는 무한경비대의 사주를 받은 탐사대에 의해 발견되었습니다. 어떤 물질의 물성도 모사할 수 있는 은빛 금속으로 구성된 그녀는 보통 백금발의 인간 여성의 모습을 하고 있습니다.

렌킨그 모루는 섀도우런 같은 사이버펑크 판타지 세계의 노동자 오크였습니다. 용 자본가들에 대항하는 혁명을 성공시켰죠.

에트왈과 모루는 처음으로 임무에 배치된 신입입니다.

이 네 명의 첫 임무는 전투 임무가 아니었습니다, 캠페인이 4번 세션을 진행하는 동안 주사위를 굴렸던 적이 한 번도 없네요. 이것도 좀 재미있는 부분인데요.

제목이기도 한, 무한경비대 특무부에게도 휴가가 나옵니다! 그들은 일당백의 베테랑이고, 어렵고 힘든 임무를 받는 만큼 월급과 복지도 빠방합니다. 아예 복지팀이 따로 있을 정도에요. 그런데 이 무한세계 설정상, 양자레벨이 다른 세계에서 이동하려면 상대적으로 가동이 쉬운 셔틀이 아니라 송출기를 작동시켜야 합니다. 즉, Q5에 있는 평행세계에서 근무하는 특무부원들은 그냥 셔틀을 타고 홈라인으로 휴가를 나가면 되지만, Q3,4,6,7의 무한경비대 대원들은 홈라인으로 휴가를 나가기 상대적으로 어려운 실정이라는 거죠.

센트럼과의 최전선인 양자레벨 Q7, Q6에서는 이런 특무부원들을 위해 무한경비대에서 운영하는 관광 지원 시스템이 존재합니다! 상대적으로 최근에 도입된 이 시스템은 무한경비대 요원들이 재미있는 휴가를 즐길 수 있도록, 무한경비대에서 장악하고 있는 지역에 일종의 현지 문화를 즐길 수 있는 테마파크를 즐길 수 있는 시스템입니다. 존재 자체가 기밀인 특무부 요원이 휴가를 신청할 경우, 이 테마파크의 직원은 입이 무거운 현지 협력자나 특무부의 존재를 알고 있는 경비대원들로 채워져 기밀을 유지하면서도 이 최고의 요원들이 재미있는 여가를 즐길 수 있게 합니다.

그럼 반대편, Q3 평행계는요? 아직 아무것도 없습니다. 자, 상상해 보세요. 인공위성은 커녕, 홈라인 본토와 1달에 1번 운행하는 정기 송출기(보낼 수 있는 물건의 무게는 상당히 제한되어 있다)로만 교류할 수 있는 깡촌에서 초인적 능력을 가진 오퍼레이터들은 어떻게 지낼까요? 

무한히 지루한 대기의 연속입니다. 

Q3 '크로스로드' 기지는, 이 평행세계의 중간에 존재하는 엄청나게 거대한 산이 자연적인 넥서스 역할을 해 셔틀을 사용하지 않고 다양한 평행세계에 즉시 관여할 수 있는 아주 중요한 거점입니다. 그만큼 기밀 유지 정도는 아주 높습니다만, 임무는...평시에는 없습니다. 총원 40명의 이 기지에서 최고급 요원들은 유사시를 위해 대비하고 있고, 휴가는 쌓여만 갑니다. 기지에서 휴가를 쓸 수는 있겠지만, 휴무일과 차이가 없습니다. 일부 요원들은 언제고 홈라인에 복귀할 수 있으면 그 때 휴가를 몰아 쓰면 된다는 입장이지만, 그들은 겨우 40명(전투요원 15명)으로 수많은 평행세계의 유사시 지원병력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최고급 병력입니다. 즉, 교대인원이 빠르게 올 수 있을 리가 없죠.

40명의 요원들은 정기 연락선에 '정중한 항의 서한'을 첨부했고, 플레이어들은 이 40명의 요원들이 어떻게 하면 이 깡촌에서 휴가를 즐길 수 있을까 하는 임무를 맡게 됩니다...

크로스로드 기지는 총 8개팀 5명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플레이어들은 8개 팀의 대표 8명을 만나게 됩니다. 아니, 정확히는 7명과 하나, 기지 AI EVA입니다. 이중에서도 의견을 강하게 피력하는 사람은 둘...아니 셋입니다.

수송팀 팀장 그레이엄(각종 운송수단 운전의 달인, 우수한 특수부대 요원)은 적당한 무인 평행세계에서 캠핑장을 차리자고 합니다. 보안을 생각해 보았을 때, 완벽한 대책이라는 거죠.

반대로 전략기획팀 대표로 나온 에리히(라이히-5 출신 초능력자, 도망치는 과정에서 마법소녀로 TS됨)는 캠핑장같은 '지루한' 것은 얼마든지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녀는 이 크로스로드 평행계를 장악해서 이 세계의 자원으로 관광 지원 프로그램을 만들자고 주장합니다. 약간의 비윤리적인 수단을 동원해서라도 말이죠.

강습팀 대표로 나온 랜슬롯(신화 평행계 출신, 아서왕의 기사 랜슬롯)은 에리히와 비슷한 태도지만, 조금 더 과격합니다. "이미 휴가낸 사람들은 알음알음 이 크로스로드 평행세계에서 놀고 있다. 그걸 공인하면 되는 거 아니냐?"

랜슬롯을 무시한 플레이어들은 에리히와 그레이엄의 제안을 따져보다가, 그렇다면 이 크로스로드 평행세계에서는 어떤 놀거리가 있는가? 관광지원 프로그램을 만들 만한 건덕지가 있는가? 를 체험해보기 위해 산 아래 있는 크로스로드 평행세계를 정찰해 보기로 합니다.

여차저차, 꽤 큰 마을에 도착한 플레이어들은 '수상할 정도로 유창하게 현지어를 사용하는' 에리히의 안내를 받아 술집에 들어갔습니다. 술집에서 에리히가 주문한 '돈은 신경쓰지 말고 최대한 비싼' 요리조차도 홈라인을 경험해 본 플레이어들과 요원들에게는 도저히 먹기 힘들 정도로 맛없는 요리입니다. 향신료도 없고, 조리 정도가 균질하지 않음은 물론이고, 재료도 좋지 않아요. 이런 곳에서 식도락을 즐기는 것은 힘들 것 같습니다. 그럼 다른 문화는 뭐가 있을까요? 없습니다. 에리히는 강하게 놀거리를 만들기 위해서 이 제국을 손아귀에 넣고 발전시켜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그레이엄도 사실 이 세계나, 혹은 사람이 없는 무인 세계에서 공룡 관찰하는 캠핑장이 그렇게 재미없다는 사실은 인정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는 평범한 도덕적 기준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보안을 지키기 위해서 필수적인 세뇌 조치 등은 조금 윤리적 문제가 있고, 그런 '불편함' 위에서는 재미있게 놀 수 없다고 주장합니다. 그럴 바에야 차라리 아웃도어 캠핑장에서 한적하게 낚시나 하겠다는 거죠.

어때요, 여러분은 에리히와 그레이엄 중 어떤 의견이 더 매력적이라고 생각하시나요?

플레이어들의 선택은...(다음 화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