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은 왜 드래곤볼을 혹평했을까?
2024.03.21 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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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교실 밖 국어여행'이라는 책이 있습니다.
국어 교과서에서 다루는 내용을 청소년이 좀 더 재미있게 접할 수 있게 쓴 책입니다.
2009년에 3판이 나오면서 몇몇 글이 빠졌는데, 그렇게 빠진 글 가운데 드래곤볼을 상한 달걀에 비유하며 혹평하는 글이 있었습니다.
성 표현이 노골적이라는 비판도 있었습니다만, 그거야 책이 처음 나온 1992년 당시에 집필진이 현직 학교 교사였으니까 나올 수 있다고 봅니다.
집필진이 내세운 가장 큰 비판은 내용에 알맹이가 없어서 독자가 얻을 수 있는 게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작가가 작품을 통해 이야기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너무 집착하다보니, 같은 질문을 만화에도 대입한 것이죠.
드래곤볼이 학습만화였다면 모를까, 일반적인 만화인데 교훈을 바라는 건 말이 안 되지 않습니까?
당시 중학생이던 저조차 '비제의 카르멘은 교훈이 있긴 한가? 스누피는? 왜 같은 잣대를 적용 안 하지?'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 글에선 드래곤볼을 예로 들었지만, 지금 생각하면 기성 세대가 만화라는 존재를 얼마나 거슬려했는지 알 수 있는 글이었습니다.
이제는 사라진 소지품 검사도 술담배보단 만화책이 주요 타겟이었으니까요.
개정판이 나오면서 사라질만한 글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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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gal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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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수가 아니에요. 적절한 우연이죠."
(We don't make mistakes, we have happy accidents)
- Bob Ross (1942~19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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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18
에레니아님의 댓글
에레니아님의 댓글의 댓글
아스펠님의 댓글
디아몬드님의 댓글
assassin님의 댓글
물론 어떤 작품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것은 독자 개개인에 따라 다르기 때문에 흔한 만화 한편으로 용기를 얻는가 하면 교훈을 주는 작품이라도 이것은 옳지 않다고 느낄수도 있는 법이겠지요...
psyche님의 댓글
뷰너맨님의 댓글
허나 결국 시간이 지나면서 지금 현재에 와선. 80~90년대 당시 지독하게 부정하고 무작정 막아대기만 했던 탓에. 불법복제 시장의 크기가 엄청 커져버렸죠. 그 탓에 건전하게 문화가 자리를 잡지도 못해 이상하게 꼬인 것도 심한 부분이 있습니다. 그런 것이 변하려면 중심점이 바뀌는 날. 세대교체가 일어나기까지 제대로된 인식이 다시 중심을 이루지 않고선 쉽게 달라지지 못할 문제가 되었죠.
문화가 가진 힘과 가치. 의미는 그냥 간단하게만 봐도. 하루 10시간 가까이 일을 하면서 지친 몸과 마음에 한두시간 동안이나마 자신을 즐겁게 해줄 오락거리를 통해 내일을 살아갈 힘을 얻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의미가 있다 생각합니다.
네자드님의 댓글
일본 만화를 자꾸 보고 좋아하다보면 일본에 호의를 가지면서, 이 수준의 만화가 없는 한국에 대한 실망감이 커져서 아이들이 친일파가 될지도 모른다! 라고 지레 겁먹었을 가능성도 있을지도…?
사실 2000년대 일본 문화 개방하고나서 일본 문화에 익숙해지면서 일본에 호의적인 감정을 가지게 되었다는 것 어느정도 맞는 말 같기도 하네요.
그러고보니 안데르센이 동화를 쓰기 시작했을 무렵에도, 동화란건 아이들이 좋은 버릇을 가지게 해주는 역할이다. 그런데 안데르센의 동화는 그런것도 없어서, 아이들 교육에도 좋지 않다고 비판하는 이야기가 꽤 있었다고 들은적이 있네요.
DawnTreader님의 댓글
비겁한님의 댓글
+ 만화를 비롯한 서브컬쳐는 까내려야 제맛이라는 풍토 때문일겁니다
그리고 자칭 문학계라는곳이 원시 인터넷 커뮤니티라서 지들끼리 부등거리는거 아니면 엄청나게 배척해요
tysat님의 댓글
세이지즈님의 댓글
오페라와 오페레타가 처음 나왔을 때, 이것들은 대중음악으로 만들어져서 귀족적이지 않다는 평을 들었습니다. 하지만 시대가 지나 대표적인 고급문화가 되었군요.
벨 에포크 시기 유럽인들은 대중문학을 혹평했습니다. 하지만 셜록홈즈 시리즈는 작가들이 본받아야 할 양서 소릴 들었죠. 작가인 코난 도일은 그 소릴 듣고 환장할 것 같은 기분이었다 합니다. 애거서 크리스티는 지금도 사람들의 기억에 남을 명작가 중 한 사람이죠.
영화가 처음 나왔을 때, 영화는 전통적인 고급문화의 대척점에 서있었다 합니다. 하지만 지금은 영화의 예술성을 운운하고 있군요.
수십년 전 우리 어른들은 무협소설 숨어서 읽는 걸 혹평했습니다. 물론 다들 암암리에 봤죠. 대표적인 무협작가인 김용, 고룡과 같은 양반들은 신필같은 거창한 별명까지 붙었습니다.
우리나라 판타지소설이 처음 출판업계에 진출했을 때 순문학 하던 사람들은 다들 장르소설을 깔봤죠. 하지만 지금 누구도 이영도씨 소설을 두고 문학성 떨어지다는 소리 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이후에는 만화가 하급문화라고 공격받았고, 그 다음에는 게임이 공격받는 군요. 사람은 변하지 않습니다. 이후에는 또 뭐가 공격 받을지 궁금하네요. 건전하게 키보드와 마우스로 하는 게임을 해야 하는데 불량하게 가상현실 게임을 한다고 가상현실의 폐해를 논하게 될는지도 모르겠습니다.
TZ님의 댓글의 댓글
그 프로그램 지금은 이름도 기억이 안나지만 정말 90점 밑으로 점수 주는 일이 거의 없던 프로그램으로 기억하는데,
그렇게 점수 짜게 줬던 것은 그때가 처음이었던걸로 알아요.
백수하마님의 댓글
유감스럽게도, 지금도 역시 만화과 게임은 악이라고 인식하는 사람들이 여전히 있지만요.
TZ님의 댓글의 댓글
TZ님의 댓글
일본어 써진 수저통 때문에 경고 비슷하게 받은 기억도 나고, 바나나 가져오면 농가 말아 먹으려는 놈 취급받던 시절도 있었지요.
(학교용 학습지에 버젓이 외국산 농산물 때문에 농부들이 굶어가고, 외국산 학용품 때문에 직장을 잃은 반 친구가 전학가더라는 내용이 있던...)
당시엔 더했던 일본에 대한 적대감이라거나,
외국 문화가 들어올 때 자국의 문화를 지킬 수 없다는 공포감 같은 것이 필요 이상으로 격한 반응을 보이게 한건 아닌가 싶어지기도 합니다.
특히 문화 쪽은 개방하려 했을때 침식 우려로 반대하는 목소리가 많았다고 하죠.
지금도 그런 우려가 없다고는 못하겠습니다만, 그 시절 밀반입이나 다름없는 방법으로 들어오던걸 몰래 즐기기도 했던 시절에 비하면 여유는 생겼다고 생각합니다.
blaky님의 댓글
-토리야마 아키라
세아림님의 댓글
시간의 흐름과 그로 인한 사람들의 인식의 변화가 해결하는 문제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