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까지 추악하고 더러운 모습만 보여주네요.

원래 한바탕 하려다가 회사 나간 선임들이 "너희들 불만사항 우리들도 다 말했던 거다. 여태 안바뀐거 보면 알잖냐. 괜히 바른 소리 하면 죽어라 뒷담화 까는게 그 사람들 인성이다. 그냥 감정 소모하지 말고 조용히 나오는게 낫다" 이러고 말리기에 저도 그냥 포기하고 건강상의 이유로 퇴사한다고 통보했습니다.

실제 회사 다니면서 크런치 몇번 했더니 간수치 혈압수치 혈당수치 요산수치 다 안좋아짐 + 맨날 유압유나 에틸알코올 만졌더니 손 끝 피부가 다 벗겨져서 건강상 그만 두는게 맞기도 했구요.

그래도 뭐... 윗대가리들에 유감이 있을지언정 직원들에게는 유감 없어서 제가 좀 고생하더라도 인수인계 빡세게 해주고 나올랬는데...

진짜... 이 회사는 제게 끊임없이 실망만 줍니다.

1. 우선 후임 뽑을 생각은 여전히 없습니다.

결국 또 제가 당했던 일이 반복되어, 그동안 제가 했던 일은 조금씩 다른 직원분들에게 분산될 예정입니다.

제 맞후임에게 필요할때 언제든지 연락하라고 하긴 했는데 결국 제가 쌓아온 인맥, 노하우 등은 전부 쓰레기통행이군요.

2. 그나마 뽑으면 경력자를 뽑아야 하는데 무조건 사회초년생을 뽑는다고 합니다.

듣자하니 이 회사 일이 워낙 혁신적이어서 뇌가 굳은 늙은이들은 못써먹는다고 하던데 너무 혁신적인 개소리라 놀랐습니다.

그건 회사 기초가 잡혀 있을 때의 이야기고, 지금 회사에 경력 1년 반 미만 늅뉴비들밖에 없고 그마저도 경력 쌓일라 치면 저처럼 못버티고 나가버리는데 대체 뭘 믿고...?

3. 인수인계 받을 직원이 없으니 곧 퇴사할 제가 주요 일정 소화하러 퇴사일 맞춰서 출장이 잡혔습니다.

해당 일이 원래 제가 담당하던 일이긴 했으나 이제 퇴사할 제가 거기 갈 이유가 없지요.

다른 직원이 가던가, 설령 제가 가더라도 후임 데려가서 인수인계 도와주려고 했는데 저 혼자 가게 되었습니다.

"니가 맡은 일 이번까지 마무리 짓고 나가라" 더군요.

어차피 권한은 1도 없으면서 이름만 올려놔서 욕받이만 실컷했는데 무슨ㅋㅋ

4. 연차 거절당했습니다.

연차 일주일 정도 쌓여있던거 다 털고 나가려고 했는데 지난주에 여름휴가차 이틀 썼다는 이유로 거절당했습니다

뭐랬더라

"지난주에 연차 썼으니 안돼"

"자네는 일하러 직장 다니는가 연차 쓰려고 직장 다니는가?"

나중에 메신저 앱으로 "쓰려면 쓰게" 이렇게 오긴 했는데 기분 진짜 더럽네요.

하라는대로 인수인계 문서도 작성하고, 보고서도 쓰고, 매뉴얼도 작성하고, 그 모든걸 다 하면서도 여유가 있으니 말했던건데ㅋㅋ

연차 이월도 안돼, 못쓰고 1년이 지나거나 퇴사 해도 수당으로 지급도 없고, 그래서 다 털고 나가겠다는데 그것도 거절ㅋㅋ

최근 저 포함해서 자의로 나간 사람이 3, 해고당한 직원이 1인데 하나같이 연차도 다 못태우고 나가네요.

...이젠 진짜 마지막 미련도 접습니다.

진절머리가 납니다 진짜...

제가 설계한 로봇이 움직인다는 것 자체가 즐거워서 힘들어도 참고 열심히 헀고, 어떻게든 개선하려고 쉬는 날에도 관련 유튜브 영상 보면서 연구도 많이 했는데, 이제 의미없다 싶네요.

아직 보고서에 쓰진 않았던 추가 개선안들도 뭐.... 아직 보고서에 안썼으니 회사 자산은 아니죠? 싹 다 폐기입니다.

그 치가 원하는 대로, 인수인계는 해 주겠지만 원래 대략적으로라도 설명하려 했던 업무 디테일은 싹 날릴 예정입니다.

어차피 제품 발주할 때 회사별 자잘한 팁같은, 보고서에 쓰기도 애매한 내용들이라 날릴지 말지 고민좀 했는데 차라리 다행이네요.

모른다고 해서 큰 지장은 없을 테지만 "어느 정도의" 손해는 감수해야 할겁니다.

사람이 좋게 헤어져야 뭐라도 해주려고 하지 이제 자기 직원 아니라고 벌써부터 이러는거 보니 오만 정이 다 떨어집니다.

그냥 돈 받은만큼만 일해야 했는데 첫 직장이라고 충성을 다했던 결과가 이 꼬라지라니...

이래서 ㅈ소 ㅈ소 거리나 봅니다.

첫 직장에 너무 심연을 봐서 다음 직장은 어딜 가도 어지간 하면 멘탈 흔들리진 않을것같은데, 반대로 지쳐서 다음 회사 찾는게 꺼려지네요.

하... 내팔자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