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입원 병동에서 가장 무서운 것은 잘 못 된 신념을 가진 환자인 거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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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가 폐렴으로 입원하셨습니다.
원래부터 골초라 폐기종이 심각한 분이셨는데 폐렴까지 와서 그대로 입원하셨습니다. 2~3일이면 퇴원한다고 간병인을 안 쓰려고 하셔서 처음에는 제가 가서 간병을 했습니다. (폐렴은 항생제 치료 7일, 회복기간 평균 3~7일 도합 10~14일이 평균.)
처음 일주일 정도 제가 곁에 있었습니다.
저희 어머니가 의사와 간호사 투약지시를 불이행하려고 하고, 수시로 귀찮다는 이유만으로 산소호흡기를 비롯한 의료기구를 빼려고 해서 감시한다고 하루에 2~3시간 정도 자면서 간병해야만 했지만 관리를 잘 해서 제가 있는 동안은 큰 문제가 없었습니다.
결국 저도 몸이 안 좋아져서 어제 하루 누나에게 맡겼고, 한 시간만에 사고가 터져서 오늘부터 경력 10년차 간병사 분에게 맡겼습니다. 그리고 8시간만에 사고가 터졌네요.
어제는 산소호흡기 문제로 사고가 났습니다. 산소호흡기가 빠지고 귀찮다고 다시 안 해서 저산소로 의식불명 상태가 됐습니다. 저희 누나가 산소호흡기가 떨어지니 혼자서 연결을 해보겠다고 2~3분 동안 꼼지락거리다가 의식불명이 오고, 연결을 한 다음에 의식을 못 찾으시니 간호사 실에 도움을 구했습니다.
'환자가 계속 토하고 어지럽다고 하시는데 좀 와주세요.' 라고요. 당시 간호사 실에서는 구토억제제를 처방한 상태라 약효가 나타나는 시간까지 기다려보자고 대응했습니다. 이렇게 10여분 방치되시다가 오후 회진을 오신 의사 분이 눈을 뜨고 있는데 반응이 없어서 사태를 파악하고 고농도 산소로 치료해서 의식을 회복시켜서 어떻게 뇌에 문제 생기는 일 없이 넘어갔습니다.
'왜, 산소 호흡기 혼자 껴보려고 했다가 의식이 날아가서 못 찾고 있다고 말하지 않는 걸까. 눈을 뜨고 있으니까? 말을 해도 반응을 못하면 그거 전달해야 한다고 생각하지 못하는 거냐?
나는 문제가 생기면 바로 전화하라고 했는데. 문제가 생긴 동안에 중간중간 톡도 해서 큰 문제는 없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왜 이렇게 된 걸까?'
정말 다양한 생각이 들더군요. 그래서 감기 기운이 있어서 원래 출입하면 안 되는데 치료실 밖으로 안 나가고 마스크 계속 쓰고 있는 것으로 저녁까지 있다가 열이 오르기 시작해서 귀가했습니다. 누나는 믿을 수 없어서 경력 10년차 간병인 분에게 아침 9시 30분에 어머니 관리 넘겼고요.
그리고 오늘 오후 3시에 다시 문제가 생겼습니다. 문제가 계속되니 화장실도 기저귀로 대신하게 됐는데 기저귀 사려서 나갔다 오시는 사이에 호흡기 빠져서 또 문제가 생겼습니다.
간병인 분이 경력 10년이기는 한데 치매 환자를 전문으로 하시던 분이라 중환자 간병은 대응이 어설프다고 하는군요.
결국 보호자가 반드시 있어야 한다고 해서 감기 때문에 입원실 출입이 금지된 저를 대신해서 누나가 대신 갔습니다.
현재 호흡기 멋대로 빼지 못하게 팔을 묶어 달라고 했습니다. 그리고 중환자실로 옮기는 것으로 했는데 남은 병실이 없어서 병원도 옮겨야 할 거 같고요.
병원에서 하는 지시사항만 지켰으면 빠르면 다음주 목요일, 늦어도 크리스마스 전에는 퇴원할 수 있었는데 대체 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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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15
떠돌이개님의 댓글
푸우님의 댓글의 댓글
떠돌이개님의 댓글의 댓글
푸우님의 댓글의 댓글
아이르테르님의 댓글
푸우님의 댓글의 댓글
데이워치님의 댓글
푸우님의 댓글의 댓글
6년 전에 비슷한 증상으로 입원을 한 적이 있는데 그때는 폐기종도 지금보다 심하지 않았고 폐렴으로 발전하지도 않았습니다. 그래서 항생제와 수액 치료로 나흘만에 퇴원했습니다. 그때 기준으로 생각하면서 '여기 병원 녀석들은 실력이 없는 거 같다.'라고 '이거 다 입원비 많이 받으려는 거다.'라는 식으로 말하면서 의료진 지시 중에 자기 듣기 좋은 것만 하려고 하다가 이렇게 된 느낌입니다.
게다가 강제 금연 중이라 입원하고 3일차 저녁부터 잠을 설치더니 더 멋대로 하기 시작했습니다. '전에 입원했을 때는 안 이랬어!'라고 하면서요.
6년 전에는 금단증상 심해지기 전에 퇴원한 것도 있고, 당시와 다르게 지금은 심장에도 문제가 있을 거 같아서 심장약도 처방하고 있어서 수면제는 사용하지 못했거든요.
푸우님의 댓글의 댓글
충격을 받은 뇌의 부위에 따라 차이가 좀 있기는 한데 많은 경우 사람은 정확하게 알아보고 대화가 되기는 하는데 날짜와 장소에 대한 인식에 문제가 생기고 환각이나 환청 증상을 겪습니다.
의료기기를 꺼리는 것이 그런 이유인데 '어, 왜 회사에 이런 의사들이 있는 거지? 이 사람들은 왜 나에게 의료기기를 부착하려고 하지? 뭐야, 나 납치되는 건가?' 혹은 문병을 온 회사 동료가 있으면 '김대리! 지금 회의 안 들어가고 뭐하는 거야! 아 바쁜사람 붙잡고 뭐하는 거에요!'라는 느낌으로 의료기기 부착을 거부하고는 합니다.
진짜 치매와 비교하면 날짜와 장소에 대한 인식이 두드러지게 안 좋아지고 그 외의 능력은 비교적 온전하기 때문에 자신의 발로 병원을 탈출해서 경찰서에 도움을 구하거나 해서 의료진 입장에서는 치매보다 골치가 아픈 편입니다. 이 과정에서 피해망상이라고 해야 할까요. 그런 것도 심하고요.
머리에 물리적 충격을 받은 경우에 나타나기도 하고, 저혈당, 저산소로 인한 뇌손상에서도 나타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독한 약을 사용하는 경우에도 흔하게 나타나고요. 그래서 약을 독하게 쓰거나 혈당이나 산소 조절을 해야 하는 중환자실에서 흔하게 보입니다.
저희 어머니는 제가 관리하는 동안은 철저하게 감시해서 문제가 없었는데 이번에 산소호흡기 벗었던 거 때문에 저산소 뇌손상으로 섬망 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했다고 하네요.
이게 대체 무슨 상황인지….
비비RU님의 댓글
하지만 어머님을 멍청한 환자라고 욕하시진 마세요. 나중에 후회하게 되더라구요.
어머님이 쾌차하시길 기원하겠습니다.
푸우님의 댓글의 댓글
제 표현의 문제점을 지적을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유희마스터R님의 댓글
평소에도 조금 부족한 행동 하는 사람이 그러면 이해라도 할텐데...
푸우님의 댓글의 댓글
이제 한시름 덜었네요. 병실도 중환자실로 옮겨서 간병인 구하는 걱정도 덜었고요.
검무령theSidron님의 댓글
푸우님의 댓글의 댓글
이제 전담 간호사가 상주하는 준중환자실로 옮기고, 간병인분도 새로 오셔서 한시름 놓았습니다.
그 사이에 간병인 한 분 더 그만두시고, 난동부려서 간호사를 발로 차는 등의 문제를 일으켰지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