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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스스톤] 가젯잔 즈음에 들어서 하스스톤의 오리지널리티에 대한 잡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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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내적인 환경과는 별개로 하스스톤 제작진이 영리하다고 개인적으로 생각하는 부분이 있다면

하스 제작진은 몇년에 걸쳐서 하스스톤의 세계관을 와우 골수 유저들도 받아들일 수 있게 서서히 워크래프트의 오마주에서 하스스톤 자체의 고유 색채를 띄는 세계관으로 변형시켜 왔다는 점이죠.

오리지널과 첫 모험인 낙스라마스는 그야말로 와우의 세계관을 그대로 반영한 물건이었죠. 마법들은 거의 대부분이 와우에서 실제로 사용하는 마법과 기술이었고, 낙스라마스는 구조부터 클리어 방식까지 와우와 판박이입니다. 물론 낙스의 켈투자드는 원작관 비교도 할 수 없이 쾌활하지만, 그럼에도 여전히 낙스라마스에선 워크래프트에서 낙스가 보여줬던 특유의 음울함이 사라지진 않았죠.

그 다음 셋트인 고놈과 검바산에서도 여전히 와우의 색채를 벗진 않았습니다. 고놈은 쾌활하고, 주문도 이미 와우의 그것과는 벗어났지만, 그래도 고블린과 노움의 대립은 와우에서도 이미 충분히 약방의 감초처럼 유쾌하게 드러나 있었습니다. 하스는 그것을 슬쩍 변형 시켰을 뿐이었죠. 여전히 하스 고유의 세계관의 설명은 거의 존재하지 않았고 전설은 대부분 이미 하스에서 보았던 것들이었습니다. 그건 검바산도 마찬가지 였구요.

대마상부터는 슬슬 와우와 별개의 세계관을 구축하려는 시도가 드러나기 시작합니다. 그냥 단순히 고블린과 노움의 대립만을 보여준 고놈과는 달리 대마상에서는 하스스톤 특유의 세계에 대한 설명이 드러나기 시작했고, 전설들은 여전히 많은 부분을 따오되 하스스톤 오리지널의 색채도 가미되기 시작했습니다. 연합용사 사라아트는 대표적인 예라고 할 수 있죠. 모험 모드였던 탐험가 연맹또한, 이미 하스에 존재하는 조직에서 친근함을 드러냈지만, 그럼에도 그 내부의 이야기는 기존 와우의 세계관과는 별개의 것으로 드러나기 시작합니다. 대표격인 전설들 또한 브란을 제외하면 모두 첫 선을 보이는 인물들이면서도 자연스럽게 워크래프트의 세계관에 녹아들었구요.

물론 그게 꼭 그대로 받아 들여지지 않았습니다. 빛의 군주 라그나로스는 지금도 욕먹고 있는 예중 하나죠. 고대신에서 이미 친근감이 있는 영웅들을 별개의 모습으로 나타내어 특유의 오리지널리티를 구축하고자 한 시도는 유저들에게는 당시 정규전 발표에 대한 반감과 맞물려서 할게 없으니 베끼기나 하는 거냐고 욕을 얻어 먹는 경우가 상당수였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종일관 유쾌하게 진행된 카라잔은 당시 와우에서도 리메이크로 발표했던 카라잔과 맞물려 와우와 하스가 같은 워크래프트 세계관을 공유하면서도 어떻게 별개의 오리지널리티를 구축했는가를 잘 보여 줍니다.

그리고 이번의 확장팩입니다. 대마상과 고대신과는 다르게 이번에 발표된 전설들 중에는 워크에서 보이는 인물들이 오히려 소수입니다. 트레일러에 보이는 토끼는 와우에서는 보이지도 않는 종족이지만(전 그 와우의 토깽을 도저히 하스스톤에서 발표된 그것과 동일한 종족이라 인정 못합니다.), 그럼에도 유저들은 여긴 와우가 아니라 하스스톤이니까라며 자연스럽게 받아 들이고 있구요. 가젯잔의 세 범죄 조직이라는 와우와는 별개의 이야기를 보이고 있지만,  왜 와우와는 상관도 없는 이야기를 보여주느냐는 반응보다는 자연스럽게 세 범죄 조직들을 받아들이는 쪽이 대다수죠.

실제 게임과는 별개로 스토리적 관점에서 봤을때 이번확팩은 확실히 성공작입니다. 이제 하스는 더이상 와우를 받아 들이지 않으면서도 성공적으로 워크래프트 세계관에 안착했습니다. 물론 여전히 와우의 주요 캐릭터들을 상황에 따라 팬서비스 차원에서라도 가져 오기는 하겠지만, 최소한 그게 강제 되지는 않습니다.
 
하스스톤이 이번 확팩을 맞이하면서 워크래프트의 영웅들이라는 부제를 빼버린 것은 블리자드 내부에서도 이제 더이상 와우에 기댈 필요가 없다는 자신감의 발로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스스톤은 태생적으로 와우라는 블리자드 최대 인기 프랜차이즈에 기댄 게임이었습니다. 그러나 하스스톤 제작진은 몇년에 걸쳐서 서서히 와우의 영향력에서 탈피하려는 끊임없는 시도를 보여줬고, 이제와서는 그 결과가 결실을 맻고 있습니다.



사실 이러한 시도는 동일하게 세계관을 빌려 만든 캐릭터 게임인 히오스에서도 볼 수 있었습니다. 히오스 같은 경우에도 시공의 폭풍이라는 개념을 살려 맵을 만들고 맵 내와 영웅 등을 통해 간접적으로 세계관을 구축하려는 시도가 있었죠. 다만, 게임 자체가 하스스톤 보다도 훨씬 캐릭터 개개의 개성에 기댄데 비해서 준비과정이 하스스톤보다 치밀하지 못했다는 점, 그리고 무엇보다 게임 자체가 큰 흥행을 거두지 못했단 점에서 히오스의 시도는 참패로 돌아가고, 이후엔 더욱더 다른 프랜차이즈의 인기에 기대는 모습을 보인 반면 하스스톤은 게임 자체가 상당한 흥행을 거두었고 그 전환 과정을 보다 유저들이 받아들이기 쉬웠다는 점이 히오스와 하스의 차이겠네요.



블빠의 입장에선, 어쨌든 이런 하스스톤의 시도는 대환영입니다. 결과적으로 하스스톤이 확장해 나갈수록 워크래프트라는 하나의 세계관이 와우를 벗어나 확장해나가는 결과이기도 하니까요.



무엇보다도, 카드 구경만 하는 것보단 카드 구경에 더해 +a로 이야기 할 거리가 더 늘어나는게 나쁠 이유가 없죠! 오버워치도 그렇고, 한동안 스타, 디아, 워크래프트 모두 스토리적으로 지독한 매너리즘에 빠져있던 블리자드가 이제 좀 정신을 차리는 모습을 보니 즐겁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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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4-12 21:19:45 (6098일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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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3

렌코가없잖아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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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리가 그랬듯 와우에 역수출될 캐릭터가 생길지도 모르겠네요.

나코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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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확실히 이제 와우의 영향에서 어느정도 벗어나서 하스스톤만의 세계관 구축에 성공하기 시작했다는 느낌이 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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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리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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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스는 둘째치고 고놈때도 사실 조금씩 하스스톤만의 세계관... 그러니까, 와우 세계관에서 좀 더 가볍게 놀고 즐기는 듯한 세계관을 구축하고 있었죠. <br /><br />대표적인 예시가 마법사의 하수인인 꽁꽁로봇부터 였습니다. 와우에는 존재하지 않는 NPC였지만, 법사의 중요 초반 하수인으로 자리 잡았고, 많은 유저들이 좋아하기도 했고, 와우 제작진에서 역수입 가능하냐고 물어보기까지 한 하수인이 되었죠. 아마 여기서부터 하스스톤 제작진들이 자신감을 얻었을 겁니다. 자신들을 세계관과 와우의 세계관을 적절하게 비비면 어느쪽이든 만족 할만한 스토리와 등장인물을 만들고 등장 시킬 수 있다고요. 빛라그는 조금 이른 선택이어서 욕도 많이 먹기 했습니다만, 그 외에는 좋은 시도라고 호평하는 쪽이 많죠. <br /><br />아마 이런 스토리를 더 구축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은 아마 탐험가 연맹과 한 여름밤의 카라잔 같은 모험 모드가 비교적 거부감없이 (그리고 그 모험모드들이 좋은 카드로 꽉 차 있었기에 받아 드려질 수 있었던 긍정적임) 잘 받아드려 졌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br /><br />물론 별개로, 이번 가젯잔 카드들은 하스스톤 제작진들이 너무 막나가지 않았나 생각됩니다. 솔직히 컨셉은 모험모드에서 부여하고, 그 컨셉을 차기 확장팩으로 단단하게 메워줘야 하는데, 이번 가젯잔으로 컵셉과 카드를 동시에 부여하다보니 너무 약하거나 너무 강한카드가 생기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예상해봅니다.<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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