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티카] 옛날 옛적 어느 폐허읍에-
2013.04.09 2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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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꿈꾸는 자는 자신의 꿈속의 오류를 인식하지 못한다."
옛날 폐허읍에 Recht라는 인남캐가 살고 있었습니다. 이 Recht는 대단한 개으름뱅이로, 하루중 한캐만 돌리고 나머지
시간은 체팅만 하며 지냈습니다. 따라서 매우 가난하고 언제나 배를 곯았습니다. 그래도 부캐를 만들어 돌리기보다는
노닥거리는 편이 훨씬 낫다고 생각했습니다.
이런 Recht에게도 자비로운 하나님은 뜻밖의 선물을 주셨습니다. 아무 개념없이 지른 똥칼이 12강이 된것입니다.
12강무기라고 한다면 Recht가 그렇게 귀찮아하는 파밍을 한달은 더 해야 겨우 벌수 있는 큰 돈이었으니까요.
그래서 모처럼 생각지도 않은 돈이 들어왔으니까 이것을 믿천으로 빈들거리면서 돈을 벌 수 있을 방법은 없을까
궁리했습니다. 그리고 여러가지로 생각한 끝에 12강을 팔아 더 많은 10강 무기를 만들어 팔기로 했습니다.
'12강 희귀는 저런 가난한 뉴비들과는 관계가 없어. 살 사람들은 부자(웃음)들뿐이니까 틀림없이 돈을 벌 수 있을거야.
물건을 경매장에 올리면 그 다음은 수다떨면서 손님이 오기를 기다리기만 하면 되는거야.'
Recht는 모아놓은 자금으로 좋은 옵션의 흐구 무기들을 사들였습니다. 그리고 유저의 왕래가 잦은 황금노을항구에서
강화모루 앞에 무기들을 늘어놓고 자기는 의자를 제끼고 앉아 강화를 준비했습니다.
"자, 그럼 12강을 팔아 흐구무기를 더 사들여 10강으로 만들어 두배로 판다고 하자. 이렇게 옵이 좋은 흐구무기니까
날개 돋친 듯이 팔릴게 분명해. 그러면 그 300만골드로 또 흐구무기를 사들이는거야. 이렇게 팔면 또 골드가 손에
들어오는거지. 그 골드로 또다시 흐구무기를 사서 팔면...(이하생략) 그걸 및천으로 전설무기와 구슬치기를 하면
돈은 점점 불어나....."
여전히 Recht는 의자에 제껴 앉은체 전체체팅을 했습니다.
"그렇게 되면 난 금세 탬귀(웃음)가 될 수 있어. 탬귀 Recht님에게는 그 신분에 어울리는 훌륭한 고강무기가
필요해. 그리고 세트템도 도배하지 않으면 안 되겠지. 또 갑부가 노강탬을 입으면 체면이 안서니까
갑옷 악세도 강화해야해. 게다가 처음부터 끝까지 노버프 노다이 맞다이로 영웅 할다림을 잡을 수 있겠지.
아, 생각만 해도 웃음이 날 것 같구나. 그래 그래, 탬귀는 공략영상을 찍기 마련이지. 유투브에 방송을 올려
유투브로 불러 내 지리는 스팩을 보게 해야겠다."
신이난 Recht는 킥킥 웃었습니다. 그러나 10강이 되어 날개 돋친 듯이 팔려야 할 흐구 무기는 여전히 노강인채
모루 위에 단정하게 놓여 있었습니다. 그래도 Recht는 턱수염을 꼬면서 꿈 같은 일을 생각하고 전체쳇을 계속했습니다.
"돈이 돈을 낳아서 얼마 지나지 않아 내 재산은 10조 골드가 될 거야. 이만큼 있으면 무서울 게 없어.
그 다음에는 방송을 하는 일만 남았어. 별풍선도 받을 수 있는 아프리카가 좋겠어. 아니 그저
단순한 방송은 시시해. 강화방송은 어떨까? 귀찮은 공략방송보다 폭죽놀이가 오히려 나에게는
더 잘 어울릴지도 몰라. 내가 폭죽놀이를 하고 싶다고 하면 친구들은 당치도 않은 일이라고 놀라서
눈을 크게 뜨겠지. 하지만 걱정할 필요 없다구. 친구들이 내 재산이 얼마인지를 알면 당장 구경올 게 분명해."
Recht는 몽상에 젖어 이번에는 턱수염을 바싹 잡아당겼습니다.
"아무리 크리티카노강화와유리데스네라도 내 자본에는 꼼짝 못 할태니까. 그리고 제발 고강무기좀
그만 풀라고 다른 사람들이 먼저 욕을 시작할거야. 그렇게 해서 방송을 하는거야. 방청객들은 어느 누구도
본 적이 없는 무수한 별풍선을 가지고 방송을 보러 오는거야. 체팅창은 강화 성공 메시지로 도배가 되고..."
Recht는 황홀한 기분이 되었습니다.
"난 15강 세트템을 입고 한정판 아바타를 몸에 둘러야지. 그리고 15강 빨간지를 번쩍이며 방송의 시작을
기다리도록 하자. 강화방송을 한다고 해서 안절부절 못하면 안돼. 침착하고 느긋하게 지르는거야..."
Recht는 자세를 고쳐 앉아 왕방울 눈을 하고 입술을 위에서 아래로 향하게 꽉 다물고 위엄 있는 표정을 지었습니다.
"내 자본력을 모르는 방청객들은 절망의 폭죽놀이가 시작되기를 기대하며 내 앞에 나타나겠지. 하지만 난 대응하지 않고 묵묵하게
강화를 계속할 거야. 모든 일은 반전이 중요한 법이니까. 없는 놈이 지르는 척 해야 흥행이 된다구. 강화에 성공하면 사방에서
야유를 보내겠지만 난 조금도 좋은 티를 내지 않고 있는자의 위엄을 보이는거야. 이때 싱글거리면 이미지 버리는거라구."
Recht의 키보드를 누르는 속도는 점점 더 격해져 갔습니다.
"결국 유저들은 체팅창을 ***로 도배하면서 '이 ***야 고강탬좀 작작 풀어라.'라고 발광할 거야. 그렇지만 이때가 가장
중요한 순간, 성공한 고강무기들을 헐값에 경매장에 올리고 싶지만 그걸 꾹 참고 이렇게 탁 강화를 더 지르는거야!"
Recht는 모루로 다가가 F1강화하기를 힘차게 눌렀다.
그 순간 흐구무기가 아닌 12강 똥ㅋ..발도검이 올려져 있는 것을 깨달았다.
'쨍그랑!'하고 크지도 작지도 않지만 아침기상나팔보다 잘 들리는 소리가 났다.
12강 발도검은 산산조각이 나 별빛처럼 셋노란 시스템 메시지가 되어 페루마고 월드 사방에 울려퍼졌다.
시스템 : Recht님이 아이템의 +13강화에 실패하셨습니다.
그리고 Recht의 멘탈도 산산히 부서져 어디론가 사라져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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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억... 허억... 죄다 이상하지만, 팔지도 못하는 귀속탬을 밑천으로 쓰려고 강화할 리가 없잖아...[..]
오랫만에 어릴때 읽은 아동용 아라비안 나이트 단편집의 내용이 다시보니 생각보다 대단해서 감탄했었는데
이런식으로 비슷한 꿈을 꾸었습니다. 헛된 욕심을 버리라는 계시인 모양입니다. 만족하며 살자 만족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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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2
kilou님의 댓글
마이카제님의 댓글
<div>그나저나 꿈이라서 다행이군요(...)</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