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 트리 오브 세이비어 리뷰
본문
(어쩐지 감상게시판에 가야할 것 같은 제목.)
당신은 기가 막히게 예쁜, 첫눈에 반한 여자를 사귀게 되었다.
얼굴을 바라만보고 있어도 좋은데, 목소리마저도 예뻐서 같이 있어도 좋았다. 그래. 과거형인 것이다.
당신은 이 예쁜 여성이 당신이 상상했던, 상상하지 못했던 부분까지 채워주면서 연애를 할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았을 것이다.
그녀와 사귀기 전까지는.
그녀와 놀이공원에서 놀이기구만 타도 즐거울 것 같은데, 그녀는 무섭다며 놀이기구를 타지 않는다.
영화를 보는 것도 모두 내가 비용을 부담하고, 그 밖에 돈 들어가는 모든 것을 내가 내야한다. 말하는 것도 깬다.
그래. 거기까지는 참을 수 있다. 진도라도 나간다면.
트리 오브 세이비어는 이런 게임이다.
당신은 트리 오브 세이비어를 처음 보았을 때 이런 매력을 기대했을 것이다.
라그나로크의 아기자기한 아름다움
배경에 어울리는 음악.
그리고 당신만의 고유한 캐릭터.
힘/민/체/지/정의 5가지 능력치와 7랭크에 이르기까지 조합할 수 있는 무수한 직업으로 인해서, 독특한 개성을 자랑하는 것.
스토리는 보잘 것 없어도 그렇게 크게 와 닿지 않는다. 쓰레기 같지는 않더라도, 그냥 흔해서 거슬리지 않는 정도의 스토리면 되니까.
하지만 당신이 이 게임을 하고자하는 목적이 충족되지 않는다면, 그것은 굉장히 거슬리는 일이 될 것이다.
저 랭크 위주의 조합을 짠 사람이라면 덜하겠지만, 만약 당신이 흥미 있는 직업이 5-7랭크에 있는 직업이라면 당신은 이미 진즉에 접었을 확률이 높다.
3랭크까지도 쉽지 않을뿐더러, 스킬을 다양하게 사용하지도 않고,
평타를 쳐야하는 시간이 싸움 시간에 있어서 80% 이상을 차지한다고 느낄 테니까.
당신이 원하는 직업을 하기 위해서 인내할 수 있는 시간은 얼마일까?
어떤 사람은 1시간, 어떤 사람은 6시간, 어떤 사람은 10시간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답은 하나다. 그 인내하는 시간이 재미있다면 얼마가 걸리던 상관이 없다. 라는 것이다.
트리 오브 세이비어의 시간은 지루하다.
스킬을 자유롭게 쓰는 것도 아니고, 짜릿하게 무빙을 강요하는 것도 아니다.
몇 초에 한 번씩 점프하면서 자리만 옮겨주고, 평타를 치는 것이 사냥의 90%를 차지한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평타를 쓰기만 하더라도 재미있다면 별 문제가 되지 않겠지만, 멍하니 z키를 누르고만 있는 방식에 누가 재미를 느낄까?
또, 트오세의 목표는 달성감이 없다. 당신이 만약 팔라딘을 하고 싶고, 클크크크팔이든 클프프프팔이든 그 과정 끝에 당신이 딱 팔라딘을 달성했다.
그럼 이제 당신은 당신이 원하는 플레이를 완벽하게 할 수 있을까? 그 답도 No다.
어떤 사람은 고작 직업레벨 4이며 짧은 시간을 더 견디지 못해서 그 사람이 짜증을 내는 게 잘못된 것이라고 말할지도 모르지만, 트오세의 방식은 쭉 지루한 방식에서 또 지루한 시간을 이어나간다는 것이 문제다.
그 전의 과정이 재미있지 않은데, 목표점에 도달하더라도 또 지루한 시간을 감내야해야한다면?
당신이 원하는 플레이를 하기 위해서 조금 더 시간은 투자하겠지만, 그 구간이 게임에 대한 애정을 떨어지게 만든다는 점은 부정하지 않을 것이다.
목표를 달성한 유저에게 찾아오는 것은 그 목표를 달성했다는 달성감이 아니라, 앞으로도 더 시간을 투자해야하고 또 이런 허무함을 느껴야한다는 것이다.
트오세는 무한한 자유도의 조합으로 유저들에게 어필했다. 그랬다면 그 핵심 재미인, 무한한 자유도의 조합을 처음부터 느낄 수 있었어야 했다.
방법은 많았다. 모든 직업을 1랭크로 만들고, ‘레벨’에 맞춰서 스킬의 위력을 조정하는 방식도 있고, 1랭크 직업의 개수를 늘리는 방법도 있었다.
그러나 현재 나온 방식은 긴 고행의 시간을 게임 내에서 보내야하는 것 뿐.
트오세는 분명히 개선해야 할 부분이 많은 게임이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수한 사람들이 이 게임에 몰두하게 되는 이유가 단순히 라그나로크의 향수를 불러일으키기 때문일까?
아니다. 사람들은 평가 자체는 냉정하게 한다.
트오세는 현재 나와 있는 다른 무수한 게임들과는 다르게 분명한 장점이 있다.
바로 자신만의 캐릭터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그 매력 하나만으로도 무수한 사람들을 끌어 모을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한 점으로도 트오세는 가치가 있었‘던’ 게임이 될 것이다.
가치가 있었던 게임이 될 지
가치가 있는 게임이 될 지는 앞으로의 행보에 달렸을 테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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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4
치리님의 댓글
<div>한 평짜리 방에서 훌라후프를 돌리면서 백덤블링을 하든 말든 니 자유라고 하는거와 같죠.</div>
<div><br /></div>
<div>넓은 범위의 자유도를 주고 자유도라고 한다면 모르겠는데</div>
<div>렙업도 퀘스트 없으면 사실 상 불가능에 직업도 5~7랭크 직업하고 싶어서 울며 겨자먹기로 원하지 않는 트리를 타고..</div>
<div>사냥이 막히면 뭐라도 해야되는데 사실상 할게 없어요.</div>
<div><br /></div>
<div>친선대결이나 카드게임도 한두번이지 그거를 하루종일 할순없잖아요...</div>
치리님의 댓글의 댓글
<div>게임을 삭제 할 수 있는 자유</div>
<div>다른 게임을 할 수 있는 자유.</div>
<div>라는 말이 괜히 나오는게 아닙니다..</div>
사신의연주님의 댓글의 댓글
kale님의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