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D건담 넥스트 에볼루션(이하 건넥)은 캡파가 멸망하게 되었을 때부터 꽤나 사람들이 관심을 가졌던 게임입니다만, 막상 뚜껑을 열고 보니 "이딴 걸 만든다고 캡파를 박살낸 거냐 이놈들아!!" 라며 트리니티와 소맥(이쪽은 창4 때문에) 멱살을 잡고 탈탈 털어도 시원찮을 물건이었다고 합니다.(실제론 아예 손도 안 대봐서 모름.)

그러다 지엄하신(...) 반남께서 "너님들 2016년 1분기 끝날 때까지 게임 정상화 못하면 여기서 끝. 각오."라고 최후통첩을 보내자 기어이 캡파2로 돌아와버렸다고 하지요.

어쨌거나 저쨌거나 캡파...가 아니라 건담에 혼이 묶인 사람으로서야 다시 캡파스러운 물건이 나온다는데 안 할 수가 없잖습니까. 코즈믹 아레나는 튜토리얼만 해봤는데도 영 아니어서 집어치웠지만서도.

아무튼 토, 일 이틀간 플레이한 후기를 올려봅니다.



우선 유닛이 캡파에 비해서 작습니다. 덕분에 내 기체의 등짝도 화면에서 작게 차지하고, 주변이 더 잘 보입니다. 그렇다고 조준이나 현상 파악이 쉽냐 하면 그건 아닙니다만. 기체 반응 속도는 잘 모르겠지만, 빔 라이플의 속도는 확실히 좀 느리게 느껴집니다. 이건 나중에 빔 머신건이나 반응 빠른 기체가 또 따로 나오겠죠.


마우스를 우클릭하면 자동 락 온이 되는데, 캡파에 비하면 좀 느린 것 같고 조준칸 자체도 작습니다. 다만 조준칸을 적기에 맞추면 상대거리가 표시되어서 이것을 이용해 대략적으로 내 공격이 맞을지 안 맞을지를 예상할 수 있습니다. ...빔 라이플 사거리가 의외로 짧더군요. 퍼스트 건담 기준으로 약 50m?


필살기는 기체 체력이 일정수준(10% 이하)일 때 사용하면 모션이 추가되면서 진 필살기를 쓴다는데, 모션은 원작 재현 장면이 추가됩니다. 퍼스트 건담의 경우 그냥 사용하면 마지막이 빔 사벨 올려베기인데 추가 모션이 바로 라스트 슈팅.


내 기체가 격파된 후 리스폰 대기 시간 동안 뜨는 미니맵에서는 아군 기체는 다 보이는데 적 기체는 잘 안 보입니다. 다른 분들 말씀 들어보면 아군 기체의 시야에 잡힌 적기만 보이는 거라더군요. 아마 또 나중에 지휘스킬로 적기 위치 전부 파악하는 기체가 나오겠죠. 지휘관용 자쿠I이라든가.(그러고보면 그 기체 C랭전에서 애용했는데...)


리스폰 될 때 C키를 누르면 리스폰 위치를 바꿀 수 있다는데, 전 아무리 위치를 바꿔도 초기 배치 자리에서만 나오더군요. 대체 왜 그럴까 싶다가 리스폰 게이지 옆의 그림(?)이 V처럼 보이길래 리스폰 위치를 바꾼 다음 V키를 추가로 눌러봤더니 변경된 위치에서 부활하더라는 사실이...


일일 미션 같은 것은 확실히 수월해졌습니다. 근접공격 10회 명중이라든가, 적기 5기 격추라든가 하는 미션을 주길래 캡파처럼 한 전투 안에서 다 하라는 줄 알고 '이걸 어찌 하라고!!' 했는데, 그게 아니라 그냥 계속 횟수가 누적되더군요. 한 전투에서 전부 하지 못해도 계속 카운트가 이어집니다. 로그아웃한 후에도 이어지는가는 확인해보지 못했습니다.


채팅시스템은 좀 불편합니다. 화면 왼쪽 아래에 치우쳐서 올라오는데 뜨는 자리 자체가 굉장히 작아요. 물론 전투에 집중하다보면 그런 건 눈에 들어오지도 않습니다만, 대기화면에서도 그러니 누가 절 찾아도 알아볼 수가 없습니다.(...) 실제로 찰나님이 귓말로 말 거셨는데도 못 읽었고.
그리고 전투 매칭이 끝나고 대기 화면도 좀 불편한 건 마찬가지입니다. 하긴, 생각해보면 캡파도 전투개시 로딩 중 채팅이 지원된 건 한참 뒤였죠.


매칭 시스템은 상당히 마음에 듭니다. 방을 파서 기다릴 필요가 없이 매칭 신청만 하면 랜덤으로 인원수 맞춰서 대전이 구성되더군요. 대기시간이 확 줄어들어서 편해졌습니다. 다만 팀 밸런스에 대해서는 뭐...
나중에 데스매치 같은 게 나오면 매칭 시스템이 또 개편되겠죠. ...그런데 그렇게 되면 일반대전은 또 매칭이 힘들어지려나.


파티 구성도 좋은 기능이더군요. 파티를 맺으면 리더만 매칭 신청이 가능합니다만, 대신 같은 파티원은 전부 같은 팀으로 들어가게 됩니다. 이 기능을 이용하면 나중에 클랜이나 길드가 적용되었을 때 활용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러고보면 6과 시절에 클랜전 참여한 적이 단 한 번도 없었네요.(...)


기체 획득은 캡파가 오히려 양심적으로 보일 지경입니다.(...) 기본적으로 현질 아니면 게임 내 재화를 사용한 박스 까기인데, 문제는 박스를 까면 기체를 주는 게 아니라 기체 카드를 줍니다. 그리고 이 기체 카드를 동일한 물건으로 5장을 모아야 조합해서 기체를 얻을 수가 있습니다. 물론 퀘스트로 주는 기체들도 쓸만한 녀석들이 제법 있는지라 굳이 박스를 까야할 필요는 없습니다.(코인 탈탈 털어 G셀프 박스 깠다가 폭망한 사람의 경험담. )


전반적으로는 꽤 해볼만 하다는 느낌이었습니다. 다만 의문점은 기체 에너지 충전인데, 캡파처럼 포인트나 코인을 소모해서 충전하는 것이 아니라 코인 상점에서 판매하는 배터리 아이템을 사용해서 충전하더군요. 그런데 코인 상점에서 구매할 아이템이라면 뭣하러 이런 과정을 거치도록 했는지 의문입니다. 그냥 바로 코인 소모해서 충전시키면 편하지 않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