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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물] 읽었던 책 감상 겸 추천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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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학술


  82. 죽은 자들은 토크쇼 게스트보다 더 많은 말을 한다 - 마이클 베이든 지음, 안재권 옮김, 이윤성 감수, 바다출판사


  무슨 흉흉한 제목이냐고 하실지 모르겠는데, 네. 이 책은 법의학 책입니다. 사람이 죽은 원인이나 죽을 때의 상황 같은 것을 추리해내는 학문이지요. 많은 범죄자들은 거짓말을 하고, 그 거짓말을 가려내는 방법에 대한, 그걸 수행하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기도 합니다. 죽은 자는 거짓말을 하지 않아요. 그 자신의 몸으로 진실을 말하지요. 그런 과정이 퍽 흥미로웠습니다. 이 책과 엮어서 '모든 범죄는 증거를 남긴다'와, '파리가 잡은 범인'도 좋아요. 


  83. FBI 심리 분석관 - 로버트 K 레슬러 지음, 황보석 옮김, 미래사


  이 책은 현재 절판이지만 '살인자들과의 인터뷰'란 이름으로 재간행되었습니다. 위의 책과 연결되는 것인데, 이 책은 프로파일링에 대해, 그리고 그렇게 잡은 범인들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범죄 현장에 남은 흔적으로 범인을 추적하는, 탐정 같은 일이라고도 할 수 있겠네요. 인간의 어두운 부분을 다루고 있는 이야기. 소름끼치기도 하지만, 페이지는 쉽게 넘어가는 묘한 책입니다.

  

  84. 루시퍼 이펙트 - 필립 짐바르도 지음, 이충호, 임지원 옮김, 웅진지식하우스


  선량한 사람이 어떻게 악한 사람으로 변할 수 있을까요.  필립 짐바르도는 사람들을 무작위로 죄수와 교도관으로 나눈 모의 감옥 실험을 했습니다. 그 속에서 사람들은 무기력해지고, 잔인해지며 자신의 역할에 '충실'해집니다. 이건 그 전말에 관한 책이지요. 인간 개개인은 너무나 약하고, 주위 환경에 휩쓸리기 쉽습니다. 그 속에서 우리는 스스로를 어떻게 지켜야 할까요. 어려운 문제입니다.

 덧. 짐바르도는 이 실험하다 어찌어찌해서 지금의 아내를 만났다고 합니다. 부럽네요.


  85. 거짓말의 진화 - 엘리엇 애런슨, 캐럴 태브리스 지음, 박웅희 옮김, 추수밭


  사람은 사실 생각보다 자신을 많이 속입니다. 원하는 나와 현실의 나가 같지 않을 때 현실을 부정하는 것은 그게 극단적으로 나온 모습이겠지요. 거짓말의 진화는 각계 각층에서 그런 사례, 그리고 그러는 이유를 탐구했습니다. '왜 그럴까'란 의문. 학문에 기본이 되는 감정이 아닐까 싶네요. 경찰인 외삼촌이 이 책 빌려가신 지 몇 달 지났습니다. 삼촌이 책을 언제 주실까 궁금해집니다.


  86. 보이지 않는 고릴라 - 크리스토퍼 차브리스, 대니얼 사이먼스 지음, 김명철 옮김, 김영사


  그러고보면 이 책도 앞과 계속 이어지네요. 이건 사람들이 살아가며 곧잘 하는 착각을 다루고 있습니다. 왜 그럴까요. 

  http://www.youtube.com/watch?v=vJG698U2Mvo

  일단 이 책과 관련된 영상을 하나. 이런 류의 착각을 다루는 책입니다. 재미있어요.


  87. 왜 사회에는 이견이 필요한가 - 카스 R. 선스타인 지음, 박지우, 송호창 옮김, 후마니타스


  그러한 거짓말이나 착각은 누구든 예외가 아닙니다. 그게 정부 정책 입안자나 권력을 가진 자라고 해도요. 이 책은 그러한 자들을 막기 위한 반대파의 필요성을 말합니다. 반대하는 자, 혹은 제동을 걸어줄 자가 없다면 힘은 반드시 폭주합니다. 그 결과가 두 번의 큰 전쟁으로 나왔지요. 사실 민주주의는 차악의 정책이라고도 말합니다. 힘이 여기저기로 분산되거든요. 하지만 그건 큰 재앙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한 작은 폭발이 아닐까요. '나는 당신의 의견에 동의하지 않는다. 하지만 당신이 말할 수 있는 자유를 위해 싸우겠다'는 말이 떠올랐습니다.


  88. 아탁 - 마티아스 그레프라트, 크리스티아네 그레페, 하랄트 슈만 지음, 김무열 옮김


  이 목록을 작성하다 제가 2학년 때 봤던 이 책이 떠오르더군요. 세계화. 듣기에는 참 좋은 말이지요. 하지만 그 이면에는 많은 일이 있고, 사람들의 눈물이며 분노가 어려 있습니다. 아탁은 그런 세계화를 거부하는 '반 세계화 단체'입니다. 왜 이렇게 행동하는지, 왜 싸우는지. 이게 완전한 대답이 될 수는 없지만, 나 아닌 다른 사람의 이런 이야기를 보는 건 의미 깊은 일이 아닐까 싶어요.


  89. 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 이야기 - 장하준 지음, 김희정, 안세민 옮김, 부키


  이렇게도 이어지네요. 이전에 다른 곳에서 쓴 기억이 나는데, 장하준 교수는 인터넷보다 세탁기가 세상을 더 많이 바꾸었다고 말합니다. 세탁기가 여성의 시간을 늘려주고, 그 늘어난 시간이 온전히 스스로를 위해 쓰일 수 있게 했다는 점 때문이지요. 경제학에 관한 이야기지만 쉽게 읽을 수 있습니다. 전공자들만이 읽는 책이 아니라 대중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책을 쓰는 건, 멋진 일입니다.


  90. 넛지 - 카스 R 선스타인, 리처드 H 탈러 지음, 안진환 옮김, 리더스북


  읽었던 책이 일련의 흐름으로 이어지는 건 굉장한 일입니다! 넛지는 경제에 관한 이야기기도 하면서, 사람들 일상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이야기를 쉽게 풀어내는 책입니다. 사실 전 어려운 책은 참 보기 힘들어요. 그래서 이런 쉽고 재미있는 책을 곧잘 고르지요. 결론은 재미있다는 이야기입니다. 넵.


  91. 코스모스 - 칼 세이건 지음, 홍승수 옮김, 사이언스북스


  92. 엘러건트 유니버스 - 브라이언 그린 지음, 박병철 옮김, 승산


  사회학-경제학 쪽에서 눈돌려볼까요. 며칠 전 김소연 학우님께서 올렸던 하늘 영상이 굉장히 좋았는데, 제가 고른 이 책과 관련이 있을 것 같네요. 우주에 대한 책입니다. 칼 세이건은 대중을 위한 글쓰기를 지향했던 사람으로 유명하지요. 그리고 글을 잘 쓰기도 해요. 우주의 구조나 구성하고 있는 것에 대해서 말하는데, 에이. 솔직히 말할게요. 전 이 사람이 책 첫머리에 쓴 글에 반했어요. 

  '이 무한한 시간, 광대한 우주, 이 속에서 당신과 같은 행성, 같은 시간을 살아가는 것을 기뻐하며' 라니, 굉장히 멋지잖아요. 

  엘러건트 유니버스는, 어. 이실직고하자면 굉장히 어려워요. 어려운데, 재미있어요. 우주의 구조에 대해, 혹은 양자역학에 대해 조금 더 자세히 풀어내는 책입니다. 초끈이론이라던가 다차원 해석이라던가. 우리의 우주는 우리가 보는 것 이상일 수 있고, 그건 인지할 수 없지만 우리의 바로 뒤에서 펼쳐지는 이야기일 수 있어요. 읽다보면 왠지 모르게 똑똑해지는 기분이 드는 책입니다. 넵.


  93. 아나키스트의 초상 -폴 애브리치 지음, 하승우 옮김, 갈무리


  94. 빵의 역사 - 하인리이 야곱 지음, 곽명단, 임지원 옮김, 우물이 있는 집


  95. 추의 역사 - 움베르트 에코 지음, 오숙은 옮김, 열린책들


  96. 조선의 힘 - 오항녕 지음, 역사비평


  이번에는 역사로 묶어봤습니다. 아나키스트의 초상은 역사 속에 묻혀 있던 아나키스트들의 면면을 비추는 책입니다. 빵의 역사는 빵에 얽힌 이야기를 파고 들고, 추의 역사는 '추함'의 이미지가 어떻게 변해왔는지를 탐구합니다. 조선의 힘은 우리가 조선에 대해 가지고 있던 편견이나 잘못된 지식을 바로잡는 글이지요.

  '우리가 몰랐던 역사'라고 해야 할까요. 커다란 역사는 쉽게 기록되지만 그걸 만든 이들은 이름도 모르는 많은 사람들이지요. 일련의 저술은 그런 사람들에게도 시선을 돌리고 있어요. 아나키스트는, 많은 일을 했지만 사람들이 쉽게 기억하기 힘든 사람들을 비추고 있고요. 조선의 힘은, 어. 이덕일이란 사람을 혹시 아시나요. 자칭 재야사학자인데, 1차 사료를 자기 입맛대로 해석해서 사람들에게 왜곡된 사실을 전달하는 일이 많았지요. 오항녕 교수는 그런 이덕일의 오류를 하나하나 비판하며 주목받았던 사람입니다. 

 

  97. 총, 균, 쇠 - 제레드 다이아몬드 지음, 김진준 옮김, 문학사상사


  다음은 진화 생물학자 제레드 다이아몬드의 연구입니다. '총과 균과 쇠가 어떻게 역사에 영향을 미쳤는가?' 라고 요약할 수 있겠네요. 진화 생물학자란 이름을 달고 있지만 이 책은 여러 분야의 다양한 자료를 가져왔고, 그만큼 충실한 내용을 가지고 있습니다. 


  98. 판다의 엄지 - 스티브 제이 굴드 지음, 김동광 옮김, 세종서적

  99. 인간에 대한 오해 - 스티브 제이 굴드 지음, 김동광 옮김, 사회평론

  100. 레오나르도가 조개화석을 주운 날 - 스티브 제이 굴드 지음, 김동광, 손향구 옮김, 세종서적

  굴드에 대한 이야기를 하기 이전에, 다들 리처드 도킨스를 잘 아시리라 생각합니다. 투철한 진화론자로, 말 사납게 하기로 유명하기도 하지요. 굴드는 생전에 그런 도킨스와 논쟁을 벌인 것으로 유명합니다. 견해 차이가 크거든요. 굴드는 '진화는 진보가 아니라 다양성의 증가이다'고 했고, 도킨스는 '진화는 유전자가 명령한 것일 뿐이다'라고 요약될 말을 했지요. 전 굴드 쪽을 좋아해요. 
  이 사람 역시 앞서 나온 과학저술가들과 마찬가지로 대중을 위한 글쓰기를 즐겨했습니다. 판다의 엄지는 동물이 어떻게 자연에 적응하는가에 대해서, 인간에 대한 오해는 우생학의 과학적 논거를 완전히 박살내는, 마지막 책은 자연사에 대해 다루는 에세이집입니다. 풍부한 교양을 기반으로 풀어내는 이야기는 참 멋지지요. 이 사람의 다른 책인 풀하우스도 좋아요.

  101. 건축가들의 20대 - 도쿄 대학 공학부 건축학과 안도 다다오 연구실 엮음, 신미원 옮김, 눌와

  마지막 책은 건축 관련입니다. 뛰어난 건축가로 이름 높은 안도 다다오는 도쿄대학에 교수로 있는데, 그는 거기서 세계 유수의 건축가들을 초청해 강연회를 엽니다. 루브르 박물관에 유리 피라미드를 만든 이오밍 페이나, 빌바오에 구겐하임 미술관을 설계한 프랭크 게리 같은 사람들이 오고, 그들은 그들이 젊은 시절에 어떻게 했는가 이야기합니다. 건축은 형태를 가진 예술이고, 거기에 이르는 과정은 글을 쓰는 우리와 많이 닮아있다고 생각합니다. 어떻게 할 것인가. 생각해볼만한 일이지요.


   번외

  욕망하는 식물 : 식물에 얽힌 인간의 생활-역사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위에 있는 빵의 역사와 마찬가지로 미시사의 일종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사과, 백합, 대마, 감자. 네 가지 식물로 이야기를 풀어나갑니다.

  예스터데이를 노래하며 : 우리는 모두 힘든 대학 생활을 하고 있다고 느낍니다. 예스터데이를 노래하며-는, 대학을 졸업한 지 몇 년 지나지 않은 청춘군상들의 이야기입니다. 앞날을 고민하고 옛 사람을 잊지 못하는 청춘. 작가의 그림체가 몹시 마음에 듭니다. 

  바텐더 : 사실 바텐더란 직종이나 바에 과도한 환상을 심어줄 수도 있는 만화입니다. 하지만 따뜻하고, 인간을 사랑한다는 게 느껴지는 만화입니다. 


  끝. 대체로 생각컨대 인터넷에서 머리 아파 보이는 긴 게시물은 다들 많이 읽지 아니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아 미묘한 심정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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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8-05 01:09:53 (7078일째)
아름다움이란 어쩌면 파괴당하기를 거부하는 그 저항감의 강도일 것이다. 아베 코보, 타인의 얼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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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5

Hamonel Haborim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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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감사히 읽었습니다. 제가 요즘 전문서적(소설을 쓰는 것이 있어서)만 읽다보니 못본 책들도 많군요. 이렇게 자신이 본 책에 대해서 평가를 해 주시니 저도 모르게 도서관에 가서 책을 빌리고 싶은 생각도 드는 군요.<BR><BR>정말 감사한 감상과 추천이었습니다. 다음 기회에도 이런 추천 부탁드리겠습니다.</P>

마요짱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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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상 즐겁게 잘 보았습니다..상당히 넓게 책을 보시는군요...학술서도 있고...저는 요즘 책을 잘 안보는터라...다시 책을 붙잡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라티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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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예스터데이를 노래하며... 작가의 전적을 캐보시면 참 뭐하지요.<BR>마당발인 건 좋은데 완결이 없어 ㅠㅠ<BR><BR>추천하신 책들 언젠가 꼭 읽어보겠습니다~</P>

kisy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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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삼스럽게 묻는 거지만 전부 사서 보신건가요??<br>

니룬님의 댓글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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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은 위대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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