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물] 근래 봤던 책.
본문
경칭은 생략하겠습니다.
나는 유령작가입니다 : 김연수의 소설집이다. 이야기를 엮고, 이야기를 엮는다. 그것을 반복해 소설이란 이름의 글이 나온다. 그런 면에서 김연수가 이야기를 엮는 능력은 무척이나 뛰어나다. 소설에 이런저런 외삽을 많이 가져오지만 그것이 글에 잘 녹아있다. 많은 것을 읽고 느꼈기에 부릴 수 있는 재주가 아닐까 싶다. 김연수의 글을 보면 호승심이 생긴다. 지금은 보잘 것 없어도 난 쓸거다. 이런 많은 이야기를 하고 싶다. 토해내듯이, 작가이기 때문에 쓰는 것이 아니라 작가가 되기 위해. 더 나은 세계를 위해.
요리장이 너무 많다 : 미식가 탐정 네로 울프가 나오는 추리소설. 읽는 맛이 빼어난 소설이다. 보고 있으면 배가 무지하게 고프다는 게 단점이다.
동물들은 왜? : 네덜란드 동물학자가 쓴 이야기. 동물 자체에 관한 이야기는 안나오고 동물에서 자기 이야기 마구 끌어내는 게 썩 좋지 않았다. 편견을 가질 만큼 못 쓴 책. 일간지에 가십거리로 연재한 게 아닐까 의심될만한 글 묶음이었다.
다윈 이후 : 스티브 제이 굴드의 책. 제목대로 다윈 이후 진화론이 걸어온 이야기. 굴드 본인이 글을 잘 쓰는 것도 있고, 읽는 맛이 있던 책이다. 굴드의 다른 책을 다시 한 번 봐야겠단 생각이 들었다.
시간의 문화사 : 너무 서양의 시간에 치중된 이야기. 무지하게 불편했다. 서술도 고리타분해서 영.
마지막 행성 : 존 스칼지 3부작의 마지막. 역시나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소설이다. 캐릭터 조형이 훌륭하고, 리듬을 어디서 빠르게, 어디서 느리게 하는지 잘 아는 사람. 재미있는 글을 쓰자.
정의란 무엇인가 : 유명한 책이지만, 그만큼 사람들이 이름만 알고 읽지 않았던 것. 우리에게 불편한 예시를 계속 끄집어내면서 자신이 어떤 가치를 추구하는지, 어떤 것이 더 중요한지 ‘스스로’ 생각하게 하는 책. 벤담의 공리주의에서 시작하지만, 공리주의와는 다른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이야기. 좋다. 좋다.
한시미학산책 : 아직 읽고 있는 책. 한시 전반적인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데, 예시로 나온 한시들이 아름답고 정민 선생님의 풀이도 읽기 쉬운 편이다. 비류직하삼천척, 폭포 떨어지는 일곱 자를 얻은 걸로도 가치는 충분하다.
그림 아는 만큼 보인다 : 손철주의 미술 에세이. 미술에 관한 이런저런 이야기가 일반인 대상으로 묶인 책. 사용한 도판도 훌륭하고, 글도 쉽게 쉽게 쓴 거라 화장실에 앉아서 한 두 챕터씩 읽는 맛이 있는 책이었다. 다만 출판사가 생각의 나무라 그거 생각하면 우울해지는 책.
메리 엘렌 마크 : 열화당 사진 문고에서 나온 책. 늘 그렇듯 흑백 사진에서도 작가 개개인의 개성이 잘 드러난다. 메리 역시 자신의 프레임으로 자신을 드러낸다. 사회적 약자들, 서커스단, 13살의 창녀, 버려진 차에서 생활하는 어떤 가족……. 진실은 어떻게 보냐에 따라 다양한 해석을 지닌다. 각자의 해석이 각자의 신념으로 변할 수도 있을 것이다. 백만인이 있으면 백만 가지 정의가 있고. 메리 엘렌 마크는, 누군가를 가르치거나 먹먹하게 만드는 대신, 자신이 본 있는 그대로의 세계를 독자들에게 보여준다. 가슴 뛰는 일이다.
무서운 그림 - 아름다운 명화의 섬뜩한 뒷이야기 : 일본 쪽에서 나온 미술 해설서. 기대만 못했다. 그림 속에 어떤 의미가 있는지 끌어내려고 하는 건 좋았지만, 너무 끼워맞추려고 하다보니 엇나갔다는 느낌이 많이 들던 책. 시간 때우기로는 좋다...만, 돈 주고 사라면 절대 안 살 책.
이럭저럭 방학동안 30권 남짓은 본 듯. 정진해야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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