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물_네타] [주작의 활] 인간에게 자비란 없다!
본문
만화책 주작의 활을 봤습니다.
그리고 감상은
인간은_만악의_근원.jpg
일단 최종보스(?)인 로쿠죠 시게오미.
작중에 나오는 적인 '권족'이라는 인간들을 습격하는 굇수들을 만들어낸 악의 원흉…… 같지만 진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시게오미에겐 쌍둥이 형이 있었는데, 그 형은 외적으로, 즉 표면적인 영주로 활약하고 주술에 재능이 뛰어났던 시게오미는 음지에서 활약합니다. 두 사람 모두 서로를 강하게 신뢰하고 있고 우애 또한 깊었죠. 실로 바람직한 관계입니다.
그렇지만 이 관계가 이어지면 만화가 진행이 불가능한 법!
헌데 두 쌍둥이 형제를 받아준 산파 노인이 미쳐서 '사실 시게오미 쪽이 형이다!'라고 주장하면서 일이 틀어지기 시작합니다.
물론 처음에는 형도 부정을 하고, 가신들이 형이 선수 치기 전에 행동해야한다고 말하지만 시게오미도 '이딴 걸로 우리의 우애는 깨지지 않음.'이라고 장담.
그러나 형은 결국 가신들의 설득에 넘어가 동생의 일가와 가신들을 죄다 멸족시켜버리고, 시게오미는 외딴 섬에 유폐 크리.
이렇게 일이 흘러가니 사람인 이상 안 빡칠 수가 없습니다. 더군다나 음모를 꾸몄던 것도 아니고 진짜 형을 믿었는데 일이 이딴 식으로 흘러가면 그냥 돌아버리겠죠.
그래서 우리의 시게오미는 온힘을 다해 형의 영지를 공격하는 굇수들을 만들어내고 죽습니다.
형도 뒤늦게 잘못을 깨달았지만 떄는 늦은 법, 굇수가 날뛰며 사람들을 잡아먹고 난리도 아닙니다. 결국 형은 4방위의 신들에게 가장 소중한 것을 넘겨주고 힘을 얻어 가까스로 권족을 물리치죠.(근데 형 본인이 물리친 것도 아닌, 가신들이 그 힘을 쓰게 해 이겼다는 게 또...)
근데 현대에는 이게 시게오미 쪽이 순 나쁜 놈인 것처럼 왜곡되어 있습니다.
어쩄든 세월이 흘러 현대!
권족이 다시 부활해버리고 주인공을 비롯한 4명의 신기 사용자들이 다시 권족과 싸웁니다.
왕도라면 왕도라고 할만한 여러 전개(다만 양아치 녀석이 백호의 힘을 얻을 때는 경우에는 좀 어이없었습니다. 친구를 괴롭혀서 결국 요괴에게 빙의되게 만들어 놓고서는 '나는 괴롭히는 게 애정의 표현이었다능!' 드립이라니.)를 거쳐 최종보스전까지 오고, 그 보스까지 작살냅니다.
그런데 문제는 주인공이 힘을 얻기 위해 지불한 '가장 소중한 것'이라는 게 바로 미래. 그러니까 수명을 지불해버렸습니다. 딱 권족들을 물리칠 수 있을 때까지만 살 수 있음.
이 떡밥으로 비장한 분위기도 많이 만들었고 히로인과의 관계들도 많이 진전되었으니 주인공은 응당 죽어야 합니다.(?0
그런데!
최종보스를 떄려잡자마자 히로인이 주인공이 죽는 꼴 볼 수 없다며 금단의 주술을 펼쳐 4신을 공격합니다!
……………?!
그걸 다른 사람들이 말리는 것도 아니고, 오히려 응원!
심지어 가장 이성적으로 보이던 조력자 포지션이자 같은 신기 사용자인 교사마저,
천만에! 이건 인간의 사랑이다!! 이 도시는 더 이상 신을 필요로 하지 않지!! 사람의 생명이 무엇보다도 귀하다는 사랑의 결단이다!!(신의 생명은?) 해치워 요모기!
(더 우스운 점은 이런 대사를 내뱉은 교사가 바로 권족을 현대에 부활시킨 장본인이라는 거.
딴사람은 다 여주인공을 응원해도 얘만은 그러면 안됩니다.)
………!?
시민들 역시 '도시의 영웅을 구해라!' 라고 외치며 주술에 동참!
그리고 인간을 지키기 위해 수백년간 자리를 지키고 있었고, 권족들이 나타나자 다시금 모습을 드러내 인간에게 싸울 힘을 주었고, 몇번이고 신기 사용자들을 구해주었던 사신은 소멸합니다.
'인간이란 이렇게 추한 생물이더냐!'라고 외치면서 말이죠.
이 경우엔 진짜 동감한다.(.....)
인간이 저질러놓은 일을 신들이 수습해놓았더니 다 끝났다고 이제 토사구팽해버린 셈이잖습니까.
뭐 그림도 좋았고 스토리도 술술 잘 읽혀서 좋긴 했는데.. 마지막이... 참....
ps. 한가지 난감한 점을 하나 더 꼽자면, 원래 메인 히로인에겐 남친이 있습니다. 그런데 메인 히로인이 권족에게 습격당할 때 자기도 모르게 히로인을 뿌리치면서 사이가 금이 가게 되는데… 마음이 넓은 히로인이 그걸 용서해주고 연적 포지션인 주인공이 '난 수명이 반년밖에 없다고! 그러니까 니가 행복하게 해줘!'라고 해주고, 남친도 그걸 수긍하면서 소년만화에선 실로 보기 드문 훈훈한 장면이 나오는 듯 싶었습니다.
그런데 이 남친 녀석이 가타부타 말도 없이 히로인에게 이별 통보. 다른 여자가 생겼냐면 그런 것도 아닙니다. 심지어 최종보스전에서까지 운전 담당으로 활약합니다.
뭐 그 전부터 히로인이 주인공이 고백받는 걸 보고 '마음이 쓰리다.'는 둥 NTR의 전조가 보이긴 했지만... 이건 아니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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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이다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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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고픈카비님의 댓글
은팔님의 댓글의 댓글
슈나이젤님의 댓글
은팔님의 댓글의 댓글
김선우님의 댓글의 댓글
루인시커님의 댓글
알려줬죠. 게다가 힘을 줬으면서 매뉴얼도 안 줌. 이거 불공정 계약이잖아요?<br> 작품의 결말이 찝찝한데다 캐릭터 묘사가 좀 마음에 안 드는 건 사실이지만 신 편을 들고 싶진 않네요. 인간을 도와주는 척 하지만,
실제로는 수명 빨아먹질 않나 오감을 빼앗아 먹지를 않나. 엄마가 죽었는데 제물 드립을 치면서 어린애에게 신기를 내려서 싸움을 하게 만들지 않나. 이쯤 되면 고대 그리스의 신보다 좋아
보이지 않거든요. <span style="text-decoration: line-through;">어 왠지 QB가 생각나?!</span><br>게다가 저는 주작의 활을 보며 『신이 있기에 권족이 존재하고, 그 반대도 성립한다. 동전의 양면 같은 것』이라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그래서 권족이 진정한 의미로 소멸하려면 신도 없어지는 게 당연하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span style="text-decoration: line-through;">제물 받아먹고 힘은 쥐꼬리만큼 주는 신 따위 알 게 뭐냐고 D&D 악신도 니들보단 나아</span><br>인간이 어리석다고 하지만 그거야 원래 그런 거니까 어쩔 수 없잖아요? 그걸 까면서 추악하다는 둥 씹으면서 받을 건 다 빨아먹는 주제에 신을 자칭하는 건 좀 개그죠. 본질적으로 요괴랑 큰 차이는 없네요.<br>그래서 사신이 죽었을 때 잘 뒈졌다고 생각했습니다. 고작 인간의 술법에 당할 거면 애초에 신이란 생각도 안 들고요. 그렇게 유능하고 인간을 깔아볼 만한 존재면 니들이 알아서 권족 처단하라고~ 이런 생각이었거든요.<br>근데 인간 측이 아침드라마 찍고 막장짓 한 건 사실이니 쌤쌤이일지도[…]<br>
은팔님의 댓글의 댓글
루인시커님의 댓글의 댓글
이제 와서 사신을 숭배하고 고대의 규율을 지키며 살아갈 수 있나요? 친환경 사업이란 게 있지만 그게 개발이 아닌 것도 아니고. 쌓아올린 문명을 부정하고 과거로 돌아가느니 편리와 추악함을 택하는 게 인간이고, 그런 의미에서는 참 인간의 본성을 잘 드러낸 결말이죠.<br>
김선우님의 댓글의 댓글
은팔님의 댓글의 댓글
루인시커님의 댓글의 댓글
새누님의 댓글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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