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물_네타] [위치블레이드 일본판]재감상 완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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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추석, 왔다갔다 하는 동안 뭐 할게 없나 싶어서 고민하던 중 오랜만에 위치블레이드나 볼까 하고 재감상을 시작했습니다.
아아, 물론 PSP도 PMP도 없고 다른 것도 없으니까 전자사전에 쑤셔넣어서요. 그것도 14화까지밖에 안 들어가서 나머지 10화는 돌아와서 봤군요.
뭐, 광적이지는 않지만 옛날부터 좋아하던 작품이기 때문에 재감상 내내 아주 즐겁게 봤습니다.
..아니, 뭐. 딱히 순수하게 즐겁지만은 않았지만 말이죠.
기본적으로 대상이 꼬꼬마 어른이(??)들에 가까운지라 X스 어필이 굉장히 강한 작품이라는 건 뭐 조금만 검색해보시면 알 물건입니다만.
재감상 이후 소감은 역시 '외형이랑 내용물이랑 좀 안 어울려'였네요. 매번 느끼지만.
그냥 겉만 보면 '다이너마이트 보디의 나이스한 누님들이 신사적인 옷을 입고 벌이는 이능력배틀물'에 가깝습니다만 실상 다루고 있는 내용물은 '가족과 모성애, 혹은 그것에 가까운 것'이니 말이죠.
까놓고 말해 안 어울려! 전체적 내용을 두고 보면 사람 심금을 울리는 물건이라는 건 틀림없는데 어느순간 조용히 모니터를 뚫어져라 보고 있는 자신이 있습니다. 오오, 무섭도다.
뭐, 그건 넘어가고. 처음 감상한게...아마 2006년인가 7년이었으니 재감상은 거의 3, 4년 만에 하는게 되는군요.
이렇게 여러가지 (쓸데없는)내공이 쌓이고 난 뒤에 다시 보게 되니까 몇 가지 새롭게 느끼게 되는 부분이 있더군요. 혹시 재감상을 할 예정이 있으시거나 이 감상글을 보고 검색을 했다 신사력에 이끌려 감상하게 되실 분들은 이런 면을 한 번 생각하면서 감상하시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1. 역시 가족이란 혈연이 아니라 유대다.
피는 못 속인다. 피는 물보다 진하다, 같은 말이 있듯, 가족 관계에 있어서 혈연을 중요시하는 것이 현대 사회죠. 네.
실제로 저 혈연이란 것 하나 때문에 인간같지도 않은 인간에게 이득이 돌아가는 제3자까지 머리 꼭지 돌아가게 만드는 사태가 가안혹 발생하긴 합니다만 기본적으로 사람들이 생각하는 '가족'이라는 것은 혈연입니다.
그렇지만 이 위블. 혈연도 무시하고 있는 건 아니지만, 역시 작품에서 말하려 하고 있는 것은 '가족의 연이란 피가 아니라 관계가 만드는 것이다'라는 것이겠죠.
친모녀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서로가 서로를 한 시도 잊지 않고 사랑하는 마사네와 리호코를 보면 제작진이 뭘 말하고 싶어하는지, 누구라도 알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소호 레이나의 짧지만 그 나름대로 강렬한 변모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혈연도 무시할 수 없다는 걸 말하고 싶었던 거겠죠.
2. 어머니는 강하다.
연출, 이라고 딱 잘라 말하면 뭐 반론도 못하는게 애니메이션의 세계지만, 위블의 주제중 하나는 '어머니의 사랑'이라고 딱 잘라 말할 수 있을 겁니다. 그 만큼 이 작품에 등장하는 어머니는 정말로 강합니다.
물론 마사네의 경우 리호코 이외에는 기댈 곳도, 사랑할 곳도 없다는게 요인 중 하나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거기에 사랑이 없다고 말할 수는 없겠죠.
소호 레이나도, 짧은 순간이었지만, 그리고 그녀 자신도 최후까지 확신하진 못했지만 그녀도 자신의 딸인 리호코를 지키기 위해 싸웠고, 거기에서 쾌감, 혹은 행복감을 느끼곤 죽어갑니다.
마지막의 마지막까지 자신의 아이를 위해 싸우다 사라져간 두 어머니를 보고 강하다는 단어 의외엔 표현할 길이 없을겁니다.
3. 결국 전부 다 외로웠을 뿐인 거 아닌가?
파더나 와도, 니시다는 좀 성격상에 다른 곳에 문제가 있어보이긴 합니다만, 이 작품에 나오는 주역&조역들은 대부분 '단지 외로웠을 뿐'일지도 모른다는게, 이번 재감상에서 가장 크게 느낀 점이군요.
음, 한 번 모두 살펴볼까요.
와도와 니시다는 그냥 성격에 문제 있는 얘들이니까 넘어가고.
후루미즈, 파더는 아버지와 치명적으로 다른 자신에게 컴플렉스를 가지고 있고 그 원인으로 어머니를 원망하고는 있지만 결국 그가 원하는 것도 어머니였습니다. 자세한 가정사정은 그려지지 않았지만 어머니의 직업이 그러그러한 직업이라고 추측되는 바, 그도 모자 가정적으로 친밀한 관계는 가지지 못했겠죠. 하물며 아버지의 집안인 후루미즈가는 아침드라마에 흔히 나오는 그런 집안인 것 같고. 외로웠을 겁니다. 왜 하필이면 이런 어머니에게서 태어났을까, 하고 원망까지 할 정도로.
토자와는, 흠. 작품 내에선 딱히 외로워하는 모습은 보여주지 않지만, 그도 이젠 천애고독에 사랑하는 애인도 잃은 몸이죠. 그나마 이쪽은 잘 극복해서 살고 있는 것 같지만요.
타카야마 레이지의 경우, 역시 가정사정이 문제군요. 일때문에 바쁜 아버지에 빨리 죽은 어머니. 그 뒤 성장한 후에도 일에만 치여살았고 그 외로움을 회사로 대신 채우고 있었던 것 같은데 결국 그것마저도 버려야 했고. 마사네에게 연애감정을 느끼게 된 건 동질감과 함께 그의 외로움을 가장 잘 이해해줬던 사람이라 그런걸지도 모릅니다.
마사네의 경우는, 뭐 말할 게 더 있나요. 부모님은 없지, 고아원에서 자라다 대진재로 기억에 고아원 사람들 모두를 잃었지, 세상에 남은 소중한 사람이라고는 리호코 한 명. 그녀의 마음이야 혼자만 떨어져 있는 것을 보면 싫다는 그 대사 하나만으로 알 수 있죠.
뭐, 이렇게 주 된 인물들이 모두 그 나름대로 외로움에 사무쳐 사는 사람들이라는 건 확실합니다만, 역시 가장 외로워 하는 사람들은 몇명을 제외한 네오진 자매들이겠죠. 특히 '자매들'의 경우 그 특수한 출생 및 성장 환경 때문에 적절한 '가족 관계'를 가지지 못했을 겁니다. 관리하는 니시다가 그 모양이여서야...그런 걸 기대할 수가 없죠.
츠즈키 시오리는, 뭐어, 단역이긴 했습니다만. ...음, 모 장면이 너무 인상깊어서 코멘트하기 좀 어렵군요. 그녀의 경우는 존경하고 동경하는 대상인 레이나를 향해 시라이 쿠로코를 하면서(?!) 외로움을 충족시켰을 거라고 봅니다.
소호 레이나는, 가장 먼저 그렇게 느끼게 된 자매계 캐릭터네요. 리호코의 자연스러운 '가족에 대한 배려'에 그녀 스스로도 감정을 절제 못하고 눈물을 흘리는 모습을 보고 가장 크게 느꼈습니다. 무언가 도울려는 리호코에게 '부탁하지 않았다' '이런 건 어머니가 할 일이다'같은 식으로 사무적인 모습을 보이던 그녀가 리호코의 가족적인 배려에 눈물을 흘렸던 건 분명 그런식의 '마음이 통했다고 할 수 있는' 상대가 없었기 때문이겠죠. 타카야마와 한 때 연인에 가까운 사이였다고는 해도 타카야마는 무뚝뚝한 사람이지, 레이나 본인은 자기 스스로를 연구관찰대상으로 간주할 정도로 철저한 연구자였으니까요. 같은 자매들? 이야기가 안 되죠. 이런 말이 있잖습니까. 사랑도 받아본 사람이 할 줄 안다고.
마리아. 소호 마리아, 라고 해야할까요. 아니, 뭐. 딱히 그렇게 불러도 좋을거라곤 생각 하지 않지만 말이죠.
사실 마리아랑 캐릭터는 굉장히...그, 뭐냐. 비호감입니다. 한 마디로 정리하면 '룩은 최상인데 성격이 개차반이야'네요.
말 그대로 된X녀, XX녀, XX녀 소리 듣기 딱 좋은 성격...입니다만.
실제 나이는 아마 리호코보다 어리겠죠. 그러네요...한, 2,3살? 그걸 몸뚱아리만 억지로 키워놓은거라서 작중 묘사대로 완전 얘입니다.
한창 어머니의 옆에서, 부모의 무한한 사랑을 받으며 세상에 대한 신뢰감과 자기 자신에 대한 자신감 및 확신감 등을 키워야 될 나이에 연구네 뭐네 시끄럽고 짜증나게 하지 인간미는 안 느껴지지 하니 얘가 제대로 못 클 수 밖에요.
이 나잇대 아이한테 필요한 풍부한 애정은 없고 사무적인 관계만이 존재합니다. 그나마 파더가 애정의 대상이 되긴 했지만 이 파더란 인간은 챙겨줄 '자매'가 한 두명이 아니죠. 그거 말고도 여러가지;
그러니 질투는 일상이고 짜증을 부리는 것도 다반사. 물론 이건 죄다 '얘가 외로워서 부리는 행패'입니다만 몸뚱아리가 어른 레벨이라..........뭐, 결국 사람 죽여가면서 얻으려고 했던게 어머니, 즉 '무조건적으로 자신을 사랑해주는 존재'라는 걸 생각하면 얘도 외로웠던 것 뿐이겠죠. 저지른게 좀 너무 크지만.
아오이. 묘사 적어, 단역. 나온 모습은 마리아 맹신자...지만, 역시 비슷할 겁니다. 이 아이의 경우 츠즈키 시오리가 다른 루트를 탄거라고 보면 되겠네요. 동경의 대상, 주변에서는 완벽하다고 칭송하는 존재, 거기에 덧붙여서 적어도 겉모습만은 어른스러워진 마리아는 아오이에게 있어선 '따라가기에 적합한 사람'임에 틀림없었을 겁니다. 그녀를 추종하면서, 시오리와 같은 충족감을 느끼고 있었던 거겠죠.
뭐, 여러모로 이야기가 길었지만 결국 이 작품속의 인물들은 대부분이 외로움을 견디지 못하는 사람들이라는 겁니다. 대진재나 위치블레이드 관련으로 무언가를 잃거나, 부여받지 못한채 태어나 그것을 채우려는 사람들이 많죠.
4.젠장맞을 날붙이.
네, 이건 안 변하네요. 이 감상은. 아마 몇번을 보고 보고 보고 또 봐도 이 감상 하나는 저얼대로 안 바뀔겁니다.
위치 블레이드 XXX해봐, 라고 한다면 몇 번이라고 말해줄 수 있어요. 아하하하. 이 말아먹을 날붙이가. 아하하하.
뭐, 어찌되었든 한 번 볼만한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
제작한 곳이 곤조라서 후속작은 영원히 안나올테고 후반가면 가끔 작붕도 보이긴 하지만 (나루토 레벨은 아니지만)작화도 예쁘고 24화 내에 집어넣은 스토리도 나름 스무스하게 마무리 된 느낌도 강하고 말이죠.
그리고 신사력을 자극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위치블레이드 감상, 어떻습니까?
덧 : 개인적으로 위치블레이드와 드라†코이 이 두 작품은 몇 년이 지나도 팬심이 유지되고 있는데, 공통점이 뭘까요? 전혀 모르겠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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