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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_네타] [스타2 MLG 프로비던스] 소년 만화와 같은 영웅의 탄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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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SL을 관심있게 보시는 분들이라면 이동녕 선수를 아실 겁니다.
오픈 시즌 2때 등장한 겁없는 중학생 저그 선수.
이윤열에게 겁 없는 일꾼 동반 6못으로 한 세트를 따내던 그 소년.
정규 시즌에선 코드 A에서 맹활약하며 차세대 저그 주자로 이름이 올랐지만
지상 최악의 대진운으로 지옥의 승강전만 겪으며 코드 S의 벽 앞에 계속 좌절했던 소년.

그렇게 반 년 이상의 악전고투 끝에 겨우 올라온 코드 S에선 또 다시 지옥의 조.em11.gif
그러나 월등한 경기력을 선보이며 드디어 8강에 올라선 고1 소년.
그 이동녕이 드디어 일을 냈습니다. 요시 그란도 시즌 라지에타가 터졌어 그냥

21일 새벽까지 3일간 진행된 미국 최대의 게임대회 MLG.
최지성, 문성원, 장민철, 정종현, 김헉 등의 한국인들이 우승해 온 대회.
특히 이번 MLG 프로비던스는 역대 최대의 상금이 걸렸을 뿐만 아니라
(1위 5만 달러, 2위 2만5천 달러, 3위 1만 5천 달러, 4위 1만 5백 달러 등등)
1위, 2위에겐 2011 블리자드컵 시드까지 보장되었습니다.

그리하여 이 대회를 위해 수많은 한국인 게이머들이 원정에 나섰습니다.
문성원, 장민철, 정종현, 최지성, 임요환 같은 MLG 경험자들은 물론이고
임재덕, 김학수, 이정훈, 이동녕, 김상준, 김승철 등등 역대 최다수 한국인 게이머들이 달려갔죠.

문제는 MLG 자체가 오픈 브라켓과 챔피언쉽 시드 간의 큰 차이가 있다는 겁니다.
GSL 코드 A와 코드 S 이상으로요.

대회가 3일간 치루어지는데, 시드 보유권자는 일단 첫날 쉬고 널널한 스케쥴이 있지만
오픈 브라켓으로 간 선수들은 수십 번의 경기를 마라톤처럼 쭉 치루어가며 올라가야 합니다.
더구나 이번 프로비던스 대회는 올해 총 결산 대회라
챔피언쉽 시드권자 사이에 끼어들어가 조별 리그를 하는 것도 아니었습니다.
시드 권자들이 대회 성적의 연공서열 순으로 쭉 나열된 채로
오픈 브라켓에서 치고 올라오는 선수들을 기다리며 상대하는 방식.

첫 날부터 십여차레, 십여 시간의 경기를 치루며 힘빠진 선수들은 잡아 먹히기 딱 좋습니다.em29.gif
특히 한국인 게이머들이 워낙 많이 원정에 나섰고 그들 다수는 오픈 브라켓이었기에,
서로 대진표에서 만나고 싸우며 힘을 쭉쭉 빼는 상황도 많았습니다.
콩병왕 2정훈 지못미

다행히 한 번 지더라도 패자조에서 다시 시작할 수 있긴 하지만, 
그 패자조에선 더 많은 경기를 치뤄야 하고 다시 한국인들끼리 만나는 상황도 속출.
그렇기에 오픈 브라켓 맨 아래, 256강에서 시작한 이동녕에게 기대를 거는 사람은 많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그런데,

이동녕 군은 무서운 상승세로 쭉쭉 치고 올라가기 시작합니다. 오픈 브라켓 기록 보시죠.

vs infernozz 2:0
vs duckyr 2:0
vs coLdrewbie 2:0
vs FXOz(김학수) 2:0
vs Gatored 2:0
vs villeState 2:0

별 볼 일 없는 외국인 + 동료 팀원 김학수 선수를 잡으며 7전 14세트 전승으로 챔피언쉽 브라켓 진출.
그리고 헤이프로와의 첫 경기는 간단하게 승리.
그러나 아쉽게 박수호 선수에겐 0:2로 패배하며 패자조로 내려갑니다.

처음 패자조에서 만난 선수는 바로 '황제' 임요환 선수.em2.gif
임요환 대 이동녕의 이 경기는 볼 수 있으면 꼭 보시기 바랍니다.
전진 병영과 벙커링으로 엄청나게 당하고, 초반에 완전히 말린 상황에서 대역전극을 보여줬으니까요. 
벙커링 성공을 보고 황제의 승리를 확신하며 밤을 세려던 팬들이 땅을 치는 경기였습니다.
기적의 임즈모드 탓이 컸지만

그 뒤론? 패자조로 내려와서 문성원도 잡았습니다!
경기 자체는 베타 유료 서비스여서 보지 못했지만 (그리고 곰티비 다시보기에도 없습니다 흑흑...)
이쯤 되면 경기 안 보는 사람들 입에서도 뭐야 이거 무서워 소리가 나옵니다.

하지만 끝이 아니었죠. '크라켄' 아이드라에 이어서 '김헉' 크리스 로랑줴까지 잡아냈습니다.
진짜, 헉과의 젤나가 동굴 2세트 경기는 꼭 봐야 해요. 헉이 공허 뽑고 차관 병력 데리고 러쉬가는데,
해설하는 신정민이 '이거 못 막습니다! 이거 막으면 저그 사기에요 사기!' 외치는 가운데
가진 모든 병력을 총동원해서 딱 막아내는 엄청난 수비력을 보여주더군요.
그걸 본 신정민 왈 '이건 이동녕 선수가 사기인 겁니다...'

이제 패자조 경기도 끝나가면서, 패자조 준결승이라고 할 수있는 다음 상대는 바로 정!종!왕!em3.gif
그런데 이겼어요! 이겼다고요! 그것도 기가 막히고 코가 막히는 역전승으로 이겼어요!

지금까지 정종현 선수가 '어떻게 해야 이런 테란을 이길 수 있나'를 보여주었다면,
이동녕은 '어떻게 했길래 이렇게 테란을 이겼나'를 보여주었습니다.
2011년 테저전 명경기 중에 김승철 - 임재덕 4강전과 동급으로 대단한 경기였습니다.

패자조 결승 상대는 승자조에서 쭉쭉 치고 올라가다가 결승에서 지고 내려온 동래구.
이동녕이 이미 한 번 졌었기 때문에, 스코어는 0:2로 시작합니다.
동녕군은 4번을 이겨야 하지만 동래구는 2번만 이기면 되는 상황.
그러나! 정말로 정말로 4번을 이겼습니다.
조금만 신경을 안 써도 맹독충이 펑펑터져나가는 아슬아슬한 저저전 끝에 말이죠.

이제 남은 마지막 경기는 최종 결승전. 동래구를 이겼던 승자조의 결승전 승자는 Naniwa.
이 나니와 선수가 골 때리는 게, 일단 최근 코드 A 48강에서 노GG했던 있었죠.
이인수와의 경기에서 배째고 앞마당 먹으려고 하다가 털리니까 GG 없이 그냥 나갔어요.
더구나 1일에 이벤트로 진행된 인비테셔녈 경기에서 임재덕 선수를 이긴 후 'idiot'라고 디스합니다.

열받은 임재덕과 MLG 승자조 복수전에선 1:1로 팽팽한 상황에서 맵이 잘못 되었다고 pp를 걸고 재경기를 요청.
헌데 재경기하기 전, 나니와는 취소된 경기의 리플레이를 보면서 임재덕의 빌드를 확인합니다.
더구나 재경기 시작한 뒤엔 또 pp를 걸었고 밖에서 경기보던 나니와의 매니져가 
나니와의 부스 안으로 들어가서 뭔가 이야기하는 바람에
경기 방해는 물론 치팅 논란이 엄청나게 일어났습니다.

그렇게 그 경기 이긴 다음에 임재덕에게 썸 다운 세레모니...em41.gif

이런 나니와 선수이니, 밤을 세운 한국인들은 이동녕의 승리를 간절하게 기원하고 있었습니다.
오픈 브라켓 256강부터 3일간 처절하게 올라온 소년 선수의 팬들이 된 외국인들도 많이 있었고요.
MLG측의 트위터에서조차 'East vs West, Young vs Old, Good vs Evil'이라고 표현한 경기.

헌데 MLG 경기 시스템이 패자조에서 올라온 이동녕에게 억울한 것이,
승자조에서 온 나니와는 먼저 2경기를 이기면 바로 우승이지만,
이동녕은 4번을 이겨야 우승을 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첫 세트 승자는 나니와.
이동녕 응원하는 사람들 입장에선 속이 터져나갈 것 같죠.
256강에서 여기까지 뚫어 왔는데 딱 한 번만 더 지면 끝이라니.
그러나!

이번에도 이동녕 군의 승리였습니다! 딱 한 번 지고 4승했어요. 경기력 면에서도 대단한 경기였고요. 
곰티비에서 해설하던 신정민 선수가 '이거 끝났다'를 몇 번을 더 외쳤는데 안 끝나고 치열하게 늘어졌어요.

이렇게 하여, 16세의 이동녕은 리녹 리녹을 외치는 팬들의 함성과 함께 MLG 프로비던스를 우승합니다.
상금 5만 달러, 블리자드컵 시드 배정도 받으면서 말이죠.

박수호, 정종현, 크리스 헉, 문성원등의 최강자들을 꺾은 이동녕 군의 기록은
총 39전 34승 5패. 세트 승률은 87.1% 경기 승률은 93.75%
그야말로 약 빤 경기력이라고나 할까요.
아니, 극악의 대진을 받아오면서 성장해왔던 실력이 드디어 나타났다고 해도 되겠죠.

이제 이동녕은 GSL만 우승하면 임재덕과 함께 저그 투탑 소리 듣기에 부족함이 없을 겁니다.em66.gif

이번 MLG 프로비던스 이동녕 군의 경기들.
스2팬이라면 최소한 한 번은 보시길 강력 추천합니다. 저그 유저라면 더더욱.
제가 경기 스코어를 약간 언급하긴 했지만, 그래도 재방송을 보신다면,
최소한 한 번은 경기가 이건 뭔가 아닌데하고 의심하길 겁니다.

곰티비 다시보기는 링크에 있습니다.

ps. 그런데 글 쓰고 나니까 곰티비 다시보기에 19금 딱지 + 회원가입 필요가 되어버렸어요? 우아아아앙? em11.gif
해서 MLG에서 자체 제공하는 다시보기를 링크2에 올립니다. 

총 11시간에 달하는 엄청난 경기영상이라 문제지만 그래도 19금이라던가 회원가입은 필요가 없습니다.
대충 이동녕 군의 경기들의 1세트 시작 시간만 대략 올리니 필요한 부분을 찍어서 보시면 됩니다.
(말이 쉽지;; 다른 경기도 많고 중간 중간 쉬는 시간이 있어서 정확하게 넘어가려면 클릭 잘해야 합니다)

임요환 대 이동녕 경기 01:13:00
아이드라Idra 대 이동녕 경기 04:16:00
헉Huk 대 이동녕 경기 05:05:00
정종현 대 이동녕 경기 06:44:00
박수호 대 이동녕 경기 08:29:00
나니와Naniwa 대 이동녕 경기 09: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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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8-22 09:10:15 (6335일째)

가장 밝은 낮에도, 가장 어두운 밤에도,
어떤 반란군도 우리의 시야에서 탈출할 수 없다.
제다이의 힘을 숭배하는 자들이여, 우리의 힘을 두려워하라...
데스 스타의 푸른 빛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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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12

Bluehardy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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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어딘가의 우주괴물로 보이네요....</P>

롬트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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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금인 이유는 스2 해외판은 우리나라에서 19금이니까...<div>여하튼 망나니와가 우승하지 않아서 정말 다행이에요. 헉이 우승이면 모를까 나니와에겐 주고 싶지 않았어.</div><div><br></div><div>동녕 선수가 아직 어리고 해서 실수도 하긴 했지만(뭐 옛날일이지만) 그래도 열심히 하는 모습이 보기 좋군요.</div><div>바르고 참하게 커 주었으면 좋겠습니다. 지금은 미니투돈이지만. (음?)</div>

카이곤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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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Sl의 코드 A의 승강전은 지옥이라고 불리는데, 그 지옥중에서도 최상 지옥(....)을 몇번이나 겪었으니.

돼지마왕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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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bsp; 이번에 이동녕 선수는 초반에 그렇게 털리고도, 역전하는거 보니 엄청 신기하더군요.<div><br></div><div>&nbsp; 더 신기한건, 해설진이 밥도 못 먹으면서 중계하는데, 제일 경기 많이 치른 이동녕은&nbsp;</div><div>그 상태에서 게임을 해서 이겼다는 거, 그것도 끝판왕들만 잡으면서 승리한게 완전 괴물...</div><div>&nbsp; 그래도 이번 MLG의 백미는 신펠레<img src="http://www.typemoon.net/skin/board/mw.basic/mw.emoticon/em9.gif" border="0">&nbsp;</div>

아르딘님의 댓글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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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만하면 틀려버리는 신펠레였지요.<br>초반부에선 이거 못막아요! 하면 '아...막히겠구나.' 라는 생각이 절로 들더군요. ;;;<br>

루레인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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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와..무슨 신이 내렸습니까....저런 상황에서 우승이라니.....

아를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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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야말로 드라마를 찍었군요.<BR>아니 드라마가 아니라 소년만화였군요.<BR>저대로 만화 그려도 되겠네요.

바이퍼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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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GSL도 16강에서 죽음에 조였죠. 조 일원이 문성원, 임재덕, 김헠이었으니.......<BR><BR>결국 문성원에게 발리기는 했지만 김헠을 두번 잡고 올라가더군요.&nbsp;난 헠이 올라가기를 바랬지만.......

히리네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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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확하게 얘기하면 먼저 3전 2선승으로 게임을 해서 나니와가 이기면 끝.<div>이동녕이 이기면 extended match해서 그 스코어 그대로 7전 4선승제로 되어버리죠.</div><div>즉, 이동녕 2 : 1 나니와 였을때 나니와가 이기기 위해선 3판을 이겨야하는 상황이었죠.</div><div><br></div><div>아무튼 이동녕 선수 정말...대진운 좀 어떻게 해봐&nbsp;<img src="http://www.typemoon.net/skin/board/mw.basic/mw.emoticon/em11.gif" border="0"></div>

렌지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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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리퀴드 링크 감사합니다. 여기가 외국이라 곰티비 재방을 못봐요T.T<br>유툽 보니까 동래구와의 경기도 추천하더군요. 시간 날 때 천천히 봐야겠네요.<br><br><br>그나저나 승강전 대진 운 지독하게 없는걸로만 알던 <span style="text-decoration: line-through;">고병재</span>이동녕 선수가 이렇게 성장했다니 대단하네요.<br>나이도 어리겠다 스2판의 이영호가 될 수 있을지!<br>

모튼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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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드라마가 아니라 소년만화군요. 헐

Wimps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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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요환선수 요즘 은퇴함? 왜 안보이나요 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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