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물_네타] [국내출판작 다수] 구입을 중단한 소설에 대한 단상
2012.10.18 2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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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장의 그림' 이라는 소설이 있습니다. 저는 4권까지만 사고, 더이상의 구입을 중단했었죠.
이번에 17권 완결까지 번역출판되었더군요. 그래서 완결까지 모두 구입할 예정입니다.(일단 알라딘 할인이 되는 1일이 된 후에..)
그러다가 문득 '단장의 그림'처럼 제가 구입을 중단한 소설과 그 사연에 대하여 주저리주저리 떠들고 싶어져서 쓰는 글입니다.
1. 단장의 그림 (1~4권 보유)
단장의 그림은 매우 훌륭한 소설입니다. 러브크래프트로부터 본격화된 서양의 코스믹호러와도 견줄 수 있는 수작이라고 생각합니다. 보잘 것 없는 인간으로서는 인지나 이해조차 불가능한 초월적 현상에 대한 두려움을 잘 표현해 냈다고 생각합니다.
본문의 분위기와 순정만화 같은 일러스트의 괴리가 단점이긴 합니다만.... 글의 퀄리티에 비하면 무시해도 좋습니다.
읽는 내내 몰입해서 시선을 뗄수조차 없고, 몸에 돋는 소름은 그러한 우주적 공포가 단순히 책 속에서 벌어지는 일이 아니라 자신에게도 벌어지는 듯한 착각을 안겨줍니다.
그런 좋은 소설임에도 불구하고 저는 4권에서 구입을 중단하고 말았습니다. 이유요?
간단합니다... 도저히 못 버티겠어요.
읽는 내내 SAN수치가 뚝뚝 떨어져 나가고, 다 읽고나면 멘탈이 붕괴된듯한 느낌을 받게 되니.... 너무 부담스럽더군요.
결국 4권에서 GG~! 나중에 완결되면 사야지....하고 포기해버렸습니다.
....그러나 이제 완결되었으니, 더 이상 구입을 미룰수가 없겠지.... 그리고 나의 멘탈은 너덜너덜해지겠지....
2. Alice April 시즌 (2권 보유)
앨리스 에이프릴은 매우 훌륭한 소설입니다. 과거 드림워커에서 연재완결되었던 이 소설은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처럼, 영국의 곱게 자란 아가씨가 이계진입해서 벌어지는 내용입니다. 겨울만 계속되는 세계에 봄을 가져오기 위한 4월 아가씨의 노력에 관한 이야기죠.
독특한 설정과 캐릭터와 분위기로 가득찬 이 세계. 마치 동화처럼 이상적이지만 동시에 현실처럼 잔혹하기도 한 그 세상은 정말 판타지라는 배경을 잘 살리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운이 좋았습니다. 출간기념으로 작가분이 이벤트를 열었을 때 당첨되어서 2권을 받을 수 있었죠.
그 후로 완결되면 사야지~ 하고 묵혀두고 있었습니다. 당장 사기에는 표지 때문에 구매의욕이 급락했거든요. 작중설정과 완벽하게 괴리된 그 표지라니..... 내용을 알고있는 사람이라면 과거 구판 데로드&데블랑만큼이나 괴악하다고 평할만한 표지였습니다.
그러다가 당시 학과 일도 바쁘고해서 그만 잊어버리고 있었습니다.
.......그러니 이게 왠걸. 그 사이에 품절되었더군요..;;; 새책을 파는 곳이 없습니다. 현재 파는 곳은 오직 중고서점뿐입니다. 저는 책을 소장용으로도 사기 때문에 헌책을 사는건 좀 꺼려지기도 하고, 중고다 보니 품질도 걱정되고, 직접 확인해서 구입하면 상관없겠지만 인터넷 중고서점에서밖에 팔지도 않고, 게다가 하나같이 1~5권 완결까지 묶음으로만 팔고 있더군요.
그래서 현재 절찬리에 고민중입니다. 그냥 2권 가지고 있는 걸 무시하고, 품질걱정을 무시하고 중고책을 구입하느냐 마느냐 하고요.....ㅠㅠ
3. 정의소녀환상 (1권 보유)
분서사건으로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소설이죠. 개인적으로는 그런 사건이 벌어질 정도로 못 쓴 글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썩 잘 쓴 소설은 아닙니다만, 못해도 평작은 된다고 봅니다. 1권에 모든 내용을 우겨넣다보니 너무 빠른 템포의 전개가 아쉬운 글입니다. 등장하자마자 퇴장당하는 마법소녀들에게 애도를... 한 2~3권 완결 정도면 딱 적당했을텐데 말이죠. 그래도 마무리는 만족스럽게 이루어진 작품입니다. 최종보스전 이후에 진엔딩에 도달하기까지의 과정이 인상적이었죠.
듣자하니 2권이 나온 모양입니다만, 구입하지 않았습니다.
저는 1권의 마무리가 매우 마음에 들었거든요. 이후에 스토리가 이어진다면 그것이 아무리 개연성이 있건간에 사족이라는 생각밖에 들지 않았습니다.
권당 에피소드완결식의 많은 라노베들이 1권에서 잘 마무리지어 놓고서는 권수를 늘렸다가 망하곤 하지요. 그런 걱정도 있고.... 하물며 이후에 스토리가 이어질만한 떡밥도 더 이상 없는 것도 같고...
그런 까닥에 좀 미묘한 작품. 비록 사실상 구입은 중단되었습니다만, 저는 완결까지 구입했다고 여기고 있습니다.
4. 내 여동생이 이렇게 귀여울 리가 없어(1~9권 보유)
매우 유명한 작품이죠. 저도 한때 정말 열광적으로 빠져들어서, 후속권이 나올때마다 사들였습니다.
일상적이면서도 비일상적인 캐릭터들의 매력, 일상적이면서도 서브컬쳐와 연관이 깊은 내용, 현실에서도 있을 법한 갈등과 그걸 해결하기 위해 궁리하는 노력..... 정말 마음에 든 작품이'었'습니다.
하지만 최근엔 회의에 빠졌습니다. 이유요? 간단합니다.
주인공이 타락했어....
어이, 초반에 사람들에게 일갈했던 소리는 어디에 팔아먹은거냐? 지금 네 녀석 상태는 네가 그때 했던 말들이 한낱 헛소리에 불과하다는 살아있는 증거라고?
다른 캐릭터들은 여전히 매력적이거나 혹은 매력이 갈수록 더해지고 있습니다만..... 주인공 이 녀석은.....;;;
게다가 그 '헛소리'들이 작품의 주제와도 밀접한 관련이 있는만큼, 모든게 허무해지더군요.
결국 지금은 더 이상 구입하지 않고 있습니다. 완결까지 분위기를 보아서, 버리던가 마저 사던가 해야겠습니다.
5. 미얄의 추천 (1~2권 보유)
미얄의 추천은 1권이 예고되었을 때부터 매우 기대했던 작품입니다. 제가 매우 인상깊게 읽은 '갑각나비'의 작가 오트슨씨의 정식 출판 데뷔작이었으니까요.
그리고 1권을 읽는 느낌은..... 분명히 평작 이상. 하지만 약간 아쉽다....였습니다. 갑각나비에서 느꼈던 기발함은 더 이상 느낄 수 없더군요.
2권을 읽고나서는 더 이상의 구입을 보류했습니다. 이후 친구에게 빌려서 혹은 대여점에서 후속권을 읽어보았지만 마찬가지의 결론을 얻었습니다.
아쉬운 점은 크게 두 가지.
첫째는 데우스 엑스 마키나 적인 아망파츠의 존재. 물론 그 설정상 그 자체는 어쩔수 없는 사항이긴 합니다. 하지만 문제는 아망파츠가 등장하기 이전의 전개에 있습니다. 기껏 궁금증을 더해주며 그 존재에 대해 추리를 하게끔 합니다만, 아망파츠의 등장 순간 그렇게 궁금증을 풀기 위해 해온 노력은 법칙을 초월한 아망파츠의 능력에 의해 헛수고였던게 되어버립니다. 최소한 떡밥을 충분히 깔았다면 데우스 엑스 마키나는 되지 않았을텐데.....
둘째는 고전설화를 차용했음을 내세웠지만, 정작 그 설화에서는 일부 소재만을 따온게 고작이었죠. 위에 '단장의 그림'과 대비되면서 더 아쉬움을 더해주었습니다.
말뚝이 등장편은 반전이 밝혀지며 흥미를 유발하긴 했지만, 저의 지갑을 풀기에는 역부족이었죠. 이제는 대여점도 안 다니고, 친구도 이사를 가서 빌려 볼수도 없는지라 아마도 이후로도 계속 구입이 중단된 상태일 듯 합니다.
6. 카미스 레이나는 여기에 있다.
이것도 코스믹호러로 분류해야할 듯 하군요. 카미스 레이나라는 초월적인 존재와 관계되어 파멸해가는 인간들의 이야기를 다루는 소설입니다. 작중 인간들은 카미스 레이나에게 홀려서 결국은 죽음에 이르게 되죠. 비록 저항하고자 했던 인간도 있었지만..... 더할나위없이 이 소설의 분위기를 잘 표현하며 마무리 되었죠. '단장의 그림'과는 성향이 다르긴 합니다만, 매우 훌륭한 코스믹호러입니다.
후속작으로는 '카미스 레이나는 여기에 있었다.'가 있습니다. 프리퀄적인 작품이라고 합니다만.... 사지 않았습니다. 정의소녀환상과 비슷한 이유입니다. 이토록 훌륭히 마무리되었는데, 후속작이 필요하겠느냐는 것.
그리고 또다른 이유는.... 인류에게 있어 가장 오래되고 가장 강력한 공포는 미지의 것에 대한 공포죠. 정체가 드러난 괴물은 더 이상 두렵지 않습니다. 프리퀄로 인해 카미스 레이나의 시작이 밝혀지고 나면, 그에 대한 공포도 사그라들겠죠.
정의소녀환상과 마찬가지로, 이 소설은 제 마음 속에서 단권으로 완결된 상태입니다.
7. 부기팝 시리즈 (1권, 6권 보유중)
전기소설에 새 지평을 열었을지도 모르는, 매우 유명한 작품이죠. 저는 특이하게도 1권 '부기팝은 웃지 않는다'와 6권 '새벽의 부기팝'만을 보유중입니다. 뭐어, 이 시리즈가 출간순서와 작중시간순서가 불일치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특이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만....
사실 솔직히 그렇잖아요. 이 시리즈 너무 많이 나옵니다. 언제 끝날지도 모르겟어요. 게다가 작가의 다른 시리즈와도 연결되어 있는 것 같아요. 만약 파고들면 빠져나올 수 없을 것 같아요.
그럼 왜 굳이 1권과 6권만을 구입했는가?
사실 제가 부기팝을 처음 접하게 된 계기는 투니버스에서 방영한 부기팝 팬텀 애니메이션입니다. 분위기가 매우 마음에 들어서 DVD까지 구입했지요.
그런데 애니메이션을 보니 뭔가 이해가 안 가는 겁니다. 투니버스 방영시에는 제가 중간부터 봐서, 애니메이션 시간대가 꼬여있어서 그런가 했는데.... DVD까지 구입해서 꼼꼼히 흩어보았는데도 이해가 안 가요!
결국 OSMU로 원작소설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애니메이션과 직접적인 연결관계가 있는 1권과 6권만을 구입하게 되었던 겁니다.
즉 저에게 있어 원작소설은 애니메이션의 덤이었던 거죠.
8. 전투요정 유키카제 (1~3권 보유)
사실 여기 있을 항목은 아니긴 하지만
안돼.... 나는 다음권을 사고 시픈대, 살 쑤가 업써...
아아, 페어리행성에 JAM이 가득해. 네가 소설을 사준거야? 예, 다음권 사게 해주세요! 하지만 이거 큰일인걸, 답례를 하고싶어도 뭐하나 출판해줄게 없으니... 다음권 사게 해주세요!! 그래, 애니메이션이라도 만들게 해주지 않겠니? 다음권 내주세요!!!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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릴리엘
- 회원등급 : 정회원 / Level 5
포인트 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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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 5] - 진행률
73%
가입일 :
2008-10-15 12:31:45 (5915일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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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극하는 나선의 경계,
그것을 넘어 근원을 갈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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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로스님의 댓글
맛살님의 댓글
삼족오님의 댓글의 댓글
엔세스님의 댓글
비엘군님의 댓글
루시드님의 댓글
<DIV>그때 출판사가 좀 엉망이라...</DIV>
<DIV>얼마 안되서 망하기도 했구요.</DIV>
은팔님의 댓글
노히트런님의 댓글
inno님의 댓글
하루처럼님의 댓글
소녀귀신님의 댓글
다..다음권을 주세요! 흑흑
Albion님의 댓글
모튼님의 댓글
Brunestud님의 댓글
에로백곰님의 댓글의 댓글